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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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이 한 때 잘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 그 때 그의 책을 모두 읽었었고, 향수의 강렬한 기억이 아직도 코끝에 남아있다.

그러나, 그 외 비둘기, 콘트라 베이스, 좀머 씨 이야기, 이 책 깊이에의 강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_-

어쩌면 이 책에 끝에 적혀있는 저자의 에세이 "문학적 건망증"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읽었으나 알 수 없고 기억하지 못한다.

이 페이퍼를 쓰기 이전에 어린 아기가 얼마나 유연한가..에 대한 문구가 생각났는데, 어제 읽은 칼 포퍼의 책과 지금 읽고 있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아이가 노는 사이에 잠깐 꺼내서 읽어버린 깊이에의 강요 어디서 읽은 문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약 6-7년전에 읽었는데 어찌된 경로로 우리집에 꽂혀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유학전에 읽은 책들 중 내가 꼭 가지고 있어야 하겠는 책 몇 권만 빼고는 거의 다 친정집에 놓아두었고 거기서도 정리당해 대부분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갔을텐데, 아마 동생의 남자친구가 깊이에의 강요 때문에 동생에게 선물한 책이 아닌가 하는 추측뿐.

아무튼 아이 방 동화책 사이에 꽂혀있길래 아이 혼자 집중하여 노는 사이에 잠시 꺼낸다는 것이 약 100페이지 정도되는 짧은 책이라 금새 읽어버렸던 것.  

이 책은 쥐스킨트의 세 권의 단편과 한 편의 에세이를 담았다.

한 젊은 여류화가가 깊이에의 강요로 인해 나락에 떨어지는 과정을 그린 아주 짧은 단편 깊이에의 강요 / 체스 게임으로 인한 승부와 집중과 사람의 이야기 승부 / 모든 것은 석화(조개화)되고 있다는 장인(匠人)뮈사르의 유언 / 그리고 너무나 공감이 가서 읽으면서 낄낄 댔던 문학적 건망증. 

 "아 그렇다. 세 권으로 된 알렉산더 대왕의 전기. 언젠가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었었다. 지금 나는 알렉산더 대왕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아무것도 모른다. .... 모조리 익었다.. 그러나 ..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알고 있는가? 모른다. 전혀 모른다."

- 문학적 건망증 中

쥐스킨트의 책이 이런 느낌이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언제고 한 번 시간을 내서 도서관에 가서 때마침 아이가 유모차에서 잠이 든다면 그 자리에 서서 비둘기와 콘스라 베이스를 읽어보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감칠맛 나는 글과 짧지만 여운이 긴 것은, 아마 번역자의 공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번역에 대한 이러저러한 일들이 터지고 난 뒤 (그 전에 읽은 박상익씨의 번역은 반역인가? 이후로 받은 충격이라 시너지 효과가 난 듯 ㅎㅎ) 좋은 글과 좋은 책을 만드는 숨은 번역의 공로를 자꾸 새겨보게 된다. 

 2006.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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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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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조건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제목때문이었다.
인간의 조건, 인간이 되려는 조건이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때문에 존재하는가.
아마 이 책은 작년 12월쯤에 산 책인 것 같은데 한참 동물학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그에 반하여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을 알아보려했던 호기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이 도착했을 때 나는 그 검소한 표지에 놀랬고, 코팅되어 있지 않은 옛스러운 종이에 놀랬으며, 또한 두께에 마지막으로 놀랬다. 책은 장장 500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이며, (최근에 이다지도 두꺼운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던가)게다가 더 경이로운 것은 그 중에 100여 페이지가 앙드레 말로 연구라는 번역가 김붕구 선생의 논문이 실려있었던 게다.
 

