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물론 그 책들을 다 읽을 수는 없지요. 목록은 한없이 늘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쌓아 놓은 책들도 가득이고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모든 책이 아니라 소설로 종류를 한 정 한다면, 인간이 모든 종류의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더라도, 소설은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 올해의 목표는 책을 최소 백 권 이상을 읽는 게 목표였습니다. 사실, 가능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주5일 이라고 해도 주말마다 또 일이 생기면 전혀 책을 접하지 못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작년 보다 더 많이 읽는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 독서량은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은 쓸 때가 아니라 일단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아직 올해가 가려면 멀었으니, 더 분발해야 겠습니다.
  이 리스트는 국내에 출간된 순문학 위주의 책들을 담아본 겁니다. 꼭 읽어야 할 책들도 있고, 아닌 책들도 있겠지요. 아무튼 간에 거의 다 접하지 못한 책들이니만큼 지금 밀린 책들을 끝내고 이 새로운 책들과 만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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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2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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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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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리본의 시절
권여선 지음 / 창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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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박완서 외 지음 / 작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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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혹 여기 저기서 본 것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저는 아직까지 고전이 더 좋아서 현대소설을 접하기 꺼려져요.
읽고 나면 허전하고 뭔가 더 있어야 할것같은 아쉬움이랄까...
마음에 꽉 들어찰 만한 책을 찾아내고 싶어요.
눈여겨 보고 갑니다.

twinpix 2007-07-25 21:41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은 책들 읽고, 좋은 책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 리플 감사합니다.

fallin 2007-07-25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은 없네요..리뷰 기다릴게요 ^^ 저도 올해 100권 읽자를 목표로 정했는데..어려울 거 같아요ㅋ 그래도 화이팅요~!~!

twinpix 2007-07-25 21:43   좋아요 0 | URL
네, 읽으면서 좋은 책 발견하면, 리뷰써야죠.^^ 리플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려운 목표지만 꼭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Hani 2007-07-2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소설들 많이 알고 갑니다. 이 중에서 <논개> 하나 읽었고, 은희경은 지금 읽고 있고, 휴가때 정이현과 김훈을 읽으려고 해요.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네요^^

twinpix 2007-07-25 23:05   좋아요 0 | URL
저도 은희경님 신작이 집에 있는데, 읽어보려고요.^^ 정이현 작가의 신작도 참 관심이 갑니다.^^

뽀송이 2007-07-2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롯>, <분홍리본의 시절> 요즘 읽고 있는 책입니다.^^
운동하러 다니느라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요.ㅡㅜ
다른 책들도 둘러볼게요.^^

twinpix 2007-07-26 12:29   좋아요 0 | URL
와, 읽고 나시면 리뷰 기대할게요.^^/ 둘 다 특히 읽고 싶은 책들입니다. 'ㅁ';; 올해가 가기 전에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JINI 2007-07-2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읽은 책이 하나도 없는지....~ 바리데기, 남한산성, 오늘의 거짓말, 유명하던데! 남한산성 특히 읽어보고싶어요!

twinpix 2007-07-26 20:15   좋아요 0 | URL
저도 남한산성 읽어야 해요. 현의 노래도 안 읽었어요. 올해 칼의 노래를 읽었으니.^^;;
 
올해 읽은 가장 재미있는 책
퍼언 연대기 세트 - 전3권
앤 맥카프리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두 용의 대격돌! 『테메레르』vs『퍼언 연대기』

 


 

  올 여름, 두 권의 드래곤을 소재로 한 장르 소설이 출판됐다. 바로 『테메레르』와 『퍼언 연대기』. 두 소설 모두 높은 완성도와 장르적 재미로 무장한 작품이다. 예전에 이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시공사에서 출간했던 그리핀북스 시리즈에서 『드래곤과 조지』란 작품만 유독 금세 품절이 될 정도로 많이 팔렸다는 것이다. 그만큼 출판 시장에서 ‘드래곤’이란 키워드가 힘을 갖고 있다고 거였다. 그래서 나는 ‘아, 『드래곤 라자』같은 경우도 있지’라는 생각을 하며 납득했었다.(이후 출간된 판타지 소설 중에서도 ‘드래곤’이 붙어 있으면 대여점에 들여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 여름, 출판계에 두 마리의 드래곤이 출현했다. 


  판타지 하면 떠오르는 생물은 바로 ‘드래곤’일 것이다. 그만큼 드래곤은 판타지의 아이콘이지 않은가? 그런 드래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두 개나 출간됐다는 소식은 왠지 모를 기대를 가져왔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두 시리즈를 모두 사서 비교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하여, 지금 막 두 시리즈의 1권을 읽고 이제 간략한 리뷰를 적어보고자 한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에게 이 글이 좋은 소개가 되어 두 마리의 멋진 용을 접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이제 비행에 나서보자! 

  1. 두 작품의 공통점



  먼저 출간된 『테메레르』는 <노블마인>(웅진씽크빅 단행본그룹의 임프린트)에서 출간되었다. 깔끔한 디자인을 자랑하고 있고, 표지는 제목 밑에 용이 배를 품고 있는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테메레르』는 총 6권이지만, 아직 1권만 출간된 상태다.

 
 

   『퍼언 연대기』는 커버를 벗기면 그 안에 <퍼언>의 컬러 지도가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화려한 드래곤의 삽화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 구매 욕구를 자극할 정도로 멋지다. 뒤표지에는 『테메레르』가 유명 인사나 언론사의 추천사를 적은 것과 달리 이 책을 번역한 김상훈 SF평론가의 해설만 실었다. 『퍼언 연대기』의 출판사는 『아발론 연대기』를 출판했던 <북스피어>이고, 전체 용기사 3부작 세 권이 동시에 출간되었으며 비치 타월과(사진 배경) 책이 담긴 다용도 투명 비치팩이 함께 들어있는 세트로도 판매하고 있다.(사진 링크 : http://readordie.net/index.php?pl=941 ) 두 작품 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고풍스런 표지가 눈에 띄는 작품들이었다. 두 출판사가 신경 써서 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 여성 작가의 드래곤들 


  『퍼언 연대기』의 작가는 앤 맥카프리로 1926년 4월 1일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다. 1967년 <퍼연 연대기>의 기념할 만한 첫 번째 중편인 「용의 간택」이 휴고 상* 최우수 중편상을 수상하며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속편인 「먼지 내림」과 「차가운 간극」으로 1968년 네뷸러 상* 최우수 중편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맥카프리는 전업작가로 변신했고, <퍼연 연대기>로 간달프 상과 디트머 상까지 받으며 비평적, 상업적인 성공에 힘입어 거장의 자리에 올랐다. 2005년에는 미국 과학소설 작가협회(SFWA)의 스물두 번째 ‘그랜드마스터’로 선정되었고, 2006년에는 SF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작가의 <사이언스 판타지> 소설이라는 것과 이 『퍼언 연대기』로 전업작가로 들어섰으며 수많은 상을 수상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명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세기 동안 여러 장르팬에게 인정받은 고전이 드디어 국내에 번역된 것이다.

  그렇다면, 『테메레르』는 어떨까?

  『테메레르』 역시 여성작가가 쓴 책이다. 『테메레르』의 작가 나오미 노빅은 1973년 뉴욕 출생이다. <네버윈터 나이츠 : 언드렌타이드의 그림자>라는 컴퓨터 게임의 디자인 및 개발 작업에 참여한 프로그래머인데, 글 쓰는 일이 더 하고 싶다는 것을 깨닫고 처음으로 쓴 소설이 바로 이 『테메레르 - 왕의 용』이다. 『퍼연 연대기』와 달리 최근에 나온 책이고 수상경력도 이제 막 시작하는 것이 눈에 띈다. 2007년 로커스상*과 콤프턴크룩상을 수상했고, 휴고상과 캠벨상*은 수상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두 작가 모두 미국의 여성 작가라는 것과 수많은 상을 수상했거나 수상할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두 작품 다 드래곤을 소재로 했으며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그럼 다른 점은 무엇일까?


