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1895년 갑오개혁, 1896년 아관파천, 1897년 대한제국 선포 이후, 1898년 만민공동회가 꾸려지며 대한제국이 근대적 국가로 나아가게 된 역사적 배경과 당시의 사건을 다룬다. 1898년 만민공동회는 역사적으로 그 가치가 폄하된 편이라 볼 수 있다. 고인이 된 저자 전인권은 만민공동회를 계기로 진리를 추구하는 성리학의 국가에서 실존과 실재를 중시하는 실리적 국가공동체로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문화사에서 근대는 일제강점기과 겹쳐져 마치 일제에 의해 근대가 실현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자발적 근대로의 전환이 부각되지 않는 경향이 있으나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은 국가체계의 발전과정, 상상의 공동체인 민족이 어떻게 나아갔는지를 살핀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는 탄핵정국과 비견해서 본다면, 우리가 갖춘 다양한 저항의 방식은 이미 구한말에 그 기틀을 갖췄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매우 추천하는 책.이미 한 번 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었다. 전인권의 유서가 맨 뒤에 있는데,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면서 본인의 학문적 미성취를 후배들에게 부탁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 숭고스럽기까지 하다. 격동의 구한말을 다시 읽으며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과거를 들이파고 있는지 재고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