앙드레 말로는 소설보다 더욱 경이로운 인생을 산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드골의 흉금을 털어놓을 유일한 친구였다고 한다. 해서 드골이 대통령이 되면서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고 드골이 은퇴하면서 같이 사임을 했다. 대표작으로는 "왕도로 가는 길"과 "인간의 조건"이 있다. 번역자 김붕구 선생역시 서울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을 하면서 불문학의 올곧은 학자의 풍모를 지니며 보들레르를 주로 연구했고 르나르의 "홍당무", 스탕달의 "적과 흑", 생 텍쥐베리의 "야간 비행"등을 번역했으며 "불문학 산고"등의 저서도 남겼다고 한다. 이 책은 지식공작소에서 2000년 초판을 2005년에 2판 4쇄로 펴낸 것인데, 다른 번역본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없는 모양이기도 하다) 지식공작소 버전은 김붕구 선생의 앙드레 말로 연구가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내용은 1927년 상하이쿠테타를 배경으로 한다. 쿠테타를 배경으로 한 만큼 테러리스트와 혁명가들이 등장하며 시대배경에 어울리는 자본가, 대학교수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황폐하며 떠돌이고 외롭고 고독하다. 정상적인, 아니 보편적인 가정을 이룬 등장인물은 하나도 없으며, 모두가 때에 절은 옷을 입은 듯, 아니면 고독과 허무에 찌들은 얼굴표정을 했을 만한 인물들만이 등장한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그들은 적절하게 얽혀 있고 그리고 그 인물들의 캐릭터나 세부적 심리묘사 역시 탁월하다. 책을 잡고 내가 4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낸 상하이가 배경이라는 것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져셔 그 텁텁한 공기속에 식은 기름냄새가 가득한 바람이 뿌옇게 스모그가 낀 황푸강 위로 마구 불어오는 듯 했다. 책 앞머리에는 상하이 지도도 작게 들어있는데 소설의 배경이 되는 차베이(자뻬이)지역은 소설속의 묘사와 지금의 분위기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아직도 존재하는 아스토리얼(아스토리호텔이라고 나온다)호텔등 작가가 상하이를 언제 방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르포에 가까울 만큼 그 지역에 대한 연구역시 대단했던 것이 틀림없다.

 

소설은 내내 처절하다. 존엄성, 단지 인간의 존엄성 때문에 싸워야겠다는 사람들의 어깨는 모두 늘어져있고 어금니는 앙 다물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개인적인 어떤 희망도 따뜻함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로지 혁명 또는 투쟁, 설사 그 방법을 통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더라도 상관없다 하는 절실함이다. 이 것이 아니면 내 목숨은 필요없고 설령 나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내가 죽게 되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이미 죽음에 이른 어쩌면 한 번쯤 죽었다 살아난 한 맺힌 유령같은 인간들이 가득하다. 인생을 발목잡는 조건들, 가난, 육아, 가족, 자존심, 욕망등이 길거리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로 쌓여있는 시체들처럼 잔인한 모습으로 즐비하게 늘어져 있고 주인공들은 전멸한다.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떠나는 마지막 장면조차 그다지 희망적인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저 그렇게 살던 사람들이 다 죽었고 다른 곳에서는 아무일도 없이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만족스러워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또 다르게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마지막에 소설 속 한 인물이 말한다.

 

사람을 하나 만들려면 아홉달이 걸리지만 죽이는 건 하루면 족하다고 하지만, 한 사람이 완성되려면 60년이 걸리는데, 인간이 완성된 단계에 이르면 결국 죽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리는 완성과 동시에 궤멸하는 존재인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죽음은 인간을 완성하는 마지막 조건이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접할 수 있는 프랑스 소설들은 대부분 200페이지 내외의 짤막한 소설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가벼운 불문학에 익숙해져서 <"아멜리 노통브"나 "알랭 드 보통"등> 앙드레 말로나 까뮈, 사르트르, 프루스트 따위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이제 다시 한 번 대작들을 만나야겠다.

 

2006. 10. 25.


테러 [terror]
[명사]
1 폭력을 써서 적이나 상대편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 ‘폭력’, ‘폭행’으로 순화.
2 <정치>=테러리즘.


