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페타민은 독일의 파죽지세 전격전을 가능케 한 연료였으며, 많은 병사들은 쓴맛 나는 페르비틴 알약을 혀에 녹여 맛보다가 정신병 발작을 일으켰다.

헤르만 괴링 같은 나머지 사람들은 머뭇거리다 생포되었으나, 이것은 필연적 결과의 유예에 불과했다. 건강 상태가 재판을 받기에 적합하다는 의사들의 발표가 있고 난 후 괴링은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교수형을 언도받았다. 그는 한낱 범죄자가 아닌 군인처럼 죽고 싶다며 총살형을 요청했다. 최후의 요청이 거부됐다는 말을 듣고서 그는 포마드 병에 숨겨둔 시안화물 캡슐을 짓씹어 자결했다. 병 옆에 놓인 쪽지에는 자신이 "위대한 한니발처럼" 제 손으로 죽음을 선택했다고 쓰여 있었다.

괴링, 괴벨스, 보어만, 힘러는 이 캡슐만으로 자결했으나 그 밖의 많은 나치 지도자들은 캡슐을 깨무는 동시에 머리에 총을 쏘는 방법을 선택했다.

누군가 자결을 방해하고자 캡슐에 고의로 불순물을 섞어 자신이 바라는 고통 없고 즉각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느린 고통으로 죗값을 치르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휘발성이 매우 강하다. 섭씨 26도에서 끓으며 연한 아몬드 향을 내는데, 인류의 40퍼센트는 해당 유전자가 없어서 이 냄새를 맡지 못한다.

디스바흐가 새로운 색깔을 ‘프러시안블루’로 명명한 것은 고대의 영광을 능가할 제국과 자신의 우연한 발견 사이에 끈끈하고 꾸준한 연관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디스바흐는 그런 지고한 상상력이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창조물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뽑아낼 상거래와 사업의 가장 기초적인 기술도 갖추지 못했다.

누에는 끓는 물에 세 시간 이상 담가두어야 했는데, 이것은 고치의 귀중한 원료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누에를 죽이기 위한 최소 시간이었다.

스베덴보리에 따르면 디펠은 사람들에게서 신앙심을 빼앗고 모든 지성과 선의를 박탈하는 재능이 있었다.

스베덴보리는 자신이 퍼부은 가장 맹렬한 비판 중 하나에서 디펠을 다름 아닌 사탄에 비유했다. "그는 가장 사악한 악마다. 어떤 원칙에도 구애받지 않으며 실로 모든 원칙을 적대시한다."

그의 목표는 한 몸에서 다른 몸으로 영혼을 이식한 최초의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이었으나, 결국에 가서는 희생물의 부스러기를 짜맞추는 데서 변태적 쾌감을 느끼는 극도의 잔인함으로 악명을 떨쳤을 뿐이다.

상한 피, 뼈, 가지뿔, 뿔, 발굽을 섞은 이 영약의 유일한 쓰임새는 살충제였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악취 덕분이었다.

디펠의 영약에 들어 있던 성분에서 탄생한 파란색은 결국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파도 아래〉에서뿐 아니라 마치 이 색깔의 화학 구조에 들어 있는 무언가가 폭력을 유발하기라도 하는 듯 프로이센군의 제복에서도 빛난다.

그 무언가는 저 연금술사의 실험에서 이어져내려온 과오, 그늘, 실존적 얼룩이었다.

이 괴물은 메리 셸리에게 걸작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의 영감을 선사했다. 소설에서 그녀는 인간의 모든 능력 중에서 가장 위험한 능력인 과학을 맹목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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