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해든이랑 남편이랑 같이 잠자기 전 기도를 하기 전에 해든이 친구 얘기가 잠깐 나왔다. 이름은 Elijah. 그래서 내가 여자 사람 친구냐고? 물었다. 발음만 들었을 때 여자아이 이름으로 들렸으니까. 그랬더니 우리 해든군 나를 선입견자, 편견자로 몰아세우는 거다. 나는 어리둥절했다. 왜에에에에 엄마한테 그러는 거야?? 응??? 내가 뭐라고 했길래?? 황당해서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더니 남편이가 나를 구해준다.
남편: 아니야, 그건 엄마가 편견을 갖고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남자 이름과 여자 이름의 발음이 달라서 그런거야.
나: (이때 좀 정신을 차리고) 고럼고럼, 너 엄마가 얼마나 오픈 마인드인데? 응?? 뭐? 그런데 발음이 다르다고?
남편: 남자 이름 (Elijh) 발음은 "s와 z중간으"로 하고, 여자 이름 (Eliza) 발음은 "z"로 해야 돼.
나: 뭐? 나는 똑같이 들리는데?
남편: 잘 들어봐."Elijah, "Eliza"
나: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뭐야 그걸 어떻게 구별하라고? 스펠링을 보면 알겠는데 그냥 들으면 여자 이름 같아.
해든: (재밌다고 막 웃으면서) 엄마만 못 알아듣는 거에요.
나참, 기가 막혀서. 작심하고 들으니까 그 차이가 들리긴 하지만, 해든이 나한테 너무 한 거 아님? 게임 못하게 하는 거 이렇게 복수하는 거임?? ㅠㅠ 그래도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아이들 파닉스 선생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인데 Elijah와 Eliza가 내 체면을 다 깎고 있다는. ㅠㅠ 물론 나처럼 영어 공부 안 하고 발음 후진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좋아지기는 힘들긴 하다는 거 인정하지만..ㅠㅠ
그런데 어떤 분이 내 목소리 때문이라고 그런 적이 있다. 이분은 한국에서도 좀 유명한 강사(?)인데 내 목소리 때문에 영어 발음을 잘 못하는 거라고. 내 목소리가 너무 낮다고 했나? 뭐라고 했지? 그 당시는 그냥 듣고 그러거나 말거나 소통만 되면 되는 거 아님? 그랬는데 아들에게 저런 취급(몰지각한 엄마라는)을 받고 보니 앞으로는 발음에 신경을 쓰고 귀도 소리를 예민하게 들으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피곤해.
이 피곤을 달래려고 주문을 결국 했다. 박완서 선생님의 산문 전집을 주문하고 혼자 두근반 세근반. 왜냐하면, 저 책을 보고 남편이가 깜짝 놀랄까 봐. 뭐 어쩔 수 없지. 나도 모르겠다 심정이 바로 이 심정. 아무튼 마침 달러가 여전히 $1118.00 (어쩜 딱 떨어지지!!) 그래서 다른 책도 주문. 달러가 더 올라갈 확률이 있기는 하지만 기다리면 줄넘기 다 팔릴 것 같아서.
무슨 얘기냐면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사면 줄넘기가 이벤트 상품이라고 해서 주문했다. 아마존에서 산 줄넘기가 있는데 비싸기만 하고 너무 무거워서 몇 번 사용하다 포기. 종아리나 허벅지 근처에서 걸리면 회초리 맞는 것처럼 아프고 멍들뻔. 그런데 <페미니즘의 도전> 사면 받을 수 있는 (물론 마일리지 차감하고) 줄넘기는 줄도 얇고 가볍고 괜찮을 것 같다.
요즘 scott님이 매일 하루에 하나씩 올려주시는 클래식 들으면서 계속 주문하고 싶었던 <1일 1 클래식 1기쁨>도 주문했다.
양장판이라고 나오는데 가름끈이 있기를!!
사실 스캇님이 너무 훌륭한 페이퍼를 매일 하나씩 올려주시니 이 책을 안 사도 되겠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있으면 손쉽게 꺼내보면서 스캇님이 올려주시는 페이퍼 복습도 하고 좋을 것 같잖아. 그렇지!!