  2. 두 작품의 차이점 



  두 작품의 차이점은 출간 시기를 염두에 두고 비유해보자면,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평론과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얻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고전이 된 『반지의 제왕』이 있다면, 같은 영국에서 출판된 『해리 포터』는 그 손자뻘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현대와 마법을 퓨젼한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보여주었고 역시 평론과 대중에게 인정받고 출판 역사에 신화로 남을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본문을 살펴보자면, 『반지의 제왕』이 주로 스토리 진행보다 세계관 묘사나 서술이 긴 편이어서 요즘 어린 독자들이 보기에 지루한 면이 있는 것과 반대로 『해리 포터』는 스티븐 킹이 칭찬한 대로 오로지 스토리 위주로 빠르게 진행되는 면이 있다. 즉, 더 빠르게 읽히고 영상적으로 상상이 가능하며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점은 『퍼언 연대기』와 『테메레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퍼언 연대기』는 작품 두께도 더 두껍거니와 본문을 살펴봐도 문단의 길이가 긴 편이고 세계관 묘사와 긴 서술이 지루함을 유발시킨다. 그러나 『테메레르』는 마치 『해리 포터』처럼 스토리 위주의 진행으로 영화를 보듯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빠르다. 이는 『반지의 제왕』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여 그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서 긴 시간을 할애해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퍼언 연대기』 역시 <퍼언>이라는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초반에 긴 분량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리 포터』는 현대와 마법을 퓨젼시켰기 때문에 배경 설명에 긴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테메레르』 역시 현대는 아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폴레옹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지리적 설명이나 물건, 기타 생활 묘사에 시간을 뺏길 필요가 없다. 그만큼 스토리 진행을 우선시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라도 요즘 소설의 특성 자체가 독자인 영상세대에 맞게 속도감이 빠르다. 『다빈치 코드』처럼 영화 시나리오 마냥 서술과 묘사를 줄이고 빠른 스토리 진행이 독자들 입맛에 맞는 것이다. 최근에 나온 『테메레르』에는 그런 경향이 녹아있다. 
  이 전개 속도에 관해 직접 예를 들어보자. 
  두 책에서 드래곤과 주인공이 만나는 시간을 페이지로 살펴보면 어떨까?
  『퍼언 연대기』의 주인공인 ‘레사’가 드래곤을 만나서 선택받게 되기까지 총 걸리는 페이지 수는 148페이지다. 이에 반해 『테메레르』에서 주인공 ‘로렌스’가 드래곤에게 선택받는데 걸리는 페이지 수는 총 39페이지 밖에 안 된다. 드래곤을 소재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독자는 언제 드래곤과 주인공이 조우할지 기대하며 볼 수밖에 없는데 초반 흡인력에서 『퍼언 연대기』는 긴 기다림이 지루함을 유발한다. 물론 그만큼 초반에 세밀한 세계관 묘사와 복선과 암시를 깔아두는 작업이 촘촘하게 되어 있지만 말이다.
 

  3. 작품의 재미



   1) 역동적인 캐릭터, 대체역사소설의 매력, 사랑스러운 드래곤 테메레르 

  『테메레르』 시리즈는 내가 선호하는 판타지와 역사 서사들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용으로 구성된 비행 중대가 나폴레옹 전쟁에 등장하는 모습을 하루 빨리 보고 싶어, 영화화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캐릭터들이 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신선하고 독창적이며 호흡도 빠르고, 생생한 캐릭터들로 가득한 멋진 작품이다.
- 피터 잭슨(Peter Jackson) 

  단숨에 독자의 눈길을 빨아들이는 소설이다. 제인 오스틴의 『던전 앤 드래곤』과 크리스토퍼 파올리니의 『에라곤』의 좋은 점만 뽑아 써낸 듯하다.
- 타임 매거진 

  스티븐 킹, 테리 브룩스, 앤 맥카프리 같은 작가들이 나오미 노빅의 소설에 대해 호평한 말들을 광고 문구에서 자주 보았다. 어떤 이는 『테메레르』 시리즈를 수잔나 클라크나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작품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식의 비교는 모두 불필요하다. 프랑스 용들과 영국 용들 간의 공중전을 세세히 묘사한 『테메레르』 시리즈는 그 어떤 소설과도 비교가 안 될 만큼 독창적이기 때문이다.
- 영국 가디언 

  판타지를 비롯한 여러 부문을 통틀어 이렇게 대단한 데뷔 소설은 처음이다
- SF 리뷰 닷 넷 

  “로렌스?”
 
  테메레르의 목소리가 애처롭게 떨리고 있었다. 
  “그래, 테메레르. 내가 왔어.” 
  로렌스는 아예 들판을 가로질러 뛰었다. 테메레르는 목구멍 깊숙이 낮게 웅얼거리는 소리를 내며 앞발과 양 날개로 로렌스를 감싸고 로렌스의 몸에 코를 문질렀다. 로렌스도 테메레르의 매끄러운 코를 쓰다듬었다. 테메레르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젊은 장교가 와서 당신은 원래 용을 싫어하기 때문에 다시 배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어. 그동안 의무라서 어쩔 수 없이 나랑 비행을 한 거였다고 했어.” 
  그 말을 들은 로렌스는 화가 나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다예스가 옆에 있었으면 마구 두들겨 팼을 것이다. 로렌스는 질식할 것 같은 분노를 억누르고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가 거짓말을 한 거야, 테메레르.” 
  “그래, 나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그런 얘길 들으니까 기분이 나쁘더라고. 게다가 그 장교가 내 금목걸이까지 빼앗으려고 하잖아. 그래서 왈칵 화가 났어. 내가 그만 꺼지라고 쫓아버릴 때까지 옆에서 계속 얼쩡거리더라고. 그런데 당신이 계속 안 와서, 나는 그 젊은 장교가 당신을 멀리 보내 버린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어디로 가야 당신을 찾을 수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그래서 여기 이러고 있었던 거야.” 
  로렌스는 한 걸음 더 다가가 테메레르의 부드럽고 따뜻한 몸에 뺨을 비비며 말했다. 
  “정말 미안해. 공군들이 너를 그 젊은 장교에게 맡기는 게 너를 위해 가장 좋다고 나를 설득했어. 그렇지만 그 장교가 어떤 인간인지 알았다면 절대로 그들의 설득에 넘어가지 않았을 거야.” 
  ― 『테메레르』, 나오미 노빅, 노블마인, 112~113쪽 

