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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젖은 땅 - 스탈린과 히틀러 사이의 유럽 걸작 논픽션 22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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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묵직한 책은 히틀러에 비해 축소, 은폐된 스탈린의 범죄를 낱낱이 폭로하면서도, 희생자들을 그저 숫자로 기억하는 것이 아닌, 한 사람으로 인지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인간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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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30 15: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옳소!!! 잠자냥님 혹시 재독하신 거예요? 😳

잠자냥 2021-06-30 15:25   좋아요 5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을 믿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0자평 대회하기에 예전에 쓴 것 수정했어요. 미미 님도 도전하세요.

미미 2021-06-30 15:27   좋아요 5 | URL
아앗ㅋㅋㅋㅋㅋ그랬군요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3 1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 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08-13 1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100자평 탁월하시네요.

mini74 2021-08-13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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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그린이 스스로 자신의 최고작으로 손꼽은 이 작품은 하드보일드 범죄물 형식을 좇으며 섣불리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선(善)과 악(惡)의 문제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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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6-30 14: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이 삼형제 도 아니고 오형제 !!! ㅎㅎ *^^* 담았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1-06-30 14:42   좋아요 5 | URL
아, 이 책은 제가 상반기에 꼽은 베스트 10에 들어갑니다. 리스트 발표는 내일 두둥=33 ㅋㅋㅋ

새파랑 2021-06-30 15:25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의 리스트에 따라 알라딘 매출이 바뀌겠군요 ^^

잠자냥 2021-06-30 15:28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하하하. 그런 과찬을;;; 한 두 권 좀 더 팔리긴 하겠지요. ㅎㅎㅎㅎ

미미 2021-06-30 15: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옳소!!!2 이 책 읽고 전율이 일어났을때 잠자냥님이 좋다는 책은 꼭 읽기로 마음먹었어요ㅋㅋㅋ

잠자냥 2021-06-30 15:27   좋아요 3 | URL
와, 그렇게 믿어주시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폴스타프 님이 상드의 <모프라>읽고 망한 것처럼 취향 타는 책도 분명 있을 거예요. ㅎㅎㅎ

붕붕툐툐 2021-06-30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믿고 읽는 잠자냥님 추천도서~ 내일 기대됩니다~ 두근~😍

잠자냥 2021-07-01 00:18   좋아요 0 | URL
일단 안녕히 주무세요! ㅋㅋ
 
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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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책은 읽는 의미를 찾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야 한다. 읽기라는 행위조차 왜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종종 드는 책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수록 그래도 감이라는 게 생겨서 그런 책을 만나는 일은 드물어졌는데, <수영장 도서관>은 아주 오랜만에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지?’하는 회의감에 여러 차례 부딪혀야만 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은 것은 이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의 전작, 2004년 부커상 수상작인 <아름다움의 선>을 꽤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기대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앨런 홀링허스트의 작품은 애초부터 읽기 수월하지는 않다. 지나치리만큼 세밀한 묘사 때문에 좀 읽다 보면 지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작품도 꽤 길다. <아름다움의 선>은 빽빽한 글씨로 600쪽을 훌쩍 넘고, <수영장 도서관>도 500쪽이 넘는다. 섬세하고 우아한 문장, 진저리날 만큼 세밀한 묘사 등등 어떤 의미에서는 요즘 작가의 책을 읽는 것 같지 않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에 <수영장 도서관>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을 때는 그런 탓이려니 했는데, 실은 게이 섹스에 대한 과한 묘사가 몇 번이나 책을 덮게 만들었다.

그래도 또 읽었나갔다. 작가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스물다섯의 예쁘장한 게이 청년 ‘윌리엄’은 남부러울 것 없는 처지다. 성소수자라고 하면 어쩐지 차별도 많이 받을 것 같고, 박해도 받을 것 같고, 사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에게 삶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영국의 잘 나가는 귀족 가문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유명한 사립학교를 거쳐, 옥스퍼드를 나왔고, 할아버지는 또 엄청난 부자라서 그에게 럭셔리한 아파트를 척하니 사주셨고, 그는 그런 아파트에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한량처럼 지낸다. 아니 그가 하는 일이라곤 고급 신사클럽인 ‘코리’에 가서, 수영을 신나게 하고 이 남자 저 남자 몸을 탐색하고 섹스 파트너를 구하는 일이라고나 해야 할까. 그것도 부족해서 공중 화장실에서 급만남을 꾀하기도 하는데, 어느 날은 자신처럼 공중 화장실에서 파트너를 찾아 전전하던 한 노인이 심장 발작이 와서 쓰러진다. 멍청하게 서 있는 다른 남자들을 헤치고 윌리엄은 그 노인을 심폐소생술로 구해주는데, 그는 알고 보니 같은 코리 회원인, 여든 넘은 ‘찰스’이다.

