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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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방 안 내 침대 위에 누워 있을 때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지만 그럼에도 나는 거의 매일 같이 외출을 한다. 해야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일주일간 집 안에서 격리할 때도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어떤 점에서는 오히려 좋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끔은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며 좀 걷고 싶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이 집 안에서만 지낼 수 있는 최대한의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리 타인과의 접촉을 꺼려하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결국에는 어느 순간 밖으로 나오고 싶을 때가, 다른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에밀리 디킨슨은 그런 면에서 지존이라고나 해야 할까. 55년의 생, 아주 짧지도 그렇다고 또 아주 길지도 않은 그 생애 동안 그녀는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거의 집 밖을, 아니 어떤 특정한 시기에는 아예 자기 방 밖을 나가지 않았다. 밀리센트라는 이름의, 에밀리에겐 조카뻘이 되는 한 소녀의 눈에 은둔자 에밀리는 이렇게 묘사된다. “어린 소녀의 기억 속 에밀리는 집 밖으로 전혀 외출하지 않는, 붉은 머리에 흰옷을 입은 신비로운 여인이다. 때때로 이층 자신의 방, 반쯤 열린 덧문 사이로 버들과 주리를 줄에 매달아 내려뜨리곤 하던 여인. 이웃집 아이에게 주려고 화덕에서 갓 꺼낸, 따뜻한 생강 빵이 담긴 광주리다.”(<흰옷을 입은 여인>, 12쪽) 무엇이 그토록 그녀, 에밀리 디킨슨을 방 밖으로, 집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일까. 그러나 그녀는 그다지 외롭지 않아 보인다. 늘 자기 영혼을 마주하고 시(詩)를 써내려가기 때문이다. 비록 그 시가 자신의 서랍 안에서 고이 잠들게 될지라도 그녀는 쓰고 또 쓴다.

에밀리 디킨슨, 그 영혼의 기록을 내가 처음 접했던 것은 초등학교 시절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쩐지 시가 아름답다는 것은 알아서 ‘세계의 명시(名詩) 100선’ 같은 두꺼운 시집에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처음 접했다. 그 시는 너무나도 유명한, “내가 만약 한 애타는 마음을 멈출 수 있다면/ 나는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라는 구절의 ‘내가 만약 If I can’이라는 시였다. 어린 마음에 보기에 아름답기는 하지만 너무 소녀 감성이라 유치하단 생각과 함께 딱히 좋아하지는 않던 시였다. 그러나 그 시에 그토록 많은 의미가 있을 줄, 그 어린 날의 내가 어찌 알았으랴. 하긴 지금도 에밀리 디킨스의 시 구절구절 담긴 그 생각의 파편들을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리라.

그럼에도 ‘내가 만약 한 생명의 아픔을 덜고/한 괴로움을 달래주고/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다시 둥지에 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라는 시구에서 어렴풋이나마 그녀의 고독했던 삶을, 창공을 날아가기엔 너무나도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 다시 둥지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던 그 울새 한 마리가 그녀 자신의 영혼이었음을, 에밀리와 마찬가지로 유폐된 생활, 고독자의 생활, 은둔자의 생활을 기꺼이 찾아나선 보뱅의 <흰옷을 입은 여인>을 읽고 어렴풋이 짐작해본다.

<흰옷을 입은 여인>에서는 두 은둔자이자, 두 아름다운 시인을 만날 수 있다. ‘흰옷을 입은’ 에밀리 디킨슨 그녀와 이 에밀리를 흠모하여 기꺼이 그녀의 일생을 좇아 기록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독특한 한 편의 시이자 전기이자 에세이를 쓴 크리스티앙 보뱅 그가 바로 주인공이다. 어떤 문장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 따오기도 했지만 그 문장을 전하는 보뱅의 또 다른 문장과 한데 어우러져 저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조차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날아갈 힘을 얻어 둥지로 무사히 돌아오게 할 정도이다.

