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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가 신체 조직의 가장 은밀한 곳에 숨어들어 몇 년에 걸쳐 쌓이는 끈질긴 암살자인 데 반해 시안화물은 일시에 당신의 숨을 멎게 한다.

시안화물은 살인자들에게만 매력적인 것이 아니었다. 천재 수학자이자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튜링은 동성애라는 죄목으로 영국 정부에 의해 강제로 화학적 거세를 당해 가슴이 커지는 부작용을 겪은 뒤 시안화물을 주입한 사과를 깨물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속설에 따르면 그의 자살은 좋아하는 영화 〈백설공주〉의 한 장면을 모방했다고 한다.

이는 일상의 모든 것을 독특하고도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남자의 마지막 기행이었을 것이다.

그는 전쟁중에 블레츨리 파크의 암호 학교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자전거로 통근했다. 체인이 자꾸 빠져도 수리를 거부했다. 자전거를 수리점에 가져가지 않고, 체인이 감당할 수 있는 회전수를 계산하여 체인이 늘어지기 직전에 자전거에서 내려 조정했다.

물리학은 종이 위의 숫자에 지나지 않는 것, 현실의 사물을 표상하지 않는 추상, 단순한 계산 착오로 가득하지 않던가. 그의 결과에 들어 있던 특이점은 실수, 기현상, 비현실적 환각 중 하나가 분명했다.

종이호랑이, 중국의 용일 뿐이라고.

군의관들은 천포창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것은 인체가 제 세포를 인지하지 못하고 격렬히 공격하는 질병이다.

전쟁이 시작된 뒤로 마치 세상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듯 모든 것이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은 그 자신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성자, 광인, 신비가처럼 전체를 보아야만 우주의 진정한 조직 원리를 해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가장 작은 아이조차 손가락 하나로 태양을 가릴 수 있다니 우주는 얼마나 신기하고 광학과 원근법의 법칙은 얼마나 변덕스러운가!"

"그의 공격은 가장 예상치 못한 곳을 겨냥했으며 그의 기쁨은 지식의 초원을 자유롭게 누비는 것이었다."

"나는 종종 하늘에 온전히 충성하지 못했다. 나의 관심은 결코 달 너머 우주에 있는 것들에 국한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사이로 누벼진 실들을, 인간 영혼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좇았다. 그곳이야말로 과학의 새로운 빛이 비쳐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엘제가 첫번째 청혼을 거절한 것은 자신에 대한 그의 관심이 오로지 지적인 것일까봐서였다.

혜성의 긴 꼬리가 언제나 태양의 반대 방향을 향한다는 사실은 슈바르츠실트에게 매혹적이었다. "천국에서 추방당해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는 천사처럼 맹렬하게 저 꼬리가 끌어당겨지는 것은 어떤 바람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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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페타민은 독일의 파죽지세 전격전을 가능케 한 연료였으며, 많은 병사들은 쓴맛 나는 페르비틴 알약을 혀에 녹여 맛보다가 정신병 발작을 일으켰다.

헤르만 괴링 같은 나머지 사람들은 머뭇거리다 생포되었으나, 이것은 필연적 결과의 유예에 불과했다. 건강 상태가 재판을 받기에 적합하다는 의사들의 발표가 있고 난 후 괴링은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교수형을 언도받았다. 그는 한낱 범죄자가 아닌 군인처럼 죽고 싶다며 총살형을 요청했다. 최후의 요청이 거부됐다는 말을 듣고서 그는 포마드 병에 숨겨둔 시안화물 캡슐을 짓씹어 자결했다. 병 옆에 놓인 쪽지에는 자신이 "위대한 한니발처럼" 제 손으로 죽음을 선택했다고 쓰여 있었다.

괴링, 괴벨스, 보어만, 힘러는 이 캡슐만으로 자결했으나 그 밖의 많은 나치 지도자들은 캡슐을 깨무는 동시에 머리에 총을 쏘는 방법을 선택했다.

누군가 자결을 방해하고자 캡슐에 고의로 불순물을 섞어 자신이 바라는 고통 없고 즉각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느린 고통으로 죗값을 치르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휘발성이 매우 강하다. 섭씨 26도에서 끓으며 연한 아몬드 향을 내는데, 인류의 40퍼센트는 해당 유전자가 없어서 이 냄새를 맡지 못한다.

디스바흐가 새로운 색깔을 ‘프러시안블루’로 명명한 것은 고대의 영광을 능가할 제국과 자신의 우연한 발견 사이에 끈끈하고 꾸준한 연관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디스바흐는 그런 지고한 상상력이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창조물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뽑아낼 상거래와 사업의 가장 기초적인 기술도 갖추지 못했다.