스물다섯 게이 ‘윌리엄’과 여든 넘은 게이 ‘찰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고급 신사 클럽 코리의 회원이라는 것 외에 둘 다 귀족 출신에 명문 사립학교를 거쳐 그 학교에서 게이로서의 정체성과 성(性)에 눈을 떴고 옥스퍼드를 나온, 어떤 면에서는 영국 사회에서 주류이면서도 그들의 성 정체성 때문에 비주류이기도 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찰스는 윌리엄에게 자신의 회고록을 써보지 않겠느냐면서 십대 때부터 적어 나간 일기를 건네는데, 윌리엄은 그 일기를 읽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일을 맞닥뜨리게 된다. <수영장 도서관>은 이렇게 빅토리아 시대 말기에 태어난 ‘찰스’라는 인물과 1950년대 후반 태생인 ‘윌리엄’이라는 인물의 삶을 겹쳐 보여주면서 1900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의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영국 사회의 소수자 문제를 다뤄나간다.

이 작품의 거의 절반을 넘어가기까지는 윌리엄, 그리고 찰스의 화려한 남성편력기가 그려져서 대체 작가는 이런 설정으로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궁금해진다. 물론 찰스에 비해 1980년대에 20대를 보내고 있는 윌리엄의 생활은 한결 자유롭고 편해 보인다. 파트너를 찾기도 쉽고 어떤 사회적 제재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1900년대 초반 태생인 찰스는 그의 성적 지향성 때문에 법적 처벌을 받고 징역을 산다. 동성애에 관한 차별적 법이 어느 정도 느슨해진 시대를 살고 있는 윌리엄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찰스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그를 처벌함으로서 모종의 이익을 얻은 사람은 다름 아닌 윌리엄의 할아버지이다). 때문에 이 작품에서 초반부터 그토록 자유로운 윌리엄의 성생활을 노골적으로 그려낸 것은 1980년대 영국은 과거에 비해서는 동성애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얼마쯤은 자유로워졌음을 작가는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리라(물론 그 이후 대처 집권 시기에는 동성애 마녀사냥법이 부활해서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도 퇴색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 이전 시기까지만 그리고 있다).

찰스의 일기를 통해 맞닥뜨린 엄청난 진실- 자신이 지금 누리는 성적 방종이 어찌 보면 높은 지위와 신분, 부(富)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며 그 바탕은 다른 동성애자를 탄압한 할아버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모순을 마주한 윌리엄은 당연히 충격을 받는다. 그는 자기의 자유로운 생활의 모순을 마주한다. 게다가 스킨헤드족으로부터 뜻밖의 린치도 당하고, 가장 가까운 친구가 동성 섹스 파트너를 공공연한 장소에서 찾으려다 경찰의 함정 수사에 걸리는 일도 곁에서 지켜보게 된다. 예쁘장한 부잣집 게이 도련님의 생활은 이런 균열을 겪으면서 그 자신이 완벽하게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성(城)이 자신의 성(性) 정체성 때문에 언제고 흔들릴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는 친구를 위해서도 무언가 행동할 것임을 은연중 암시하고, 실제로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또 아무리 찰스가 자기 할아버지로부터 박해받은 피해자임이 틀림없다 하더라도 그의 개인적 한계(포르노 제작 등)를 알고 난 뒤에는 그의 회고록 쓰기를 거부한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윌리엄의 각성은 그다지 센세이셔널하지는 않다. 그 또한 찰스처럼 미성년자인 10대 소년을 늘 자기 파트너로 점찍지 않는가. 게다가 그 청년들은 둘 다 유색인이거나 노동자 계층 출신이다. 그는 그런 소년들에게 시혜를 베풀기라도 하는 듯이 대한다. 식민지 관리로서 유색인을 대해왔던 찰스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게다가 제아무리 윌리엄은 각성했다 하더라도 마지막은 결국 또 다른 아름다운 미소년에게 눈길을 주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 윌리엄 분명 전과 달리 자신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높은 계층에 속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자신의 성적 정체성으로 언제고 무너질 수 있음을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또 다른 쾌락을 좇기를 멈추지 못한다. 어느 정도 성장했으나 결코 미완성인 성장. 어쩌면 인간의 성장이 다 그러하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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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29 1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스토리 시작하기 전까지 읽었습니다. 배려해주셔서 흑흑,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9 10:56   좋아요 4 | URL
잘하셨습니다. 스토리는 그래도 재미납니다. ㅎㅎㅎ