그리고 이 책으로 가방 만들고 싶어서. 내가 아니면 딸아이라도. 딸도 손으로 뭐 만드는 거 좋아하니까. 이번 여름에 함께 여행 가기로 남편이가 애들하고 어제 날짜 다 맞추고 했으니까 해변에서 같이 가방이나 만들까 싶어서. 꿈이 너무 야무지기는 한 것 같긴 하다만. ㅋ
행복한책읽기 님이 이 책을 읽으셨다고 올렸을 때부터 이 책이 내 취향 100% 저격인 책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정작 책을 받아도 그럴 것인지? 받아보면 알겠지. 기대기대.
다락방 님이 극찬해서 사는 책. 100자평 읽어보니까 표지 글에 대한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뭐 내용은 좋다니까. 땡투 접니다 다락방 님!!! 저 땡투 잘하는 여자가 됐어요. 아주 그냥.ㅋ
이 책은 이북으로도 나왔는데 사려고 하니까 잠시 구매 불가였는데 다시 풀렸나 보다. 그렇지만 나는 중고로 구매. 중고책에서 구매하려고 한 책이 있는데 광활한 우주점에서는 이 만원 이상 사야 배송비 무료라고 나와서 어차피 사고 싶었던 책인데 내가 사려는 책이 있는 우주점에 있길래 주문했다. 이 책 아주 재밌다는 얘기만 들어서 너무 읽고 싶었는데 드디어 꿈을 이뤘;;;;
<세 여자>와 함께 주문했던 <이토록 멋진 곤충> 책 읽고서 곤충에 대해 더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이 광활한 우주점에 있기에 냉큼 나도 모르겠다며 장바구니에 넣었다. 내가 좋아하는 무당 벌레 표지라 그런지 표지도 맘에 든다. 어쨌든 득템인듯한 느낌적느낌.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 책은 난티나무 님하고 같이 읽자며 의기 투합한 <화성의 인류학자>
이 책은 나의 세 번째 올리브 색스의 책이면서 예전에 감동 깊게 봤던 클레어 데인스가 주연한 TV영화 [Temple Grandin]의 얘기도 나온다고 난티님이 말해서 더 기대된다. 이 영화도 이 책 다 읽으면 다시 보고 싶다. 여전히 기억에 남는 영화인 것을 보면 내가 정말 집중을 하고 봤던 영화이기도 하지만, 너무 좋아서 두 번 봤던 것 같다.
이렇게 주문을 마치고 나니 223,420원이다. 장바구니에 있는 이북은 아직 결제 안 했다. 어디 갈 책들이 아니니까. 그래도 <독서주방>이랑 고민하면서 다른 책 몇 권 빼서 이정도다.ㅠㅠ
1월 초에 거의 비슷한 가격의 이북을 구매했는데 아직 2월도 안 되어 또 이 만큼을 지른 것에는 사실 변명거리가 있다는. 병원에서 교육비가 지원이 된다. 매년 일정 금액이 지급된다고 한다. 지금 수강하고 있는 Critical Care Nursing 수업비를 병원에서 내줬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수업 듣는 시간이 하루에 8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씩 6주를 들어야 하는 수업인데, 수업 듣는 시간의 비용을, 그러니까 8시간 일하는 것처럼 돈을 준단다!!! 더구나 일 년 교육비에서 차감 없이!!! 대박 오브 대박!!!!! 8시간이면 이 책을 사고도 남는 돈이다. 나는 병원에서 그 수업의 비용을 내주는 것으로도 감지덕지였는데 수업 듣는 시간까지 교육비 명목으로 지급해주는 줄 몰랐었다는. 오늘 은행에 돈 들어 온 거 보고 너무 기뻐하며 내 지성감성 유지비라는 명목으로 이 책들을 주문했다. 이제 우체국에다가 제발 되도록이면 선박편으로 보내주시라고 부탁할 일만 남았다. 뭐 안된다고 하면 EMS로 받아야지 별수 없지 뭐. 어떻게 되든 받겠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