누에는 끓는 물에 세 시간 이상 담가두어야 했는데, 이것은 고치의 귀중한 원료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누에를 죽이기 위한 최소 시간이었다.

스베덴보리에 따르면 디펠은 사람들에게서 신앙심을 빼앗고 모든 지성과 선의를 박탈하는 재능이 있었다.

스베덴보리는 자신이 퍼부은 가장 맹렬한 비판 중 하나에서 디펠을 다름 아닌 사탄에 비유했다. "그는 가장 사악한 악마다. 어떤 원칙에도 구애받지 않으며 실로 모든 원칙을 적대시한다."

그의 목표는 한 몸에서 다른 몸으로 영혼을 이식한 최초의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이었으나, 결국에 가서는 희생물의 부스러기를 짜맞추는 데서 변태적 쾌감을 느끼는 극도의 잔인함으로 악명을 떨쳤을 뿐이다.

상한 피, 뼈, 가지뿔, 뿔, 발굽을 섞은 이 영약의 유일한 쓰임새는 살충제였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악취 덕분이었다.

디펠의 영약에 들어 있던 성분에서 탄생한 파란색은 결국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파도 아래〉에서뿐 아니라 마치 이 색깔의 화학 구조에 들어 있는 무언가가 폭력을 유발하기라도 하는 듯 프로이센군의 제복에서도 빛난다.

그 무언가는 저 연금술사의 실험에서 이어져내려온 과오, 그늘, 실존적 얼룩이었다.

이 괴물은 메리 셸리에게 걸작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의 영감을 선사했다. 소설에서 그녀는 인간의 모든 능력 중에서 가장 위험한 능력인 과학을 맹목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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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고용 상태는 두려움을 부추기고 진료실 안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든다. 해마다 계약이 갱신되는 직종에 일하는 노동자들은 더욱 건강검진 결과에 민감하게 마련이다. 노동자가 자기 몸이 어떤지 검사를 받고 싶은데, 이 결과로 인해 일자리가 위태로워질까 봐 회사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해야 하니… 좀 억울하다.

아프기 시작한 초기에 그들은 아프다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아파서 쉬게 되면 동료들이 더 높은 강도로 일해야 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며 같은 동작을 수천 번 수만 번씩 반복하다가 결국 관절이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모기는 우리 피부에 침을 꽂는데, 그 침에는 흡혈관과 타액관이 있다. 흡혈관으로 피를 빠는 동안 타액관을 통해서는 타액을 흘려 넣어 피가 굳는 것을 방지해 손쉽게 피를 빨게 된다. 타액을 흘려 넣지 않으면 피는 금방 굳어서 모기가 계속 빨 수가 없다. 이렇게 타액관을 통해 들어온 모기의 타액을 우리 면역 체계는 외부 침입 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해, 일종의 알레르기 면역 반응이 나타나 가렵고 붓게 된다. 그래서 모기에 물려 가려운 곳에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성분의 약(항히스타민, 스테로이드 등)을 바르는 것이다.

성인들의 경우 이미 수없이 모기에 물려왔기에, 모기의 타액에 대해서는 몸의 면역 체계가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뭐, 전에도 겪어봤는데 별스럽게 문제되진 않더구만’ 하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면 알레르기 반응이 덜 나타나게 되고, 이것을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이라고 한다.

원래대로라면 성인은 모기에 물려도 많이 붓지 않아야 하지만, 늘상 물리던 지역의 모기가 아닌 새로운 모기에 물렸을 때는 ‘면역 관용’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 심하게 부을 수 있다. 산모기, 바다모기 무섭다는 말이 이 뜻이다.

이런 면역 관용이 모든 알레르기 질환에 생기면 참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비염·결막염에는 면역 관용이 잘 생기지 않는다.(사실은 그래서 ‘알레르기 질환’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다.)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를 집먼지진드기에 지속적으로 노출하면 피부염과 비염이 심해질 뿐이다. 면역 관용을 일으키려면 아주 특수한 방식(항원을 피부 아래에 주사로 주입하거나 혀 밑으로 넣어주는 등)으로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시켜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면역 관용에 대해서는 다른 재미있는 의견도 있다. 오스트리아 의사인 비스친거 박사는 콧구멍을 후벼 코딱지를 먹는 아이들이 면역력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용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코털에 걸러진 여러 가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알레르기 항원을 먹어서 장을 통해 흡수하게 되면,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콧구멍을 팠는데(그리고 그 코딱지를 좀 먹기도 했는데), 코 파기는 지위 고하, 성별, 인종, 문화적 차이와 나이를 막론하고, 무릇 콧구멍이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하는 행위라고 한다. 심지어 인간과 유사한 유인원들도 코를 판다!

