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니모에 흥미를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몇 번 시도를 하다 나나 아들이나 둘다 크게 집중하지 못하고 1권을 채 읽지 못했던 적이 있다. 일단 나의 경우 그림책이나 그림에 대한 책이 아니라면 이미지가 너무 많은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왠지 제로니모의 알록달록한 글씨들이 가격 상승 외에는 별 기여를 못하는 것 같게 느껴졌었다.

 

그러다 올해 <트랜스포머>나 <원더우먼> 등 블록버스터를 보곤 서양 영화의 기원은 '아서왕 이야기'인가보다 싶어 언제고 한 번 읽어보자 마음 먹은 적이 있다. 그러고도 한참 뒤에야 '아서왕 이야기'를 읽었다. 앞서 리뷰한 [비밀의 도서관]에서 [브리튼왕 열전]에서 다시금 아서왕과 멀린의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이리라. 그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토머스 맬러리의 [아서왕 이야기]였으나 구하기 쉬운 책은 아니기에 집에 있던 토머스 볼핀치의 [아서왕 이야기]를 읽었는데 생각보단 지루했다만(내가 아무래도 만화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어 토마스볼핀치가 엄청 흥미롭게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었나보다) 뭔가 맥락이 잡히는 것이 책장을 덮고나서 더 읽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책이 바로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13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의 대 모험]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처음 제로니모를 처음 읽게 되었다. 처음엔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신이 없었다. 글자체의 휘황찬란한 변신과 모든 인물이 쥐라는 설정은 다소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점점 빠져든다 빠져든다....아, 이래서 제로니모를 읽는구나!

 

원작을 읽었을 때의 건조함이 사라지고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원작에서 랜슬롯과 귀네비어의 관계가 아무래도 아이들 읽기엔 좋지 않았던지 그 이야기가 빠지는 등 다소 생략과 변형이 있었지만 어차피 나도 토마스 볼핀치의 책만 읽었을 뿐 전설이란 내용이 다 다르기 마련이니 넘어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읽고 제로니모를 읽으니 훨씬 풍성한 느낌이 들었다. 원작에서 느꼈던 막연함이 구체화된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이라면 제로니모로 시작해도 나쁘진 않겠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마 제로니모로 시작하면 원작은 아무래도 눈이 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후 두번째 제로니모는 역시 [비밀의 도서관]에 수록된 [로빈슨 크루소]이야기이다. 이 책으느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클래식]시리즈 중 한 권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아서왕 이야기는 클래식이 아닌거지??? 아무튼 이 작품은 원작보다 제로니모로 먼저 시작했다는 사실! 지하철에서 아들과 다정하게 오며가며 함께 읽었는데 아들도 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두번째 제로니모, 아들은 첫번째 제로니모! 초3 남자 아이들이 그렇듯 클래식북을 제손으로 찾아서 읽는 애가 드문 관계로 우리 아들도 이날 나와 읽은 것을 끝으로 원작을 읽겠다는 의지는 없었지만 나는 굳이 도서관에서 아동용으로 나온 책을 한 권 빌려 읽고 있다.

 

 

   

 

 

 

 

 

 

 

 

 

 

 

 

이번에는 제로니모 먼저, 그 다음에 원작(?) 순으로 읽었는데 뭐랄까 이 얇은 책이 생각보다 넘어가질 않는다. 대충 읽게 되고 말이다. 분명 제로니모에는 생략된 부분이 나오는데도(새끼 염소를 죽이는 모습 같은) 집중이 덜 되더란 말이다. [로빈슨 크루소]가 재미없는 이야기는 아닐 텐데도 이상하게 집중이 안되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제로니모 탓이었다! 제로니모가 너무 재미있어서 원작에 집중이 안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두 작품을 통해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건대,

내 취향은 원작 먼저! 제로니모 다음! 으로 읽는 게 좋다. 왜냐하면 제로니모를 읽으면 원작이 싱겁게 느껴질 테니까! 겨우 2편으로 너무 성급한 일반화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건 인정하련다. 앞으로 몇 편 더 읽을 테지만 난 아마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렇게 읽을 것이다. 그 편이 훨씬 풍성하고 재밌으니까!

 

 

 그나저나 이번에 이런 이유로 스페셜북으로 제로니모를 첫 구매해볼까 고민했었는데 가격의 부담에 포기했다. 조금만 책을 싸게 팔아주면 좋겠다 ㅠ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슬비 2017-12-27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없는 글씨체 더 활동감이 느껴서 좋았는데, 아무래도 원서로 읽을때가 더 좋은것 같긴했어요.

그렇게혜윰 2017-12-28 10:24   좋아요 1 | URL
아이들 흥미를 돋기엔 좋은 것 같고 그 글씨체에 차츰 빠지더라구요 ㅋㅋㅋ 원서도 읽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