보뱅은 에밀리의 어떤 점에 사로잡혔을까. 물론 그녀의 시 자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가 탄생하게 된 그녀의 삶의 방식, 어느 순간에는 은둔을 자처한 그 맑고 깨끗한, 상처받기 쉬운 영혼에 사로잡혔던 것은 아닐까. 보뱅의 글을 통해 발견한 에밀리의 영혼은 애초부터 상처받기 쉬웠다. 그녀의 부모- 그들은 서로 너무도 다른 사람이라, 아버지의 세상은 돈과 명예, 소음, 계산으로 이루어진 세계였고, 사랑하는 존재들의 잇따른 죽음으로 일찌감치 마음에 심각한 결함이 생긴 어머니는 ‘죽음들로 얼룩진 태양 아래’ 딸, 에밀리를 낳는다. 출산을 앞둔 에밀리의 어머니는 방 벽지를 갈면서 방에 생기를 부여하고자 애쓰지만 그것만으론 갓 태어난 딸에게 활짝 열린 삶을 부여하지 못한다. 보뱅은 이 순간 에밀리의 탄생을 이렇게 말한다. “망령들이 에밀리의 요람 위로 몸을 숙이고, 자신들의 말을 받아 적게 될 아이를 바라본다. 부재와 존재 사이에 가로놓인 벽, 그 방심의 벽을 통과하는 빛나는 감수성이 이미 아이에게서 전해져 온다.”(39쪽)  

숫자와 명예로 이루어진 자신의 세계를 넓히고 구축하기 위해 바쁜 아버지와 마음이 병들어 침묵하는 어머니 그 사이에서 소녀는 ‘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야심을 드러내며 무언가가 되고 싶어 할 때 그 무엇도 되지 않고 이름 없이 죽겠다는 당당한 꿈을 꾼다. 겸손이 그녀의 오만이며, 소멸이 그녀의 승리이다.’(33쪽)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의 목록을 남몰래 적어나간다. 시, 태양, 여름, 천국…. 그것들이 전부이다. 그러나 에밀리에게는 “첫 번째 단어로 족하다. 시인은 태양보다 더 순전한 태양을 낳으며, 그들의 여름은 영원히 기울지 않고, 천국은 그들에 의해 그려질 때만 아름다우니까.”(56쪽)

있으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어머니의 부재. 그리고 또한 마찬가지의 의미로 있으나 없는 것과 같은 아버지라는 존재. 그러한 “결핍은 세상의 벽에 뚫린 구멍”이며 에밀리에게 “글쓰기는 그에 대한 응답이다.”(104쪽) 그중에서도 “시는 글쓰기의 한 양식이기 이전에 그녀의 삶에 방향을 제시”(60쪽) 한다. 그러는 중에도 몇몇 사랑이, 그 뜨거운 열정이 에밀리의 가슴속에 찾아왔다가 덧없이 사라져가고 그 응답받지 못하는, 또는 어느 순간 어긋나 소멸하고 마는 마음은 또 다른 시를 낳는다. 그럼에도 에밀리의 머리엔 “살아생전 천재의 면류관이 씌워지지 않는다. 그녀의 글들은 모두 그녀의 가시 면류관과 함께 머리맡 탁자 서랍 깊숙이 묻혀” 있을 뿐이다.

누군가는 에밀리가 만일 사랑했던 대상 그 누구에게라도 그녀 마음의 크기만큼의 응답을 받았더라면 그토록 고독하게 자신을 유폐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뱅이 기록한 그녀의 생을 좇다보면 결국 에밀리 그녀는 ‘천진하지 못한 삶’에 대한 탐욕스러운 취향을 접어두고 그녀 시의 제목들처럼 고독은 감히 그 깊이를 잴 수 없을지언정(The Loneliness One Dare Not Sound), 그녀 스스로 자기 영혼이 머물 곳을 선택하여(The Soul Selects Her Own Society) 하얗고 안전한 방 안에(Safe in Their Alabaster Chambers) 머물기를 선택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그 고독의, 은둔의 기쁨을 아는 보뱅이었기에 에밀리에게 기꺼이 이 아름다운 헌사의 글을 남겼으리라. 고독의 기쁨, 거기서 나오는 ‘명상의 빛나는 모티브’를 발견할 줄 아는 이 두 시인들, 그들은 분명, 천국을, “불안을 달래 줄 무언가가 우리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는 장소”(84쪽)인 그 천국을 발견한 사람들이리라. 그리고 하느님은 이 “섬세한 감정의 소유자” 그래서 늘 이 세상살이에 패하기 마련인 그들을, “그런 그들을 총애해서, 침으로 얼룩진 그 얼굴을”(134~135쪽) 기꺼이 닦아 주실 것이다. 에밀리 디킨슨과 보뱅의 글을 읽고 공명할 또 다른 고독한 당신의 얼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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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Schatten 2023-02-27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윌키 콜린스 책인 줄 알았는데 궁금해졌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리뷰라뇨.
읽고 싶어지네요.

