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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를 하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참 막막하다. 낯선 세계, 때로는 낯선 나와의 만남을 누군가에게 생생하게 풀어놓기란 힘든 법이다. 거대한 유적들과 만났던 순간들을 생생히 떠올려 말이나 글로 옮기는 것도 쉽지는 않다. 수천 년 역사의 무게가 던져준 압도감. 그런 감정을 되새겨볼 때 내 머리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그다드, 그리고 바빌론이다.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7년 전 나는 이라크에 갔었다. 그곳에서 만난 것은 사막, 고상한 이라크 사람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그리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를 바빌론이었다. 인류 최초의 문명이 싹텄던 그곳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편이 낫겠다.
외국인들은 흔히 바빌론이라 부르고 이라크인들끼리는 바벨(바벨탑의 그 바벨이다)이라 부르는 사막의 쇠락한 유적. 전쟁 전까지 한국산 전자제품 상점들이 몰려 있던 바그다드 중심의 카라데 거리를 지나면 허름한 주택가가 나온다. 외곽으로 빠져나가면 주변은 온통 대추야자다. 바그다드가 있는 바그다드주(州) 바로 남쪽에 바빌론이 있는 바벨주가 있다. 길은 탄탄대로였다.


이 곳에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태어났는데, 사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인간의 거주 흔적은 12만 년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흔적이 석유밭으로 유명한 북부 키르쿠크의 바르다-발카에 남아있다고 하는데 가보지는 못했다. 본격적인 ‘문명’은 기원전 3000년 무렵에 나타난다. 문자로 남아 있는 최초의 왕국은 수메르다. 노아 크레이머의 <문명의 요람>에서 인용하자면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도시에 살면서 별을 공부하고, 아치와 바퀴달린 탈 것을 만들고, 서사시를 쓰고, 법령을 만들고, 리넨과 돛단배를 생산하고, 점성술의 기초를 세우고, 과학과 수학과 의학 문학 철학 종교의 기본 틀을 만들었던 최초의 사람들”이었다.




바빌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슈타르의 문(사진 1)이다. 파랗게 칠한 벽돌에 사자를 돋을새김한 이 문은 레플리카(모조품), 즉 ‘가짜’다. 진본은 독일 페르가몬 박물관에 있다. 그렇지만 여기는 바빌론이 아닌가. 고대 수메르의 수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네부차드네사르의 공중정원이 있는 곳. 대추야자 나무가 있는 정원을 지나 흙벽돌로 지어진 성곽으로 올라갔다. 사담 후세인이 옛날의 공중정원을 80년대에 복원해놓았다(사진 2).




복원된 유적 밑에서는 아직 발굴되지 못한 수천 년 전의 벽돌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벽돌은 진흙으로 만들었는데 굽지 않고 그냥 햇볕에 말린 것 같았다. 이 곳은 과거에 얼마나 영화로웠던 곳이었기에 그 옛날에 저런 큰 성을 만들었을까.
바빌론의 가짜 성곽 아래에는 수천년의 세월 동안 이리저리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에 묻힌 유적의 층들이 쌓여 있었다. 그 위에 사담은 네부차드네사르가 아닌 자신의 성곽을 세웠다. 군데군데 벽돌의 돋을새김에는 사담의 이름이 적혀있다고 했다. 성곽 바깥 부분에도 모래층 사이로 유적의 흔적이 보이는데, 함무라비와 관련된 유적이 있을까 싶어 주변을 돌아다녀봤지만 허사였다. 함무라비 법전이 만들어진 곳은 여기이지만 법령이 쓰인 돌판이 발견된 것은 오늘날의 이란 땅에서였다. 페르시아 제국이 이 지역을 제패했던 시절에 가져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지금 그 돌판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 로제타석과 마찬가지로 참으로 기구한 운명을 지닌 돌이다.




