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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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침잠하는 즐거움은 누릴 수 있었다. 산문으로 쓴 시적 에세이. 저자의 빛나는 사유들에서 종종 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소개된 시집들이고 가장 아쉬운 점은 인용된 시들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하여 모조리 보관함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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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7 1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도 예쁘고 구성도 좋은데 100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에 책값이!!

행복한책읽기 2021-03-17 17:59   좋아요 1 | URL
그죠. 이 시리즈 가성비는 좀 아님요 ㅋ
 
진보와 빈곤 - 개정판
헨리 죠지 지음, 김윤상 옮김 / 비봉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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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조지의 삶과 철학을 존경하게 되었다. 그러나 책은 정말 읽기 버거웠다. 절반과 결론 읽고 미완의 독서로 남겨 놓는다. 발전은 오라! 빈곤은 가라! 평등은 오라! 격차는 가라! 이 길을 향해 온 생을 바친 조지님 발자취는 계속 더듬겠다. 원문이 만연체이나 번역을 더더더! 손보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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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3-09 16: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고통이 전해집니다. 600페이지가 넘는데 만연체에 번역문제라니.. 🥲

행복한책읽기 2021-03-10 12:08   좋아요 1 | URL
ㅎㅎ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 저자의 의도는 알겠는데. 공감도 되는데 난독증을 일으키더라고요. ^^;;;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 삶과 책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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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경고가 붙은 이 책을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다. 서문과 본문 한 편 읽었는데, 미쳐 버리게 좋다. 생각과 작법의 혼연일체. 흡입력 짱! 시원시원함! 기대 밖 감동까지! 르 귄의 ˝정신과 교감˝하게 될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 만땅!! 잠자냥님께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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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3-03 1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책장 확장범! 위험경고 발령!ㅎ

행복한책읽기 2021-03-03 19:16   좋아요 2 | URL
에앵에앵. 경고음 발령중. 책 맨 뒤에 저자가 읽은 책 주루룩 수록해 놓았는데. 더 미칠 지경임요 ㅋㅋ

han22598 2021-03-03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치버리게 좋다 ㅋㅋㅋ 느낌이 확 오네요. 저도 르권님 조만간 영접하려 합니다.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3-03 23:56   좋아요 0 | URL
아. 영접. 좋아요. 좋아.^^

scott 2021-03-04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 번역 책갈피 그리고 르귄여사의 문장 !!
모두 모두 맘에 쏘옥 드는 이책
르귄여사의 글 더이상 만날수 없다는 슬픔이 ㅜ.ㅜ

행복한책읽기 2021-03-05 23:02   좋아요 1 | URL
맞아요. 표지 번역 정말 잘 뽑았아요. 저는 르귄 여사의 글을 한 편도 보지 않은 관계로 이 책을 필두로 천천히 만나볼까 합니다. 먼먼 하늘나라서 표지 저 모습으로 독자들을 내려다보실 것으로 추정됨요.^^
 
향모를 땋으며 - 토박이 지혜와 과학 그리고 식물이 가르쳐준 것들
로빈 월 키머러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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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체는 호수처럼 일렁이고 내용은 양분처럼 스며든다. 토박이 식물학자 시인이 들려주는 식동물 이야기는 삶의 지혜로 가득하다. ˝생명에 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명과 한편이˝ 되어 나눔의 경제를 요구할 용기를 준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메그웨치 키네게고(감사하고 또 감사). 강강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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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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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1 겨울밤 산책, 밤은 선생이다 

​겨울 찬바람이 귓전을 때릴 때면 엄마의 말소리도 덩달아 귓속에서 울린다. ˝니년은 머가 춥다고 그리 웅숭그리고 있노.˝ 엄마는 욕쟁이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작은 아이였고, 엄마는 추위를 모르는 기골 장대한 어른이었다. 추워서 몸이 자꾸만 움츠러드는데도 나는 겨울이 싫지 않았다. 아니 싫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겨울이 좋았다. 겨울의 알싸한 찬공기, 찬 담벼락에 스미는 따스한 햇살. 차가움과 따뜻함의 접속. 한류와 난류의 교류. 그 둘의 조화가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물론, 그 시절엔 그런 줄 모르고 좋아했다. 