 

테러리즘 :

폭력적인 공포정치 또는 암흑정치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테러(terror)라면 테러리즘을 뜻한다. 테러는 위협 ·폭력 ·살상 등의 끔찍한 수단을 수반하므로, 테러 ·테러리즘 ·테러리스트라는 말들은 사람들에게 공포와 전율을 느끼게 한다. 테러리즘에 대한 개념과 정의에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약간의 차이와 이견이 있어 왔다. 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관점에 따라서는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일반범죄로 취급하기도 하며, 다른 시각, 즉 특정집단에서는 애중적(愛衆的) ·애국적인 행동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따라서 테러리즘에 대한 견해는 합의적 정의를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테러리즘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주장이나 이론에 따라 설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1937년 국제연맹(League of Nation)에서 개최된 ‘테러리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회의’는 국제적 차원에서 테러리즘의 개념을 정의하고자 모인 첫 번째 시도였다. 그러나 참가국의 이해(害)가 엇갈려 안건은 채택되지 못하였다. 다만 이때 열린 회의에서 테러리즘을 ‘한 국가에 대하여 직접적인 범죄행위를 가하거나, 일반인이나 군중들의 마음속에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국가원수의 배우자에 대한 살상, 공공시설 파괴 등을 테러리즘에 포함시켰다. 테러리즘은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으며, 폭력의 사용이나 위협이 따르고, 심리적 충격과 공포심을 일으키며, 소기의 목표나 요구를 관철시킨다’는 4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으로 더듬어 보면 인류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구약성서 《창세기》 제4장을 보면, 인류의 시조 아담이 나온다. 그는 두 아들을 두었는데, 큰아들은 카인, 작은아들은 아벨이다. 카인은 동생 아벨을 시기한 나머지 동생을 쳐죽였다. 이것이 인류사상 첫 번째 살인으로 기록되었으며, 학자에 따라서는 카인을 최초의 살인자이며 테러리스트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후 인류가 집단사회를 이루면서부터 테러리즘은 강한 자의 통솔도구, 공포정치의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테러리즘이란 용어는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 혁명정부의 주역이었던 J.마라, G.J.당통, 로베스피에르 등이 공화파 집권정부의 혁명과업 수행을 위하여 왕권복귀를 꾀하던 왕당파(王黨派)를 무자비하게 암살 ·고문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를 자행하였던 사실(史實)에서 유래한다. 즉, 단순한 개인적인 암살이라든지 사적 단체에 의한 파괴 등이 아니고, 권력 자체에 의한 철저한 강력지배, 혹은 혁명단체에 의한 대규모의 반혁명에 대한 금압 등을 일컫는다. 프랑스에서는 자코뱅의 공포정치에 대한 1794년 이후의 테르미도르 반동, 1815년 혁명 후의 루이 왕조에 의한 보나파르트파에 대한 탄압, 1971년 파리 코뮌의 패배 후, 이들에게 가해진 베르사유파에 의한 대량학살 등은 백색 테러리즘의 예이다. 이에 대하여 앞서 예를 든 자코뱅의 강압지배는 적색 테러리즘이라 불리는데, 혁명을 추진하기 위한 강권정치, 반동파에 대한 탄압 등은 1917년의 러시아혁명에서도 자행되었다. 그리고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지배확립의 과정, 독재정권 수립 후의 공산주의자 또는 유대인 등에 가해진 잔인한 박해도 테러리즘의 예이다. 이와 같이 테러리즘은 혁명 ·반혁명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치현상이다.

 

오늘날 테러 공격 형태의 특성으로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장 고전적인 테러전술의 하나인 폭탄공격(bombing)이 있고, 항공기 납치가 주대상인 하이재킹(hijacking), 그리고 인질납치(hostage seizures)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국제 테러 조직〉 1968년 이후 테러 관여 집단수는 73개국 220여 개 조직에 이르며, 이들 집단의 인적 교류에서 연계된 이합집산(合集散) 추이까지 더하면 그 수는 300개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상호협조 ·연계활동을 통해 능력을 강화하고 국가간에 이념과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에는 적대국에 대한 테러행위를 묵인, 또는 조장 ·방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⑴ 이슬람권의 테러조직:성전(聖戰)이란 뜻을 지니고 있는 회교지하드(Al al Islam:Islamic Holy War Jihad)는 이란 회교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과격단체로 아직도 정체가 분명하지 않다.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3년 4월 18일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폭탄트럭으로 공격, 미국인을 포함한 63명을 살해하면서부터이다. 이들은 1983년 10월 23일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는 미해병대 사령부와 프랑스군 사령부를 자살폭탄트럭으로 각각 동시에 공격하여 299명의 사상자가 나게 한 다음, 1984년 9월 19일 새로 옮긴 동베이루트의 미대사관에 자살폭탄트럭으로 돌진, 12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하는 등 72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켜 위협적인 테러 그룹이 되었다. 또한 아부 니달 그룹으로 알려진 ‘검은 6월단’은 뮌헨 올림픽 선수촌 테러사건으로 유명해진 ‘검은 9월단’에서 분리, 성장한 테러 집단이다.

