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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플까봐 ㅣ 꿈공작소 5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이승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11월
평점 :
나는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다. 마치 내 마음이 아닌 것처럼, 남의 이야기하듯 때때로 쿨하게 마음을 드러내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마음만은 꽁꽁 숨겨 놓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굴이 화끈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아마, 들켜버린 모양이다.

책의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상처받고 외로운 마음을 느끼는 것이 두려워 마음을 병에 담고 몸 밖에 걸어두고 살아간다. '마음의 병'이 우리말로는 이렇게 중의적으로 다가오니 새롭고 멋진 표현이라 어쩌면 이 책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더 풍성하게 이해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이미지로 상징화되긴 했지만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마음의 병을 몸에 지니고 사는 사람도 분명 불행한 사람이지만 내 것이 아닌 양 모르는 척 하고 다니는 것은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렇게 밖으로 빼서 목에 걸고 다니니 남들은 내 마음 상태를 다 보는구만 나만 느끼지 못하는 것도 참 어리석은 일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내가 해결하기 위해 품고 살아야 하는 내 마음, 그것이 아파도 편해도 내 속에 있어야 내 마음이고, 마음이 속에 있어야 사람이라는 것을 이렇게 동화책 한 권이 알려준다.
이 책에 알맞은 독자를 아이라거나 어른이라는 것으로 정하면 안될 것 같다. 나처럼 마음을 몸 밖에 빼둔 겁많은 어른이라거나 어느 새 마음의 문이 닫혀버린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 당신들 마음 다 보여요. 이제 그만 품고 가요.'라는 메시지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