잠자냥 2023-02-27 10:06   좋아요 1 | URL
네 공교롭게도 윌키 콜린스 작품과 제목이 똑같네요. ㅎㅎ
그러나 아마도 그 느낌은 많이 다르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보뱅의 본 작품은 더 아름다우니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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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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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시인가 전기인가, 아니면 두 시인의 영혼의 고백인가. 보뱅의 펜끝으로 되살려낸 에밀리 디킨슨 그녀의 삶은 처연하도록 고독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눈부시게 아름답다. 디킨슨처럼 고독과 은둔, 시를 사랑하는 보뱅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쓸 수 없는 전기. 마음이 아플 정도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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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16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안그래도 이 책 궁금했어요. 별 다섯 접수합니다. ^^

잠자냥 2023-02-16 23:47   좋아요 4 | URL
시인의 삶을 시인이 쓴 한 편의 시입니다!

독서괭 2023-02-17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잠자냥님 벌써 읽으셨군요! 저도 담아놨는데.. 디킨슨 시 몰라도 읽는 데 지장 없나요?

잠자냥 2023-02-17 08:36   좋아요 1 | URL
네 지장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 다 읽고나면 분명 디킨슨의 시가 읽고 싶어집니다.

책먼지 2023-02-17 0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저 보뱅 성별 빼고 모든 게 맘에 들어요 디킨슨의 가치를 알아봤다?? 심지어 영혼에 공명한다?? 오늘부로 보뱅 사랑하기로 했음요

잠자냥 2023-02-17 10:11   좋아요 2 | URL
보뱅의 글을 읽다 보면 저분은 영혼은 여성의 영혼이 아닌가 싶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ㅎㅎㅎ

독서괭 2023-02-17 14:25   좋아요 0 | URL
…넹? 보뱅 남자였어요..? 아 그러고보니 이름이 남자이름이네요. 왠지 당연히 여자인 줄 ㅋㅋㅋㅋ

잠자냥 2023-02-17 14:3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괭님 당연히 남자인 줄 알고 있는 줄 ㅋㅋㅋㅋㅋ

은오 2023-02-17 2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자냥님을 너무 좋아해서 마음이 아픈데 참 아름답지 않나요 이 사랑?🥹

잠자냥 2023-02-17 23:43   좋아요 4 | URL
너무 누워 있어서 폐활량이 줄어들어 아픈 거예요.

은오 2023-02-17 23:46   좋아요 3 | URL
하... 제 사랑의 고통을 이렇게 곡해하다니ㅜ

그레이스 2023-02-18 14: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뱅 마저 읽어야 하는데...
새책이 추가됐네요^^
 

2월에는 조금만 샀다. 다락방 님처럼 매주 거대한 책탑을 쌓았다가는 책꽂이에 꽂힌 책 위에 책을 옆으로 누워서 쌓는 일에도 금방 한계가 올 듯하여(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렇게 하면 책꽂이가 너무 미워짐;;) 엄선(?)해서 사고 웬만한 책은 빨리 읽고 되파는 요즘이다.