  일단, 단순한 흡인력과 재미로 따졌을 때, 『테메레르』가 압승일 수 있다. 『테메레르』의 경우 필자는 자동차 안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차가 막히든 말든 정신없이 빨려 들었고, 집에 도착해서도 꾸준히 읽었다. 즉 한 번 잡으면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 번에 읽어 내릴 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소설을 찾는다면 『테메레르』가 적격이다. 마치 롤러코스트를 탄 것처럼 독자를 멋진 판타지 세계로 인도한다.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이 벌어지는 나폴레옹 시대에 드래곤을 타고 하늘을 날며 나폴레옹의 정복을 막는 드래곤들과 드래곤들의 공중전 장면은 그야말로 필자가 그 자리에 진짜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드래곤에 타는 기수 말고도 여러 명의 보조하는 사람들이 타서 총을 쏘거나 폭탄을 투하하는 것도 색다르고, 드래곤이 산이나 화염을 내뿜으며 전쟁에 참여하는 모습도 머릿속에 화려한 영상으로 재생된다. 
  스토리도 해군 대령이었던 로렌스가 졸지에 드래곤에게 선택되면서 비행사로 전향하게 되는 설정도 재미있다. 그리고 마치 포켓몬스터에서 봤던 귀여운 몬스터들처럼 순수하면서 정감가는 드래곤 ‘테메레르’의 캐릭터성도 무척이나 뛰어나다. 이 소설의 제목을 장식하고 있는 만큼, 테메레르라는 드래곤의 매력이 이 소설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대체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나폴레옹 시대를 무대로 한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이 재미있을 것이다. 
  ‘그 시대에 드래곤이 실재했다면?’이라는 가정이 덧붙여지면서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가져온다. 과연 역사는 바뀔 것인가? 또 어떤 식으로 변할 것인가?
  드래곤을 소재로 한 만큼, 드래곤에 대한 설정들도 눈여겨 볼 수밖에 없는데, 이 드래곤의 대한 설정 역시 독특하다. 중세의 서양 용들만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니라 동양의 용들도 등장한다. 동서양의 용들 모두를 아우르며 역사적인 전쟁에 넣어버린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테메레르’는 중국의 황제가 나폴레옹에게 선물로 주기 위한 셀레스티얼(중국 천제급) 용이다.(중국이나 일본, 조선 역시 서양과 다른 동양의 독특한 용들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용을 기르는 능력이 뛰어나다거나, 일본의 용은 비를 부르며 사람들이 신성시 한다는 점 등 각국의 다양한 용들의 특징을 소설에 자연스럽게 녹여 넣었다.) 주인공이 우연히 강력한 용을 소유하게 되고 그 용이 전쟁의 승리를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은 장르적 법칙이며 이 소설이 장르 소설로서 뛰어난 재미를 갖게 하는 요인이다.
 

   전체적으로 소설은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잔인하기 보다는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 많고 드래곤들은 대부분 사랑스럽고(백치미를 자랑하는 드래곤까지!) 나오는 캐릭터들도 전부 생동감 있고 매력적이다.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종을 초월한 우정은 멋지며 이 둘의 여정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가 다음 권을 읽게 만드는 힘이다. 어서 빨리 다음 권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현재 많은 사람들이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피터 잭슨이 판권을 샀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켜줄 것이다. 벌써부터 피터 잭슨이 연출할 영화 <테메레르>가 기대된다. 

    2) 암시와 복선, 사이언스 판타지의 매력, 도도하고 고귀한 여왕 드래곤 라모스 
 



  작가인 앤 맥카프리(1926~)는 <어스시>와 <헤인>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어슐러 K. 르 귄(1929~)과 더불어 20세기의 미국 환상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이며, 휴고 상, 네뷸러 상, 간달프 상 등을 수상한 빌리언셀러 <퍼언> 시리즈를 통해 1980년대 이후의 영미 독서계를 휩쓸다시피 하며 ‘판타지 대중화’의 반석을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장르를 불문하고 해외 문학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기 힘든 국내의 출판 풍토를 감안하더라도, 이 탁월한 시리즈가 처음 선을 보인 지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야 맥카프리를 번역 출간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당한 자괴감을 느꼈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 『퍼언 연대기 - 1권 드래곤의 비상』, 「퍼언 연대기:사이언스 판타지의 시대」, 김상훈(SF 평론가), 499쪽 

  고수여, 북을 쳐라
 
  주자奏者여, 피리를 불어라. 
  악사여, 수금을 켜라. 
  병사여, 날아라. 
  불을 뿜어 초원을 불태워라. 
  새벽녘의 <붉은 별>이 사라질 때까지.

  ― 『퍼언 연대기 - 1권 드래곤의 비상』, 앤 맥카프리, 북스피어, 9쪽


    『테메레르』의 환상적인 재미를 체험하고 나서 읽게 된 『퍼언 연대기』는 고풍스런 책표지와 디자인만큼이나 내용 역시 차분하고 정갈했다. 그리고 이미 많은 독자들이 인정한 김상훈의 번역은 정확하고 깔끔함은 물론이다. 특히 주로 한자어를 사용하여 번역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책에서도 그 점이 빛을 발했다.


  『퍼언 연대기』의 배경은 지구가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차원, 판타지 세계도 아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과학과 판타지를 결합한 형식이며, 이 장르를 <사이언스 판타지>라고 부른다. 이런 <사이언스 판타지>의 매력은 소설 속의 캐릭터들은 자신들의 근원이나 과거의 역사를 알지 못하지만, 읽는 독자들은 그들이 먼 미래에 지구의 후손이라는 점 등 다양한 세부 설정을 알고 읽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와 연관되어 있는 설정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장르다.

  배경을 다시 자세히 소개하자면,

  먼 미래 은하계로 진출해서 이미 다수의 식민 행성을 보유하고 있던 인류는 궁수 자리 부근의 G형 항성 루크뱃의 주위를 도는 아름다운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고 퍼언Per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퍼언 이주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고도로 발달한 테크놀로지가 필연적으로 빚어낸 항성 국가들 사이의 추악한 갈등에 환멸한 나머지 전원 행성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어 하던 소수의 과학자 그룹이었다. 이들은 공기와 물, 그리고 지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중력을 가진 행성 퍼언에 정착하는 데 성공하고, 몇 세대에 걸쳐 목가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지만, 곧 괴멸적인 정신적, 물리적 타격을 입게 된다. 
  ― 『퍼언 연대기 - 1권 드래곤의 비상』,「퍼언 연대기:사이언스 판타지의 시대」, 김상훈(SF 평론가), 500쪽


  이 타격은 <붉은 별>에서
사포(絲胞; thread)*라는 살아있는 은빛 실이 퍼언의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 모든 생명체를 녹이고 사멸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 지구연합과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퍼언의 인류는 퍼언 행성에 살고 있던 소형 비행 생물을 <사포> 퇴치에 이용하기 위해 지성을 부여하고 거대화했다. 그것이 옛 전설상의 생물과 비슷하다 하여, 드래곤이라 이름붙인 것이다. 

  전체적으로 『퍼언 연대기』의 호흡은 느린 편이다. 『테메레르』와 달리 이야기의 진행 속도는 지나치게 느려서 재미를 느끼기보다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치밀한 배경 묘사와 감정 묘사는 작가의 뛰어난 필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효과로 인해  「퍼언」이라는 세계는 눈에 잡힐 듯 그려진다. 보통 다른 행성, 다른 역사를 가진 세계를 독자들에게 납득시키기란 어렵다. 그러나 이 소설은 장르 팬들뿐만 아니라 장르 소설을 접하지 않은 독자들까지 포함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게 퍼언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테메레르』를 읽고 나서 『퍼언 연대기』를 읽으면 일종의 답답함까지 느낄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제1부 「용의 간택」은 148페이지에 달하며 그제야 여왕 드래곤 라모스는 알에서 부화하여 레사와 조우한다.

  『테메레르』에서 로렌스와 테메레르가 우연히 만나서 빠르게 성장한다. 나는 것도 폭풍이 치는 날 드라마틱한 상황 하에서 날게 되고 또 게임처럼 연이어 사건들이 터진다.(마치 물결에 휩싸여 떠내려가는 듯한 속도감 있는 전개) 그러나 『퍼언 연대기』는 본격적인 사건이 진행되려면 3부나 4부까지는 가야한다. 그 때문에 독자는 드래곤을 소재로 한 소설을 읽으면서도 주인공이 드래곤을 만나기까지도 오랜 기다림을 겪어야 하고, 또 드래곤이 날기까지도 오랜 시간을 겪는다.