코털에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 걸려서 붙고 코 점막의 점액질까지 더해져 생기는 코딱지는, 인간이 생존해 있는 이상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코 점막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잘 파느냐가 관건이다.(실제로는 코를 후비는 과정에서 코 점막에 무조건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코딱지를 일부러 파 먹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나는 면역 관용이란 말에서 관용(똘레랑스)이라는 단어가 좋다. 면역 반응은 없어도 문제, 너무 심해도 문제인 셈이니, 관용이라는 용어가 주는 ‘적당함’에 마음이 끌린다. 어쨌든 해가 지날수록 모기 물린 자리는 덜 간지러워질 테고, 그렇게 조금 더 관용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성장하는 느낌에 뿌듯하기도 하다.

한 의료기관에서의 충분한 상담, 이후 우선적으로 의심되는 질환을 배제해나가면서 이루어지는 진단 과정, 필요하면 적절한 상급 병원에 의뢰가 되고, 치료 약물이 나타내는 부작용까지도 주치의와 모두 상담할 수 있는, 이런 주치의-환자 관계는 정말 꿈같은 이야기가 된다.

불편한 얘기를 하는 건, 당장은 산처럼 큰 부담이지만, 그 산을 넘으면 서로를 더 신뢰할 수 있는 다른 장이 열린다.

결국 ‘팀 주치의’로 가야 한다고 본다. 단 한 명의 주치의는 환자에게도, 주치의에게도 부담스럽다. 서로 긴밀히 소통할 수 있고 진료기록을 공유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몇몇 의료인들이 팀을 이루어 연속적인 진료를 할 수 있어야 ‘주치의제’의 진짜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서로 믿되 적절하게 의심하고, 이전 진료기록을 충분한 근거로 삼되 문제를 처음부터 되새겨볼 수 있는 사람, 우리는 그런 ‘주치의들의 팀’이 필요하다.

언니의 말대로 우리 의료인들에겐 ‘VIP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다. VIP 신드롬은 ‘VIP 환자들의 거들먹거리는 병’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공주병이나 왕자병처럼 ‘실제로는 아닌데 자기 스스로를 VIP라고 착각하는 병’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잘해드리고 싶은데 계속 일이 꼬이는 상황’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VIP 신드롬은 무릇 접객을 기본으로 하는 모든 산업 영역에 있을 것 같은데, 의료계에서 특히 유명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의료인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의료인의 실수는 치명적인 의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히 주의하여 실수를 예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한 사람의 실수를 다른 사람들이 커버할 수 있도록 이중 삼중으로 체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만 한다.(이런 의미에서 사실 모든 의료는 ‘팀플레이’일 수밖에 없다.)

전공의 시절 대학병원에서 일할 때 ‘교수님의 어머님’, ‘대기업 회장님’ 같은 환자분들이 입원을 하시면, 병동의 전공의나 간호사들이 긴장하여 안 하던 실수도 하던 일들이 생각난다. 실수를 커버하기 위해 마련해놓은 이중 삼중의 시스템들은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 손발이 꼬이는 상황이 되곤 했다. 이런 상황이 우리 의료인들이 얘기하는 VIP 신드롬이다. 더 잘해드리려고 하다 보면, 통상적으로는 문제없이 진행하던 일들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한다는 것.

그러나 우리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는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돈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잘해야 한다고 배우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 때부터도 ‘환자를 차별하지 말라. 경제력, 직업, 인종, 장애 유무, 성별, 종교,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 등 그 어떤 것으로도 차별하지 말라’고 배웠다.

모든 환자를 똑같이 대하고, 다만 질환의 중하고 경함에 있어서, 의료 자원의 분배에 있어서 더 필요한 환자에게 의료진의 관심이 집중되는 정도가 다를 뿐이어야 한다고 배우고 훈련받는다.

크리스틴 포래스가 지은 『무례함의 비용』이라는 책에 따르면 무례함은 전염된다고 한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자신도 무례하게 행동할 수 있고,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고 한다. 직접 무례한 행동을 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상황을 옆에서 보기만 했을 뿐인 사람에게도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 나타난다니, 의료기관 안에서 직원과 환자 모두를 위해 정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실력이 없어진 것인가, 아니면 대학병원의 아우라를 벗고 나면 원래 그리 특별할 게 없는 의사였던 것인가. 그도 아니면 동네 의원에 다니는 사람들이 특히 부작용 호소가 많은 편인 것인가. 혹시 의료협동조합의 조합원이나 우리 조합원 중 많은 수를 차지하는 페미니스트들은 불만이 많은 사람들인 것인가…. 알 수가 없었다. 자괴감에 빠지고 의기소침해졌다.

