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에 숨어사는 사람의 이야기. 김기덕 감독의 <빈집>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는 김기덕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영화이다. 김기덕 감독의 <빈집>은 여백과 낭만이 좀 있었다면, 이번에 손현주 첫 단독 주연 영화작으로 더 알려진 <숨바꼭질>은 추리와 스릴러의 장르이다. 긴박하여 보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보려고 하는 자 검색하지 말지어다! 스포일러가 말도 못하게 심한 모양이다. 난 다행히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봐서 심하게 몰입하며 봤더니 지금도 밤이 서늘하다...

 

       

               

영화의 리뷰를 책리뷰보다 더 빠져서 썼던 때가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건대 내용, 의미, 음악, 편집 등등 다방면으로 신경을 썼어야 했던 것 같다. 책리뷰를 더 많이 쓰기 시작하던 어느 순간부터 영화 리뷰를 전혀 쓰지 않다가 요즘에 와서 간혹 쓴다. 그런데 예전만큼 다방면으로 신경을 쓰지 못한다. 더 게을러지고 덜 여유있어진 탓일 것이다. 더불어 영화 리뷰를 쓸 때에는 적극적으로 타인을 권유하는 입장으로 썼던 것 같다. 꼭 보던지 아니면 절대 보지 말라는 뜻으로. 하지만 책리뷰는 그런 자세가 아니라 지금은 너무 고쳐지지 않아 고민이지만 어쨌거나 나 자신의 머릿속을 정리하는 목적으로 시작해서 그 목적이 주를 이루어 좀더 개인적인 작업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 책리뷰를 많이 쓰면서부터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무엇을 권하고 말리고 하지 못하게 된 듯 하다. 결국은 더 게을러지고 덜 여유있어진 탓이 맞다.

 

어쨌거나 오늘 <숨바꼭질>을 봤고, 배우들의 연기가 거슬리는 것 없이 좋았고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여운이 남는다. 그사람은 왜, 그렇게 되었을까? 누가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아무런 책임은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다만, 왜 경찰을 재깍재깍 안부르고 도망은 안가고 할 일 다 하고 당하는지, 영화 일반에 대한 회의가 좀 들었지만 그건 내 담이 작기 때문인 탓도 있으므로 지나치기로 한다. 남의 집에 숨어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식상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신선한 소재는 아닌데 연출을 잘 했다.

 

남의 집에 숨는 이야기를 영화가 아닌 책으로 읽은 적이 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본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기술할 수 있을까 상상해본다.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아마 가능하더라도 실화를 토대로 하는 방식이 가장 쉽지 않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있었다.

 

자기 집에 숨어 사는 여자에게 연민을 느끼는 집주인이라는데 어떤 사연이 있을까 궁금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고 상도 받은 소설이라고 한다.  이 소설을 살펴보다 보니 아주 유명한 책이 한 권 생각났다.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다. 숨어 산 사람 중 팬텀은 말 그대로 갑!이다. 숨어사는 사람들, 그들은 분명 두려운 존재들이지만 일말의 연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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