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휴직을 하면서 아이와 잘 놀아주고 싶었는데 아들이 나를 닮아 귀차니스트라 몸을 잘 안쓴다. 아빠가 이건 좀 많이 해 주면 좋겠는데 넘 바쁘다는 게 현실이다. 어쨌든 나와 아들의 취향은 북아트라는 공통의 흥밋거리를 발견하게 되어서 휴직 후부터 지금까지 도서관에 들러서 관련 책들을 빌려와 다양하게 한 번 해 보고 있다. 물론 애초의 계획만큼 자주는 아니다. 한 권 빌려오면 많게는 서너 가지, 적게는 한 가지만 해 볼 따름이다. 아이가 어려서 많이 복잡한 것은 하기가 어렵고, 사실 막상 하려면 준비물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단 북아트를 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색상의 A4용지, 칼, 긴 자, 가위, 풀, 셀로판테이프, 흰 도화지, 색상 도화지(8절이 사용하기에 좋다.), 할핀은 상시 준비되어 있는 것이 좋다. 책은 한 두 권은 구매를 하되 다양하게 보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므로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책 여러 권 본 선무당으로서 권해주고 싶은 북아트(혹은 책놀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경남모임이 만든
<즐거운 북아트교실>
- 알라딘가 13,500원
북아트 책은 현직 교사가 쓴 것이 많은데 이 책 역시 교사 모임이 쓴 책이다. 다른 책에 비해 방법이 일단 다양하고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실용적 가치가 뛰어나다. 설명이 상세히 되어 초보자도 금세 따라할 수 있고, 주제에 따라 활용하는 북아트가 잘 제시되어 아이디어를 얻기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6살 아들과 할 때에도 계단책, 휴지심책, 창문책 등 따라하기 좋은 것이 많아 취학 전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것도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다.

<방과후 어린이 북아트>- 알라딘가 17,100원
일단 표지 디자인이 굿!이다. 하지만 수요가 많아 여전히 가격은 좀 높다. 하지만 북아트 책들이 대체로 내용이 좀 좋다 싶으면 비싼데 그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사실 가르치는 사람(교사라는 뜻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서는 <즐거운 북아트교실>이 참 좋다. 그런데 배우는 사람으로서는 <방과후 어린이 북아트>교실이 짱이다. 여섯 살 아들도 이 책만큼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으니! 사실 활용은 <즐거운 북아트 교실>을 더 많이 했는데도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북아트 작품들은 기본을 넘어 정말 스케일이 크고 다양하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필요하고, 선생님이나 엄마가 어느 정도는 북아트에 두려움이 없어야 가능하기도 하다. 비교적 간단한 작품을 만든다고 했는데도 보시다시피 준비물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아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가방에 매일 넣고 다녔다. 어릴 때만 가능한 행동!

<팝업북 만들기 기초팝업편> - 알라딘가 9,350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눈치챌 수 있듯이 올 흑백이다. 그래서 보기에 썩 편한 편은 아니다. <팝업북 만들기>는 기초팝업편이 있고 이후에 슈퍼팝업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초팝업편이 더 활용이 편하다. 쉬워서 그런 거겠지만^^;
책이 얇아서 만들기 순서가 상세하지 않은 것도 아쉽고, 흑백이라 초보자에게는 작품에 대한 흥미가 썩 생기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가격대비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어 있고 준비물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좋은 편이다. 아이와 <종이 인형>이라는 책을 가지고 놀면서 텐트북을 만들어 함께 놀았더니 활용 가치가 두 배가 되었다. 그만큼 이 책만으로 놀기보다는 다른 아이디어들과 조합할 때 용이한 책이다.

이 외에도 많은 책들을 봤다. 북아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격만 따져서 너무 얇은 책을 사는 것은 오히려 비효용적이다. 또 사야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살 때 초보자에게 좋은 기초가 튼튼한 책을 구입한 후에 다양한 책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위에 소개한 책들은 그런 면에서 실패율을 줄여줄 것이라 생각된다. 의외로 가격만 비싸고 내용은 뜬구름잡는 책들도 많으니까! 우리 함께 좋은 책놀이 엄마가 되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