이스마일 카다레 <피라미드>
계속 사놓고 읽기는 미루는 작가 중 하나 이스마일 카다레- 이 작품은 짧아서 금방 읽을 것 같기는 하다. 기원전 26세기경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정치적 우화로, 피라미드 건설 이야기에서 시작해 오늘날 전체주의 사회와 통치자와 지배계급의 권력 기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찬 쉐 <오향거리>
요즘 소설 읽기에 약간 시들해졌는데, 이 작품은 궁금하다. 처음 만났던 찬 쉐의 작품 <마지막 연인>이 예상 밖의 전개와 분위기라 으응?! 띠용했는데, 그 독특한 느낌 때문에 다음 소개 작품도 궁금해지는 작가이다. 찬 쉐의 첫 장편소설로 오향거리에 새로 이사 온 자유분방하면서 비밀스러운 한 여성을 둘러싸고 거리의 주민들이 내놓는 저마다의 무수한 추측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존 케네디 툴 <바보들의 결탁- 40주년 기념판>
아, 책 표지 진짜 비호감이다. 아아- 너무 싫어. ㅋㅋㅋㅋㅋ 이 작품은 예전에 구판으로 골드문트(폴스타프) 님이 극찬하셨던 바, 관심을 가졌었는데, 구판 표지가 너무 구려서 손이 안 가더라. 근데 아오 개정판도 만만치 않아! 살까말까 고민하다 결국 내용이 궁금해서 샀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지저분한 게으름쟁이, 뚱뚱한 돈키호테, 변태적인 토마스 아퀴나스를 몽땅 하나로 뭉뚱그려놓은 인물”- 미국 문학 사상 가장 잊을 수 없는 주인공이 등장한다고 해서 아마도 그 인물을 형상화하느라 표지 이미지가 이 꼬라지인 거 같아 이해는 한다만- 아 진짜 비호감이네 ㅋㅋㅋㅋㅋ <뉴욕타임스> 선정 ‘지난 25년간 출간된 최고의 미국 소설’-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 <여행자>
나치에 쫓기며 집필 활동을 한 유대인 작가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의 장편소설- 유대인 당사자가 쓴 최초의 소설인 만큼 기념비적인 고발문학으로 주목받았다고.




브루스 골드파브 <아주 작은 죽음들-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가 과학수사에 남긴 흔적을 따라서>
출간 당시부터 관심이 매우 갔던 책인데 어쩐지 조금만 기다리면 중고로 나오지 않을까 했으나 안 나와서 걍 구매-  미국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 프랜시스 글레스너 리의 삶을 통해 법의학이라는 학문이 시작된 역사를 다룬다. 여성+법의학+범죄+과학 이런 키워드 흥미진진하다.




낸시 프레이저 <좌파의 길- 식인 자본주의에 반대한다>
나 이 언니 책 <전진하는 페미니즘> 사두고 여태 안 읽었는데 이번에 이 책 나오자마자 냉큼 사서 읽었네. 책 받아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글자 크기도 크고 자간도 넓고 주제도 흥미로워서 금방 읽게 된다. 그나저나 <좌파의 길>이라는 약간 촌스러운 제목보다도 원제 <Cannibal Capitalism>을 살리는 제목을 선택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좌파의 길>이라는 제목을 다니까 바로 100자평에 깨시민 운운하면서 조롱하는 별 하나 댓글 달렸더라. 하이고 인간아...... 책을 제대로 좀 읽어. 암튼 낸시 프레이저 똑 소리 나는 언니다. 나머지 저서들도 다 읽어봐야지.




윌리 톰슨 <노동, 성, 권력- 무엇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왔는가>
이거 뭣때문이었지? 아마도 최근 읽은 어떤 책을 통해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은데... 그 책이 무엇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다부장님의 뇌세포 걱정설에 극공감)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를 노동, 성, 권력의 구조로 밝힌 책이라는데, <총, 균, 쇠>에 견주어 읽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지젤 알리미 <여성의 대의>
보관함에 오래 담아두기만 했던 책 드디어 구매. 지젤 알리미는 프랑스의 인권 변호사이자 페미니즘 운동가로, 억압받고 소외당한 여성의 권리를 위해 평생 헌신한 인물. ‘자발적 임신중단에 관한 법률’과 ‘성폭행 및 사회도덕을 저해하는 행위에 관한 법률’ 제정을 이끌어낸 주인공.




