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 파주의 책잔치를 다녀왔다. 지역 도서관의 책 잔치도 두 곳 다녀왔다. 여름엔 옆 동네 책잔치도 다녀왔다.  가을엔 홍대 와우북과 파주 북소리를, 그리고 지난 주말에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송파북페스티벌에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의 북페스티벌이 적지 않다. 페스티벌이라고 하기엔 좀 약하지만 그래도 책교환전, 책 판매전, 공연, 각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체험부스가 재밌다. 개인적으로는 홍대나 파주의 출판사 중심의 판매 페스티벌보다는 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소박하게 열리는 행사가 더 맘에 든다. 아이와 함께 다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참여한 송파북페스티벌에서는 송파구에 있는 도서관 6군데에서 감정에 대한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각 부스를 다 돌면 맛있는 커피도 준다. 체험은 아이가 하는데 덕은 엄마가 보는 격이다^^ 분노 탈출 부스에선 오늘의 표정을 사진찍고 스크래치 카드를 긁었더니 별모양의 예쁜 형광펜이 당첨되었다. 마지막 남은 형광펜이라고 하니 아이의 분노는 일찌감치 안드로메다로 갔다^^ 공포 탈출에서는 공룡 그림을 알록달록 그려보고, 슬픔 탈출에서는 <슬픔이란 속상함이다>라고 쓴 엽서를 주니 사탕을 주어 기분이 또 좋아졌다. 아, 단순한 어린이들!ㅋㅋ 사랑 더하기에서는 큐피트의 화살을 세계지도에 쏘고 맞추면 그 나라 말로 <사랑해>를 말해보는 걸 한다. 마침 요즘 내가 영어, 중국어, 일어, 불어, 독어로 알려줬었는데 씩씩하게 잘 맞췄다. 3개의 세계 각국 과자를 얻어왔다. 행복 더하기에서는 에릭 칼의 [요술쟁이 작은 구름]을 읽더니 <행복이란 자기 마음대로 변신하는 것이다>라고 한줄평을 쓰곤 옆의 기쁨 더하기에서 나무 책갈피를 만들었다.

 

 북페스티벌을 찾아다니는 편인데 신기한 건 아무리 복잡한 주말이라고 할 지라도, 아무리 번화한 곳에서 시행될 지라도 다른 축제들에 비해 한산하다는 점이다. 몇 년을 다녀봐도 그렇다. 그나마 와우북이나 파주 책잔치가 붐비고 소소하게 열리는 지역 책잔치는 체험을 다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서울의 책잔치도 그런데 작은 도시나 농촌의 책잔치들은 어떨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붐비지 않아 좋기는 한데 매년 다녀봐도 참 희한하다. 얼마 전 이촌역에서 불꽃놀이 보려고 온 사람들을 만나고는 기절할 뻔했는데 그런 줄을 북페스티벌에선 보기 어렵다. 책을 사건 안 사건 그 문제는 둘째 치고서라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책에 관심이 별로 없기는 없는 것 같다...

 

요즘 북페스티벌에서 꼭 하는 것이 <책교환전>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책 판매>나 <책 나눔>은 있었지만 <책 교환>은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요샌 꼭 있다. 온라인으로 교환을 시도해보기도 하지만 썩 잘 되는 경우는 없고 개인 대 개인으로 교환을 하다보면 까다로운 개인이 많아 신경이 쓰이기도 하는데 기관 대 개인으로 하니 부담도 적고 교환 도서들도 맘에 든다. 첫 날엔 주로 기관에서 준비한 책이지만 이후엔 개인이 가져온 책끼리 교환되는 구조라 기관이 살짝 봉사해주는 마음이 담겨 더 좋기도 하다. 송파북페스티벌에서는 두 군데에서 교환을 했는데 교보 문고에서 운영하는 부스는 좀더 허용적이었고 새마을문고에서는 까다로웠다. 둘다 장단점이 있다. 주는 입장에선 허용적인 곳이 좋고, 가져가는 입장에선 까다로운 곳이 좋은데 교환이란 이 둘을 다 포함하는 행위이므로 둘다 괜찮다. 두 군데를 운영하니 서로 보완이 되어 좋았다.

 

송파 북페스티벌에서만 나는 총 13권의 책을 교환했다. 내가 가져간 책들은 http://blog.aladin.co.kr/tiel93/7167324에 있는 책을 포함하여 아이책 몇 권과 남편 책 몇 권이었고 내가 가져온 책은

 

 

 

 

 

 

 

 

 

 

 

 

 

 

 

 

과 전집에 포함된 공룡책 2권^^ 이다.

 

 

 

 

 

 

 

 

참새가 방앗간 못지나간다고 책도 몇 권 샀는데 극도로 자제했다. 다른 사람들도 작은 규모의 북페스티벌에 좀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좋아한다는 걸, 어른들도 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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