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 책 이야기. 지난해 12월에 산 책 올리고, 1, 2월에 구매한 책들을 올려본다. 책장 파먹기 중이기도 하고 딱히 흥미로워 보이는 신간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그런 중에도 오잉? 눈에 들어와 산 책 이야기..... 우리 냥이들 사진 기다리는 분들 있을 거 같아서 겸사겸사.




퍼트리샤 그레이홀, <침대와 침대를 오가며>
간만에 진짜 재미있을 듯한 책 발견!!! 발행일 2월 26일 너무 재미나 보여서 급박하게 샀다. ‘침대와 침대를 오가며’라는 아스트랄(?)한 제목부터 흥미롭다. 부제는 ‘의학과 사랑 그리고 나’  “미국의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이자 전직 내과 전문의인 저자가 남성 중심적인 의료계에서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좇는 동시에 삶을 함께하고 싶은 여성을 찾아 병실 침대와 연인의 침대를 오갔던 젊은 시절을 회고한 에세이”라는데.... “병실 침대와 연인의 침대”를 오갔다는 표현이 확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 설마 환자도 꼬신 건 아니죠? ㅋㅋㅋㅋㅋ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송섬별, 이 역자분 거의 퀴어 도서 전문 번역자인 듯...? 내가 최근에 읽은 퀴어 관련 책마다 이분이 번역하고 계신 거 같다.



미시마 유키오, <소설가의 휴가>
북펀딩할 때부터 눈여겨보긴 했는데 왠지 미시마 유키오 책 펀딩에 참여하긴 싫고....(이상한 심리) 읽어보고는 싶고 해서 보관함에 담아둔 지 오래. 설 연휴 직전에 신간 구경하는데도 이 책은 미출간으로 나와서 언제 출간 되려나 기다리면서 잊은 틈에 아아아니, 블랑카 님은 벌써 읽고 리뷰 남기셨더라는?! 뒤늦게 후다다닥 샀다. 미시마 유키오의 에세이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말하라, 기억이여>
이 책도 아마 블랑카 님에게 땡투했던 것 같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자서전- 내가 싫어하는 책 종류 중 하나가 저자 본인이 쓴 자서전, 저자 본인이 쓴 회고록이다. 자화자찬, 미화 일색으로 흐르기 쉽거든... 그럼에도 이 책은 왜 읽고 싶었느냐! 단지 나보코프의 문장 때문. 번역된 언어로 읽어도 나보코프는 그 미문이 느껴지기 때문. 나보코프를 좋아하는 게 아닌데도 미문 때문에 읽는다. 미시마 유키오와 비슷한 이유.




크리스티앙 보뱅. 리디 다타스, <세상의 빛>
이 책은 출간 당시 좀 고민했다. 부제가 ‘시인 리디 다타스가 모으고 되살린 크리스티앙 보뱅의 말들’ 이건 보뱅의 책인가? 리디 다타스의 책인가? 보뱅이 쓴 책이 아니라 리디 다타스의 책이라면 읽을 가치가 있는가... 보뱅의 책이라고 해도 “모으고 되살린” 말들의 대잔치라면 굳이....? 그런데도 호기심에 이끌려 구매. 오오오, 그리고 별 다섯! 안 읽었으면 큰일 날 뻔! 

그나저나 이 책 발행한 출판사가 ‘THE CIRCLE PRESS’라고 나오는데, ‘1984Books’와 같은 출판사로 보인다. 이름을 바꾼 것인지, 별도로 또 차린 건지...? 이 출판사는 다 좋은데 좀 표지갈이하고, 판형 바꾸고 이러면서 개정판이라고 우기는 짓 좀 그만하면 좋겠다. 아니 에르노 <세월> 또 표지갈이 해서 개정판이라고 판매하더라..... 하 증말. 보뱅 책도 그렇고 몇 번을 바꾼 건지. 시리즈로 책 모으는 사람 입장에서는 진짜 짜증남.  




플랜 오브라이언, <세 번째 경찰관>
소설 신간 중 진짜 간만에 눈이 확! 커진 책. 사실 요즘 ‘밀리의 서재’에 을유세계문학 이 시리즈는 거의 다 올라오더라. 그래서 신간 웬만하면 종이책으로 안 사고 기다리는데.... 이 책은 너무 궁금해서 그냥 샀다. “제임스 조이스, 사뮈엘 베케트와 더불어 아일랜드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인 플랜 오브라이언의 유작” “제임스 조이스, 사뮈엘 베케트와 함께 현대 아일랜드 문학의 삼위일체라 불리는” 이라는 소개를 보면 어떤 작품일지 가늠이 된다, 마조히스트적 즐거움이랄까.... 지극히 난해하고 고통스러운 재미의 추구. ㅋㅋㅋㅋㅋㅋㅋㅋ




줄리언 반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반스 님의 마지막 책이라고 한다. 이 책까지만 쓰고 절필 선언했다고. 그래서 사두고 아끼느라 아직 안 읽었다. 이 책 읽기 전에 일단 사두고 안 읽었던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부터 읽음.