엘리아스 카네티 <군중과 권력>
제목은 너무나 잘 알려져서 익숙했으나 어쩐지 재미없을 것 같아서 읽지는 않았던 책. 카네티의 <자유를 찾은 혀>를 읽고 나니 이제 이 책을 읽어도 될 듯하여(응?) 아니 읽을 때가 된 듯하여 구매. ‘20세기 대표적인 르네상스 지성 엘리아스 카네티가 분석한 “군중”의 물리학, “권력”의 정신분석학’이라고- <자유를 찾은 혀>를 읽으니 카네티를 ‘르네상스 지성’이라고 표현한 것에 완전 공감-




마르타 아르헤리치. 올리비에 벨라미 <아르헤리치의 말- 삶이라는 축제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사실 아르헤리치는 완전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아니다. 너무 자유분방하고 강렬한 타법 때문에 어울리지 곡도 많다고 생각하는 피아니스트인데, 이상하게 관련 책이 나오면 계속 사보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잘 읽은 것 같다. 말 시리즈 중 읽고 되팔지 않는 드문 책이 될 듯(공교롭게도 <시모어번스타인의 말>과 책 표지 컬러가 똑같이 회색이더라!)-
    



벨 훅스,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페미니즘이 계급에 대해 말할 때>
쟝쟝에게 생선으로 보내준 책- 나는 구판인 <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읽었다. 여성주의와 계급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계급’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 좋은 책이니 다들 읽엉보십시오! 그리고 쟝, 읽고 독후감 써! ㅋ
    

북펀드



브렛 앤더슨 <칠흑 같은 아침>
스웨이드와 브렛 앤더슨, 내 청춘의 표상과도 같았던 그들- 브릿팝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 락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이들은 라디오 헤드나 오아시스, 블러에 심취했다. 그런데 유별나게(?) 스웨이드에 꽂힌 스웨이더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이 책의 편집자도 그러했던 것 같다). 스웨이드의 보컬 브렛 앤더슨의 우울한 회고록- ‘실패와 방황의 기록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이 책은 2월 말에 내 손에 들어올 예정.




소박하다- 뿌듯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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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14 09:5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표지 보고 놀란 마음! 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02-14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월은 아직 반이나 남았고, 잠자냥 님의 책탑과 구매는 to be continued...

잠자냥 2023-02-14 09: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to be continued...를 이렇게 활용하시는군요!

얄라알라 2023-02-1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잠자냥님 제 취향커밍아웃하자면, 저는 [바보들의 결탁] 표지 보자마자 맘에 쏙 들었어요. ㅎㅎㅎ왜냐믄, 제게 딱 저 모자 색깔 샛초록 면바지가 있었고, 자주 입었거든요^^;;
그런데 자냥님 혹평(?) 을 읽고 다시 보니 표지가 그런가 ㅋㅋ도 싶어지네요

저는 책탑을 주로 제목 외우는 목적으로 쌓았다 해체했다 옆으로 조르르 놨다하며 가지고 노는데, 잠자냥님은 실제로 다 읽어나가시는(읽는 의지를...) 보여주시니, 넘사벽이세요 ㅎ

잠자냥 2023-02-14 14: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그 표지 볼 때맏 얄라알라 님 생각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사를 그걸로 바꾸심은? ㅋㅋㅋ

얄라알라 2023-02-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저는 잠자냥님 포스팅에 댓글이 이렇게 적을리가 없어없어...하며 보니, 댓글만으로 페이지가 넘어간!!! 와우!!!

잠자냥 2023-02-14 14:12   좋아요 1 | URL
댓글 페이지 넘어가는 분들 종종 있던데요-
저의 경우는 저기 공쟝쟝하고 은오 두 어린이가 이곳을 놀이방 삼는 바람에...