  2부 「용의 비행」 편이 한참 진행되어야 레사와 라모스는 날 수 있고, 3부 「먼지 내림」이 되어서야 <간극(間隙)>*을 넘고, <사포>가 내리는 등 사건이 발생한다.  레사는 소설 내에서 자신에게 정보를 잘 알려주지 않는 르굴이나 플라르에게 불만을 토로하는데, 독자 역시 작가에게 마찬가지의 불만을 터트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필자는 3부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 비교 리뷰를 포기하려 했다.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도 이렇게 재미와 흡인력에서 차이가 나면 비교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남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기도 민망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40년이 넘게 독자들이 열광하고, 2005년도에도 시리즈의 또 다른 이야기가 출간될 정도로 오랜 인기를 지속한 이 시리즈는 시대를 뛰어넘는 재미와 작품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드래곤들의 비행이 <간극> 너머 시공을 뛰어넘는 것과 마찬가지로.

  플라르는 이 한 쌍이 순순히 하강하는 것을 보았다. 여왕 드래곤은 엄청난 진입 속도를 늦추기 위해 날개를 아치 모양으로 구부렸다. 배가 고프든 안 고프든 간에, 제대로 날 줄 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플라르는 니멘스에 올라타고 레사를 향해 방목장으로 내려가라고 손짓했다. 레사의 얼굴이 흘낏 보였다. 고양감과 반항심으로 뒤섞인 생기발랄한 표정이었다. 
  라모스가 착륙하자 레사는 지면 위로 뛰어내리면서 손짓으로 먹이를 먹으라는 시늉을 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활공해 온 니멘스가 지면 바로 위에 뜬 채로 플라르를 지면에 내려놓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어깨를 펴고, 턱을 도전적으로 치켜들고, 질책에 대비하듯이 몸에 힘을 주고 있었다. 레사의 이런 행동은 어느 젊은 용기사들과 마찬가지였다. 벌을 예상하고 묵묵히 그것을 견뎌 낼 작정인 것이다. 후회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그녀의 성격에 감탄한 나머지 플라르가 느끼고 있던 분노의 잔재도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플라르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미소 지었다. 
  전혀 예기치 않았던 상대방의 반응에 흠칫한 그녀가 반걸음 뒤로 물러섰다. 
  “여왕도 날 수 있어.” 
  그녀는 도전하듯이 내뱉었다. 
  플라르의 미소가 한층 더 커졌다. 그는 양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고 애정 어린 태도로 흔들었다. 
  “물론 날 수 있어.” 플라르의 목소리는 긍지와 존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날개가 달려 있는 거야!” 
  ― 『퍼언 연대기 - 1권 드래곤의 비상』, 앤 맥카프리, 북스피어, 254~255쪽


  앞에서 말한 배경대로 드래곤들의 목적은 <붉은 별>에서 200년마다 내리는 <사포>를 없애기 위해 있다. 그러나 400년이나 <사포>가 내리지 않아 퍼언의 인류는 더 이상 <사포>가 내리지 않는다고 단정하고 용기사들의 존재를 쓸데없는 존재로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그들에게 10분의 1이라는 세금도 내지 않고, <용굴모>나 용기사를 뽑는 간택도 거부한다. 그러나 플라르는 다시 <사포>가 내릴 거라는 사실을 기록을 통해 유추하고  <용굴>을 재건하고 <사포>와 맞서 싸울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간다. 지구와 과학 기술은 물론이고 400년 전 퍼언을 구하기 위한 용기사들의 영웅적인 행동 모두 잊힌 전설이 되고 만  세계 속에서 플라르와 레사는 <사포>와 싸우기 위해 노력한다. 1부와 2부는 그런 사람들의 그릇된 사고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에 조금은 지리멸렬하다. 그러나 3부에 들어서면서 이야기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사건이 하나둘 터지면서 이야기는 재미를 더해간다. 특히 앞에 깔렸던 복선이나 암시가 하나둘 드러나면서 독자는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된다. 스토리가 단순히 드래곤들에게 화염석을 먹이고 하늘에서 내리는 <사포>를 없애는 것이 다가 아니라, <시간 이동>이라는 소재가 결합되면서 이야기는 극도의 판타지로 전환된다. 그 전까지 사람과 사람의 갈등이 지루함만을 야기했다면, 드래곤들이 <간극>으로 진입해 공간을 넘나드는 것만이 아니라(즉, ‘공간이동’ 능력이며 이것을 통해 사포를 없애 왔다.) 떠올리는 심상이 과거라면 시간까지 넘을 수 있는 것이다. 평소에 시간 이동 소재라면 환장을 하는 필자로서는 탄성을 내질렀고, 『퍼언 연대기』에 그야말로 열광하며 빠져들었다. 여기서 나오는 시간이동은 과거로 이동하여 행동할 수 있고, 한 시간대에 두 명의 인물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 <빽투더퓨쳐>처럼 과거를 바꾼다고 미래가 재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라이트 노벨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처럼 미래에서 과거로 가 무언가를 바꿨다는 사실이 있다면, 그대로 행해야 하는 것이다.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해리포터 일행에게 위험을 알리는 돌이 나중에 알고 보니 미래에서 다시 과거로 간 헤르미온느가 던진 것이었고, 위험에 처한 해리포터를 구한 것이 아버지가 아니라 미래에서 온 해리포터였던 것처럼.

  시공간을 뛰어넘는 드래곤들!

  그로 인해 이야기는 급격히 환상적인 모험 속으로 빠져든다.

  초반의 지루함 따위는, 새로운 세계에 도달하는 진입장벽이라 생각하라. 그 <간극>을 통과한 순간, 상상을 뛰어넘는 재미가 찾아올 것이다. 

 

 

  4. 두 소설의 리뷰를 마치며 

   백문이 불여일견! 아무리 이 두 작품의 감동과 재미를 글로 설명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백날 떠들어봐야, 한 번 읽는 것만 못하다. 이 두 작품은 드래곤이라는 소재를 기존 상식과는 달리 가상의 역사 속, 또 먼 미래의 우주 속에 넣었다.  즉, 과거와 미래에 펼쳐놓은 것이다. 그리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환상적인 모험을 그릴 수 있었다. 작품의 우열을 따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나이가 좀 어린 독자들에게는 『테메레르』가 더 쉽게 다가올 테고, 또 SF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퍼언 연대기』의 세계관이 마음에 들 수 있다.

  대체역사물을 좋아한다면 『테메레르』의 세계관이 흥미를 일으킬 것이고, 시간이동물을 좋아한다면 『퍼언 연대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놓을 수 없는 흡인력 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테메레르』가 그 해결책이 돼 줄 것이고 느긋한 마음으로 새로운 세계를 음미하고 싶다면 『퍼언 연대기』가 그 답이 될 것이다.

  허나, 이 두 작품을 다 읽은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모두 읽어보라고. 결코 후회하지 않을 재미를 가진 작품이 한 개도 아닌 두 개가 출간되었다고.

  이런 게 진짜 판타지 소설이라고.

  그대, 지금 드래곤을 꿈꾸는가?

  나폴레옹 시대, 드래곤 라이더가 되어 공중전을 벌이고, 먼 우주의 퍼언이라는 행성에서 <간극>에 진입하여 시공간을 뛰어넘는 모험을.