 

⑵ 유럽권의 테러조직:① 1910년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위하여 조직된 아일랜드공화군(IRA:Irish Republican Army)은 1969년 북아일랜드 분쟁 때 과격파 ·온건파로 분리되었다. 최근까지 테러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조직은 과격 아일랜드공화군이다. 이들은 살인 ·방화 ·폭파 등을 자행, 영국군과 자주 충돌하고 있다. ② 독일이 통일 되기 전, 미군의 서독 주둔에 반대하는 RZ(Revolutionary Cells) 그룹은 서베를린 근처의 미국 도서관에 폭탄공격을 가하는 등 반미 ·반NATO운동을 벌였다. 1980년대 후반에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신활주로공사 방해와, 중거리 미사일 설치 반대운동에 앞장섰다. 이 밖에 1세기 전에 일어났던 터키 정부의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학살사건을 잊지 못하는 아르메니아 해방군이 있다.

 

⑶ 분리주의 운동의 테러 조직:프랑스와 에스파냐 국경지역인 산 세바스티안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바스크 분리주의 그룹으로서, ETA(Euzkadi ta Azuktasuna:Basque Fatherland and Liberty), 바스크 분리주의 전사, 이라울차(Iraultza) 등이 있다. 모두 에스파냐에서 독립, 바스크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데 목표를 둔 그룹이다. 또 하나는 1981년 이래 미주지역에서 가장 위협적인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푸에르토리코 분리주의 그룹으로서, AFNL(Armed Forces of National Liberation)과 AFNR(Armed Forces of National Resistance)가 있다.

 

⑷ 기타 테러조직 단체:이상의 테러 조직 이외에도 각국에는 국제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테러 조직이 많다. 각국의 대표적인 테러 조직을 보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의 악시옹 디렉트 그룹(Action Directe Group), 팔레스타인의 M-15(May 15 Organization),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Mujaheddin), 터키의 인민해방군 TPLA(Turkish People’s Liberation Army), 콜롬비아의 M-19(April 19 Movement), 독일의 바더마인호프단(Baadermeinhof Gang), 이탈리아의 붉은여단(Brigate Rosse), 일본의 적군파(JRA:Japanese Red Army) 등이 있다.

 

상하이 쿠테타 :
국민당은 1926년 7월부터 장제스를 총사령관으로 한 국민혁명군을 조직하고 제국주의와 봉건군벌의 타도를 위해 북벌을 개시하여 남방지역의 군벌을 차례로 타도하였다. 공산당도 제1차 국공합작하에서 북벌을 혁명전쟁으로 발전시키는 정책으로 채택하여 노동자·농민 사이에 급속히 당세를 확대시켜 각지의 해방투쟁을 지도하였다.

1927년 3월 공산군이 난징[南京]을 점령하자 영국·미국·프랑스·이탈리아 및 일본의 함대에서 난징을 향해 일제히 무차별 포격을 가해 공산군 중심의 혁명전쟁 발전을 무력으로 저지하고 거액의 자금을 대주어 국민당 우파의 반공활동을 지원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우파의 실력자 장제스는 같은 해 4월 12일 상하이의 노동자 무장대와 상하이 총공회(總工會)를 해산시켰다. 이 사건은 국공합작을 결렬시키고, 공산당 세력을 구축하였으며, 장제스 정권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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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의 자서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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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중 다수가 열린 책들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표지그림이 아주 맘에 든다. 오후 네 시가 그랬듯이, 배고픔의 자서전도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해주는 표지그림이다. 밑이 뚫린 식탁에서 주인공 여자가 계속해서 식사를 한다.