- 2023-02-14 16:00   좋아요 1 | URL
놀이방이라니이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놀이방이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3-02-15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책 구매 양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ㅋㅋ
<바보들의 결탁> 저는 구판으로 갖고 있는데 저 개정판 표지 넘 좋은데요~
이그네이셔스! 저의 최애 캐릭터에요.
근데 이 책은 호불호가 있는 듯 합니다. 한 번 누군가에게 추천했다가 분위기 이상해져서 다시는 그 누구에게도 추천안하고 저 혼자 아끼는 책이에요.

<여행자> 저도 관심이 가네요.
정말 문학에 조금 시들해지신듯요. 😢

잠자냥 2023-02-15 08:35   좋아요 1 | URL
역시 쿨캣 님은 제 책탑 소박해진 거 잘 아시네요! ㅎㅎ
안 그래도 <바보들의 결탁> 저 위의 물감 님은 읽다 집어던졌다고 ㅋㅋㅋㅋㅋ 저는 쿨캣님 폴스타프 님 쪽인지 물감 님 쪽인지 얼른 읽어봐야겠습니다.

coolcat329 2023-02-15 08:48   좋아요 1 | URL
앗 물감님 😢
역시 이 책은 조심해야겠습니다.
잠자냥님 어느 편이신지 기다릴게요~좋은 하루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3-02-15 08: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박한 책탑ㅋㅋㅋ
그러고보니 예전보다 소박한 건 맞네요?
책이 더 늘다간 고양이들 공간이 좁아지겠죠?ㅋㅋㅋ
책을 보관함에 마구 담으면 다들 눈치채겠죠? 이번엔 잠자냥 서재를 읽고 왔구나? 하면서요ㅋㅋㅋ 그만큼 알라딘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서재인 100인 중 한 명이시니!!^^
그나저나 결국 ㅁㅇㅅㅊ 에서 좋아하긴 했네요? 말 시리즈요! 와~ 대단하다!
보세요~ 영향력 있죠?
이러다 곧 유명인사 되실지도 모르겠으니, 사인 좀 미리 부탁합니다^^;;;

잠자냥 2023-02-15 08:38   좋아요 2 | URL
괭이들 공간은 아직 넓습니다! 집사들이 낑겨사는 형편. ㅋㅋㅋㅋ 침대도 다 지들 차지고요. ㅋㅋㅋ

알라딘에서 영향력 있는 서재인 100인에 빵터졌습니다. ㅋㅋㅋ 근데 알라딘이 변방이라는 거 ㅋㅋㅋㅋㅋㅋ
ㅁㅇㅅㅊ 트위터 가보니까 요약을 잘 하셨더라고요. 역시 어느 편집자의 힘인지 요약의 달인.

책읽는나무 2023-02-15 08:50   좋아요 2 | URL
금방 읽고 왔어요.
정말 요약의 달인 맞는 것 같아요.
잠자냥님 그 글이 궁금해서 찾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전 소통하는 댓글 읽는 재미도 있다! 그 문장에서 아....저와 괭님과의 그 댓글도 읽으셨다면?????
아.....ㅋㅋㅋㅋ

잠자냥 2023-02-15 09:36   좋아요 1 | URL
네, 댓글까지 다 읽으신 모양이더라고요?
근데 또 댓글이 재미나서 ㅎㅎㅎㅎㅎ

독서괭 2023-02-15 09:40   좋아요 2 | URL
트위터 안 하면 못 보나요?🥺

책읽는나무 2023-02-15 09:54   좋아요 2 | URL
네이버에 마음산책 치니까 그 말 시리즈 리뷰 떴어요.
함 읽어보셔요.
철저하신 괭님!!ㅋㅋㅋ

나는 아직도 웃음이 나는 게 아니, 이름도 모르는데 어떻게 찾아가서 찾아보신 건지?
오리무중~ㅋㅋㅋ

잠자냥 2023-02-15 12:00   좋아요 2 | URL
괭님은 제 본명을 알고 계신 거 같습니다.
알 수 있는 방법은 몇 차례 있었겠지요? ㅎㅎ

독서괭 2023-02-15 13:44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덕분에 읽고 왔어요!
ㅋㅋㅋ 이름을 모른다고 확신하시다니.. 잠자냥님 찐팬이라니까요 제가!