나는 직원들과 함께 ‘비폭력대화 워크숍’에도 참여했다. 환자의 격렬한 항의와 불만이 ‘충족되지 못한 욕구에 대한 안타까운 표현’이라는 비폭력대화 지도자 선생님의 얘기는 많은 위안이 되었다.

의사는 환자의 신뢰를 필요로 한다. 감기에 항생제와 주사제를 처방하지 않아도 나를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 처방약을 먹다가 부작용이 생겨도 다시 와서 상담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 증상이 빨리 사라지지 않더라도 원인을 따져보기 위해 나의 말에 따라 기다려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소신껏 진료할 수 있다. 그러지 않고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닥터 쇼핑’을 할 거라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진료가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환자도 의사의 신뢰를 필요로 한다. 아프다고 하면 믿어주고 공감해주는 의사, 내가 하는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의사, 약의 부작용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도 되고 잘 낫지 않는다고 마음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의사를 필요로 한다.

환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상급 병원에서는 다른 설명을 들었다고 얘기할 때, 자신을 질책하는 건가 싶어 지레 방어적이 되는 의사 말고, 자신에 대한 환자의 신뢰를 ‘신뢰’하는 그런 의사 말이다. 의사-환자 사이의 피드백들이야말로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진료실에서 알레르기 비염이나 결막염, 천식,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분들을 진료하다 보면, 해가 갈수록 증상이 심해진다고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본인과 배우자는 알레르기가 없는데 아이들은 왜 아토피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보호자들도 있고, 어렸을 때는 분명히 없었던 알레르기 비염이 왜 이제야 생기는지 의아하게 여기기도 한다.

첫 번째는 기후 변화이다. 기후 변화에 따라 식물의 개화 시기가 달라지면서 예전과는 달리 알레르기 증상이 이른 시기에 시작하여 늦은 시기까지 지속되는가 하면, 식물의 북방한계선·남방한계선이 달라짐에 따라 원래는 남부 지방에서만 서식하는 식물들이 점차 북상하면서 새로운 알레르기 항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똑같은 꽃가루라도 대기 온도가 높으면 항원성(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질)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 번째는 세계화이다. 외래종 동식물들이 들어오면서 한국인의 유전자에 이전까지 노출된 적 없던 새로운 알레르기 항원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집먼지진드기 검사를 해보면, 한국 토종 집먼지진드기에는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들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들어온 집먼지진드기에는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가 아주 많다. 사실 나도 유럽 집먼지진드기에만 알레르기가 있다. 이런 분들에게 나는 농담으로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아토피가 없었을 체질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환경오염의 영향이다. 꽃가루, 곰팡이 등의 전통적인 알레르기 항원들이 미세먼지, 공기 중 금속 물질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과 결합하여 새로운 알레르기 항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네 번째는 식품 첨가물의 영향이다. 식용색소, 유화제 등 각종 식품 첨가물들은 장 점막세포의 결합 상태를 변화시켜 음식물의 알레르기 항원성을 높이게 되고, 설사를 일으키거나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인류의 유전자가 사실 점점 알레르기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항생제와 다른 약품들이 발명되기 시작한 후로 인류는 알레르기에 점점 약해져왔다. 심한 아토피, 천식이 발현될 만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어렸을 때 폐렴으로 사망하지 않고 많이 살아남아 후손을 남기게 되어, 몇 세대 만에 인류 유전자 풀 내에서 알레르기 유전자의 비율이 올라간 것이다.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찌할 수 없는 문제와 어찌할 수 있는 문제를 잘 나누어, 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고 집먼지진드기 관리를 위해 침대 청소를 자주 하거나 이불을 삶아 빠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기후 변화, 세계화, 환경오염, 건강하지 않은 먹거리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나는 진료실 안에서 알레르기 질환을 통합적으로 보려고 하는 편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재채기를 많이 하게 되니, 요실금도 잘 생기고 역류성 식도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피부 면역이 낮으니 사마귀가 잘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이렇게 사마귀가 잘 생기는 친구들에게는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를 권하는 식이다. 자궁경부암도 결국 인간유두종바이러스(사마귀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암이니까.

비단 알레르기 질환만일까. 이거 하나로만, 저거 하나로만 나타나는 질환은 잘 없다. 인류의 역사와 지금의 내 건강이, 전 지구적인 환경오염과 내 피부가, 내 재채기와 요실금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연결성 안에서 우리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려는 노력을 같이 해나가고 싶다.

