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江東

 

 

1

 

일단 강동구입니다.

 

안녕하세요, 강동구민 여러분.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2

 

스웨덴 한림원은 도박 사이트 놀리는 게 설립취지인 것 같다.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전혀 뜻밖. 페터 한트케라니, 만세.

 

사이러스님과 카페에서 모 도박 사이트가 발표한 배당률 리스트를 보며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앤 카슨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은 그 리스트에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 마지막 줄에 있는 야 후아던가 야후 아던가 하는 분은 누구신지 정말…… 검색해도 야후 아르헨티나막 튀어나오고…….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상을 받은 해는, 발표 다음 날 아침, 도서관이 문을 열자마자 쳐들어가서 국내 번역된 이시구로의 모든 책을 싸그리 낚아채 왔더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일은 강동구에 가야해서 도서관 털이는 애초에 물 건너 간 셈이다.

 

페터 한트케에 대해 말하자면,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이런 걸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고 하나, 하여간 막 천지분간 없이 휘젓고 다니면서 아무래도 쓸데없어 보이는 것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거나, 맥락도 없이 대뜸 진지한 자기고백을 하며 한 페이지를 뚝딱 해먹는 등장인물들이 잔뜩 등장한다. 그런 경우 대체로 안 읽어지게 마련이다. 알프레드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이라든지, 가즈오 이시구로의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이랄지 그런, 독해는 되는데 해독이 안 되는 희한한 작품들과 맥이 닿아있는데, 놀랍게도 한트케의 작품들만큼은 그 와중에도 끝까지 읽어진다! 그건 어쩌면 소설가와 독자의 주파수 문제일 수도 있겠다.



올가 토카르추크라는 분은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3

 

다시 각 잡고 책 이야기를 좀 써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맘이 찌뿌둥하다. 어떻게든 해내던 월말 결산, 주말 결산 같은 것들도 한 번 손을 놓았더니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역시 인생은 기세.

 

알라딘이 자꾸 작년 재작년 이맘때 syo가 찌끄려 놓은 글들을 갖다 대는데, 당시에는 정말 후지다 생각했던 것들이 오늘 다시 보니 와 저게 어디야 싶다. 역시 인생은 쇠락.

 

일단 서울이나 다녀와서 생각할까. 역시 인생은 내일…….

 

 

 

--- 읽은 ---

+ 읽거나 말거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279 ~ 456

+ 30분 회계학 / 가네코 도모아키 : 217 ~ 352

+ 자본론 공부 / 김수행 : 137 ~ 283

+ 프란츠 파농 새로운 인간 / 프라모드 K. 네이어 : 193 ~ 301

 

 

--- 읽는 ---

= 딩씨 마을의 꿈 / 옌롄커 : 367 ~ 497

= 내가 화가다 / 정일영 : ~ 153

= 기초 확률과 통계 / 박대수 : ~ 102

= 옥스퍼드 중국사 수업 / 폴 로프 : ~ 140

= 나는 열정보다 센스로 일한다 / 최용진 : ~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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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10-10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이 뭐지요? 먹는 겁니까? 저희 집에 노벨상 킬러가 하나 있는데 귀신같이 책꽂이에서 빼서 던지고 찢기 직전까지 간 걸 빼앗아보면 어김없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찍혀 있습니다. 도리스 레싱 르 클레지오 오르한 파묵 뭐 이런 거...사 놓고도 안 읽는 엄마를 조롱하는 것 같습니다. 또르르...
그런 저와 달리 발표를 듣고 도서관으로 달려간다니 별세계 입니다. 내일은 일단은 서울로 잘 달려오시오소서.

syo 2019-10-11 08:49   좋아요 1 | URL
노벨상 킬러 귀엽다.
노벨상 예측 시스템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내년에는 한번 시험해보세요 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19-10-11 10:30   좋아요 0 | URL
예측기로는 별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게 쿤데라 영감님 느림이랑 커튼이 단골 능욕? 메뉴거든요. (겉지를) 벗기고, 들여다보다, 내동댕이치고...(나쁜 남자네.) 그렇게 해서 영감님이 노벨상 탈 수 있다면야 얼마든지 던지게 하고 싶지만. 그전에 돌아가실 듯...이번엔 또르르 안 해야지.

북다이제스터 2019-10-10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동구로 낙점 되신 건가요?ㅎㅎ
예전 강동구 길동에 살았던 주민으로서 환영합니다. 정말 좋은 동네입니다. ^^

syo 2019-10-11 08:49   좋아요 0 | URL
저도 강동구에 잠시잠깐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익숙하고 좋은 동네 맞아요 ㅎㅎㅎㅎ

scott 2019-10-1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인생은 내일!내일 서울 날씨는 화창,한트게 작품은 전부 팔아버렸는데 올해 노벨상 수상을 ㅎㅎ

syo 2019-10-11 08:50   좋아요 0 | URL
노벨상 그게 뭔데? 컨셉으로 밀고나가실 수 있잖아요 ㅎㅎㅎㅎ
한트케? 그거 노벨상 타야 읽나? 그냥 다 읽는 거 아닌가? 이런 컨셉 ㅎㅎㅎ

잠자냥 2019-10-1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림원은 도박사들 엿 먹일 수상자들만 콕 찝어내는 것 같다고요. 암튼 올해 민음사가 쏠쏠히 챙겨가겠군요.

syo 2019-10-11 08:51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가즈오 이시구로만큼 나가진 않을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이제는 노벨문학상이 불의의 일격을 가하는 걸 지켜보는 재미로 매년 이맘때를 기다리게 되는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 2019-10-10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가 누님은 뉴페이스라 신선한데요 ^^
한트케 형님 책은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끝까지 읽어진다!는 이유는 얇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ㅎ

syo 2019-10-11 08:5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세상 작가 참 많다.......
두 명이라서 두 명분 읽으려면 혼줄 빠지겠네 싶었는데, 그래도 한트케는 좀 읽었으니, 결국 한 명분이네요.

2019-10-11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1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9-10-11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강동...

syo 2019-10-11 08:54   좋아요 0 | URL
헬로우 강동...

단발머리 2019-10-1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서울...

syo 2019-10-12 09:12   좋아요 0 | URL
하이 서울....

chaeg 2019-10-1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투 서울..🙌🏻

syo 2019-10-12 09:13   좋아요 0 | URL
하이하이 서울...😼

수이 2019-10-1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무조건 웰컴_ 강동구 어디 있는지 서울 지도 검색중

syo 2019-10-14 10:16   좋아요 0 | URL
버스와 전철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는 모두 한가족

2019-10-12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4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4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4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19-10-14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로! 전 강서!!

syo 2019-10-14 10:19   좋아요 1 | URL
헬로!
그러나, 와우! 멀어!!

cyrus 2019-10-14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민음사와 문학동네가 승자네요... ㅎㅎㅎ

syo 2019-10-14 10:21   좋아요 0 | URL
그분들이 언제 패배한 적 있나요.
이 나라 출판시장이 어디, 그분들이 패배할 수나 있는 구조인가요ㅎㅎㅎㅎ

.....아니, 판사님, 그게 아니오라......

다락방 2019-10-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에 웰컴 난리났네요. ㅎㅎ

syo 2019-10-14 20:26   좋아요 0 | URL
웰컴폭풍이야 ㅎㅎㅎ 역시 인심좋은 고장 서울.....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강동구가 짱이지!!

구청장님 보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