 

식욕은 인간의 피해갈 수 없는 욕구중의 하나이지만, 욕구가 과하면 욕심이 되고 그렇게 되면 죄악이 되기도 한다. 화장실에 꽂아놓고 수시로 읽고 있는 숫타니파타에는 식탐을 버리라는 말이 매우 자주 나온다. 또한 영화 SEVEN에서 욕심으로 인해 징벌받은자는 먹다 지쳐 죽음을 맞이한다. 먹는 것은 인간생활에 큰 즐거움이다. 어쩌면 가장 큰 즐거움일 수도 있다. 맛있는 음식을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가져가 그 맛을 느끼는 과정과 흔히 말하는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처럼.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배고픔이 그 근간이 된다.

배가 고프다는 것은 뭔가를 먹고 싶다는 말이며, 굶주려 있다는 말도 된다. 고로 뭔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프다는 것. 아멜리 노통브는 이 자서전에서 스스로 고파했던 모든 것들의 근원을 찾아보려 한다.

 

이 책을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과 연이어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어쩌다 출판사도 다른 한 작가의 책을 동시에 구입했는데 내용이 이어진다니 분리된 소설을 내가 연작 시리즈로 만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배고픔의 자서전은 알려진대로 소설이라기 보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라고 밝혔다는 말처럼 아멜리 노통브의 맨 처음 기억언저리부터 그녀가 기억해내는 모든 굶주림에 대하여 말한다.

 

혜택받은 가정환경, 일본과 중국, 미국과 방글라데시를 오가던 유년시절, 달콤한 것들에 대한 집착과 소아 알콜중독, 그리고 끊임없이 추구했던 스스로에 대한 안위와 쾌락. 사실이거나 아니거나 상관없이, 그 어린 소녀가 느꼈던 모든 쾌락에 대한 욕구는 우리 모두에게 본능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 많은 과정을 거쳐 그녀는 작가가 되었고 지금은 또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고픔"으로 살아가고 있다. 산다는 것은 뭔가가 고프기 때문에 끊임없이 추구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전에 삶에 대한 욕구가 높을 수록 식욕이 좋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뭔가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 욕구를 채워나갈 것이다. 때론 보통사람들과 매우 다른 욕구를 혼자만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구멍뚫린 식탁위에서 계속해서 먹어제끼거나 도시를 바꿔가며 글을 쓰거나 도박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는 모든 행위들이, 다 그 행위의 주체에게는 매우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옳거나, 그르거나 간에.

 

2006. 6. 22.

 

Ps.

프랑스에서 공부를 했던 한 친구의 말이 아멜리 노통브는 "아멜리 노똥"으로 읽는 것이 옳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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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세계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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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좋아하게 된 노통브의 또 다른 소설.

그녀의 기발한 상상력과 쉽게 넘어가는 페이지들이 사랑스러운데,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은 인터넷상에 돌던 한 문구때문에 책을 선택했다.

 

  나는, 비의 이미지대로,

  소중하지만 위험천만하고,

  무해한데도 치명적일 수 있고,

  조용하면서도 요동치고,

  혐오스러우면서도 기쁨을 주고,

  부드러우면서도 부식을 일으키고,

  하찮으면서도 귀하고,

  깨끗하지만 강렬하고,

  기만적이면서도 끈기있고,

  음악적이면서도 불협화음 같은 존재라고 느꼈다.

 

  하지만 이것저거다 뛰어넘어,

  다른 무엇보다도 강인한 존재라고 느꼈다.

 

  이토록 아름다운세살 //  아멜리노똥브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은 신생아에서 세살에 이르기까지의 기억이다. 그 나이에 무슨 기억이 있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있는 사람들도 있다. 세살 이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천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내가 24개월정도부터 기억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말은 터무니 없는 거짓말인 듯 하다. 

작가의 기억인지 상상력인지 모르겠지만, 이 글은 마치 양철북의 주인공이 기괴한 요소를 빼고 깜찍한 탈을 뒤집어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기는 스스로를 신이라고 지칭한다.