  로렌스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테메레르의 목을 쓰다듬었다. 테메레르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렐리언트 호에서 일하는 선원들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앞발 하나를 난간에 턱 걸치며 로렌스에게 물었다.
 
  “준비됐어? 출발해도 돼?” 
  테메레르의 매끄러운 몸통 안쪽 근육에 힘이 들어간 것으로 보아 날고 싶어 좀이 쑤시는 모양이었다. 
  “옆으로 비켜서게, 라일리 함장.” 
  그런 다음 테메레르의 목걸이와 갑판을 연결한 사슬을 풀고 가죽끈을 고삐처럼 움켜잡았다. 그리고 테메레르에게 말했다. 
  “좋아, 테메레르. 출발…….” 
  로렌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테메레르는 갑판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거대한 날개로 크게 호를 그리며 테메레르의 기다란 몸은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하늘로 우뚝 치솟았다. 로렌스는 고개를 돌려 테메레르의 어깨 너머로 아득하게 멀어지는 렐리언트 호를 내려다보았다. 
  ― 『테메레르』, 나오미 노빅, 노블마인, 63~64쪽 

  “어린애들처럼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는 없어.” 이렇게 말하자마자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놀란 듯이 입을 벌렸다. “시간 낭비? 바로 그거야.” 
  “시간의 <간극>을 넘겠다는 거야?” 
  레사는 놀라 헐떡였다. 
  “시간의 <간극>을 넘는 거야!” 
  프노르는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도대체 둘이서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사포>는 오늘 새벽 네라트에서 내리기 시작했어.” 
  플라르는 눈을 번득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프노르는 두려운 나머지 속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오늘 새벽 네라트에서? 그렇다면 그곳 우림은 완전히 전멸했을 것이다. 그 가능성이 머리에 떠오르자마자 그의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그러니까 우리는 시간의 <간극>을 넘어 네라트로 돌아가는 거야. 두 시간 전 <사포>가 내리기 시작한 바로 그 시각으로 말야. 프노르, 드래곤들은 우리가 지시하는 장소뿐만 아니라 특정한 시간으로도 갈 수 있어.”

  ― 『퍼언 연대기 - 1권 드래곤의 비상』, 앤 맥카프리, 북스피어,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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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고상 Hugo Awards ― 전년의 최우수 작품에 대해 팬 투표에 의해 주어지는 과학소설상. 미국 SF의 아버지 HugoGernsback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졌다.1953년 이래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는 수많은 SF상 중 네뷸러상과 함께 가장 유명하다. 세계 SF 컨벤션(WorldCon)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존캠벨기념상도 함께 뽑는다.
* 네뷸러상 Nebular Award ― SFWA가 매년 전년도에 발표된 작품들 중에서 가려 뽑는 과학소설상. 휴고상과 나란히 현재 SF상 중에서는 가장 권위있는 상이다. 1966년 이래 계속되고 있다. 이때 GrandMaster도 함께 수여된다.
* 그랜드마스터 Grand Master ― SFWA가 생존 작가 중에 SF와 판타지에 기여가 큰 사람을 선정하여 수여하는 과학소설상. 네뷸러상 시상식때 함께 수여된다. 이 상의 한 가지 규칙은 애당초 매 3년마다 2명 이상을 선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으나,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2002년, SFWA의 설립자였고 역시 GrandMaster였던 DamonKnight의 이름을 기려 "Damon Knight Memorial Grand Master Award"로 이름을 바꾸었다.

* 로커스상 ― 미국의 SF소식지 로커스에서 독자투표를 통해 주는 과학소설상. 로커스는 68년부터 시작된 세미프로잡지로 오늘날 아마추어 SF팬과 프로 SF작가들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매체다. 로커스상은 비록 상패나 상금이 없지만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으로 권위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 존캠벨기념상 The John W. Campbell Memorial Award ― 휴고상 및 네뷸러상과 더불어 SF계의 주요 과학소설상이다. 그냥 줄여서 캠벨상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신인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존캠벨신인상과 혼동하기 쉽다. 미국에서 전해에 출간된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매년 수여한다. 팬들이 투표하는 휴고상이나 회원작가들이 투표하는 네뷸러상과 달리 심사위원단이 심사하고 수상작을 결정한다. HarryHarrison과 BrianWAldiss의 주도하에 SF역사상 가장 유명한 편집자였던 JohnWCampbellJr을 기리고자 1972년 처음 생겼고, 1973년부터 상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캔사스 대학에서 연례행사로 열리는 과학소설 관련 학술대회에서 수상식을 거행해오고 있다. 1994년도에는 1등상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는 적당한 수상작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표과정에서의 문제 때문에 생긴 실수였다고 한다. (출처 : SF리더스위키 - http://www.sfreaders.org/ )

 

* 간극 Between ― 드래곤을 타고 두 지점 사이를 순간 이동할 때 통과하는 무(無)의 공간. 모든 감각이 사라진다.(『퍼언 연대기』, 「용어 해설」, 530쪽)
* 사포 絲胞; thread ― 균근(菌根) 생명체. <붉은 별>에서 날아오는 포자(胞子). 퍼언의 지면 속으로 파고들어 접촉하는 모든 유기물을 남김없이 집어삼킨다.(『퍼언 연대기』, 「용어 해설」, 5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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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용을 전설에서 탈출시킨 신세대 전쟁소설
    from 말괄량이 삐삐의 환상여행 2007-07-27 23:47 
    2003년 겨울 호빗과 반지의 제왕, 2006년 여름 어스시의 전설, 그리고 1년만에 다시잡은 소설 역시 공교롭게 용 이야기였다. 하지만 세대가 바뀐 탓일까?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톨킨이나 어슐라 르 귄의 용과 신세대 작가 나오미 노빅의 용은 전혀 달랐다. 적어도 가운데땅과 어스시에서조차 자취를 감춰가던 전설속의 용에 대한 기대는 일찌감치 접었다. 대신 테메레르에는 서양 용과 동양 용을 교묘하게 결합해 전쟁용으로 적합하게 만든 퓨
 
 
가넷 2007-07-23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메레르도 같이 주문해야겠군요. 으음.ㅡ,.ㅡ;

twinpix 2007-07-23 22:53   좋아요 0 | URL
『테메레르』는 정말 추천입니다. 누구에게나 권해도 좋을 책이에요. 금세 읽어내리고 굉장히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특히 더 기대되기도 하고요.^^/

비로그인 2007-07-24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 권 다 생각해보고 있어요.
올 여름 휴가때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리뷰 잘 읽었어요.

twinpix 2007-07-24 12:27   좋아요 0 | URL
아,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휴가 때 재미있는 독서 되시길.^^/

JINI 2007-07-2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읽지 않을수가 없네요......

twinpix 2007-07-24 12:28   좋아요 0 | URL
재미있는 소설들이죠.^^ 기회되면 보세요. 특히 "테메레르"가 흡인력이 뛰어나고 재미있어요.^^

mong 2007-07-2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테메레르도 주문해야 하는거였군요 쿵~

twinpix 2007-07-24 20:13   좋아요 0 | URL
『테메레르』 아직 안 읽으셨다면, 읽어보세요.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드래곤도 귀엽고요.^^/

가넷 2007-07-2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입금하고 왔습니다. 내일이면 받아 볼 것 같은데. 기대 됩니다.^^; 지금 읽던건 일단 제쳐두고 읽어야 겠군요ㅎㅎ

twinpix 2007-07-24 20:15   좋아요 0 | URL
^^ 두 시리즈 다 멋진 재미를 선사할 거예요.^^/ 추천합니다.^^/ 이미 인정받은 작품과 떠오르는 샛별이죠.^^