coolcat329 2021-06-29 1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리뷰보고 어, 왜 또 올리셨지? 했는데 ㅋ 지난번 댓글에 줄거리요약을 리뷰로 또 착각을 했었네요.
레삭님도 섬세한 묘사 칭찬하셨는데 ‘진저리날만큼‘세밀한 묘사가 인상적이군요. 우아한 문장 참 좋은데요~^^작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딱 부잣집 좋은 교육받고 자란 그런 외모더라구요.
<아름다움의 선>은 점점 더 읽고 싶어집니다.

잠자냥 2021-06-29 13:05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ㅋ 그러게요, 계속 이 책 이야기 하고 있어요. 별로였다면서!? ㅋㅋㅋㅋ 이러다 수영장 도서관 마니아 되겠어요. ㅋㅋ

작가 사진 저도 궁금해서 책 읽다 말고 찾아봤어요. 전 다른 호기심 때문에 ㅋㅋㅋㅋㅋㅋ (진짜 남자한테 인기 많았나 싶은 ㅋㅋㅋㅋ)

coolcat329 2021-06-29 13:11   좋아요 5 | URL
ㅋㅋㅋ 당연히 마니아시죠.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 작가 사진보고 모스크바 신사 작가 에이모 토울스도 떠오르더라구요. 역시 부잣집 멀끔한 백인 남자. 그 분도 문체가 우아했던걸로. 기억하는데요.

잠자냥 2021-06-29 13:16   좋아요 5 | URL
아 맞아요! 에이모 토울스하고 좀 비슷하죠. 부잣집 도련님 상 ㅋㅋ

아니 저 이러다 BL마니아 되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1-06-29 13:34   좋아요 4 | URL
저는 잠자냥님이 리뷰를 두번 쓰신 걸 보고 평점과는 별개로 이 책에 애착이 있다고 느꼈어요 ^^

잠자냥 2021-06-29 14:11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06-30 09:3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의도와는 다르게 수영장의 최고 독자가 되셨어요.

잠자냥 2021-06-30 09:34   좋아요 1 | URL
이거 본문 시작 전에 ‘스포일러‘ 표시를 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셨어요. 아마 책 안 읽고 그냥 리뷰만 읽겠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분들을 위해 그 적나라하게 야한 부분 한 장 찍어서 올려줄 걸 그랬나봐요. ㅋㅋㅋㅋㅋㅋ 저 아래 쇼님 같은 분을 위햌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06-30 09:38   좋아요 1 | URL
오오~부탁드립니다 🙈🙈🙈

잠자냥 2021-06-30 09:4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6-30 15:30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수영장 도서관 마니아 만들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리뷰… 가만 있어봐 ㅋㅋ 마니아 알고리즘에 파티원이 다섯명이라고 했는데 ㅋㅋㅋ

잠자냥 2021-06-30 15:39   좋아요 1 | URL
아이고, 쟝쟝 이 사람아, 알았어~ 오늘 집에 가서 내가 야한 부분 찍어 올려볼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6-29 13: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지 못하지만, 작가에게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
들이 접점을 이루지 못했다는 게
이 소설의 가장 큰 맹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해 불가 영역에 있는 이야기들
이 쏟아지니 제가 감당을 하지 못
한 게 아닌가... 뭐 그랬다고 합니다.

