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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 / 돌베개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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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돈'을 너무 밝히면 천박한 사람 취급을 받았던 시대도 있었더랬다. 그래서 돈을 밝히면서도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을 만큼의 행동을 해야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돈을 밝히는 것'이 그리 쉬쉬할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그것 역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의 하나로서 존중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나랏님이 나랏돈을 제 주머니에 넣어도 뻔뻔하게 나라를 위해 그리했다고 말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앞의 두 시절이 더럽게 만나 '돈을 대놓고 밝히면서도 자신은 천박하지 않다고 말하는 더러운 시절'이 되어버렸다.

 

지인 중에 월드컵이 시작되는 즈음의 어느 새벽녘인가에 기사 하나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정몽준과 2002월드컵에 대한 기사였는데 좀 볼라 치니까 어느 새 기사들이 다 사라져서 제대로 못 봤다고 한다. 그때 얼핏 들은 내용이 [피파 마피아]에 들어있었다. 2002 월드컵이 일본 단독 개최가 아닌 한일 공동 개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했던 우리가 깔깔 대며 흉내내고 웃었던 모레노 심판이 이후 큰 부를 얻게 된 까닭들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인이 한국피파협회장을 저격하며 쓴 책이 아니다. 정몽준의 역할이 피파 내에서 적은 것은 아니지만 더 깊고 넓고 더러운 돈구덩이에 처박힌 사람이 더 많았다. 어떻게 그들이 운영하는 단체가 그토록 오랜 시간 막대한 권력과 부를 유지했고 현재에도 유지할 수 있는지 가슴 답답하고 씁쓸하기가 그지 없다.

 

피파의 문제로만 보게 된다면 그래도 속이 덜 답답할텐데, 피파의 문제로 읽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속한 사회의 모습의 문제로 다가와 직접적으로 화가 나게 된다. 피파의 문제로만 보자면, 그까짓 월드컵 이제부터 안보고(말은 이렇게 한다만 이 책을 읽기 전 어찌나 월드컵 타령을 했던지 민망하고 씁쓸하다 ㅠㅠ) 아디다스 신발 안 신는다(삼선 운동화를 이제는 포기할 것이야!!!)고 하면 그만이련만 나의 직장, 나의 지자체, 나의 국가, 나의 지구를 생각하면 그것은 곧 내 문제가 되니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조직을 운영하는 기관장이 갖추어야 할 수많은 덕목 중에 돈냄새 맡는 능력과 그 돈 내 주머니에 넣는 능력만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수치스럽고 비참하다. 아마 우리 사회는 그 사실을 믿기가 싫어서 그것을 모르는 척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마저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들은 오직 그 두 능력만 존재한다. 수치심 따위는 무덤에 미리 묻어둔 모양이다.

 

피파가 없어지던지 피파 그 상위의 기관이 그들을 징벌하지 않는 한 그 안에서 아무리 노력해봐야 더러운 구덩이가 쉽사리 깨끗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너무나 속이 상한다. 하지만 이 책을 비롯하여 비리를 파헤치기 위한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꾸준히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만은 명확하다. 우리 사회에서도 국가, 단체의 비리를 들춰내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개인과 단체가 있다.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들이 존재함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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