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쪽 작은 역사 4
전우용 지음, 이광익 그림 / 보림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는 곳이 서울의 동쪽이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서울의 동쪽과는 다른 의미이다. [서울의 동쪽]은 서울 중의 동쪽을 담고 있고, 내가 사는 곳은 말 그대로 서울 동쪽 옆이라는 뜻이다. [동쪽 서울]이라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좀 든다. 어쨌든 책에서 말하는 그곳과 내가 사는 곳이 지척인만큼 나는 서울의 동쪽 부분에 친근하다. 버스를 타고 망우, 중랑, 청량리, 동대문, 종로를 지나다닌 것이 수도 없으니 말이다.

 

서울은 동쪽이 낮고 서쪽이 높아 동쪽이 발달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현재로는 아래 사진에 나온 곳들에 해당된다. 11월에 동대문엘 몇 번 다녀왔는데 그때 본 동대문 인근은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의 그곳과 다른 느낌이다. 그땐 그저 사람들에 치여 상업적으로 바뀌어버린 정신없는 곳이라는 느낌 밖에 안들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깊은 역사가 깃든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도 동대문 운동장이 DDP가 된 것에는 아쉬움이 크다. 동대문 운동장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많은 유물이 나와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하지만 기왕 새로 건물을 지을 것이라면 그것이 굳이 또 다른 쇼핑센터여야했을까 하는 느낌이다. 이름이야 어쨌건 내가 본 DDP는 주변의 다른 쇼핑센터와 크게 차이는 없었으니까. 몰랐다면 그냥 지나치겠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알게 되니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진달까? 사라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틋함이 생긴달까?

 

 

 

 

한양의 수도가 되었다가 왕조의 멸망을 기억하는 곳,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서울의 동쪽. 물론 지금은 서울의 중심을 남쪽으로 보는 이가 더 많지만 역사적 의미로 보자면 동쪽에 따라오지는 못할 것이다. 600년이 넘는 시간을 살면서 서울은 여러 가지 사건을 겪고 그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서울의 이름이 '솟은 울'에서 유래했다거나, 각 지명의 유래와 '설렁탕'을 비롯한 먹거리의 유래, '깍쟁이'라는 말의 유래 등을 아는 재미도 크고, [서울의 동쪽]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조선 개국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 및 생활 모습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 좋게 읽었다.

 

서울 전문가인 글작가와 [쨍아]로 깊은 인상을 준 그림작가의 조합도 무척 좋았다. 작은 역사 시리즈 네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첫번째 책인 [한양 1770년]과 함께 읽어도 좋겠다. 그림책 판형이고 그림도 글만큼이나 좋지만 쉬운 그림책으로 보고 어린 아이와 읽기 보다는 어느 정도 역사에 관심을 갖는 10살 남짓의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고층 건물의 숲이 된 서울, 600년 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졌지만 이 또한 지나가는 한 모습일 뿐이라는 마지막 글이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흐르면 공간도 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