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더니든이라는 곳에 와 있다. 뉴질랜드에서 6번째로, 남섬에서는 2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라고 한다. (뉴질랜드 인구는 약 536만 명이라고 한다) 이 도시는 스코틀랜드 인들이 와서 개척한 도시라, '남반구의 에든버러' 라고 부른다고.. 지금은 겨울이 되어가고 있다. 11년 전에 한 번 와봤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맨날 일하고 밥과 술만 먹었..)이다.
지난주 토요일 오전 집을 떠나서 일주일이 지났다. 끝내야 하는 일의 양은 정해져 있고 다들 머무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 주말도 없이 일하는 중이지만, 오늘은 누군가의 생일이기도 하고 다들 집을 떠난지 일주일이 되었으니
좀 쉬기도 하고, '빨래를 하라고'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듯) 오늘은 좀 빨리 마쳤다.
나는 중간중간 (손)빨래를 좀 했으므로 시내 중심가로 나가 책방 투어를 하고 장을 보기로 했다.
4시에 닫는 책방 두 군데부터 먼저. 가는 길에 하나가 있어서 들렀고 (별로 재미는 없었다), 두번째로 간 곳이 가장 가보고 싶었던 책방, The Ink Pot. 무려 로맨스 전문 책방이다.

사실 로맨스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일단 테마가 있는 책방이고, 생긴지도 별로 안 되었고 또 이름도 너무 귀엽고 리뷰가 좋아서 가보게 됐다. 인테리어도 예쁘고 귀여운 책 관련 굿즈도 판다고 써 있었는데, 책방의 규모가 무척 작고 서가도 작아 책이 많지 않았고, 정말 로맨스 소설만 있어서(!!) 약간은 실망했다. 그래도 로맨스를 좋아하시는 우리 서재 친구분들을 위해 굳이 소개해보기로.

서가는 한쪽에는 천장 끝까지 있는 높은 서가를, 반대편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서가를 배치해 굿즈도 함께 두었는데 낮은 서가에 있는 제인 오스틴 책이 무척 예뻤다. 특히 사진에서 위 칸의 작은 판형 시리즈가 맘에 들었는데, 손에 닿지 않아 보자면 요청을 해야했다. 사지도 않을 것 같고 마침 서점 안에서 작가와의 대화 행사가 진행중이어서 (작가와 손님 4-5명이 둘러앉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저 책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아쉽다... @_@

반대편 서가에는 Contemporary, Romantasy (로맨스+판타지 인듯), YA 등 세부장르별로 책이 꽂혀 있었다. Contemporary 부분에 내가 읽은 몇 안되는 로맨스 Love Hypothesis 가 있고, 알리 헤이즐우드의 다른 책들도 있어 반가운 마음에 찍었다. 왼쪽 아래에 조조 모예스의 책 (잘려서 제목은 안 보이는데) 도 있었다.

그리고 브리저튼 시리즈도 있었는데... 브리저튼 책도 표지가 무척 예뻤다 :)
책방의 절반 정도 공간에는 소파와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거기서 독서모임도 하고 작가와의 만남 등 행사를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곳에도 (로맨스보다는 다른 장르였으면 좋겠는데) 이런 서점이 있었으면! 자주 가고 독서모임도 갈텐데. 여성작가 책을 파는 서점이나 페미니즘 책 서점도 좋을 것 같고....
약간 아쉬운 마음에 숙소에 돌아와 이 책방을 검색해보니 책방 주인 본인도 로맨스 소설 작가였다. 이 분의 소설은 무려 파라노말 로맨스와 리버스 하렘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 파라노말 로맨스는 초자연적 존재 (뱀파이어, 늑대인간, ... 등) 가 존재하거나 초자연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고, 리버스 하렘은 여자 주인공 한 명이 여러 남자 주인공들과 동시에 로맨스를 이어가는 구조라고.... @_@
로맨스에도 여러 세부 장르가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은 <Acedia>이고, 알라딘에서도 꽤 여러 권이 검색되는데 아직 우리나라엔 번역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초자연적 로맨스... 리버스 하렘.... 음.... 작가님하고 말도 몇 마디 했으니 혹시 한 번 더 들를 수 있다면 가서 한 권 사고 사인도 받아올까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내가 과연 이걸 읽을 것인가.... 이 장르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작가님에게 할 말이 있을까.... 모르겠다... 로맨스 서점이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본격적인 서점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후 두 개의 평범한, 여러 분야의 책을 다 파는 서점 두 곳에 더 들렀다. 두 곳 다 교보문고, 영풍문고처럼 지점이 여러개인 체인 서점이었다.

책 표지는 안 보고 후기를 보다가 'The First Son of America!' 가 눈에 들어와서 어? 하고 보니 얼마전 서친들이 함께 읽던 책! 반가워서 찍어왔다. 그나저나 The First Son of America라는 말을 진짜 쓰나?

다락방님이 좋아하시는 조조 모예스가 이번엔 많이 있었다. 이 분 책 많이 쓰셨네...

브리저튼도 있었다. 역시 아까 그 표지가 예쁘다!
쓰다보니 자야할 시간이 되었다. 맨날 퇴근하고 저녁먹고 집에오면 씻고 쓰러져 자느라 여전히 책은 거의 못 읽었다.
서점 탐방 나머지 얘기는 곧 또 올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