환자들은 나의 인상 좋은 미소에 진료실을 찾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내 목소리가 다정해서이거나, 항생제를 조금이나마 덜 써서, 설명을 그래도 좀 더 잘해주는 것 같아서, 협동조합의 조합원이라서 찾는 걸 수도 있다. 집이 가까워서, 의원 인테리어가 예뻐서, 친절한 직원이 마음에 들어서, 의원 아래 약국의 약사님과 친해서일 수도 있다.

물론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의 일의 핵심 부분은 진료니까, 중요한 최신 연구들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책과 논문들로 열심히 공부하는 등 근거 있게 진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통해서 배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저절로 ‘진료를 잘하는 것’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른 인증 평가들은 더 믿기 어렵다. 수많은 평가들이 서류를 얼마나 잘 쓰느냐로 결판나곤 하는데, 현실에서는 진료나 간호에 필요하지도 않은 기상천외한 서류 작업을 하느라 정작 환자에게 집중할 시간이 부족해진다는 결말은 누구나 짐작 가능한 상황이다. 의사들만 처한 상황도 아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비슷한 호소를 한다. 각종 인증, 평가에 대비하고 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작 학생들을 돌보고 학생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다고 말이다.

‘미안’은 그야말로 환자에게 죄송한 거. 내가 아니라 다른 의사가 했다면 결과가 달랐겠지 싶은 거. ‘안 미안’은 불가항력적인 거. 누가 하더라도 이 이상의 결과는 내기 힘들었을 거야 싶은 거. 누구도 실수하지 않았고 잘못하지도 않았지만 결과가 어쩔 수 없는 거.

의사는 면허증을 가진다. 면허증은 자격증과 다르다. 자격증은 그 일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자격을 갖추었음을 증명해주는 서류이고, 면허증은 면허가 없이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는 서류이다. 그게 없어도 할 수 있는 것과 그게 없으면 해서는 안 되는 것의 차이는 크다.

그래서 조리사는 자격증이고 영양사는 면허증이다. 변호사는 자격증이고 의사는 면허증이다.

운전도 면허증이다. 운전자는 면허증이 없으면 운전할 수 없지만, 면허증이 있다고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운전자가 잘못하거나 부주의해서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운전자의 실수가 없어도 다른 운전자의 잘못이나 도로 상황, 행인의 돌발 행동, 날씨 등의 문제로도 사고가 난다. 사고가 나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다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기도 한다.

아직도 우리는 인간의 신체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고, 다만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 노력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의료 사고가 날 때 우리는 모두 정말 속상하다.

영어에서는 "I’m sorry"라고 하면 속상하고 안타깝다는 표현도 되고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표현도 되니까, 그 둘이 한꺼번에 되니까 미국 의사들은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는 ‘I’m sorry’라고 뭉뚱그리지 말고 ‘안타까움의 표현’과 ‘제대로 된 사과’를 구별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이 말을 하다가 문득 내가 정말 감기밖에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나는 감기밖에 모른다. 그래도 의대 다닐 때에는 감기조차 몰랐는데, 이제 감기는 조금 아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계절의 감기와 저 계절의 감기를 알고, 이 사람의 감기와 저 사람의 감기를 알지. 감기의 첫째 날과 감기의 둘째 날도 알아. 그러고 보면 그동안 많은 것을 배운 것 같기도 하네.

감기를 진료하려면 감기를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폐렴이나 천식,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같은 감기의 합병증으로 생길 수 있는 질환이 아니고 감기로 초기에 오진될 수 있는 질환도 아니며, 알레르기 비염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동네에 요즘 무슨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지도 알아야 하고, 감기가 이 가족과 그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3~4일 쉬면 나을 감기인데도 학교나 직장을 쉬지 못하니 약이라도 먹어야 하는 환자의 사정도 이해해야 한다.

단순한 감기에는 항생제가 필요 없다지만 감기로 인해 합병증이 항상 생겨왔던 아이니까 항생제를 복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는 것도 파악해야 한다. 왜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도 감기에는 걸리는지, 그럼에도 왜 여러 가지 예방접종은 필요한지, 왜 대체 감기 예방접종은 개발되지 못하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감기도 모르던 내가 이제 감기는 조금 알겠네 싶은 것은, 우리가 진료실에서 함께 보내왔던 지난 시간 덕분이다.

예전엔 교과서와 논문을 통해 배우는 줄 알았다.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에게 물려받는 것이 의학 지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모두 환자들에게서 다시 배운 거다.