라비 알라메딘, <불필요한 여자>
이 책도 신간 살피던 중 오랜만에 동공지진했던 책이다. 출판사 ‘뮤진트리’의 도서도 ‘밀리의 서재’에 자주 올라오기에 기다릴까....? 하다가 왠지 한동안은 안 올라올 거 같아서 그냥 종이책 샀다. 근데... 기대가 너무 컸는지 살짝 맥이 빠졌는데, 그건 다름 아닌! 작가의 향기(냄새)가 너무 짙게 느껴졌기 때문(문학 작품에서 저자가 너무 드러나면 좀 싫어하는 편). 이 작품에는 수많은 문학(책), 음악(작곡가, 연주자) 이야기가 나온다. 근데 아무리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 너무 많아... 인용 구절도 투머치...... 조지 산타야나까지 인용한 부분에선 ‘으 이제 그만!’ 그냥 실소가 터져버렸다..... 문학 작품에서 다른 책 인용 구절이 너무 많으면 치트키처럼 느껴진다(페이지 늘리기 쉬운 수법 중 하나). 게다가 결정적으로 어느 순간 그게 주인공의 취향이 아니라 결국 작가 자신의 취향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너무 많으면 거부감이 든다. 주인공 ‘알리야’가 하는 일이 번역이기 때문에 그 많은 책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으나 그 수많은 리뷰들을 읽고 있자니 이럴 거면 그냥 알라딘 서재를 하시지 그럴까 싶어졌다..... 저자에게 묻고 싶어지기도. 이건 당신의 책 취향입니까? 알리야의 취향입니까? 참, 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노년 여성 버전 같기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헤르쉬트 07769>
라슬로 책은 좀 다 읽고 천천히 구매하려고 했는데.... “초판 한정 하드커버”라는 문구 보고 아아아 그냥 사! 해서 샀다. 라슬로가 노벨문학상 받은 후에 찍은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등등이 무려 양장본이 아니어서 원성이 자자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다 양장본으로 갖고 있는데 이 책만 나중에 하드커버가 아니면 너무 싫을 것 같아서;; 언제 읽을지도 모르는데 일단 구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오블리비언>
에세이로만 접했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소설은 얼마나 재미나게 썼을지 궁금해서 구매. 근데 얼마 전에 폴스타프 님이 이 책 읽고 계시는 거 같아서 오오잉? 했다. 저보다 먼저 읽으실 듯... 이건 소설집인데 차라리 장편 <무한한 재미infinite Jest>를 소개하지 그랬을까 싶기도.


    


리처드 예이츠, <레볼루셔너리 로드>
리뷰도 쓰고 100자평도 남기고 이렇게 산 책 페이퍼도 남기네. 민음세계문학전집에서 오랜만에 재미난 책 읽었다......




리처드 예이츠, <부활절 퍼레이드>
그러니까 <레볼루셔너리 로드> 읽고 반해서 리처드 전작 읽기 도전.......하기엔 국내에 너무 조금 소개된 그의 책. 그마저도 판권 소멸로 절판. 도서관에서도 찾아봤으나 허허허 도서관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리처드 예이츠.... 어렵사리 중고로 구매.



    
리처드 예이츠, <맨해튼의 열한 가지 고독>
이것도 결국 그래서 중고로 구매. 신기한 건 위의 <부활절 퍼레이드>하고 알라딘 우주점 ‘잠실 새내점’에서 같이 이 두 권을 샀는데 서울 잠실에 리처드 예이츠 팬이 사시는가 봅니다. 근데 완벽한 팬은 아니신가 봅니다... 책을 결국 내놓으신 걸 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조지 엘리엇, <고장 난 영혼>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읽기. 그전에 맛보기로 이 책 읽었는데...... 솔직히 좀 지루하고 심심해서 <미들마치> 자꾸 멀어져가네..... 요즘 책인 <불필요한 여자> 읽은 후 이 책을 읽은 탓에 더 고루하게 느껴졌던 거 같기도... ㅠㅠ



롤랑 바르트, <영도의 글쓰기>
동문선에서 나왔던 최악의 번역 도서 중 하나 필로소픽에서 새롭게 나왔다. 사지 않을 수 있는가.    