사마라에 갔던 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사마라는 바그다드 북쪽 120km,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사마라에는 유명한 미나레트(사진 3)가 있다. 원래 미나레트는 모스크 옆에 있는 망루인데, 예전에는 여기에 사람이 올라가 큰 소리로 기도시간을 알렸다. 850여개의 사암 조각들로 만들어진 사마라의 미나레트는 나선형 구조로 유명하다. 여느 모스크의 첨탑과는 생긴 것이 완전히 다르다. 현지 사람들은 미나레트라는 말 대신 <말위야(Malwiya)>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사마라는 9세기에 한때 압바스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다. 당시 칼리프(왕)였던 알 무르타심(알 무타와킬이라는 설도 있다)은 무능한데다 운명론자였다. 왕조 초기의 진취성은 사라졌고, 국력은 쇠퇴했다. 이 무능한 왕이 택한 것은 바그다드를 떠나 수도를 옮기는 것이었다. 칼리프는 사마라에 새 도시를 만들었는데, 사마라는 <보는 사람이 즐겁다>는 뜻이라 한다. 그때 모스크와 탑을 만들었다. 사마라의 미나레트는 높이가 52m다. 숫자로 하면 감(感)이 잘 오지 않지만, 평지에 홀로 우뚝 서있는 탑은 아주 거대하다. 높으면서도 위압적이지 않고, 뭔가 아슬아슬하고 신비한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준다.
군데군데 패인 돌계단을 올랐다. 난간도 없는 계단을 한참 뱅글뱅글 돌아 꼭대기에 이르렀더니 티그리스강과 사마라 시가지, 탑 밑에 있는 알리 하지 모스크의 금빛 지붕이 보였다. 먼지바람 사이로 갈대숲을 끼고 티그리스 강이 굽이굽이 흘렀고 물새가 날았다. 사마라의 탑은 나중에 미군과 저항세력의 교전 과정에서 수니파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으로 윗부분이 무너졌다. 미군이 탑을 정찰기지로 쓴 것이 발단이었다. 얼마 안 가 시아-수니파 간 충돌이 일어나 알리 하지 모스크의 금빛 지붕도 박살이 났다.

무언가를 앞에 놓고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여행지에서 만난 어떤 조각상, 건축물, 유적을 보면서 머리 속에 천둥번개가 지나가는 것 같고 가슴은 묵지근해지고 발걸음을 떼기가 힘들어지는 기분. 이런 압도적인 감정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뭐니뭐니 해도 유적의 크기일 것이다. 하지만 63빌딩이나 강남의 주상복합 아파트 앞에서 그런 압도되는 느낌을 받지는 않는다. 그 감정의 또 다른 축은 거기 쌓아올려진 시간의 무게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역사다. 너무나 크고 너무나 오래된, 그 경이로움. “이것은 기원전 2000년의 유적”이라는 말은, 책에서 볼 때와 실물로 눈앞에 두고 있을 때에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이라크에서 무엇보다 나를 압도한 것은 아가르구프의 지구라트(사진 4)였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사막 한 가운데의 기묘한 건축물. 누가 무엇에 쓰기 위해 이 돌더미를 쌓아올렸는지는 학자들도 정확히 모르지만 그 돌 사이에 잠시 몸을 기대고 앉아 있으면 이 세상을 초월한 듯한 느낌이 든다. 기원전 1500년 무렵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누가, 왜 이 돌더미를 세웠는지는 학자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고대 유적도시 우르에 가면 더 큰 지구라트가 있다는데 그것은 보지 못했다.

요르단의 페트라는 인디애나 존스 영화를 찍은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몇 해 전 '세계의 새로운 7대 불가사의'에 뽑히기도 했는데, 이제는 한국인들에게도 제법 알려진 관광지다. 아름답고 정교하기로 따지면 페트라는 세상 어느 유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앞으로 어디를 가든 평생 잊지 못할 곳.
높이 솟은 협곡을 사이사이 누비고 지나가면 바위틈 사이로 눈앞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암벽사원이 턱 허니 나타난다(사진 5). 붉은 바위를 파들어 간 석실이 있고, 윗부분은 앞면(facade)만 있는데 그 등장하는 방식이 가히 충격적이다. 협곡과 사막과 바위산이 섞여 있는 페트라는 너무나 대단하고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하루 종일 모래바람 마시며 입을 벌리고 다녔다.




페트라에 간 날, 하루 동안 14km 정도를 걸었다. 1시간 동안 바위산을 올라 기어이 나바테온 신전(사진 6)을 보고 왔다. 영화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에도 나왔던 곳이다. 영화에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룩소르의 신전, 요르단의 페트라가 모두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로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다. 역사유적을 마구 부수는 로봇영화에 혀를 찰 수도 있지만 어쩐지 그 어마어마한 로케이션의 컨셉트들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라미드도, 룩소르와 카르나크의 거대한 기둥들도, 페트라의 나바테온 신전도 모두 “외계인이 만들었을지도 몰라”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곳이니 말이다.
나바테온의 신전 앞에서 나는 인간의 위대함과 오만함 모두를 생각했다. 인간은 얼마나 위대하기에, 혹은 얼마나 오만하기에 2000년 전에 벌써 바위산 꼭대기에 저 높은 신전을 지었을까. 페트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국립공원이지만 해가 지고나면 베두인 세상이 되어 위험천지로 변한다.