당신이 혹시 나의 진료를 마음에 들어했다면, 그것은 내가 페미니스트 주치의이기 때문입니다. 살림의 조합원들이 자주 하는 말마따나, 페미니즘만으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페미니즘 없이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차별과 혐오가 얼마나 건강을 해치는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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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과학자로 태어났다. 내가 세살때 이스라엘에서는 식량이 배급되었다. 우리 가족에게는 매일 달걀을 하나만 낳는 암탉이 있었는데, 그 달걀을 먹는 게 나의 숙제였다. 나는 이 닭이 우리 가족의 행복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새로운 닭을 키우기 위해 깃털 하나를 주워 땅에 묻은 후 물을 주었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과학 실험이었다. 당연히 이 실험은 실패했지만 내게는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었다. - P73

가구공은 의자 하나를 만들고 저녁에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 사람은 무언가를 창조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는 무언가 제대로 돌아갈 때까지 몇 달 동안, 매일매일 실패와 함께 보낼 수 있다. 과학자는 고집스러움과 유연함이라는 불가능한 조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묘사한다. - P74

정상의 모습은안개가 걷히듯이 천천히 그 형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연구자는 가끔 한밤중에 깨어 특별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다. 연구의 결과는 완전한 발견, 혹은완전한 실패만 있는 게 아니다. 언제나 다음 지식으로 가는 작은 계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말하자면, 목표에 도달하는 것보다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고 작은 만족의 순간이 많이 생긴다. 이것이 과학자를추동해 간다. - P75

있는 가장 혁신적 능력일 것이다. 이와 반대로 경력을 쌓고 출세를 위해 과학연구를 생각한다면, 과학 연구는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다. 과학은 경력쌓기를 넘어서며 완전한 헌신을 요구한다. - P75

는 어디에 미쳐 있는 사람은 아니다. 무언가에 미치는 것은 삶의 한 방식이다. 어떤 강박에 빠져 있으면 진리를 인식하는 능력을 흐릿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미쳐 있음은 올바른 길에서 연구자를 빗나가게 할 수 있다. 무언가에 미쳐 있는 과학자를 만나면, 그가 하는 말을 두 배로 검증해야 한다. - P76

여드름 약이 이 기술을 이용하는 생산품 중 하나다. 기존의 여드름 치료제는피부에 매우 자극적인 효과를 내고 붉은 발진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우리는 얇은 유리막으로 둘러싸인 유기체 분자 성분의 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분자는 천천히 유리막에서 녹으면서 피부로 스며든다. 이것은 피부 발진을 일으키지 않는 시장에 나온 첫 번째 여드름 치료제가 될 것이다. 이 약은 여러 병원에서 막 임상시험을 하고 있고, 아마 1년 혹은 2년 안에 시장에 나올 것이다. - P77

여드름 약이 이 기술을 이용하는 생산품 중 하나다. 기존의 여드름 치료제는피부에 매우 자극적인 효과를 내고 붉은 발진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우리는 얇은 유리막으로 둘러싸인 유기체 분자 성분의 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분자는 천천히 유리막에서 녹으면서 피부로 스며든다. 이것은 피부 발진을 일으키지 않는 시장에 나온 첫 번째 여드름 치료제가 될 것이다. 이 약은 여러 병원에서 막 임상시험을 하고 있고, 아마 1년 혹은 2년 안에 시장에 나올 것이다. - P77

지금까지도 여성들에게 아이 양육을 책임지라는 요구가 있고, 이 기본적 삶의 영역에서 평등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 P79

나의 상태는 행복을 넘어선다. 나는 운이 좋았다. 사회가 내게 연구 기회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의원래 계획은 93세에 이 책상 앞에서 죽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완전히 다른 일을 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다. - P81

수학의 문제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보여 줄 수 있는 예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한 더 즐거운 과제를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무한이란 무엇인가? 무수히 많은 방과 무수히 많은 손님이 있는 호텔이 있다. 새로운 손님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 놀이는 수학이 흥미롭고 깊이가 있다는 걸 완벽하게 보여 준다. - P85

나는 스스로를 절대 의문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만약 이 일을 못할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면, 그 사람은 실패한다. 나는 할 수없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쫓아냈다. 정말 열심히 일했다. 모든 것을 포기했다. 가끔은 심지어 우정까지도 포기했다. 그렇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지않으면 언젠가 그 일을 그만두게 된다. 나는 운이 좋았다. 수학에서 열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수학 공부를 통해 우리 세계의 구조에 대한 무언가근본적인 것을 배우게 된다. - P86

서 이용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구름의 이동 예측에 이용된다. 구름은 하늘에서 떠다닐 때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므로 이 운동을 운송 문제로 다룰 수 있다. - P87

모든 사람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대단히 강렬한 경험으로 자리 잡았고, 내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 P91

나는 개방성과 관찰력이야말로 과학자가 가져야 할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 P92