잠자냥 2021-06-29 13:09   좋아요 4 | URL
저는 감당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ㅋㅋㅋ 아 근데 넘사벽도 있습디다. 폴스타프 님은 어떨지 기다려 봅시다. ㅋㅋㅋㅋ

물감 2021-06-29 13: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저는 퀴어문학에 약한 것 같아요....출판사에서 서평요청이 왔었는데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ㅋㅋㅋ
저라면 절대 좋은 평을 하지 않았을거라 다른 분들께 미안해질테니 그냥 안읽어야겠어요 하하핳

잠자냥 2021-06-29 13:28   좋아요 5 | URL
아니 이거 서평 요청 거절하신 거 맞죠? 책 이미 받으셨고, 써야 했다면 지옥문 열린 겁니다. ㅋㅋㅋㅋㅋ
존 치버 <팔코너>는 이 책에 비하면 아가 수준... ㅎㅎㅎㅎㅎㅎㅎ
(근데 서평 요청 받고 리뷰 쓰신 분들 평도 그닥 좋지는 않더라고요. 무쟈게들 힘드셨나 봅니다. ㅋㅋㅋㅋ)

syo 2021-06-29 14: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퀴어문학 엄청 좋아하는데, 왜 이 글을 읽고 나니까 역뽐뿌를 받는 걸까요 ㅋㅋㅋㅋㅠㅠㅠㅠ

잠자냥 2021-06-29 15:49   좋아요 3 | URL
ㅋㅋㅋ 쇼 님은 읽어보세요~ 김봉곤하고 박상영 책도 좋아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거의....우아..... 말잇못. 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6-29 2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왜 읽지 하면서 500페이지를 다 읽고도 모자라 리뷰까지. 잠자냥 끝내주심. 저는 동성애자들도 계급에 따라 보는 시선들이 다르다고 느껴요. 부와 지위를 못 가진 동성애자들은 더 천대받는. ㅠ

잠자냥 2021-06-29 23:57   좋아요 2 | URL
네, 어느 사회나 부에 따라 계급이 나눠진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mini74 2021-06-30 1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영장과 게이 하니까 괜히 숨그네가 연상되네요. 수영장이 은근히 그런 장소인가봐요.

잠자냥 2021-06-30 15:26   좋아요 0 | URL
어머나... 저 숨그네 읽었는데 내용이 어쩜 이렇게 하나도 기억 안 나죠? 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7-30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후감 올리고 드디어 본문을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많이 비슷하고 조금 달라서 뭐랄까, 위안도 되고 안심도 되는 묘한 기분이네요.
별점은 몇 개를 줄까 잠깐 생각하다가 만일 <아름다움의 선>보다 먼저 읽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서 네 개로 했습니다.
역시 잠자냥 님 리뷰가 오호, 정말 좋습니다. 또 한 수 배웁니다. @.@

잠자냥 2021-07-30 09:51   좋아요 1 | URL
ㅎㅎㅎ 많이 비슷하고 조금 다른 그 무엇을 발견하는 재미가 또 다른 이의 리뷰를 읽는 묘미겠지요. 이 책은 폴스타프 님 말씀처럼 정치소설 맞습니다. 성 정치, 그리고 (영국의) 제국주의 비판이 담긴 정치소설이랄까요? ㅎㅎ

전 <아름다움의 선>이 아무래도 더 좋았어요. ㅎㅎㅎ
암튼 <수영장 도서관> 다 읽고 나서는 이 작가 책이 또 번역된다면 읽을까..... 싶었는데 읽을 것 같습니다.

