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꼼꼼하게 책 고른다는 것이 아니고...우리 딸이 꼼꼼이이고 나는 꼼꼼한 거랑 백리 쯤 떨어져 있다)
그런데 꼼꼼이엄마가 대~충 들여다 보니깐, 애들 교재 같은 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 일단 많으면 좋겠지만(종류별로 다양하게). 나는 한솔 것들 우선 믿을 수 있어서 몇 가지 사봤고 보너스로 얻어도 봤는데 대략 괜찮다. 사실 다른 교재나 책 전집 같은 걸 많이는 못 보고, 아는 언니네서 아이 책들 좀 구경하거나 인터넷 쇼핑몰 몇번 본게 전부이다. 그런데 보다보니깐 직장맘에게도, 아이 책 고르기가 그렇게 무서운(?)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좋건 나쁘건 읽으면 좋은 거니깐...
결국 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단계'가 중요하다는 생각. 돌 지난 애기한테 책 사다놓고 '우리 애는 책에 관심이 없어' 하는 엄마들,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많다. 아니, 실제로는 모든 엄마가 그렇다. 적어도 첫째 아이라면, 엄마들도 초보인 탓에 발달 단계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아이에겐 다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꼼꼼이는 창작동화는 이제 된 것 같아서 지난주에 전래동화(옛이야기) 샀다. 이제부턴 스토리가 있는 것들 테이프랑 같이 보여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과학이나 신화 쪽으로 생각 중이다. 내가 어릴적 읽었던 것 같은, 좀 고전적인 한국 창작동화에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피카소 동화나라(한국 몬테소리)
아는 집에서 물려받아 잘 보고 있는데 요새는 안 나오는 모양이다.
외국 작가들 유명한 작품들이랑, 국내 작가들 좀 어정쩡한 창작들이 섞여 있다.
크기가 뒤죽박죽이고 큰 것은 무척 커서 책꽂이에 정리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고, 편집도 좀 옛날식이다.
하지만 내용은 워낙 여러 가지가 담겨 있어서(권수가 많기도 하지만) 좋다.
에릭 칼 작품들이 여러권 들어있기는 한데 정작 꼼꼼이는 에릭 칼 것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조지 부쉬가 어릴 적에 에릭 칼 좋아했다고 했다가 개망신당했다는데(에릭 칼이 무슨 전래동화냐;;) 그것 때문이 아니라, 나는 처음 에릭 칼 봤을 땐 감동했는데 그 다음엔 곧바로 시큰둥해졌다.
베스트월드테마동화(계몽사)
내가 어렸을 땐 계몽사가 최고였던 것 같은데 요샌 아닌 모양이다.
안 유명한 작품들만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
그런대로 읽을 만은 하다. CD가 딸려와서 아주 좋다. 음악도 좋고... 꼼꼼이가 맨날 따라부른다.
그림이 대체적으로 화려하기 때문에 유아 때보다는 유치원생 이상 됐을 때 더 맞는 것 같다.
마술피리 꼬마(웅진)
이건 빌려서 봤다. 창작 동화 중에서, 유아용으로 단순하고 편안한 내용들로 돼 있다.
아기들에게 보여줄 만한 무자극성 그림책으로는 괜찮다. 사실 작년에 꼼꼼이 보여줄 적엔 이 책이 아주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읽는 재미 즉 줄거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지금 꼼꼼이 단계(두달 뒤 만 5세)만 되어도 안 읽을 것 같다.
따라서 가격대비 사용기간·만족도로는 별로인 듯. 잘은 몰라도, 푸름이네인지 머시기인지에서 얘기가 나오면서 엄마들 사이에 '인기 거품'이 좀 끼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림도 아주 이쁘진 않다. 지나치게 작위적인 파스텔톤이 아닌 점은 마음에 든다.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운 느낌.
동화나라 페스티발(한솔교육)
요새 에듀맘(한솔 쇼핑몰)에서 19만원인가에 CD까지 넣어 파는 것 봤는데, 나는 24만원 주고 CD 없이 샀었다 -_- CD만 따로 사려면 9만2000원... 결국 포기.
책 질에는 대만족. 비싼 값을 한다 -_- 이쁘고 꼼꼼하게 만들었다. 내용은 의외로 좀 어려운 것들이 있어서, 초등 저학년까지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와 노래로 보는 옛이야기 그림책(한솔교육)
꼼꼼이가 ‘단군할아버지가 쳐다보시고~’ 노래 불러댄지 어언 몇 달...
국어나라 선생님이 좋다고 하셔서 중고로 13만원에 샀다. 책 30권, 테잎 15개.
이건 첨부터 아예 테잎 틀어주고 꼼꼼이더러 읽으라고 했는데 아주 재미있어한다.
전래동화라서, 음악도 국악풍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도 괜찮고...
크기가 다 똑같아서 책꽂이에 꽂아놓기도 편하다.
트루북 테마동화 베스트20(한국 듀이)
-> 요건 알라딘에서 파는 50권짜리 전집
4만 얼마인가, 제법 싼 값에 구입했는데 보물이다. 0세부터 5~6세까지 다 봐도 괜찮을 듯.
재미있고 기발한 ‘그림’ 책들이 있어서 좋고, 내용도 좋다. 꼼꼼이와 내가 좋아하는 ‘무지개곰’이 여기 책 중 하나다.
가격대비 만족도는 거의 최고가 아닐까. 인터넷 뒤져보니 전질이 50권으로 돼있는데 나는 베스트20으로 구성된 것을 샀다. 전질로 샀어도 괜찮았을 것 같지만 이미 늦었네그랴...
달팽이 과학동화(보리)
(알라딘에서 낱권으로도 살 수 있다)
‘과학동화’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과학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는 게 과학교육이라고 보면, 이 책은 별로 그렇지는 않다.
책 자체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 40권에 가격 좀 비싸다. 할인판매도 잘 안 한다.
꽂아놓으면 폼도 나고... 그런데 ‘원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과학 마인드보다는, 꽃 이름 풀 이름 이런 거 가르치는 ‘환경교육’ 그런 식이다. 환경보호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좀 재미가 떨어진다. 처음엔 너무 맘에 들었는데 두번째, 세번째 읽을수록 재미가 없어진달까. 아직 아이가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단계가 아니고, 또 맨 뒷장에 충실한 자연 설명이 있어서 나한테도 도움이 되니깐 천천히 두고두고 읽혀야 할 것 같다.
이야기 과학나라(노벨과개미)
매우 촌스럽고 어정쩡해서 처음 받아보고 실망했다. 그런데 내용은 의외로 괜찮다!
오히려 과학 원리 같은 거 설명해주기엔 달팽이 과학동화보다 이 책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물감이 섞여 무슨 색이 되나, 비누로 빨래를 하면 왜 옷이 깨끗해질까, 이런 것들.
생활과 연결지어, 만화같은(그래서 좀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그림으로 설명해준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책 중의 하나.
미네르바B(세종출판사)
50권에 6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해적판, 인쇄 매우 안 좋음.
내용과 구성은 아주 괜찮다. 그래서 싼 맛에 잘 읽히려면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인쇄가 너무 안 좋아서... 몇겹으로 갈라져서 눈 아파 못 읽어주겠다.
인쇄 허접한 것 때문에 사놓고 가장 후회했던 책. 아니, 사놓고 ‘유일하게’ 후회했던 책.
네버랜드 픽처북스(시공주니어), 비룡소의 그림동화, 문학동네 어린이 등등
단행본이니깐 골라가며 봐야 할듯. 책에 따라 차이가 많지만, 솔직히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