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조건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제목때문이었다.
인간의 조건, 인간이 되려는 조건이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때문에 존재하는가.
아마 이 책은 작년 12월쯤에 산 책인 것 같은데 한참 동물학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그에 반하여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을 알아보려했던 호기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이 도착했을 때 나는 그 검소한 표지에 놀랬고, 코팅되어 있지 않은 옛스러운 종이에 놀랬으며, 또한 두께에 마지막으로 놀랬다. 책은 장장 500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이며, (최근에 이다지도 두꺼운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던가)게다가 더 경이로운 것은 그 중에 100여 페이지가 앙드레 말로 연구라는 번역가 김붕구 선생의 논문이 실려있었던 게다.
앙드레 말로는 소설보다 더욱 경이로운 인생을 산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드골의 흉금을 털어놓을 유일한 친구였다고 한다. 해서 드골이 대통령이 되면서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고 드골이 은퇴하면서 같이 사임을 했다. 대표작으로는 "왕도로 가는 길"과 "인간의 조건"이 있다. 번역자 김붕구 선생역시 서울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을 하면서 불문학의 올곧은 학자의 풍모를 지니며 보들레르를 주로 연구했고 르나르의 "홍당무", 스탕달의 "적과 흑", 생 텍쥐베리의 "야간 비행"등을 번역했으며 "불문학 산고"등의 저서도 남겼다고 한다. 이 책은 지식공작소에서 2000년 초판을 2005년에 2판 4쇄로 펴낸 것인데, 다른 번역본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없는 모양이기도 하다) 지식공작소 버전은 김붕구 선생의 앙드레 말로 연구가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내용은 1927년 상하이쿠테타를 배경으로 한다. 쿠테타를 배경으로 한 만큼 테러리스트와 혁명가들이 등장하며 시대배경에 어울리는 자본가, 대학교수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황폐하며 떠돌이고 외롭고 고독하다. 정상적인, 아니 보편적인 가정을 이룬 등장인물은 하나도 없으며, 모두가 때에 절은 옷을 입은 듯, 아니면 고독과 허무에 찌들은 얼굴표정을 했을 만한 인물들만이 등장한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그들은 적절하게 얽혀 있고 그리고 그 인물들의 캐릭터나 세부적 심리묘사 역시 탁월하다. 책을 잡고 내가 4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낸 상하이가 배경이라는 것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져셔 그 텁텁한 공기속에 식은 기름냄새가 가득한 바람이 뿌옇게 스모그가 낀 황푸강 위로 마구 불어오는 듯 했다. 책 앞머리에는 상하이 지도도 작게 들어있는데 소설의 배경이 되는 차베이(자뻬이)지역은 소설속의 묘사와 지금의 분위기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아직도 존재하는 아스토리얼(아스토리호텔이라고 나온다)호텔등 작가가 상하이를 언제 방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르포에 가까울 만큼 그 지역에 대한 연구역시 대단했던 것이 틀림없다.
소설은 내내 처절하다. 존엄성, 단지 인간의 존엄성 때문에 싸워야겠다는 사람들의 어깨는 모두 늘어져있고 어금니는 앙 다물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개인적인 어떤 희망도 따뜻함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로지 혁명 또는 투쟁, 설사 그 방법을 통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더라도 상관없다 하는 절실함이다. 이 것이 아니면 내 목숨은 필요없고 설령 나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내가 죽게 되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이미 죽음에 이른 어쩌면 한 번쯤 죽었다 살아난 한 맺힌 유령같은 인간들이 가득하다. 인생을 발목잡는 조건들, 가난, 육아, 가족, 자존심, 욕망등이 길거리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로 쌓여있는 시체들처럼 잔인한 모습으로 즐비하게 늘어져 있고 주인공들은 전멸한다.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떠나는 마지막 장면조차 그다지 희망적인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저 그렇게 살던 사람들이 다 죽었고 다른 곳에서는 아무일도 없이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만족스러워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또 다르게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마지막에 소설 속 한 인물이 말한다.
사람을 하나 만들려면 아홉달이 걸리지만 죽이는 건 하루면 족하다고 하지만, 한 사람이 완성되려면 60년이 걸리는데, 인간이 완성된 단계에 이르면 결국 죽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리는 완성과 동시에 궤멸하는 존재인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죽음은 인간을 완성하는 마지막 조건이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접할 수 있는 프랑스 소설들은 대부분 200페이지 내외의 짤막한 소설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가벼운 불문학에 익숙해져서 <"아멜리 노통브"나 "알랭 드 보통"등> 앙드레 말로나 까뮈, 사르트르, 프루스트 따위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이제 다시 한 번 대작들을 만나야겠다.