비로그인 2007-07-2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애정이 가득하네요 두 작품 모두 찜해두겠습니다.

twinpix 2007-07-24 20:14   좋아요 0 | URL
네, 기대하고 읽었는데, 기대 만큼 혹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네요. 둘 다 1권만 읽은 터라 뒷권들도 기대가 되고요. ^^

asdgghhhcff 2007-07-24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메레르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
퍼언연대기에도 관심이 가네요^^

twinpix 2007-07-24 20:14   좋아요 0 | URL
와, 역시 재밌죠?^^ 이미 알라딘에 호평이 많은 책.^^ 이 글을 페이퍼로 올릴지, 아님 두 권 중 어디에다 리뷰를 올릴지 고민하다가 테메레르는 이미 많은 분들이 추천을 해주었기에 퍼언 연대기에다가 올렸어요. 'ㅁ'/

비로그인 2007-07-24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메레르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퍼언연대기도 만만치 않은 것 같군요. 꼭 봐야겠는데요.^^
정말 꼼꼼하고 책의 매력을 잘 살려낸 글 잘 보고 갑니다.

twinpix 2007-07-24 21:29   좋아요 0 | URL
퍼언 연대기. 두꺼워서 읽을 맛 나고요. 퍼언 이라는 세계를 음미하면서 읽으면 그 맛이 또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2, 3권이 있으니 기분 좋게 읽을 생각입니다.^^/ 이 3권 말고도 다른 퍼언의 이야기들도 있는 것 같던데, 그것들도 궁금하고 기대되더라고요.^^

urblue 2007-07-2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메레르만 구입해놓고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퍼언 연대기는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인데,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

twinpix 2007-07-25 19:10   좋아요 0 | URL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독서 되시길. 리플 달아주신 것도 감사드리고요.^^/

별빛처럼 2007-07-2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입니다. 테메레르를 정말 숨가쁘게 읽었답니다. 이제 퍼언연대기 차례인가 ^^;

twinpix 2007-07-28 11:36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이런 긴 글을 읽어주셔서요. 퍼언 연대기도 재미있는 책이니 기회되면 접해보세요. 전 이제 2권 펼치려는데, 두께는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언제 다 읽을지.^^

율무 2007-07-2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표지 간지네요 안에 지도도 있네요

twinpix 2007-07-28 14:57   좋아요 0 | URL
네, 지도가 있는 아이디어도 참 좋고, 표지도 정말 멋져요. 북스피어가 책을 정말 멋지고 깔끔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쥬베이 2007-08-1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멋진 서평이 읽었네요. 감사히 읽었습니다.

twinpix 2007-08-13 23: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긴 글 읽어주시고 리플도 달아주시고!^^/ 자주 뵈어요. 'ㅁ'
 
바닷물 같은 출판 시장속에 생수 같은 책한권!

http://blog.naver.com/jeu_fantasy/40039879159

전민희님 대만 싸인회 관련 사진과 글이 제우미디어 블로그에 자세히 올라왔네요.
여러편으로 나누어져서 올라왔는데, 읽어보니까 신기한게 많네요.
대만에는 24시간 하는 서점도 있고, 서점에 카트도 있고.
기자들이 책을 다 읽어오는 성실한 모습에다가
출판사 직원이 무려 코스프레까지!!!

아무튼 국내 작가가 이렇게 외국에서 위용(?)을 떨치는 모습을
감상하니 괜히 제가 다 기분이 좋군요.
대만 팬들이 인형까지 만드는 모습에서는 정말 놀랐습니다.
서점에도 진열되어 있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아무튼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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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I 2007-07-2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민희작가님!! 좋죠!!!

twinpix 2007-07-23 12:51   좋아요 0 | URL
네, 좋죠!^^/ 제가 나오면 무조건 구입하는 몇 안되는 판타지 소설 작가분. 룬의 아이들 시리즈나 아룬드 연대기나 참 기대됩니다. ^^

가넷 2007-07-2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멋지네요.^^ 세월의 돌 외에는 읽어 본 적은 없긴 한데, 상당히 섬세한면이 강했던 것 같아요.

몇달전에 드래곤 라자가 일본에서 완간까지 번역완료하고 출판했다던데, 거기는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네요.ㅋㅋ; 룬의 아이들은 대만에서 어느정도 인기는 있는듯 싶기도 한데.^^;

twinpix 2007-07-23 12:55   좋아요 0 | URL
『드래곤 라자』는 얼마 전 기사로 일본에서 30만부가 팔렸다는 기사가 있었죠. 더 많이 팔렸어야 한 작품인데, 약간은 아쉬웠습니다.(번역된 일본 사이트의 반응을 보니 읽은 사람들은 다 호평이었습니다.) 대만에서도 예전에 많이 팔렸다고 들은 바 있고 해외에서도 꽤 인정을 받은 편이죠. 그러나 전체적으로 해외에서는 아무튼 전민희님의 『룬의 아이들』이 온라인 게임 <테일즈 위버>의 해외 진출과 함께 성공적인 판매량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마존 일본에서도 번역 소설 1위가 장기간 『룬의 아이들』이 기록했을 정도이니까요.

가넷 2007-07-23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그런 소식을 들으니 기분이 좋습니다.ㅎㅎ; 그런데 드래곤라자 애장본(?)은 언제쯤 나올까요... 언젠가 나올꺼라는 소문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요... 아니였던가요?=ㅅ=;

twinpix 2007-07-23 21:08   좋아요 0 | URL
예상으로는 내년에 나올 거예요. 10주년 기념으로 나온다고 하더군요. 내년이 바로 10주년 되는 해라 아마 『드래곤 라자』 양장본이 나오고 또 행사도 할지도 모르겠고요.(퇴마록은 십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했었던 기억이. 뭐, 아무튼 양장본 말고는 다른 계획은 확실히 잘 모르겠네요. 'ㅁ') 아무튼 저도 양장본으로 구입할 생각을 하고 있다지요. 하핫.^^

율무 2007-07-26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룬의아이들-_-* 알랍쏘머취취취..그나저나 알라딘-_-은근 어렵네요..나만그런가;ㅋㅋ

twinpix 2007-07-26 12:28   좋아요 0 | URL
서재 2.0으로 바뀌면서 기능이 많이 생기고 복잡해졌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서재 2.0 부터 시작해서 전의 모습을 몰라서 비교를 못하겠어요. 저에겐 다 그냥 원래 있었던 모습이니만큼 잘 적응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복잡한 면도 있지만, 적응하면 할 만해요.^^
 

2007 젊은 소설
김미월 외 지음 / 문학나무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2007년을 빛낼 젊은 작가와의 만남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7』, 『2007 올해의 문제소설』 등 매년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작가들의 좋은 단편을 뽑아 작품집이 나온다. 위의 두 권은 꽤 유명한 책들이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 권의 책이 또 있다. 바로 『2007 젊은 소설』. 문학평론가가 뽑은 당선 3년차 젊은 소설가들의 소설들을 선정해서 묶은 책이다. 위의 작품집과 다른 점은 신인으로 기준을 한정했기 때문에 그 해의 새로운 신인들만 살펴보고 싶을 때 유용하다는 것이다. 올해 새로 두각을 드러낸 작가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이 발표한 문제작은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들을 전부 해결해 줄 한 권의 책이 『2007 젊은 소설』이다. 자, 그럼 작년 한해 젊은 작가들의 활약을 살펴보자.