책읽는나무 2023-02-15 14:07   좋아요 0 | URL
아....괭님은 진짜 철저하신 분이셨군요? 몰라뵈었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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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루시 바턴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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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참 외롭구나, 가까운 이로부터 상처받고 그 기억으로 외롭게 저마다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 그래도 그렇게 묵묵히 살아가는 존재. 그리고 자신이 누군가로 인해 상처받았음을 알면서도 또다시 그 굴레를 누군가에게도 되물림하고 마는 존재 인간. 인간에게 기억이 없다면 외롭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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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2-13 0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그 기억이 있기 때문의 지금의 내가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루시 바턴의 마지막 그 야구장 장면을 너무 좋아해요. 그 장면에서 결국 루시는 어떻게든 행복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잠자냥 2023-02-13 08:58   좋아요 1 | URL
야구장 가고 싶어지는 묘사더군요.

DYDADDY 2023-02-13 0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로에게 상처입고 그 상처를 서로 핥아주고 때로는 서로가 좋았던 날, 슬펐던 날을 기억하고.. 그런 경험의 퇴적을 후세에게 물려주는 것이 인간이기에 지적으로는 몰라도 감정적으로는 발전(?)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기에 오래 전의 이야기에도 공감하며 함께 웃고 울 수 있겠죠.
잠자냥님의 기억도 누군가에게 웃고 울 수 있는 공감으로 남을 것이기에 너무 외로워하지 않으시기를 바라요.

잠자냥 2023-02-13 09:03   좋아요 1 | URL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ㅎ 누군가 외로운 이들을 위해 글을 쓴다는 구절이 이 책에 있는데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이 책의 작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 글이 누군가의 외로움을 조금은 달래주길 바라봅니다.

DYDADDY 2023-02-13 09:06   좋아요 1 | URL
이미 그러신 것 같아요. 육고일기를 보면 저도 간이 총채를 사고 싶어지니까요. 숟가락도 어서 챙겨야 하는데.. ㅎㅎㅎ 그런 공감이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겠죠. ^^
 
좌파의 길 - 식인 자본주의에 반대한다 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
낸시 프레이저 지음, 장석준 옮김 / 서해문집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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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Cannibal Capitalism’-낸시 프레이저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식인’(제 살 깎아먹기)라 정의하고 수탈과 착취의 자본주의가 인종, 젠더(돌봄과 재생산), 생태 위기에서 민주주의 위기까지 어떻게 폭식하고 있는지 조목조목 밝힌다. 그 혜안에 감탄. 이 남다른 시각에 답이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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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2-12 15: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걷는건 변자냥님을 향한 사랑의 길...

잠자냥 2023-02-12 18:04   좋아요 0 | URL
응!?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09 13:04   좋아요 1 | URL
진짜.....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4-11 10:58   좋아요 1 | URL
이 길의 끝은 결혼...

DYDADDY 2023-02-12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상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존재 목적때문에 노동자를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자본 외의 목적은 외면합니다. 자본 외의 목적이 바로 우리 삶의 근거죠.
잠자냥님의 시각으로 잘 읽어주시면 참고하여 더 깊이 읽을께요.
AI가 아니기에 두번째로 댓글을 답니다. (첫 댓글 삭제한건 비밀이에요. ㅋㅋㅋ)

잠자냥 2023-02-12 18:10   좋아요 1 | URL
댓글 지우신 거 알고 있었습니다! ㅎㅎ 북플에선 위에 두 줄 정도 보이기 때문에 왜 지우셨을까 좋은 내용 같은데…. 했었답니다. 다시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DYDADDY 2023-02-12 21:08   좋아요 0 | URL
또 첫번째로 댓글을 달면 안될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지웠어요. 눈치보고 있었는데 은오님이 댓글 다신 것 보고 다시 댓글 달았죠. ㅎㅎㅎ 좋은 리뷰 남겨주세요~ ^^

잠자냥 2023-02-12 22:00   좋아요 1 | URL
첫 번째로 마구 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