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애의 목적' 사운드트랙을 산 건 아마도 2005년의 일일 것이다. 리뷰를 쓴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무튼...
그 때 그 CD를 산 건 무슨 영화상 시상식에 나온 이병우와 뮤직도르프의 연주를 듣고 감탄해서였을 것이다. 아마도... 그 음악이 참 좋았고, 사랑스러웠고, 이병우 특유의 변주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연애의 목적'은 비디오대여점과 인연을 끊은 후 어디서도 그 영화를 볼 수 없었다. 애시당초 DVD를 샀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진 못했고, 신문사 사이트에도, 공유사이트에도 '연애의 목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어제 그 영화를 보게 해준 크브스에 고맙다. 영화 시작하면서 흘러나온 이병우의 음악. 역시.. 상상했던 것만큼 좋았다. 최 홍 선생이 확 돌변해서 이 선생님이 성추행한 거라고 말할 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최 홍에겐 가슴 아픈 지난 기억이 있고, 그 소문은 진실인지 거짓인지조차 밝힐 수 없게 되어 버린 채 교사들의 세계에도 쫙 퍼졌고, 이 선생은 그런 과거가 있다고 소문이 난 교생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게 밝혀진 마당에 둘 다 교사들의 세계에 발붙이고 배 두들기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테니... 어찌 보면 최 홍의 선택은 그것이 최선이었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http://image.cine21.com/resize/cine21/still/2005/0509/M0020075_yeonae_main_2[W600-].jpg)
지난 2년 여간 음악만 듣다가 그 음악을 입힌 영화를 보고 나니, DVD가 사고 싶어졌다. 어젯밤에는 당장 사고 싶은 충동에 휘둘리기도 했다. 지금은 살까 말까 하고 있지만, 교생과 이 선생의 강도 높은(?) 섹스신이 포함되어 있다면 당연히 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