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삼국지 9 : 멈출 수 없는 출사 -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엮음 / 애플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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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중 9권째.

9권은 제갈량의 이야기이다. 8권에서 나온 첫번째 출사표에 이은 두번째 출사표 그리고 그의 죽음.


당시 위나라는 사마의, 촉은 제갈량, 오는 육손으로 오나라는 손권이 건재하지만 위와 촉은 사실상 황제들은 명예직일 뿐 진정한 리더는 책사인 사마의와 제갈량이라 하겠다. 하지만 위의 황제는 난폭하며, 촉의 황제는 유순하기에  위나라의 사마의는 처신의 달인답게 몸을 사리고 눈치를 보며 뒤통수를 치고 촉나라의 제갈량은 전면에 나설 수 있었으리라. 굳이 처신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 하지만 그렇게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뒤로 빠짐이 없이 일을 하다보니  과로로 인한 건강 악화는 어쩔 수 없는 듯 제갈량이라는 큰 별은 지고 만다. 


그냥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놓치기 쉬운 것이, 제갈량이 산골에 숨어 있다 발굴되어 가문이 미천할 것 같지만 오나라에는 제갈근과 제갈각 부자가 제갈량 만큼이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위나라에서도 제갈가문은 반란을 일으키는 등 굉장한 가문이라는 것을 별첨된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런 별첨의 글들이 무척 유용한 점이 고정욱 삼국지의 큰 장점이다. 


조자룡이 죽고 제갈량이 죽고 이제 촉나라는 누가 이끌 것인가? 힘이 없는 황제 유선의 말로를 우리는 알고 있는데 과연 강유는 제갈량의 후계자로서 제힘을 발휘할 것인가? 위나라의 사마의가 다시 권력을 잡으려는 이 때에 촉이 어떻게, 왜 멸하게 되는지 10권에서 알아볼 수 있으리라. 제갈량과 사마의의 머리싸움에서는 늘 제갈량이 이겼는데, 제갈량이 사라지니 사마의가 두려워할 자가 누구일까?


같은 소설을 여러 번 읽다보니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인물들이 자꾸 들어온다. 눈여겨 보지 않기는 어려운 위연인데 배반의 인물로만 보기엔 그간 그의 단물을 촉나라가 너무 빨아먹은 경향이 있으므로 좀더 우쭈쭈를 해줬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 용맹하되 조급함이 있고 인정의 욕구가 강해 큰 자리를 못 주더라도 좀더 가르쳐가며 장수를 만들 능력이 제갈량이 되었을 것 같은데 너무 따돌린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단거리 선수를 장거리 경기에 뛰게 한 것이 선수 잘못은 아니지 않지 않는가? 마씨 가문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다.


아무튼 제갈량의 시간이 모두 저물었다. 삼국지가 도원결의로 시작한 것은 맞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인물은 제갈량이다. 역시 여러번 읽어서 그런가 유비 관우 장비에 대해서는 이젠 더 이상 매력을 못 느끼겠다. 여포, 주유, 제갈량, 손권에게 더 큰 매력이 느껴진다. 근데 왜 위나라가 중심이냐고? 인간적 매력과 힘의 방향은 일치하지 않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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