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컨디션이 올라온다. 책을 잡는 시간이 아주 조금 늘었다. 컴퓨터를 하는 시간은 크게 늘지 않았다.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시간은 노력해도 줄지 않는다. 앱으로 도배된 홈화면을 위젯폴더로 바꾸고 나서야 번거로움에 좀 덜하게 되는 것도 같다.

 

3월이 시작될 무렵 도서관에 들러서 정수복의 긴 제목의 책을 빌렸다.

 

 이전에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인시공] 이후의 책인데 출판사는 바뀌었다. 사실 [책인시공]이 나왔을 때 서점블로거들은 물론이거니와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 나도 읽어봤지만 큰 기대 탓인지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나쁘지도 않았다.

  이 책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작가랑 나랑 그다지 잘 맞는 편은 아닌가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전작보다는 더 괜찮다는 느낌은 제목에서 주는 기대가 별로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책인시공]이라는 멋진 제목에 비해 너무나 직설적인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은 책의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고 그 짐작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는 글귀들이 적지 않다. 마음에 맞게 읽으면 될 것 같다. 나로선 ★★★

 

책이야말로 변하지 않는 진정한 친구다. 책은 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내가 귀를 기울일 때 말을 걸어오고, 내가 피로를 느낄 때 침묵을 지켜주며, 내가 구석에 내팽개치면 몇 달이든 몇 해든 참을성 있게 다시 찾아주기를 기다린다. (42쪽)

 

책은 단순히 종이에 글자들을 모아놓은 장소가 아니다. 책을 읽는 행위는 저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껴안는 것이며 그로 인해 상대의 포옹을 받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책은 책을 쓴 저자와 책을 읽는 독자 사이의 모든 장벽을 제거하고 마음을 열고 대화하게 하는 신비한 장치다. 책을 쓰는 사람은 책을 읽을 미지의 사람의 마음과 만나기 위해서 책상 앞에 앉아 정성스레 편지를 쓰는 사람이고 책을 읽는 사람은 낯선 사람에게서 날아온 마음의 편지를 떨리는 마음으로 읽는 사람이다.(80쪽)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게 되니 불안의 마음이 불시에 찾아들곤 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늦은 임신에 대한 책들이나 임신 백과들을 빌려봤지만 인터넷 포탈을 벗어나지 못하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산부인과 의사에게 속지 않는 25가지 방법]은 제목은 자극적이지만 임산부의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데에는 의미가 있는 책이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답이 있으므로 그들에게 꼬치꼬치 캐물을 수 없는 것들을 이 책에선 비교적 깊이 연구하고 답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커피와 기형아 검사와 같은 부분이 그러했다.

첫아이와 달리 임신 중에도 커피가 가끔 땡겨서 1/3잔 정도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시곤 한다. 다들 괜찮다는 양이다만 가끔 읽는 칼럼 등에서 카페인은 태반을 통과한다는 문구는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탄산에 초콜렛까지 합치면 나의 카페인 양은 더 많아지는데 내가 잘못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 이 책을 읽어보면 마음이 위안이 된다. 그것도 ~카더라의 설명이 아니라 구체적이라 더더욱.

지난 번 검진 때 이미 1,2차 기형아 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지체검사까지 권하는 것을 거절했다. 산모에게 병원의 권유를 거절하는 것은 너무나 힘겨운 일이지만 병원에선 안해도 된다는 말을 잘 해주지 않는다. 책의 저자의 의견과도 나는 다르기도 했지만 선택은 산모의 몫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고, 이런 저런 검사들과 너무 많은 안좋은 정보들보단 산모의 편안한 마음과 건강한 식생활, 생활 태도가 더욱 중요함을 느끼게 했다. 확연히 불안은 줄었다. 불안한 산모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위험한 관계]에 대한 리뷰는 따로 페이지를 할애해야겠다. 우와 3월 중반인데 벌써 3권이나 읽었다!!^^;;; 이 상태면 다음 달엔 좀더 즐겨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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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1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5-03-21 08:20   좋아요 0 | URL
반겨주셔서 정말 고맙고 기뻐요!!!!!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으니 좀더 자주 보일게요^^ㅋ
주말 여유있게 보내세요^^

2015-03-21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5-03-21 11:0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축하도 고맙고 제 서재를 좋아해주신다는 것도 고마워요♥

앞으로 좀더 자주 뵈어요^^

보물선 2015-03-2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째 가지셨구나!!!
잘하셨수~ 지나고보니 하나 키우는게 많이 아쉽네요. 힘들다 생각말고, 마지막 임신(?)을 맘껏누려요!

그렇게혜윰 2015-03-21 11:08   좋아요 1 | URL
물음표는 적절하지 않아요ㅋ 느낌표로ㅋㅋㅋ
이제사 컨디션이 조금씩 돌아와서 외출도 조금씩 하고 책도 눈에 들어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