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김훈의 현의 노래를 읽고 잠이 든 후,
눈을 떠서는 김 훈의 강산무진을 읽었다.
그가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뭐라고 답했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어느 쪽인지는 나도 대충 알겠지만, 그건 그거고, 나는 그 사람의 팔뚝을 움직여서 쓴, 어깨를 움직여서 쓴 문장이 고귀할 뿐이다.
김훈을 읽으면 김훈을 닮고 싶고, 신경숙을 읽으면 신경숙을 닮고 싶다.
아무도 닮고 싶지 않을 때, 그 날이 바로 때가 아닐까 한다.
강산무진도를 보러 가야겠다.
중앙박물관에 있는지,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림과 음악을 조금 더 조용히 듣고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한 문장을 읽고 또 읽고 또 읽는 연습도, 많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한다.
처음부터,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무지한 인간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