여행. 언제나 나의 꿈속에 들어있지만 정작 발걸음을 옮기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면 또다시 그것이 꿈이었던가 싶은. 여행의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 7년 전 어느 여행길에 적어두었던 노트를 오랜만에 펼쳐들었다.
“사막의 해는, 뉘엿뉘엿 지는 것이 아니었다. 저녁 6시가 되자 해는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버렸다. 그리고는, 밤이었다. 불빛이라고는 띄엄띄엄 보이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외에는 없었고 창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 같은 어둠이었다. 나는 <완전한 어둠>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날 나는 갈망했던 대로 바그다드에 와 있었다. 나를 이곳에 옮겨놓은 힘은 바로 나 자신의 갈망이었다고 나는 믿고 있다.”
태어나 처음으로 보았던 사막, 지평선, 모래바람, 갑자기 사방을 에워싸던 어둠과 역사의 무게감이 되살아난다.


[사진 출처]

1. 미군 병사 데니스 존슨이 2004년 촬영한 바빌론의 이슈타르의 문(레플리카)
2. 사담 후세인이 복원한 바빌론 공중정원 성곽. www.travel.webshots.com
3. 사마라의 대(大) 미나레트 plaidnet.greenwichacademy.org
4. 아가르구프의 지구라트 Associated Media Group
5. 요르단의 페트라. 협곡을 지나가면 눈 앞에 장엄한 신전이 나타난다 to-see-before-you-die.com
6. 페트라의 산 정상에 있는 나바테온 신전 to-see-before-you-die.com




[KT&G 상상마당 컬쳐매거진 BRUT-in] 2009년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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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3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10-01-04 10:29   좋아요 0 | URL
우오옷 좋겠네. 구경 잘 하고 와. 룩소르, 카르나크는 기본이고, 아부심벨까지 꼭 다녀와 ^^

이네파벨 2010-01-03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여행기....잘 읽었습니다.

마침 어젯밤에..."교양있는 우리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권 첫부분을 읽었는데...
(이 책은 애들 읽어주려고 사준건데 제가 혼자 읽고 있습니다.^^)

인류문명의 맨 앞부분인만큼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메소포타미아(포타미아가 강이라는 어원을 갖고 있다네요. hippopotamus는 강의 말이라고 하네요 무얼 보아 말이라고 했는지^^)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죠. 너무 재미있게 읽다가 잠들었는데....

오늘 딸기님 서재에서 수메르니 우르니 지구라트 등의 낱말을 다시 만나니....반갑고 신기한 느낌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하셔요~

딸기 2010-01-04 10:31   좋아요 0 | URL
메소포타미아는 그리스어이고요, 그리스식으로 부른 것을 유럽 통해 듣고 우리도 그렇게 부르는 거죠. 아랍어로는 아람 나하라임, 역시 뜻은 똑같고 '두 강 사이의 세상(땅)' 이라고 하더군요. 뭐 그거야 어찌 됐든...
수메르, 우르, 지구라트... 저도 우르에는 못 가봤는데, 언제 가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네파벨님도 새해 복 듬뿍 받으시고, 남으면 저도 좀 주셔요 ^^
 



씨엠립의 식당에서. 




맛 없었다. 넘 기름져... 재미는 있었다.
캄보디아 어묵이 증말 맛있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쳐묵쳐묵할 땐 원래 사진을 못 찍져.




여긴 프놈펜의 시장.
귀뚜라미와 메뚜기들이다.
난 가끔씩 궁금하다. 난 징그러운 거 못먹는데,
그러면서 또 은근 입이 난지도여서 개고기 좋아하고
악어고기도 먹어봤다. 그런데 사실 그런건 징그럽진 않으니까...
벌레도 누가 먹으라 하면 먹을 수 있을까? 아님 차마 못 먹을까?
번데기 엄청 좋아하는 거 생각하면 뭐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럼 결론은, 결국 맛이 중요하다는 건가 -_-




날마다 1~2kg의 망고스틴을 먹었다.
망고스틴은 과일의 왕이다!!!




마지막날 불교사원에서 대접받은 점심.
정갈한 음식들, 행복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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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1-16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닭국물같은거에 밥말아주는거 그게 좋더라구요. 소스 쳐서 먹는데, 근처에 뛰노는 닭들 잡은거라 맛있는건지.
씨엠립에는 은근 맛난 프랑스 레스토랑 많다고 들었어요.

