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불황은 어제 오늘의 뉴스가 아니다. 전혀 New하지 않다는 말이다. 아마 10년 전에도 그랬을 것이다. 오늘도 전혀 새롭지 않은 출판계 불황 기사를 몇 개 읽었다. 데이타는 같다. 

 

책을 한 권도 못 낸 출판사가 446군데

신간 도서 종수 13.2% 감소

놀랍게도 유아동 도서도 20%감소

인문서적의 압도적 감소, 소설은 거의 비슷(0.5% 감소)

가구당 서적 구입비는 상승

 

라는 데이타. 그런데 기사의 뉘앙스는 다르다. 이데일리를 비롯하여 많은 곳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심지어 가구당 서적 구입비가 5000원 늘었는데 이마저도 추세로 볼 땐 감소추세라는데 굳이 상승한 것을 감소로 몰아가는 뉘앙스는 개인적으로는 끼워맞추려는 의도로 보였다. 해럴드경제는 말미에 앞으로의 호전을 예상하여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대형 출판사들 위주로 신간이 나온다는 것을 체감하는 중이라 책을 한 권도 못 낸 출판사가 저렇게 많다는 것이 씁쓸했고(더불어 우리나라의 출판사가 저렇게 많았구나 하는 것에 놀라면서), 이슈화되는 자기계발서의 신간이 마구 쏟아지는데도 신간 도서가 줄었다는 것은 그 외의 도서들은 얼마나 더 줄었을까 염려도 되었다. 엄마들이 드디어 책값을 아끼는구나 싶어 속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책값은 왜 이리 늘어나나 고민했지만 우리집도 역시 유아동도서 구입비는 많이 줄었으니 동의했다. 유아동 도서 구입비도 주는 판국에 인문서적은 말해 뭐할까 싶었는데 소설의 힘을 느낄 수 있어 그 부분은 좋았다. 대체로는 부정적인 데이타이지만 마지막 데이타인 가구당 서적 구입비가 작년에 비해 5000원이 넘게 상승하여 현재 25000원이 넘는다는데 내 주변에 책 안사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데도 월 25000원이면 아주 비관적이지는 않구나 싶은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신간 출간율이 많이 줄었지만 도서 구입비는 늘었다는 점은 마냥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기사들이 우리나라 사람들 책 안읽어서 큰일이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너무 선입견을 갖고 기사를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간은 줄었는데 도서 구입비가 늘었다면 아무래도 맘에 드는 신간 살 때 구간 몇 권 꼭 더 사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 나말고도 많은 것으로 보이며, 그 문화가 썩 맘에 들지 않는다면 신간을 할인하고 구간을 정가제로 하면 되지 않겠는가? 일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지인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이 그런 나라도 있다고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조사한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그 이야기를 들으며 유레카!를 외치듯 머릿속이 번쩍했다. 그럼 사람들이 신간 얼른 사서 읽고 구간은 필요에 의해 사니 나처럼 5만원 채우고 쿠폰 적용하려고 구간 꼼꼼히 살펴보는 일이 줄어들 것 같은데? 가령, <살인자의 기억법>을 반값에 사면서 김영하의 책이 궁금한 사람은 구간을 필요에 의해 정가로 사면 되지 않는가? 신간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모험이니까, 모험에 따르는 위험 부담을 좀 줄여주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만약, 내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반값할인된 가격에 구입하고(5,000원) 김영하의 수작인 <검은꽃>과 작가의 번역작인 <위대한 개츠비>를 정가(각 11,000원, 9500원)면 현재 알라딘가로 구입하는 비용 (9000+7800+4750)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작품을 부담없이 구매하고, 많은 독자로부터 인정받은 작품을 선별하여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 않을까 싶다. 또한 전자의 경우에는 5만원을 채워도 신간 위주로 채우려 할테고 후자는 구간 위주로 채우려할 것이라는 점도 다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학동네에서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을 출간 1년 간 반값에 판매하는 전략은 좋은 것 같다.

 

  

2013년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 5500원

2021년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11000원

 

 출판계의 불황 기사가 너무 천편 일률 적이고 10년 전 혹은 20년 전의 기사의 반복만 하는 것 같고 우리 나라 기사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기자의 참신한 제안이나 비평이 아니라 남의 기사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10여 년 전의 의식에 기대어 맨날 '우리나라 국민들 책 안읽는다'고 비난만 하면 뭐하겠는가 읽을 문화를 이리 저리 궁리해보아야지. 그건 국민이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국민 탓은 이제 그만~~~! 자기 탓을 하세요! 우리 집 아이가 책을 안 읽는 건  애가 모자란  탓이 아니라 우리 집의 문화 탓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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