2006. 10. 25.
테러 [terror]
[명사]
1 폭력을 써서 적이나 상대편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 ‘폭력’, ‘폭행’으로 순화.
2 <정치>=테러리즘.
테러리즘 :
폭력적인 공포정치 또는 암흑정치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테러(terror)라면 테러리즘을 뜻한다. 테러는 위협 ·폭력 ·살상 등의 끔찍한 수단을 수반하므로, 테러 ·테러리즘 ·테러리스트라는 말들은 사람들에게 공포와 전율을 느끼게 한다. 테러리즘에 대한 개념과 정의에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약간의 차이와 이견이 있어 왔다. 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관점에 따라서는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일반범죄로 취급하기도 하며, 다른 시각, 즉 특정집단에서는 애중적(愛衆的) ·애국적인 행동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따라서 테러리즘에 대한 견해는 합의적 정의를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테러리즘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주장이나 이론에 따라 설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1937년 국제연맹(League of Nation)에서 개최된 ‘테러리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회의’는 국제적 차원에서 테러리즘의 개념을 정의하고자 모인 첫 번째 시도였다. 그러나 참가국의 이해(害)가 엇갈려 안건은 채택되지 못하였다. 다만 이때 열린 회의에서 테러리즘을 ‘한 국가에 대하여 직접적인 범죄행위를 가하거나, 일반인이나 군중들의 마음속에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국가원수의 배우자에 대한 살상, 공공시설 파괴 등을 테러리즘에 포함시켰다. 테러리즘은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으며, 폭력의 사용이나 위협이 따르고, 심리적 충격과 공포심을 일으키며, 소기의 목표나 요구를 관철시킨다’는 4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으로 더듬어 보면 인류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구약성서 《창세기》 제4장을 보면, 인류의 시조 아담이 나온다. 그는 두 아들을 두었는데, 큰아들은 카인, 작은아들은 아벨이다. 카인은 동생 아벨을 시기한 나머지 동생을 쳐죽였다. 이것이 인류사상 첫 번째 살인으로 기록되었으며, 학자에 따라서는 카인을 최초의 살인자이며 테러리스트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후 인류가 집단사회를 이루면서부터 테러리즘은 강한 자의 통솔도구, 공포정치의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테러리즘이란 용어는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 혁명정부의 주역이었던 J.마라, G.J.당통, 로베스피에르 등이 공화파 집권정부의 혁명과업 수행을 위하여 왕권복귀를 꾀하던 왕당파(王黨派)를 무자비하게 암살 ·고문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를 자행하였던 사실(史實)에서 유래한다. 즉, 단순한 개인적인 암살이라든지 사적 단체에 의한 파괴 등이 아니고, 권력 자체에 의한 철저한 강력지배, 혹은 혁명단체에 의한 대규모의 반혁명에 대한 금압 등을 일컫는다. 프랑스에서는 자코뱅의 공포정치에 대한 1794년 이후의 테르미도르 반동, 1815년 혁명 후의 루이 왕조에 의한 보나파르트파에 대한 탄압, 1971년 파리 코뮌의 패배 후, 이들에게 가해진 베르사유파에 의한 대량학살 등은 백색 테러리즘의 예이다. 이에 대하여 앞서 예를 든 자코뱅의 강압지배는 적색 테러리즘이라 불리는데, 혁명을 추진하기 위한 강권정치, 반동파에 대한 탄압 등은 1917년의 러시아혁명에서도 자행되었다. 그리고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지배확립의 과정, 독재정권 수립 후의 공산주의자 또는 유대인 등에 가해진 잔인한 박해도 테러리즘의 예이다. 이와 같이 테러리즘은 혁명 ·반혁명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치현상이다.
