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상상 그림책 여행
천상현.김수정 엮음 / 안그라픽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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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할 때 그림책에 대한 국내외 어린이문학 전문가들의 책들의 그림책에 관한 책들도 많이 읽었는데 대체로 그 책들이 마쓰이 다다시의 [어린이와그림책]을 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그림책상상]이라는 잡지와 웹페이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가지고 들락날락 했었다. 그때도 정말이지 굉장히 어려운 일을 하시는구나 싶었는데 그 잡지는 결국 얼마 안가 폐간되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미안하기도 했다. 정기구독을 했어야했는데....

 

그림책 만들기를 막 시작해 앞으로 만들 그림책 몽상에 푹 빠져 있을 때였다. 점심을 먹으려고 모든 직원이 함께 나서는데 천상현 사장님이 농담처럼 한 마디 하셨다. "그림책 전문 잡지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누가요?" "우리가!" 아........, 그때 나는 이 양반이 뭘 잘못 드셨나 싶었다. ('시작하며' 중)

 

바로 그 잡지의 특집 기사였던 세계의 그림책 자료들을 엮어 만든 이 책이 올해에 출간되었다. 상그라픽스의 잡지를 안그라픽스에서 만들어낸 것이다는 것은 나만 웃는 유머^^;;

 

사실 이 책의 가격이 비교적 높아서 나 역시도 도서관에 신청을 해서 1순위를 받아 읽었다. 읽으면서 속으로 '안돼 이건 사서 보관해야해!'라고 말하면서도 책장을 덮지 못해 결국 다 읽어버렸다. 하지만 단언하건대 읽고나서도 갖고 있어야겠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살짝 꼼수를 발휘해 얼마 후의 생일을 맞아 동생에게 선물로 사달라고 조르리라는 형식이 되어 크게 자랑스럽진 않지만^^;; 어쨌든 다 읽고 나서 내가 그림책에 대하여 좀더 눈을 넓게 뜨려면 이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러시아의 그림책 중 내게 가장 익숙한 것은 단연 영국과 미국의 그림책이었다. 그림책을 공부할 때에도 그들이 쓴 책을 읽으면서 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의 그림책도 상당히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내가 가진 그림책 중에서 많은 작품들이 이 책에 소개된 것을 보고는 뿌듯함과 동시에 그 작가들을 좀더 눈여겨보게 되었다. 사실 목차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앞으로 책을 선택할 때 하나의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세어보니 자그마치 63명의 그림책 작가이고 38군데의 그림책기관에 대한 소개이다. 그 어떤 책에서도 다양한 나라의 훌륭한 작가들의 그림을 이렇게 선명한 색감으로 소개받을 수 없었다. 게다가 각국의 그림책 전문 출판사와 도서관 등의 전문 기관에 대한 글을 읽자면 왜 그들의 그림책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로알드 달의 책을 읽고 있어서 퀀틴 블레이크(영국)에 특히 눈길이 먼저 갔는데 그의 그림이 맘에 들었지만 그가 그림책 작가로서 뛰어난 명성을 가진 작가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야 알았다. 더구나 멋진 말씀 한 마디!

"나는 작업하면서 영감을 기다리지 않는다. 실은 영감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분명한 것은 영감이 찾아오려면 최소한 이미 작업 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48쪽) 그리고 무척 인상적인 그림책 작가 사라 파넬리가 그의 제자였다는 점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역시 요즘 그루팔로 때문에 다른 책들까지 관심을 갖고 보는 중인 악셀 셰플러(미국) 대한 소개도 눈길을 끌었는데 줄리아 도널드슨과의 합작은 꼭 읽어봐야겠다 싶은 마음이 더욱 강하게 생겼다.

 

또한 얼마전 브라이언와일드스미스(영국)의 책을 한 권 정리했는데 책을 포장하면서도 망설였는데 결국은 보내어버렸다. 대신 그 자신이 꼽은 자신의 베스트 [브라이언와일드스미스의 ABC]를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어본다.  아울러 처음 알게 된 미국작가 와다가그의 [ABC버니]도 탐내본다. 내가 요즘 영어를 공부하느라 ABC에 관심이 많다^^;; 아, 그런데 그(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가 그녀가 아니었어! 그림만 보고 그가 그녀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때때로 그림책 작가들은 성별을 잘못 이해하곤 한다.

 

책을 읽다보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가 있게 마련인데 각 작가별로 너댓쪽만 할애하는, 그것도 그림이 절반이 넘는 이 책에서도 작가에 대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이 있었다. 가령,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미국)이 스페인 왕자와 스캔들도 있었고 화려한 사교 생활을 했다는 점이나 버지니아 리 버튼(미국)이 [생명의 역사]를 죽기 몇 년 전 무려 8년에 걸쳐 완성한 책이라는 점이 그러하다. 집에 있는 [생명의 역사]는 죽을 때까지 갖고 있을 거다!!

 

모리스 센닥을 비롯하여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유명 그림책 작가들의 이야기는 물론 더 흥미롭게 읽히지만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작가들을 새롭게 알게 되고 더 알아보고 싶게 만드는 점이 이 책이 가지는 부가적인 매력이 아닐까 싶다. 가령, 리디아 포포바(러시아)의 1928년의 [장난감]이라는 작품은 그림이 무척 매력적이라 읽어보고 싶어졌고,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독일)의 그림 중 하나는 기존 그림책에서와 달리 인어의 상반신이 다 드러나서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그 장면 때문에 국내 번역이 안된건가???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이는 아무렇지는 않은 걸 보니 어른이 문제야..!

 

- 리디아 포포바 그림, A. 올수피예바 글 [장난감] 중

 

 

 

 

-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어른이 되었을 때 도장을 찍을거야] 중

 

승맹구리야, 이 책 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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