고등학교 때 상담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여성은 과학계로가지 않아." 하지만 나는 대단히 고집이 센 소녀였고, 속으로 ‘나는 과학계로 갈거야!‘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했다. 중단하지 않았다. 우리가 다루었던 몇몇 주제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 P93

과학에서 아주 멋진 일은 협력을 통해 여러 생각과 연구작업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은 나와 에마뉘엘에게도 적용된다. - P93

오늘날 과학은 지구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모험이다. - P97

무엇보다도 나에게는 아주 멋지고, 이해심 많은 매우 훌륭한 남편이 있다.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남편이다. - P98

지금은 생물학자가 되기에 너무도 멋진 시간이다. 우리는 생물학 연구와 치료의학에서 대단히 흥분된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 - P99

아버지가 가르쳐 준 것은 짧고 명료하게, 장식 없이 서술하였다. 아버지는 대단히 권위적이었다. 아버지에게 저항하는 것은어려운 일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저항한 사람만이 아버지의 인정을 받았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 주장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 P102

사실 과학에서 속도는 중요한 게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건 과학적 문제에 대해 제대로 꾸준히 사고하는 일이다. - P103

어머니는 호기심이 아주 많은 분이었고, 정치·과학·문화 등 모든 일에 관심이 많았다. - P105

다섯 가지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첫째, 단백질이 어떻게 세포에서 나와 세포막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연구한다. 두 번째 주제는 첫 번째 주제의 반대 과정과관련이 있다. 제대로 접히지 않은 단백질은 어떻게 분해될까? 세 번째 질문은세포 속 하부 기관인 세포소기관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특징적 외형을 유지하는가이다. 네 번째 주제는 페르옥시솜이라는 세포 소기관의 단백질 유입에 대한 연구다. 이 유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의 경우 대부분 죽음으로 이어지는 병에 걸릴 수 있다. 우리는 단백질이 어떻게 페르옥시솜으로 들어갈 수있는지 묻는다. 단백질은 접힌 상태에서 세포막을 통해 유입되며, 그렇지 않으면 유입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프로젝트는 호흡의 진행 과정과 관련된 질문을 다룬다. 호흡할 때 폐는 끊임없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한다. - P107

우리는 모두 과학이라는 거대한 건물에 벽돌 하나만 얹으면 충분하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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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가 먹고 싶었다. 내가 만든 거 말고. 처음으로 떡볶이 파는 집을 검색하니까 엽떡이 나와서 사러 왔는데 떡볶이 주문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줄이야!! 아 놔~~~.

얼마나 매운 것을 먹고 싶냐고 했는데 엑스트라 마일드를 주문하라고 해서 나 매운 거 잘 먹은 아줌마거든요. 했더니 엑스트라 마일드를 주문하라고 해서. 마일드가 무슨 매운 거에요? 마일드 매우면 와 이름을 마일드로 해요? 했더니 원래 그렇단다. 아 웃겨. 마일드만 먹어도 속버린다고. ㅎㅎㅎ

그래서 처음으로 엑스트라 마일드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집에 가서 먹으려고. 근데 떡볶이가 $24이야!!! @@ 김말이 이런 것도 안 넣고 그냥 떡볶이와 오뎅이 다인데!! 심하다. 나 너무 늙었나??😅😅😅

낮에 집에 있으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려있던 우리 N군이 4개월(?) 정도 되었을 때 찍었던 사진이 보여서 사진을 찍어봤다. 머리숱이 얼마나 많은 아기였는지!!! 아기 🙉 처럼 보여. 아 놔~~~~

예전엔 파마를 2개월에 한 번씩 했는데 요즘은 4개월에 한 번 정도 하는 것 같다. 방금 파마하고 집에 가는 길에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검색해서 엽떡에 온 것이다. 배고프다. 백인이 한 명 주문해서 먹고 있는데 맵기는 매운가 보다. 물을 계속 마시고 있다는. ㅋㅋ

요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매운 음식이 갈수록 매워지는 것 같다.

4시간 정도 <과학자들의 초상화>를 읽었는데 겨우 과학자 2사람의 인터뷰를 읽었다. 내 읽는 속도가 완전 거북이구나!!!ㅠㅠ 아침에는 <빌레뜨 1>을 읽었는데 거의 150페이지에 루시의 이름이 나왔다. 유부만두 님 글을 읽어보니까 잘 모르지만 루시가 주인공 같아. 암튼 은근 재밌는 책이다.

이 글은 엽떡에서 쓰고 방금 가져와서 열었는데 정말 매워보인다!!@@ 이게 엑스트라 마일드라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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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12-08 14: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기 전엔 “빌레트”가 주인공 이름인줄 알았어요;;;;

다락방 2022-12-08 15:06   좋아요 2 | URL
헉! 빌레뜨가 주인공 이름이 아니었단 말인가요? 아.. 이것을 레베카 같은 것이로군요..