 
몽마르트르 유서 움직씨 퀴어 문학선 2
구묘진 지음, 방철환 옮김 / 움직씨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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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의 삶을 다룬 앨런 홀링허스트의 <수영장 도서관>을 읽은 다음 곧바로 레즈비언의 삶을 그린 구묘진의 <몽마르트르 유서>를 읽었다. 책을 덮고 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같은 성소수자, LGBT의 삶을 담고 있어도 그 안에서도 더 약자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수영장 도서관>의 게이 ‘윌리엄’과 ‘찰스’는 영국의 백인 남성이다. 둘 다 귀족 집안 출신이라 어릴 때부터 남부럽지 않은 교육을 받았고 옥스퍼드를 나와 한 사람, 특히 윌리엄은 거의 한량처럼 지내며 섹스에만 탐닉하고 있다. 물론 그런 와중에 스킨헤드족으로부터 린치를 당하기도 하고, 가장 가까운 친구가 동성 섹스 파트너를 구하는 와중에 경찰에 붙잡히기도 하는 등 성소수자가 아니었다면 겪을 일이 없는 사건을 겪으며 자기가 속한 세계의 모순을 깨닫고 어떤 변화를 겪지만 그 변화는 그렇게까지 혁명적이지 않다. 그는 전보다는 성장하지만 그래도 소설의 결말은 그가 다시 눈부신 매력을 뽐내는 어린 청년에게 눈길을 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는 아무리 린치를 당하고, 자신의 조부가 동성애자를 학대하는 일에 앞장섰고 그로 인해 큰 이익을 얻었던 사람임에도 귀족 출신이며, 옥스퍼드를 나온 여유로운 집안의 백인 남성으로서의 지위는 변함없이 확고하게 그의 배경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에 비해 <몽마르트르 유서>의 레즈비언 ‘조에’의 삶을 보자면 첫 장부터 그리 녹록치 않다. 우선 <수영장 도서관>이라는 다소 발랄한 제목에 비해 ‘유서’라는 비극적인 단어가 들어간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몽마르트르 유서>의 레즈비언 ‘조에’는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몰아갔을까. 이 작품의 대부분은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조에는 백인 남성은커녕 백인 여성도 아닌, 동양 여성으로 타이베이 출신이다. 유학생 신분의 그녀는 3년 가까이 함께 살았던 연인 ‘솜’으로부터 결별당한 채 그들 사이의 자식과도 같았던 반려 동물 ‘토토’마저 잃고 철저히 고독과 외로움에 휩싸인, 파리에서의 이방인 중에서도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몽마르트르 유서>는 그런 처지의 조에가 헤어진 연인 솜을 그리워하며 절절히 써 내려간 편지글로 이루어져 있다. 그 글에서 조에는 때로는 솜을 원망하고 미워하면서도 여전히 사랑하며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 책 끝부분에 실린 솜의 편지들을 읽노라면 솜 또한 조에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럼에도 그녀는 왜 조에와 헤어져야만 했을까? 조에의 편지를 통해 솜은 조에보다는 레즈비언으로, 소수자로 살아가는 삶을 버거워 했음을, 특히 가족들로부터 끊임없이 압박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 둘의 사랑은 물론 결별에 그 누구도 돌을 던질 수는 없다. 그 누가 솜의 배신을 배신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녀의 선택을 비겁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두 연인이 여느 이성애 커플과 똑같이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이 세상에 돌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

이쯤에서 다시 <수영장 도서관>의 ‘윌리엄’이 떠오른다. 옥스퍼드를 나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아파트에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채,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파트너가 있음에도 그의 눈을 피해 일회성 만남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그의 삶은 어떤 면에서는 그저 쾌락만 좇는 삶, 그렇게 살아도 아무런 위협도 없는 너무나 안온하기 짝이 없는 세계로 보인다. 늙은 게이 ‘찰스’의 삶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는 사는 동안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그의 세계는 무너지지 않고 견고하다. 심지어 자신의 회고록을 남기겠다고 윌리엄에게 글을 써달라고 부탁한다. 백인 남성의 게이 섹스라이프는 회고록으로도 남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에, 이 동양인인 데다가 레즈비언 여성은 유학생 신분으로 ‘나는 예술가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탁월한 예술을 완성하는 일이다’(76쪽) 말하며 글로써 자신의 예술을 꽃피우고자 여러 번 다짐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를 써보지만, 세상의 차별과 억압으로 인해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고, 그 모순을 견디다 못해 결국 삶을 스스로 마감하게 된다. 고작 스물 몇을 넘긴 나이에……. ‘조에’와 ‘솜’은 왜 ‘윌리엄’이나 ‘찰스’처럼, 그 백인 남성들처럼 끝까지 살아남아, 그들처럼 여전히 당당하게 사랑을, 쾌락을 좆으며 살아갈 수 없었을까.

