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기차 여행 -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지식곰곰 1
조지욱 지음, 한태희 그림, 김성은 / 책읽는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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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아들은 엎드려 자세를 취합니다. 평소 기차를 정말 좋아하는 여섯 살 아들은 한국의 탑을 좋아해서 얼마 전 탑 여행을 다녀온 터라 책 곳곳에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하면 책에 코를 박고 몰입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들의 취향에 딱 맞는걸까요? 아들 친구가 놀러와선 같이 흥분합니다. 끼리끼리 논다고 둘다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친구의 엄마가 읽어보시더니 좋은 책 같다고 사진을 찍어갑니다.

이 책은 세 팀의 여행으로 구성됩니다. 한 가족이 용산에서 광주, 부산, 강릉을 다 여행한다는 설정이었다면 그것은 억지에 가까웠을 겁니다. 하지만 용산에서 광주로 간 가비와 다비, 광주에서 부산 부전으로 간 홍이네 가족, 부전에서 정동진으로 탐방을 가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지루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마치 세 편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습니다.

지식곰곰 시리즈의 첫 책이 된 [우리 땅 기차 여행]은 지식을 다룬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일찌기 [봄을 찾은 할아버지]로 따뜻한 그림을 만나본 한태희 그림작가의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경로를 표현한 입체적인 지도 그림의 세밀함과 특정 지역에 도착한 장면의 그림 모두 한태희 그림 작가의 세밀하고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지식책은 자칫 지루하거나 딱딱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글 작가님과 그림 작가님의 역량 덕분인지 이야기 구성도 재미있으면서 새로이 알게 되는 면도 많고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정말 큽니다.

상단의 큰 그림에서 아이가 눈으로 살피고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하단의 글과 오밀조밀한 정보들은 엄마인 저도 몰랐던 부분을 알려주어 아이와 함께 알아가는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가 사는 곳이 위성 도시라는 점도 알게 되고, 안그래도 얼마 전에 소금은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더니 그 답도 찾게 되었습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부분이 작지만 지도로 표시되어 있는 점은 아이의 시야를 넓게 해 줍니다.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내복 바람에 책을 또다시 펼칩니다. 세번째 읽으니 좀더 세세하게 봅니다. 얼마 전의 여행을 떠올리며 자신이 갔었던 곳은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가며 흥분합니다. 다음엔 익산 역에 내려서 미륵사지에 들르자는 둥, 정동진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둥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책을 읽으며 그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이야기가 끝이 났다고 책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색인목록이 굉장히 상세합니다. 이야기에서 미처 떠나보지 못한 북한 땅에 대한 정보도 알려줍니다. 오늘 이야기 속의 일정을 정리해 주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는 어땠을까요? 혼자서 막 다음 기차 여행 일정을 계획합니다. 아직은 여섯 살! 그래서인지 경로는 아직 엉망입니다만,조만간 제대로 된 여행 경로를 찾을 듯 합니다. 아이 뿐만이 아닙니다. 저 역시도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지방에 사는 지인들을 떠올립니다. 아이와 단둘이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신세를 질 만 한가를 가늠하는 것입니다. 소중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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