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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삼국지 10 : 역사는 흐른다 -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엮음 / 애플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삼국지는 기본적으로 연의, 즉 소설이다. 그러하기에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그러하기에 그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다 사라진 마지막에는 뭔가 유야무야 정리가 되는 정도에서 끝나는 기분이 든다만 실제 역사 속에서 그들의 비중도 그리 적지는 않으리라.
10권이 되면 사마씨의 진나라의 시대가 열린다. 조조, 유비, 손권의 힘겨루기의 끝이 사마소에게서 이루어진다. 삼국지의 끝은 진인 셈이다. 위촉오를 중심으로 두고 보면 삼국지연의는 끝이 나지만 역사는 끝이 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사마의부터 이어지는 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사마의>가 인기를 끌지 않았겠는가?
비단 사마의 뿐이랴, 등애도 강유도 한 사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인물이 아니겠는가?
제갈량이 유비를 위해 무리한 출사를 했듯이 강유도 제갈량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출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유비 이후의 제갈량의 삶은 제갈량의 것이었으며, 제갈량 사후 강유의 삶은 강유의 것이었을까? 자신을 버리고 공명을 따라는 모습은 숭고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조조에서 조비까지는 그래도 봐줄 만 했는데 유비는 그 다음 대부터 못 봐 줄 지경이다. 손권은 자기 대까지는 잘 이어갔으나 그 뒤를 준비하지 못했다. 세습제의 한계이다.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시대에 한 인물에 의존해야 하는 정치시스템은 너무 위험하다. 후게자 교육을 똑바로 했어야 하는데, 그걸 다 못 했구나!
10권을 마치며 큰 이름들에 묻힌 작은 이름들을 기억하려고 애써 본다. 그러나 곧 잊을 것이다. 몇 번쯤 더 읽으면 그들 중 몇몇을 더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 이야기는 그렇게 여러 번 읽어야 제대로 읽었다 할 수 있으리라. 몇 년 후에 다시 읽자, 삼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