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Sahara Lounge (Digipak)
Kakao Entertainment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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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침 이래저래 기분도 가라앉은 상태였고, 또 우리 동네(사무실의 제 자리 부근) 기압골이 심상찮고... 그런데 창밖은 화창하고 해서 낮에 산책 나가리라, 했었답니다. 마침 문화상품권 1만원권 두 장이 생겨서 교보문고에 갔어요. 손목시계를 살까 꼼꼼이 장난감을 살까 외국 책 한 권을 살까... 모두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들이라 이 참에 하나를 선택해야지 했는데 뜬금없이 핫트랙스에서 CD를 사는 걸로 낙착.

사하라 라운지. 근사하죠? 푸투마요는 미국 월드뮤직 레이블인데요, 사보는 것은 저도 이것이 처음이예요. 이런 류의 월드뮤직 레이블로는 러프가이드 투~가 유명하고, 저도 그쪽은 '러프가이드 투 쿠반 뮤직' 때문에 아무래도 귀에 익게 느껴지는데(그렇다고 그 레이블의 CD를 다수 소장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만;;)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것들로는 푸투마요 쪽이 더 다양할는지도 모르겠네요. 듣기로는 러프가이드가 확실히 더 '학구적'이고, 푸투마요는 대중적이라고 해요.

푸투마요는 카이로에서 알제까지, 그러니까 마그레브를 테마로 잡은 것도 있고, 커피로 유명한 나라들의 음악, 와인이 많이 나는 나라들의 음악, 이런저런 다양한 테마로 지역들을 나눠 월드뮤직을 선보이고 있거든요.
마그레브 것과 사하라 것이 어떻게 다를지는 모르겠지만(지역적으로는 거의 일치하니까) 아마도 제가 산 것은 '라운지'가 붙어있으니 좀 토속적인 느낌이 덜하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듣고 있는데, 진짜 중동 가요들(이라크산 불법 복제 CD로 몇장 갖고 있습니다;;)보다는 훨씬 '월드뮤직'스럽네요. 중동을 '서남아시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중동 음악이 아무래도 유럽이나 미국 음악보다는 아시아적인 요소들이 있어서 친근하기도 하고 그래요. 한국 사람들이 들으면 유치해, 라고 말할만한 가요들도 꽤 있는 것 같고요. 뽕짝스러운 구석이 분명히 있거든요. 서양 좋아하는 사람들, 아시아적이고 뽕짝스러운거 노골적으로든 은밀히든 싫어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겐 중동 음악 들으라 얘기하기 싫습니다만.  이 사하라 라운지의 경우는 아시아적인 중동 음악이 아니라 세계화(미국화 유럽화) 된 듯한 분위기가 많이 나고(오늘날의 미국풍 한국 가요를 듣는 외국인들도 이렇게 평가할지 모르지요) 맛뵈기로 들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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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5-2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동가요는 한번도 못들어봤는데 어떨지 궁금하군요. 음악은 들어봐야 아는데.

마노아 2007-05-2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음악은 제대로 들어야 감상을 하는 거죠. 저도 궁금하와요. ^^
 
GLAY - Ballad Best Singles- WHITE ROAD
GLAY (글레이) 노래 / 이엠아이(EMI)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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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글레이의 음반이다. 알라딘에서 13,400원에 파는 것을 -_- 시부야의 대형 음반매장에서 3만원 넘게 주고 사왔다. 젠장, 알라딘 설명을 보니 '글레이의 앨범 중에서 최초로 한-일 동시발매된'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들어있다.
발라드 베스트 싱글스... 글레이의 신곡 'WHITE ROAD'에, 그동안 나왔던 발라드 곡들을 한데 묶은 것. 사실 이 앨범에 신곡은 WHITE ROAD를 포함해 딱 두 곡 뿐이라고 하는데, 나야 뭐 상관 없다. 글레이의 노래를 듣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모두가 내겐 신곡이나 마찬가지이니깐.

일본에서 TV 가요프로그램을 보다가 글레이를 '찍었다'. 저들의 음반을 꼭 사서 들어봐야지, 라고 범상하게 생각했다. 음반가게에 갔더니 마.침. 'WHITE ROAD' 싱글 앨범이 나와 있었다. 매장에 설치된 헤드폰을 끼고 들어봤는데, 가히 죽음이었다. 내 심장을 두드리는 엄청난 임팩트. 돈이 없어서 -_- 그 순간을 걍 넘기고, 다음에 다시 가게에 들렀더니 이 베스트 앨범이 나와 있었다. 앞서 말한대로 거액을 투입.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게 샀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이 앨범에 대한 나의 철철넘치는 애정을 생각하면 뭐 본전은 뽑고 있다. 특히 첫 곡 'WHITE ROAD' 너무 좋음.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냥 '좋다'고 밖에는 말 못하겠다. 그냥 너무너무 좋다. 들을 때마다 막 감동하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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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3-1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 궁금..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군요.