메뚜기는 먹어봤는데, 고소하고 맛있고, 별 거부감 없더라구요. 근데, 개구리 뒷다리 이런건 못 먹을것 같아요.

딸기 2009-11-16 18:36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메뚜기가 고소하구나... 어쩐지 그럴 것도 같네요.
난 개구리 뒷다리는 먹을수 있을 거 같아요. 그거야 뭐... 징그러운건 아니잖아요.
캄보디아에서 여기저기 레스토랑 다녀봤는데, 대략 맛있었어요 ^^

hnine 2009-11-16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렸을 때 메뚜기가 유일한 간식거리였답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갑자기 ㅋㅋ
그런데 정말 메뚜기 간식 삼아 먹었었어요. 바삭바삭, 고소하던데요?

딸기 2009-11-17 10:55   좋아요 0 | URL
아니 연세가 어찌 되시기에?

노이에자이트 2009-11-17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동 쪽 기사도 쓰시던데 그 곳 현지취재도 자주 가는지요?

딸기 2009-11-18 15:20   좋아요 0 | URL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고요, 그 지역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지금은 돈이 없어 못 가요 ^^
 

캄보디아 사진들 아직도 랩톱에 많이 남아있는데, 랩톱 교체해야 한다고 한다.
안사고 버티던 외장하드 결국 사고(이 참에 넷북도 하나 갖고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사진과 음악파일들을 쑤셔넣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 동식물 사진들과 음식 사진들 몇 장이 남았다.




캄보디아는 왜케 나비가 많은겨. 온 천지에 나비... 나비...
사진엔 잘 안 나왔는데, 저기 꽃잎처럼 보이는 노르스름한 것들도 다 나비다. 




몸에 좋고 맛도 좋다는...




프놈펜의 음침한 교도소 박물관 천정에 매달려있던 박쥐들.
박쥐를 자연상태(?)로 본 건 처음이다.




실은 이런 곳에도 갔었다. 동물들을 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가장 보고싶었던 몇 종류는 아쉽게도 집에 틀어박혀 잠을 자고 있어 알현할 수가 없었다.




울음소리가 정말 희한했던 이 녀석... 기번의 한 종류다




앙코르 와트에서 놀고 있던 녀석...
울 꼼양이 '꼬리가 길~어요' 하면서 신기해했다. 정말 기네...




아, 이건 증말 이상했다.
나비와 잠자리가 합체한 것 같은...




글구 여기... 앙코르톰의 코끼리 테라스 앞에 클로버와 미모사들이 섞여있었다.
캄보디아는 클로버가 몽땅 네잎클로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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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09-11-1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초등학교-제가 다닐 때는 국민학교- 때 신발장 안쪽에 거꾸로 매달려 있던 박쥐를 봤던 기억이.

딸기 2009-11-17 10:57   좋아요 0 | URL
우와 진짜요? 어디서 학교를 다니셨나요?

별족 2009-11-18 13:58   좋아요 0 | URL
서울은 아닙니다요. 면사무소 소재지였죠. ㅎ

노이에자이트 2009-11-1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코끼리를 가축으로 키우나요?

딸기 2009-11-18 15:20   좋아요 0 | URL
아뇨 ^^ 가난해서, 가축 자체를 별로 못 봤어요

최유리 2010-03-3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기해요
 



오래도록 우려먹고 있는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 본 조각들이다.

 


바욘 사원, 낚시질하고 장사하는 사람들 



인상적인 얼굴.. 거대한 얼굴...
 



그걸 그리는 남자 




반떼이스레이의 정교한 조각.. 위는 선한 모습, 아래는 악한 모습이라는데 어째 반대로 보인다 




앙코르 와트, 불사의 영약을 끄집어내기 위해 '젖의 바다'를 젓는 신들  


그런데 내가 가장 감동했던 곳은 여기였다. 

시엠립 시내에 있는 왓쁘레아 쁘롬라트라는 절이다.
일단 맛난 절밥(여긴 채식이 아니었다)을 대접받은 탓도 있지만.




붓다의 일생을 죽 둘러선 담벼락 안쪽에 일화별로 나누어 그려놓았다. 








촌스럽다. 이발소 그림도 요샌 이 수준은 아닐거다.
너무 화려하다 못해 번쩍번쩍 눈이 부시다. 온통 빨갛고 파랗고...
미니멀리즘, 모던한 거, 세련된 거 좋아하는 사람은 눈뜨고 못본다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취향이 워낙 저렴해서...인 것도 있고.