  유통기한|김미월 
  「유통기한」은 선배의 부탁으로 정신대 할머니들의 계시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경수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기억은 유통기한이 있을 수 없다. 단지, 우리는 의식적으로 유통기한이 있는 척할 뿐이다. 그러나 마음속에 응어리진 무언가는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 소설은 트라우마를 다루고 있다. 경수와 그리고 교차되는 소년의 이야기,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봉사, 선배. 각자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와 상처들, 그것은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일까? 서로 곁에 있음으로 소통하는 것. 그것이 유통기한이 없는 인간들의 해답일까? 
  백야|김애현 
  몸이 빛나는 사람이 있다. 인터넷에 사진이 올라갔고 금세 유명세를 탔다.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고 팬카페가 만들어지고, TV 카메라 앞에 서게 된다. 왠지 요즘 많이 보는 익숙한 풍경 같다. 하루에도 검색어 순위는 수십 번씩 바뀌며 새로운 화제와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않고 사람들은 또 금세 잊어버린다. 몸이 빛난다는 상징은 쉽게 읽히지만 그만큼 선명하다. 
  환상통|김이설 
  처연하다. 소설은 암 투병을 겪은 여자와 여자의 어머니를 이야기한다. ‘환상통’이란 단어가 소설 내에 직접 언급되지 않고 묘사만 되는 게 좋았다. 사람들은 결국 이별을 겪고 기억이 끄집어내는 아릿한 아픔을 수시로 불러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투병 과정이 생생하게 잘 묘사되었고, 가슴 속에 묵직한 느낌을 주는 단편이었다. 부재의 통증을 예리하게 그리는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대된다. 
  엄마가 나 때문에 암에 걸린 것도 아니고, 나 때문에 죽게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보다 엄마의 암을 먼저 알게 되었더라면. 나는 결코 그 가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남편이 나를 쳐다봤다. 너, 너무 이기적이야. 
  “그것도 알고 있어.” 
  “그런데, 이런 개새끼!” 
  갑자기 앞으로 끼어든 차 때문에 급정차를 했다. 순간 몸이 앞으로 쏟아졌다. 하마터면 추돌할 뻔했다. 뒤 차선에서 요란한 경적 소리가 났다. 남편도 경적을 눌러대며 전조등을 번쩍였다.(p77) 
  중력은 고마워|김태용 
  제목은 가볍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었다. 사실 최근 발표한 「편백나무 숲 밖으로」같은 단편을 생각할 때 오히려 엄청 난해한 글이 나오지 않을까 사뭇 두려웠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 작품은 읽기 곤욕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서사가 있고 해석되는 메시지가 있었다. 일상 대화체가 아닌 대화 부분도 유쾌한 느낌을 주었고 읽는 재미가 있었다. 올 여름만 해도 문예지 두 권에다 단편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발표를 한 작가이니만큼, 곧 만날 단편집도 기대가 된다.(허나, 대부분 읽은 작품일지도.) 
  그는 강아지가 참 강아지답게 생겼고, 자신도 한번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도 괜찮냐고 물었다. 물론이오, 하지만 공에 맞아 지금 신경이 곤두서 있으니 당신의 손을 물을지도 몰라. 조신스럽게 시추의 머리를 매만졌다. 시추는 숨이 끊긴 것처럼 미동도 없었다. 혹시 죽은 게 아닌가 하고 의심이 들 정도였다. 노인이 그의 발밑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 농구공은 당신 것이오. 그는 잠시 동안 생각했다. 이것은 내 것이 아니면서도 내 것처럼만 느껴지는 나의 소유물 입니다.(p110) 
  치통, 락소년, 꽃나무|박상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작이었던 「짝짝이 구두와 고양이의 하드락」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가다. 독특한 비유를 대사에 넣으면서 글 전체가 묘한 분위기를 띠던 기억이 난다. 마치 다듬어지지 않은 습작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여기서도 그 스타일이 그대로 이어졌다. 작가의 독특한 문체인 것일까? 아직은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느낌이다. 다른 단편들도 더 읽어보고 싶다. 독특한 개성을 지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한잔의 소주처럼 이가 영롱하던 때가 있었어.” 
  나는 의사에게 간신히 툴툴거렸다. 의사는 동그란 해파리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다리를 떨다가, 나를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내 얼굴 위에 똑똑 떨어뜨렸다.

  "깨진 술잔 같은 비유까지?“ 
  의사는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치의예과에 진학했던 것을 만족하는 듯한 인상을 짓더니 갑자기 마스크를 썼다. 순간 간절히 소주가 마시고 싶었다.(p119~120) 
  춤추는 핀업걸|염승숙 
  무척 환상적인 작품이라 마음에 들었던 단편이다. 『올해의 문제소설』 같은 책에 어울리는 단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자유롭게 달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그 상상력이 멋있었다. 머릿속에 영상으로 상상이 잘 되었다. 해리포터 영화에서 그림 속에 있는 인물들이 떠올랐다. 박민규 작가의 유쾌한 상상력 같은 부분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즐겁게 읽었다. 물론 전부 마음에 들었다고 할 순 없다. 한쪽만 늙어가는 조로증에 걸린 우울증이라는 것은 약간 작위적이지 않은가 싶은 느낌도 들었다. 
  아빠는 으레 그랬듯 귓불까지 술이 차오른 채로 또 다른 선술집에 들어갔다. “아줌마, 여기 술!” 하고 소리치는 동시에 벽에 걸린 달력에서 엄마가 싱긋 웃었다. 아빠는 고장난 스프링처럼 의자에서 튕겨 올라왔으나 엄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맙소사, 저년이 내 마누라라니!” 
  엄마는 짙은 풀빛의 탱크 위에 앉아 있었다. 까무잡잡한 허벅지에 총구를 겨누고 도도히 턱을 치켜든 채였다. 엄마가 아빠를 향해 혹은 술집의 모든 남자들을 향해 눈꺼풀을 찡긋거렸을 때 아빠의 흥분은 극에 달했다.(p166) 
  셋을 위한 왈츠|윤이형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 단편인 「검은 불가사리」를 재미있게 보아서 기대하고 읽은 글이었다. 글의 스타일은 그대로였지만, 자극적인 소재 때문이었을까? 공감하며 읽기에는 내용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낯설었다. 잘 읽히는 편이었고 인상적인 단편이기는 했다. 다른 소재를 다룬 작가의 글을 보고 싶달까. 
  보이지 않는 털을 하얗게 날리며 온 방안에 부산을 떨면서. 쇼팽 왈츠 6번 D장조 작품번호 64-1. ‘강아지 왈츠’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이 곡의 러닝타임은 1분 45초에 불과하다. 음악치료사가 말한 대로, 세 박자로 이뤄진 왈츠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러기엔 너무 정신이 없다. 그저 털이 부숭부숭한 다리로 책상과 의자와 마루와 욕실 문 앞의 러그를 쉴 새 없이 헤집고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강아지 한 마리가 그려질 뿐이다. 아주 자세히 들어 보니 강아지의 다리는 세 개인 것 같다. 강약약 강약약 강약약 강약약.(p201) 
  우리는 진화하거나 소멸한다|조영아 
  초반부터 강렬하고 선명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굉장히 인상적으로 읽었고 전체적으로 힘이 있는 작품이었다. 애니메이션 디지몬을 연계시켜 글 속에 상징과 이미지로 발현되는 모습은 정말 감탄이 나왔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 유폐된 상황. 힘을 기르는 모습. 마지막의 진화를 꿈꾸는 결말까지. 처음에 목차에서 제목을 보고는 기대가 적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작가의 한겨레 문학상 당선작인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뒤집힌 개미가 버둥댄다. 발끝과 손끝이 저릿저릿해온다. 나는 이 느낌이 좋다. 너는 결코 죽는 게 아니야. 내 힘의 원천으로 새로 태어나는 거라고. 다시 말하면 너는 진화하는 거지. 파워풀한 변신이야. 나는 한 발로 방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며 장단을 맞춘다. 개미 움직임이 차츰 무뎌진다. 내 발장단도 느려진다. 가느다란 연기가 피어오르며 노린내가 진동한다. 몸에 힘이 솟는다.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절절하게 느끼는 순간, 행복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p219~220) 
  아냐|허혜란 
  처음에 제목을 보고 “아니야”의 줄임말인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아냐’는 사람의 이름이었다. 스물한 살의 고려인 처녀 ‘신 아냐’. 이 소설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낯선 나라를 무대로 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준다. 배경이나 구성이 잘 짜여져 있어서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작가가 많은 조사를 했음을 알 수 있는 소설이었다.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조선인. 그들은 모국어를 잃고 살아가고 있다. 전체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슬픔이 깔려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어머니를 하루 빨리 모셔 와야 해.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그가 그렇게 봐서 그런지 어딘지 초조해 보였다. 과녁을 찌를 수 없는 분노의 막대기들이 그의 속을 사정없이 휘저었다. 그 모든 것에 맹렬한 부아가 났다. 그녀를 데리고 갈 후산인지 핫산인지 하는 나이든 남자에게도. 아무것도 모르고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망나니 같은 동생들에게도. 오래전에 우크라이나로 농사지으러 떠난, 지금은 여권도 없고 돈도 없는데다가 병까지 깊어 오도 가도 못하고 난민촌에 방치되어 있다는 소문만 들려오는 그녀의 어머니에게도. 그리고 아무 도움도 못 되는 분노밖에는 가진 게 없는 자기 자신에게도.(p265) 
  문|황정은 
  이 단편은 『2007 올해의 문제소설』에도 실려 있었다. 이 단편도 앞의 「춤추는 핀업걸」과 마찬가지로 현실의 인과성 너머에 있는 판타지를 끌어들인 작품. 그래서 역시나 마음에 들었다. 「춤추는 핀업걸」이 재치나 유쾌함이 좋은 작용을 하는 단편이었다면, 이 단편은 차분하고 담담한 느낌이다. 감정이 결핍된 것처럼 무표정하고 무덤덤한 그리고 무의욕적인 삶을 사는 소녀가 주인공이다. 소녀의 등 뒤로 죽음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 있었고, 할머니가 나오거나 지하철에서 자살한 남자가 나오기도 한다. 음울한 설정이지만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왠지 희망을 주는 안도를 주는 느낌이기도 하다. 
  할머니에겐 손수 갈아서 내린 커피 같은 것. 두리안에겐 말(言) 같은 것. 그리고 그 밖의 것들. 
  m은 생각에 잠겼다가 거의 다 사라져가는 두리안을 향해 말했다. 
  두리안. 
  응. 
  결정적이지 않은 상태로 살아간다는 건 나쁜 걸까. 
  그렇지 않아. 두리안이 말했다. 그대로도 좋아. 
  그건 그거대로 좋아. 왜냐하면. 
  두리안의 목소리는 이제 너무 흐릿해서,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았다.(p299)