릴케 현상 2005-03-1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좋아요?

딸기 2005-03-13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ㅠ.ㅠ

마냐 2005-03-14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해적오리 2005-05-0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보는 가수에 첨보는 노래 제목이지만... 미치게 좋다니 저도 들어보고 싶어요.

겨울아이 2005-09-2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정말 완전 너무 좋아합니다..^^
 
Hirai Ken - SENTIMENTALovers
Hirai Ken (히라이 켄)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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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꼭 터키 남자처럼 생겼다. 처음엔 half 인 줄만 알았다. 
미성(美聲)이다, 히라이 켄의 목소리는. 
그런데 왜 별이 세 개 밖에 안 되냐면... 머리 속에 맺혀지질 않는다. 내게 '좋은 음악'이라면, 듣고난 뒤에 두통처럼 머리 속에 노랫가락이 왔다갔다 하거나 혹은 듣고 있는 동안 춤이라도 추고 싶어지는 그런 음악이거든.
'ひとみを閉じて’가 듣기 좋아서 사긴 했는데, 히라이 켄의 노래는 사실 어느 것이나 그게 그것 같다.

(한가지 궁금증: 이 음반이 왜 '19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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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3-08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주제곡이군요. 영화를 못 봤는데...
전 요즘 러브 사이키델리코 음반 살까 심각하게(?) 고민중인데... 조용한 음악을 좋아하시나 봐요.

딸기 2005-03-08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는 못 봤는데, 그거 주제곡이라고 하더군요. 조용한 음악...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이 음악은 제 취향은... 아닌가? 맞나? 솔직히 음악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요. 좋아하는 장르를 고르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
 
Dreams Come True - Dreamage - Love Ballad Collection
Dreams Come True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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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일본에 있으면서 유명한 '홍백가합전(일본 말로는 '코하쿠 우타갓센')을 봤다. NHK에서 매년 12월31일 방영해주는 가요 프로그램인데, 여자 가수들은 홍팀, 남자 가수들은 백팀이 되어 노래자랑을 펼친다. 몇해전부터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무대에 선다는 것은 일본에선 가수에게 최대의 영광이고(근데 작년엔 스마프도 긴키키즈도 안 나왔음 -_-) 시청률 또한 아직 높은 편이다. 이 프로가 방영되기 전에 TV 잡지들은 그 해의 출연가수 목록과 곡목을 정리해서 팜플렛으로 내보내주기도 하는데, 어떤 가수가 이 프로그램에 몇번이나 나왔는가 하는 '기록'도 관심거리가 되곤 한다. 일례로 보아는 200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이 프로에 출연했는데, 그것만 봐도 보아가 일본에서 얼마나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유명하다는 홍백가합전을 보기 전까지, 일본에서 10달 가까이 살았었지만 사실 일본 대중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일본 가수라고 하면 키무라 타쿠야와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 등이 있는 스마프 정도나 알았으니. 그것도 스마프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일조차 없이 '얼굴들'만 아는 수준이었다.

홍백가합전 첫 시청. 기대에 기대를 하고서 봤는데 재밌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일본에서는 지난해말 홍백가합전이 사상 최악의 재미없는 무대였다는 평가를 받았다던데, 아무튼 나는 재미있게 봤다. '쟁쟁한' 일본 가수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은 Dreams Come True였다. 15년전 데뷔한 이래 발표하는 앨범마다 랭킹 상위에 들 정도로 유명한 그룹이라고. 원래 3명이 그룹을 이뤘었는데 몇해전 한 사람이 나가버리고 지금은 노래하는 여자와 기타치는 남자, 둘만이 함께 하고 있다.

압도당했다. 화면에 비친 모습, 노래하는 여자. 못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미인은 아니다. 그런데 아름다웠다. 서양식에 일본식이 혼합된 독특한 패션, 유행을 완전히 무시하는 듯한 긴 퍼머의 헤어스타일, 만면에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띠고 노래하는 디바. 미성(美聲)은 아니지만 역시나 자신만만한, 氣 같은 것이 느껴지는 가창력. 홍백가합전에서 부른 것은 'やさしいキスをして(부드러운 키스를 해줘)'라는 곡이었는데, TV를 보던 나도, 남편도 완전히 반해버렸다. 나중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옛날 모습을 잠깐 볼 기회가 있었다. 역시나 자신만만한, 그리하여 이 여가수를 더없이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꽉 찬 웃음. 비디오형 가수는 결코 아닐 터인데, 나는 이들의 비주얼에 맛이 가버렸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앨범을 샀다. Dreamage 라는 이름의 이 앨범에는 CD 두 장이 들어있다. 가장 귀기울여 들었던 것은 이들의 최고 히트곡으로 꼽히는 'Love love love'. 무려 15년전 노래다. 베스트앨범 성격이어서 그런지 다른 노래들도 모두 수준급이다. 음악에 대해선 뭣도 모르는 나이지만, 대단히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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