오늘날 테러 공격 형태의 특성으로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장 고전적인 테러전술의 하나인 폭탄공격(bombing)이 있고, 항공기 납치가 주대상인 하이재킹(hijacking), 그리고 인질납치(hostage seizures)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국제 테러 조직〉 1968년 이후 테러 관여 집단수는 73개국 220여 개 조직에 이르며, 이들 집단의 인적 교류에서 연계된 이합집산(合集散) 추이까지 더하면 그 수는 300개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상호협조 ·연계활동을 통해 능력을 강화하고 국가간에 이념과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에는 적대국에 대한 테러행위를 묵인, 또는 조장 ·방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⑴ 이슬람권의 테러조직:성전(聖戰)이란 뜻을 지니고 있는 회교지하드(Al al Islam:Islamic Holy War Jihad)는 이란 회교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과격단체로 아직도 정체가 분명하지 않다.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3년 4월 18일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폭탄트럭으로 공격, 미국인을 포함한 63명을 살해하면서부터이다. 이들은 1983년 10월 23일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는 미해병대 사령부와 프랑스군 사령부를 자살폭탄트럭으로 각각 동시에 공격하여 299명의 사상자가 나게 한 다음, 1984년 9월 19일 새로 옮긴 동베이루트의 미대사관에 자살폭탄트럭으로 돌진, 12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하는 등 72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켜 위협적인 테러 그룹이 되었다. 또한 아부 니달 그룹으로 알려진 ‘검은 6월단’은 뮌헨 올림픽 선수촌 테러사건으로 유명해진 ‘검은 9월단’에서 분리, 성장한 테러 집단이다.
⑵ 유럽권의 테러조직:① 1910년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위하여 조직된 아일랜드공화군(IRA:Irish Republican Army)은 1969년 북아일랜드 분쟁 때 과격파 ·온건파로 분리되었다. 최근까지 테러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조직은 과격 아일랜드공화군이다. 이들은 살인 ·방화 ·폭파 등을 자행, 영국군과 자주 충돌하고 있다. ② 독일이 통일 되기 전, 미군의 서독 주둔에 반대하는 RZ(Revolutionary Cells) 그룹은 서베를린 근처의 미국 도서관에 폭탄공격을 가하는 등 반미 ·반NATO운동을 벌였다. 1980년대 후반에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신활주로공사 방해와, 중거리 미사일 설치 반대운동에 앞장섰다. 이 밖에 1세기 전에 일어났던 터키 정부의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학살사건을 잊지 못하는 아르메니아 해방군이 있다.
⑶ 분리주의 운동의 테러 조직:프랑스와 에스파냐 국경지역인 산 세바스티안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바스크 분리주의 그룹으로서, ETA(Euzkadi ta Azuktasuna:Basque Fatherland and Liberty), 바스크 분리주의 전사, 이라울차(Iraultza) 등이 있다. 모두 에스파냐에서 독립, 바스크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데 목표를 둔 그룹이다. 또 하나는 1981년 이래 미주지역에서 가장 위협적인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푸에르토리코 분리주의 그룹으로서, AFNL(Armed Forces of National Liberation)과 AFNR(Armed Forces of National Resistance)가 있다.
⑷ 기타 테러조직 단체:이상의 테러 조직 이외에도 각국에는 국제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테러 조직이 많다. 각국의 대표적인 테러 조직을 보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의 악시옹 디렉트 그룹(Action Directe Group), 팔레스타인의 M-15(May 15 Organization),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Mujaheddin), 터키의 인민해방군 TPLA(Turkish People’s Liberation Army), 콜롬비아의 M-19(April 19 Movement), 독일의 바더마인호프단(Baadermeinhof Gang), 이탈리아의 붉은여단(Brigate Rosse), 일본의 적군파(JRA:Japanese Red Army) 등이 있다.
상하이 쿠테타 :
국민당은 1926년 7월부터 장제스를 총사령관으로 한 국민혁명군을 조직하고 제국주의와 봉건군벌의 타도를 위해 북벌을 개시하여 남방지역의 군벌을 차례로 타도하였다. 공산당도 제1차 국공합작하에서 북벌을 혁명전쟁으로 발전시키는 정책으로 채택하여 노동자·농민 사이에 급속히 당세를 확대시켜 각지의 해방투쟁을 지도하였다.
1927년 3월 공산군이 난징[南京]을 점령하자 영국·미국·프랑스·이탈리아 및 일본의 함대에서 난징을 향해 일제히 무차별 포격을 가해 공산군 중심의 혁명전쟁 발전을 무력으로 저지하고 거액의 자금을 대주어 국민당 우파의 반공활동을 지원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우파의 실력자 장제스는 같은 해 4월 12일 상하이의 노동자 무장대와 상하이 총공회(總工會)를 해산시켰다. 이 사건은 국공합작을 결렬시키고, 공산당 세력을 구축하였으며, 장제스 정권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