  책 읽기를 마치며 
  작년에 이 책의 존재를 알았지만, 그 때는 구입하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이 단편집을 구해 읽어본 것이다. 색다른 느낌이었다. 젊은 작가들의 글이란 느낌이 팍팍 느껴진다고 할까? 신인 작가들이 어떤 결과물들을 내고 있는지, 기대해볼만한 작가들은 누가 있는지 파악해보기에 더없이 좋은 책 같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어쩌면 『2008 젊은 작가』를 손에 들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곳에는 또다시 새로운 얼굴들이, 혹은 이번에 만난 얼굴이 다시 표지를 장식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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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답글도 원글만큼 좋네요..잘 읽었습니다.. 저도 책 읽고 싶어지네요.. 읽어야 할것 같아요..

twinpix 2007-07-23 12:56   좋아요 0 | URL
네, 시간 되시면 읽으세요. 들려주시고 리플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뵈요.

뽀송이 2007-07-2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윈픽스님^^ 안녕하세요.^^
제 서재에 들러주셔서 저도 서재 구경왔어요!
님의 취향과 정성이 구석구석 느껴지는대요?!
한번씩 놀러와도 되죠? 후훗...^^
젊은 작가들의 신선함이 가득할 것 같은 이런책 저도 무척 땡깁니다.^^
찾아서 읽어볼게요.^^ 즐거운 주말 보내셔요!!

twinpix 2007-07-23 12:56   좋아요 0 | URL
네, 언제든 놀러오세요!^^ 주말 잘 보내셨는지? 새로운 한 주 잘 보내시길! 저도 자주 뽀송이님 서재에 놀러갈게요~!!!

Hani 2007-07-23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을 좋아하는데, 여기에서 좋은 글들 두고두고 읽고 갈께요.
최근에는 단편들은 거의 읽지 않았는데, <2007 젊은 소설> 읽고 싶어지네요.

twinpix 2007-07-23 12:57   좋아요 0 | URL
와, 안녕하세요? 리플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 좋은 소설 있으면 추천도 해주세요.^^

비로그인 2007-07-23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작가들의 글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좋은 책이군요. 한권의 책으로 여러가지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단편집의 매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오늘 좋은 책 한권 알아가네요.^^

twinpix 2007-07-23 18:28   좋아요 0 | URL
단편집은 정말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ㅁ' 다양한 작가들의 글을 봄으로써 마음에 드는 작가도 찾을 수 있고요. 이 단편집은 최근 등단한 3년차 신인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와주셔서 리플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2007-07-25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5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2007년도에도 많은 장르소설들이 출간되었습니다.

그 중에 특별히 관심이 가는 작품들도 많았는데요.

어느 것은 구입한 것도 있고, 또 어느 것은 구입할 예정인 책도 있습니다.

리스트 선정에 도움을 받은 사이트는 SF리더스위키입니다.
(http://www.sfreaders.org/ )

 

 


2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07년 07월 20일에 저장
구판절판
테메레르 1- 왕의 용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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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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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책 1- 마법사 카데하르
에릭 롬므 지음, 정미애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7년 7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07년 07월 2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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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 그후- SF거장 14인이 그린 핵전쟁 그 이후의 세상
노먼 스핀래드 외 지음, 마틴 H. 그린버그 외 엮음, 김상온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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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2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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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있군요.
저도 찜했어요.
퍼언 연대기도 보이구요.
그리고 베르베르의 파피용이 눈에 띄네요.
개미를 정열적으로 읽었기에 베르베르는 늘 맘에 남아요.
책을 들여다보고 살 것을 정하는 과정이 가장 들뜰때죠.
내게로 온 책을 처음으로 열고 책장을 펼칠 때의 기분이라니...
행복을 만끽하세요.

twinpix 2007-07-21 23:19   좋아요 0 | URL
테메레르를 오늘 다 읽고, 퍼언 연대기를 읽고 있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분량이 짧아서 당황했었는데, 퍼언 연대기는 가격 만큼 두꺼운 분량을 자랑하네요.^^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왠지 행복해요.^^

JINI 2007-07-2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피용도 읽어봐야하는데... 그런데 평들이 영 좋지 않아서 고민중예요

twinpix 2007-07-24 21:3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구입은 안 하게 될지도요.^^ 그 전에 읽을 책들이 너무 많은 우선순위가 엄청 낮다고 할까요?^^ 평이 만약 찬사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금세 구입했을 텐데 말이죠.^^ 반대로 『테메레르』는 모르고 있던 책인데 물만두님의 알라딘 리뷰를 보고 구입을 결심하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