라로 2022-12-08 16:31   좋아요 1 | URL
저는 책 소개를 보고 프랑스의 어느 지역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루시의 이름이 안 나와서 답답했어요. 처음엔 폴리나가 주인공인가? 했거든요. 겨우 6살 아이가 그랬다니,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아이를 본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근데 폴리나 다시 나오나요?? 그럴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책읽는나무 2022-12-08 23:53   좋아요 0 | URL
저도 빌레뜨 당연히 주인공 이름인 줄 알고 읽었다는...
소도시 이름이래서 오잉? 했었죠ㅋㅋㅋ
라로님 추리가???
와...👍👍
폴리나는 아직 못봤는데 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스포라서 더이상 말하진 않겠습니다^^

다락방 2022-12-08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 님, 엽떡 후기 부탁드립니다. 어떠셨어요? 많이 매우셨나요?
한국에서도 엽떡 엄청 비싸요. 엽떡이 비싼 떡볶이의 시발점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텐데 그 후로는 죄다 비싼 떡볶이들만 생겨나요. 물론 이건 배달앱 때문에 그런것도 있지만요. 배달앱에서는 최소주문가능 금액 같은게 있거든요. 그거 맞추려면 혼자서 먹기엔 지나치게 많은 양과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해요 ㅠㅠ

라로 2022-12-08 16:48   좋아요 1 | URL
엽떡의 첫 맛은 라면스프 같은 맛이었은데국물이 너무 기름지고 쌀이 덜 섞인 떡인 것 같아요. 저는 엑스트라마일드를 시켜서 그렇게 맵지는 않았어요. 다락방님 설명을 들으니까 그 구조가 이해가 되네요. 여기는 너무 지역이 넓어서 배달이 되긴 하지만 저희 동네까지는 안 되니… 어쨌던 3명은 같이 먹을 양이어서 저처럼 혼자 주로 먹는 사람은 좀 질리네요. 😅

레삭매냐 2022-12-08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놈의 떡볶이가 24달러
랍니까.

하긴 아주 오래 전에 10달러
짜리 짜장면 보고 식겁하긴
했지만요.

물건너 가면 다 비싸지는
아이러니라.

라로 2022-12-08 16:36   좋아요 2 | URL
저도 너무 놀랐어요. ㅎㅎㅎ 그래서
주문할 때 1인분은 얼마냐고 물었;;;
요즘 짜장면 $10짜리 없어요. ㅠㅠ
저번에 엔군이랑 짜장면먹으러 갔을 때
$14.95 하더군요. 😮😮😮
물건너 가면 다 비싸지는 거 언제 끝날까요??

책읽는나무 2022-12-08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에도 엽떡이????ㅋㅋㅋ
나중엔 응떡도 있겠군요? 응급실 떡볶이요.
매워서 응급실 간다고 이름이 그렇다네요? 😡😡 ㅋㅋ
요즘 떡볶이 엄청 비싸요. 저도 깜놀했어요.
야채 하나도 없이...저도 애들이 시킨 엽떡, 응떡 보고 어이가 없었던..ㅜㅜ
매워서 결국 3분의 1은 맨날 버리고...그래서인지 한참 시켜먹더니 요즘은 안시켜 먹네요^^
요즘은 할매 떡볶이라고 옛날 우리가 먹던 스타일의 떡볶이 스타일로 돌아와 먹기 시작했어요.

라로 2022-12-09 13:3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응떡이라뇨!! 와 진짜 못살겠다.ㅋㅋㅋ
정말 저도 놀랐어요!! $24이면 한국돈으로 거의 3만원입니다,,
그거면 삼겹살 사먹을 수 있는 돈 아닌가요??^^;;
근데 어떤 떡일지 궁금해요. 응떡,, 왜 응??^^;;
매운거 잘 먹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원이 도와줘서 시킨 엑스트라 마일드가 제 입엔
딱 맞더라구요.^^;;
1/3을 매번 버린다니 넘 아까와요,,ㅠㅠ
할매 떡볶이가 젤이야요!!

psyche 2022-12-19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엽떡 엄청 맵지 않나요? 전 맵찔이라 먹어볼 생각도 못해요.
그리고 아기 N군 너무 귀여워요!

라로 2022-12-20 12:12   좋아요 0 | URL
그게 맛의 단계가 있어요. 엄청 매운 것은 속을 버릴 정도라고 하는데 저희가 먹은 건 괜찮았어요. 엑스트라 마일드 맛!!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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