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문학동네 사옥 개방 바비큐파티에 참석했다. 사실 햇수로는 3년째다. 이젠 왠지 모를 편안함까지! 출판사들이 책잔치를 통해 사옥의 일부를 개방하고는 하지만 직원들 책상까지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은 문학동네가 유일하지 않은가 싶다. 그만큼 독자들은 뭔가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애정을 갖게 되기도 한다. 콧속 가득 출판사의 냄새를 가득 맡고 한 손엔 내가 산 출판사의 책, 그리고 또 한 손엔 출판사에게 준 선물을 가득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한다. 역시 책 읽기 잘했어!
그 날 그곳에서 산 책!
<적과 흑 1권, 2권>
세계문학은 한 출판사의 것을 수집하지는 않고 그때 그때 괜찮은 번역본을 혹은 합리적 가격(이라고 쓰고 이벤트라고 받아들이면 됩니다.)에 따라 구입한다. 문학동네 적과흑의 경우 번역에 대한 특별한 이슈가 되진 않았지만 부정적인 후기들이 없기에 선택했다. 사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어쩜 이제야 살 수 있담? 나도 참.
세계문학 다시 읽기의 컨셉을 가진 책들에서 꼭 볼 수 있는 이 작품을 두 손에 들고 오니 배불렀다.(절대 고기 먹고 배부른 거 아님.)
<조선 전기 사대부가사>
문학동네에서 출간되는 한국고전문학전집은 모두 다 갖고 싶은 나의 위시리스트이다. 현재 <원본한중록><숙향전 숙영낭자전><창선감의록><여성한시전집>그리고 이 책<조선 전기 사대부가사>를 갖고 있다. 전집을 보면 많으면 절반 가량은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는데 이 전집의 경우는 모든 책이 맘에 쏙쏙, 신간이 나올 때마다 침이 꿀꺽 넘아간다. 좋은 책을 착한 가격에 사서 정말 기분이 좋다! 디자인도 정말 딱 내 스타일이다. 아직 이 책은 읽기 전이지만 다른 책들을 읽어봤던 사람으로서 믿음이 있다!
<안녕 다정한 사람>
이 책은 이 날 산 책 중 유일하게 다 읽은 책인데 이 책을 사려고 했을 때의 설렘과 이 책을 샀을 때의 기쁨이 식기 전에 오는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서 야금야금 읽었다. 표지의 디자인과 제목, 빵빵한 작가진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이 책은 사실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를테면 컨셉의 모호함이랄까, 다른 여행서적과 다른 점이 작가진의 스펙 이외에 무엇이 있단 말이지?라는 아쉬움.
박찬일 셰프의 글을 읽은 적이 없지만 그분의 여행기가 가장 좋았다. 그분의 색깔이 있었고 글이 좋았다. 장기하도 괜찮았다. 박칼린과 이적의 글은 아쉬웠다. 유명한 소설가들이 많았는데 색을 느끼지 못했다. 아직도 저 표지는 이렇게 나를 사로잡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기대했나 보다.
책을 사고 쌓아두고 읽고 있으면서도 또 도서관에 가서 책을 가득 빌려오는 나. 그 책들은 언제 읽으려고? 또 연체 당하려고? 짬~~짬이! 컴퓨터 그만~~~! 책 읽자. 콧속 가득 책냄새 밀어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