심리학에서 아기들은 누워서 울기만 해도 모든 일이 해결되며, 때로는 울지 않아도 삶에 필요한 모든일이 해결되기 때문에 스스로를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믿게 된다고 한다. 이는 후에 나르시시즘으로 발달하기도 하며 아이는 성장을 하면서 어머니와 인격이 분리된다는 것을 인지한 후로 그 모든 것이 어머니로부터 해결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어머니가 바로 그 전지전능한 존재의 실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어미의 권위가 형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애초에 어미와는 인격이 분리되어 있는채 태어나고 (영아들은 어머니와 자기 자신이 분리된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을 인지하는 시점에 낯가림이 시작되고 그 때쯤 인격이 형성된다고 한다) 스스로 전지전능하다는 것을 만 2세때즈음까지 믿고 있다. 나르시시즘에 제대로 빠져있는 아기인 것이다. 

 아기는 세살이 되기 전에 죽음을 맛보고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서 느끼고 상징을 몸으로 체득하며 (정원은 일본을 상징하는 메타포다) 삶이 죽음으로 향해가며 점점 잃게 될 것이 많아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네가 사랑하는 것은 잃어버리게 된다' 라는 것과 "네 인생 전체가 죽음의 박자에 맞춰 움직일 것"을 깨닫고 감정 하나 하나를 다 네 왕조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세 살 ─ 생각해보면 정말 어이없는 나이일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말을 제대로 하게 되기 까지, 아기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독립된 種 - 아기 일 뿐이다. 내가 키우고 있는 내 자식도 솔직히 사람이라기 보다는 동물과 사람의 중간단계에 있는 특별한 種 - 아기 - 로 여겨지니 말이다. 

 그런 아기들이 얼마나 발칙한 상상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보는 재미, 생각보다 대단하다.

유머러스한 노통브의 깜찍한 소설 -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이 정말 아름다운가 느껴보는 것은 독자의 몫일게다. 

 2006.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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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킨트
배수아 지음 / 이가서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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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가 좋은 이유는, 그녀만의 것이 매우 확실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외국서적을 번역한 듯한 문체와 아리송한 등장인물과 말도 안되는 판타지.

그 속에 가득한 자유에 대한 갈망, 뻔뻔함, 도도함.

그런 것들이 이루지 못한 자를 더 초라하게 만들기는 커녕, 자 우리는 이제 한 배를 탄 거야. 너도 나와 공범이야. 라고 씨익 웃고 있는 조우커의 미소를 보내주기 때문일 것이다.

 

배수아의 소설중에 가장 압권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이었다.

그리고 당나귀들, 독학자, 에세이스트의 책상. 그녀의 소설들을 몽롱하면서도 명확하게 건조하면서도 질펀한 느낌이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바케트 빵,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도마. 기름때조차 식어버린 듯한 부엌의 느낌이 바로 독학자 였다면, 동물원 킨트는 축축한 안개가 가득한 동물원의 비관람시간. 코끼리 사나이가 숨어서 식은 빵을 먹고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가 흐른다.

 

하마라는 "그녀"와 보도, 그리고 나 동물원 킨트 .

모두가 단절되어 있고 고립되어 있는 외국인들의 이야기.

정리되지 않은 하천을 걷는 것 같던 소설은 마지막에 고독의 미학을 이야기해준다.

 

"이제는 가을이 깊어져서 스웨터를 입지 않으면 까페 테라스에 나와 앉아 있지 못해. 이제 부다페스트 거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마음을 소리도 없이 무너지게 하지. ............

이제 모든 축제의 시절은 지나가고 여행자들은 사라지고 우리가 견뎌내야 할 끝없는 혹독함은 아직 몰려오기 전이야...." 라는 문구에서,

우리 모두 외국인, 우리 모두 이방인이라는 동물원 킨트의 이야기가 저며온다.

 

배수아의 다른 작품들보다는 그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배수아의 매력은 완성도보다 그 느낌에 있다.

단지, 배수아의 팬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2006.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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