소설 속 인물인 ‘조에’와 ‘윌리엄’이 완전히 소설 속 인물로만 다가오지 않는 까닭은 <몽마르트르 유서>의 ‘조에’는 작가 자신 그러니까 ‘구묘진’ 작가의 분신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묘진은 스물다섯 살이었던 1994년에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여성학을 전공하며 예술가로서의 꿈을 꾸며 살아갔다. 그러나 이듬해 유작인 <몽마르트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자살은 소설 속 ‘조에’의 삶이 그러하듯이 성소수자로 살아가면서 겪을 수밖에 없던 인습과 차별, 억압으로 가득한 세계와의 싸움에서 결국 패배하고 만, 아니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것이다. <수영장 도서관>의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 역시 성소수자, 게이이다. 백인 남성으로 ‘윌리엄’처럼 옥스퍼드대를 나왔고 게이의 삶을 다룬 소설 <아름다움의 선>으로 2004년에는 맨부커상을 받으며 작가로서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성소수자로서의 삶이 소설의 재료가 되어 그가 작가로서 승승장구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데, 왜 같은 성소수자인데도 한 여성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저 대만 퀴어문학의 전설과도 같은 별로 남아야만 했을까. 전설과도 같은 별이 아니라, 지금도 태양처럼 빛나며 작품 활동을 할 수는 없었을까. 차별 속의 차별, 억압 속의 억압이라는 말이 <몽마르트르 유서>를 읽고 난 뒤 내내 떠나지 않는다. 구묘진, 아니 ‘조에’가 만일 동양인 여성이 아니라 백인 남성이었다면 아무리 연인을 잃었다 한들 스스로 세상을 등졌을까. 어쩌면 가부장제의 억압으로, 연인을 잃어버리는 일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조에의 죽음을 지켜보며 모든 차별 속의 차별들, 억압 속의 억압들이 사라지는 세상을 바라고 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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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6-28 1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급하신 것처럼 같은 퀴어문학인데 제목부터 확 갈리네요. 왜이렇게 화가나죠? 저는 도서관은 패쓰할거지만 유서는 보관함에 담겠습니다.

잠자냥 2021-06-28 12:11   좋아요 4 | URL
휴, 그러게요. 제 느낌으론 같은 성소수자라고 해도 남성과 여성이 처한 위치는 또 다른 것 같아요. 암튼 이 지구는 백인 남성에겐 천국인 느낌.... -_-

새파랑 2021-06-28 12: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구묘진˝ 장편소설이라길래 우리나라 작품인줄 알았어요 ㅎㅎ 이러한 연관된 독서읽기 좋네요~!! 전 단순히 <버지니아 울프를 누가 두려위하랴>를 읽고, 아무 상관없는 ˝버지니아 울프˝ 책 읽고있는데 ㅡㅡ
이런 장르의 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차별없는 사랑에는 공감이 듭니다^^

잠자냥 2021-06-28 12:12   좋아요 3 | URL
네, 대만의 전설적인 퀴어 문학가라고 합니다. 짧은 생애라서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책은 다른 책의 세계로 이끌어주고, 또 부지런한 독서가는 그 길을 잘 따라가지요. 그럴 때 독서의 세계는 아주 풍부해지는 것 같은데, 새파랑 님은 참 그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ㅎㅎ

레삭매냐 2021-06-28 1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금 엄하지만 <수영장 도서관>
리뷰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둘러 주세요 젭알.

잠자냥 2021-06-28 14:16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매냐 님이 잘 쓰셔놓군 ㅋㅋㅋㅋㅋ
알겠습니다요-

coolcat329 2021-06-28 1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구묘진...대만 작가군요.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 거기다 결말까지 같아 작가가 참 가엾고 불쌍하네요. 이 작품이 그녀의 유서같습니다. 이렇게 비교해서 멋진 리뷰를 남기셨으니 수영장을 힘들게 읽은 보람이 있겠습니다.

근데 ㅠ 그렇게 글을 잘쓰는데 어떻게든 살아남아 글을 쓰면서 이겨내보지 참 안타깝습니다...

잠자냥 2021-06-28 17:53   좋아요 4 | URL
네, 그냥 소설로 읽기엔 너무 작가의 삶과 겹쳐져서 참 여러 모로 안타깝더군요. 에휴.

붕붕툐툐 2021-06-28 2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차별 속의 차별, 억압 속의 억압 사라지는 세상 함께 꿈꿔봅니다~🙏

독서괭 2021-06-29 0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작품이 있었군요!! 퀴어소설 좀 읽어보려 하다가 <콜미바이유어네임>이랑 <딸에 대하여>을 읽었는데 이 소설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잠자냥 2021-06-29 09:25   좋아요 1 | URL
네, 구묘진 작가 책이 두 권 번역되어 있던데 둘다 퀴어 문학으로 알고 있습니다!
 
랭보 서한집 상응 3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지음, 위효정 옮김 / 읻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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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의 천재적 면모랄까 그의 내면을 엿보기엔 내용들이 빈약해서 안타깝게도 무리였다. 다만 편지가 아니었다면 볼 수 없었던 시 몇 편이 실려 있는 것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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