​겨울이 문턱을 지나 방안까지 쳐들어올 즈음,  유튜브를 켜놓고 따라하는 실내 운동이 슬슬 지겨워지고 있던 즈음, 기온이 영하 깊숙이 내려간 날 집밖을 나섰는데, 차디찬 공기가 얼굴을 세차게 때렸다. 겨울 바람의 매운 손찌검에 뒤따라온 것은 겨울 냄새였다. 내 몸이 기억하는 비릿한 한파 냄새. 아주 반가웠다. 겨울아, 진짜 너로구나. 그날부터 밤산책에 돌입했다. 밤이라 한동안은 아파트 단지를 뱅글뱅글 돌았는데, 재미가 덜해 요즘은 뒷산을 돈다. 뒷산에도 가로등이 켜져 있다. 나는 밤길을 그닥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늘밤의 기온은 영상 3도. 체감온도는 0도. 얼얼한 추위를 맛볼 기온은 아니지만 낮은 산이어도 찬바람이 들락거려 산 아래보다는 춥다. 바람을 밀며 바람을 쐬며 걷다 보면 몸이 조금씩 데워진다. 밖은 시리고 안은 훈훈하다. 겉은 따갑고 속은 따숩다. 극과 극의 교류는 정신을 깨우고 가슴을 때린다. 행복해진다. 땡전 한 푼 들이지 않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자는 행운아다. 비록 그 시간이 길지 않다 해도.  

​밤과 걷기는 사색의 좋은 친구다. 오늘밤이 묻는다. 밤은 선생인가? 두 권의 <<코스모스>>가 내게 알려준 바로는 밤은 확실히 선생이다. 밤은 내가 이 세상에 오기 훨씬 전에, 헤아릴 수도 없이 먼먼 시절부터 존재했으니, 먼저 난 존재 先生이 맞다. 무릇 존재하는 대부분의 것은 나의 선생이다. 문학평론가 황현산도 내게 선생이다. 그분은 내가 사랑하는 밤과 읽기 몰입의 희열을 동시에 안겨준 이였다. 

《밤이 선생이다》는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의 한 대목 ˝낮에 잃은 것을 밤에 되찾는다˝,괴테의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구절, ˝낮에 잃은 것을, 밤이여 돌려다오.˝를 빌어 선생이 밤에 대해 펼친 단상을 엮은 에세이다. 지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겸비된 글의 풍경이 펼쳐진 에세이.  

˝낮이 이성의 시간이라면 밤은 상상력의 시간이다. 낮이 사회적 자아의 셰계라면 밤은 창조적 자아의 시간이다. . . 문제는 이성을 빙자하여 말과 이론과 법을 독점하고 있는 사회와 제도의 횡포에 있다. 낮에 잃은 것을 밤에 찾기란 결국 그 횡포의 희생자들을 복권하는 일이며, ˝어둠의 입˝이 해줄 수 있는 말이란 현실에서 통용되는 말의 권력을 넘어선 역사의 말이자 미래의 말이다.˝(220) ​ 

​황현산 선생의 글은 냉기와 온기가 교차하는 겨울밤 산책을 닮았다. 선생의 지성은 차가우면서 따뜻하다. 낮에 벼린 차가운 이성을 밤이 되면 따스한 감성으로 둥글린다. 그렇기에 선생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상하다. 또한 선생의 사유는 가슴을 무겁게 누르기보다 마음을 촉촉이 적신다. 한파가 들이닥치기 전의 겨울밤, 걸음과 걸음이 포개지고 포개져 훈기가 발끝에서부터 머리꼭대기로 차오를 즈음 밤은, 말 그대로 나의 ‘선생‘으로 찾아와 내 삶에 윤기를 더해주었다. ​

˝삶을 깊이 있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은 우리가 마음을 쏟기만 한다면 우리의 주변 어디에나 숨어 있다. 매우 하찮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내 삶을 구성하는 것 하나하나에 깊이를 뚫어 마음을 쌓지 않는다면 저 바깥에 대한 지식도 쌓일 자리가 없다. 정신이 부지런한 자에게는 어디에나 희망이 있다고 새삼스럽게 말해야겠다.(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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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2-02 0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야경 너무 근사하게 찍으셨네요~♡ 리뷰가 좋아요! 저도 밤길이 안무섭고 싶은데 인적이 드물면 한번씩 돌아보고 둘러보고 급해지고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2-02 11:34   좋아요 2 | URL
애인을 델고^^ 고것이 난감이면 강아지라도^^;; 저 사진은 지도 살짝 무서워 고개 돌렸다 얻어걸린 장면임다^^

scott 2021-02-02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글만 있는줄 알았다가 마지막 사진이 예술!

행복한책읽기 2021-02-02 11:36   좋아요 2 | URL
자연과 인공이 연출해낸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