그 마음이 와닿았다. 저렇게 휘황찬란하게 꾸미면서 부처님께 복을 비는 마음이.
그림은 넘치게 화려한데, 저렇게 손으로 하나하나 꾸몄을 그 마음이 너무나 소박해서. 




역시 같은 절의 문간에 있는 보살상들이다(본존불은 보지 못했다) 

전기 스위치를 켜면 머리 쪽 광배(두광)들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빛살처럼 퍼진 선들이 네온 불빛을 낸다. 이거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질어질 빨려든다 @.@  

첨엔 저게 뭔짓인가 싶었는데 저 마음도 와닿아서, 좋아졌다. 

참고로, 절밥은 엄청 맛있었다. 여긴 채식이 아니었다.
맛난 생선국에 디저트로 과일과 과자까지.
동행인 이선생님과 함께 절에 들렀는데, 스님이 보시고 밥 먹으러 오라 하셨다.
안채(라고 하니 거창하네;;)에서 스님의 조카라는 청년이 우리에게 밥을 내왔다.
이 청년은 시엠립 관광부에서 일하고 있는데, 동료 중에 한국인이 있어서 옥수수차를 좀 얻었다고 한다.
시엠립에서 마시는 시원한 옥수수차...

이선생님은 여행 마지막날 자유시간의 이 절밥이 캄보디아에서 가장 좋았다고 했다.
내게도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됐다.

잘 얻어먹고 있는 나의 우람한 모습은, 5x7 사이즈로 뽑아 마루에 액자로 걸어두었다. -_-v

역시 난 먹을 복이 좀 있다. 어디 가면 꼭 이런 껀수가 생긴다.
한국에서 캄보디아 사람 만나면 정말 잘해주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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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11-0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캄보디아 사진이 넘 멋지네요^^
뒷북같지만 캄보디아 여행 다녀오셨나봐요

딸기 2009-11-02 17:39   좋아요 0 | URL
네, 여름에 댕겨왔어요 ^^
 



여기는 또 어디일까요. 어디로 가는 길일까요. 



흑흑 이렇게 올려버리면... 제가 보기에도 너무 쉬운 문제가 되겠습니다만 



저기 답이 나와있지요 ^^;; 



사진이 잘 안 나왔는데... 좀 늦기도 했고, 해지는 거 보고싶은 욕심에... 
저 멀리 소백산 자락이 펼쳐진 것이 다 보이는데...  사진에는 안 나왔네요.



저것이 그 유명한 배흘림 기둥...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배흘림기둥은, 법당 안에 들어가 조용히 앉아 감상하는 것이 더 좋더군요 



코밑에서 올려다본 무량수전.



구름이 끼어서 저녁노을은 보지 못했지만, 느무느무 기분 좋았습니다.
지금껏 가본 절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곳...
산중에 있어서, 그래도 너저분하게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맘에 들었고
이날 날씨 & 공기가 참 시원했거든요. 



흑흑 절과 산들이 잘 나왔으면 좋으련만... 넘 멋있었는데... 

놀러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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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0-2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눈이 호강하고 마음도 맑아져요! 가고 싶당!

딸기 2009-10-23 18:25   좋아요 0 | URL
다녀와 ^^

머큐리 2009-10-26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가을여행을 하신 딸기님이 부러울 뿐입니다...ㅎㅎ

딸기 2009-10-27 10:21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좋았어요 >.<
머큐리님 많이 바쁘신가바요. 달랑 1박2일 저의 짧은 여행이 부럽다니...
실은 정확히 말하면 1박2일도 아니고, 토욜 아침에 출발해서 일욜 새벽 서울로 돌아와 출근하는 스케줄이었답니다. 여유가 좀 있었으면 천천히 구경하고 왔을텐데..

쉽싸리 2009-11-0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저도 8월에 갔다 왔는데 저랑 코스가 똑같네요.
소수 서원은 참 대단히 깨끗하게 단장해놨구나 하는 기억, 부석사는 뒷문으로 들어갔었는데, 윽, 공사 중이더군요.(갱상도는 어딜가고 공사중인 것같아요)그래도 무량수전하고 안에 부처님, 위에 부처님 등 다 명불허전 이대요.
참, 오다가 삼강주막도 들렸드랬지요. 돛단배는 없어도, 막걸리, 배추전, 두부해서 한 상 자알 먹고 왔습니다.

딸기 2009-11-09 10:03   좋아요 0 | URL
소수 서원 주변은, 너무 깔끔하다 못해 테마파크같이 보이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