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최초의 선언>
동문선에서 나왔던 최악의 번역 도서 중 하나 마티에서 새롭게 나왔다. 사지 않을 수 있는가222222222 북펀딩해서 받았다. 편집이 참 독특했다. 그래서 더 빨리 읽었다..    




주디스 버틀러, <중요한 몸- 성의 담론적 한계에 관하여>
이 책도 북펀딩으로 구매. 책을 받아들기 전에는 무척 흥미진진 재미날 거 같았는데, 이 책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재에 올라온 오역 지적 글을 읽었더니 하..... 이 책 읽고 싶은 욕구가 짜게 식어버렸... ㅠㅠ 그래도 조만간 읽을 계획. 버틀러는 참... 오역 없는 책으로 읽기 어려운 것인가.



    
피에르 부르디외, <세계의 비참 1>
20대 때 읽었는데 기억도 희미하기도 하고, 그때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읽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요즘 갑자기 부르디외 저작들이 다시 읽고 싶어져서 구매...하려고 보니 에에엥? 그새 절판이고 이 책을 중고로 겨우 구했다. 2, 3권도 구하고 싶은데 중고책팔이들의 그 사악한 가격으로 구매하고 싶지는 않아서 일단 1권만 여차저차 구매. 




미셸 푸코, <광기, 언어, 문학>
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 5. “푸코가 1960년대 중·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 사이에 집필하거나 강연한 글 13편을 묶은 책으로, <광기의 역사>,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사이에 위치한 그의 사유의 전환기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고. 근데 나 요즘 푸코하고 너무 친밀한 느낌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르는 그의 이름... 푸코야! 푸코양! 풋코양! 아유 귀여! 우리 풋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코야!!!!!!!!! 울 귀염둥이!!!!! 꺄.......... >_<



울 귀염둥이 푸코 푸코 푸코 냐옹! ㅋㅋㅋㅋ


아니 일단 책탑!




오랜만에 흔들흔들 책탑...



그나저나 이번 설에 집에 갔다가 폭탄 발언한 사연....... 

그러니까.. 알라딘 이웃들은 다 아는데 울집 식구들은 모르는 게 있(었)다. 그러니까 푸코와 한나의 존재...... 지난해 9월 둘째 고양이 세상 떠난 것은 울집 식구들도 집사2네 가족들도 다 알고는 있었다. 그때 양가 부모님들이 위로와 함께 동시에 하신 말씀이 있다. “너희들... 또 데리고 오지 말아라...” 고양이 아무리 좋아해도 여섯 마리는 너무 많은 거 아니냐고 늘 말씀하시던 터라 한 마리가 떠나니 우리의 슬픔을 헤아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부모님들은..... 주문처럼 “또 데리고 오지 말아라...”

그런데 아시다시피 9월에 푸코랑 한나가 왔잖아요....? ㅋㅋㅋㅋㅋ 지금까지 계속 울집에는 비밀이었다(집사2는 나보다는 먼저 집에 고백 ㅋㅋㅋㅋ). 근데 엄마가 왜케 집에 안 오느냐, 가족 모임에도 안 오느냐 잔소리를 하시기에 아니 요즘 울 고양이(5호) 아파서 정신없어... (귀찮아서 안 가놓고 괜히 5호 핑계). 그러다 엄마가 잠깐 자리를 떴는데 동생들과 제부들이 동시에 묻는다. “또 데리고 온 거 아니죠?” “...............”

이날 이미 내가 울집 꼬마 조카(올해 6세)한테 만나자마자 울 푸코랑 한나 사진 보여준 참이었다. 이 꼬맹이가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허구한 날 냥카페 가서 죽치고 논다는데... 아니, 조카야 이모 집이 냥카페란다... 어딜 가......(내 조카들은 큰조카부터 이 꼬맹이까지 다섯 명이 모두 고양이한테 환장한다. 이것도 유전인가.... 다들 울 집 와서 노는 게 소원ㅋㅋㅋㅋ). 아무튼 꼬맹이가 고양이 사진도 본 마당에 뭘 더 숨기나 싶어서 푸코&한나 사진을 동생들에게도 보여줬다. 사진을 보더니 다들 헉......... 동공지진. “두 마리!!!!!!!!!!!!!!!” “한 마리는 데려올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두 마리!!!!!!!!!!!!!!!!!!!!”

“근데 진짜 너무 이쁘다...........” (동생1,2&제부1,2 사진 보느라 말잇못)
제부들도 고양이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울집 1호 고양이는 동생1과 제부1이 함께 구조해서 임보하던 녀석이다), 제부2가 푸코한테 반해버려서는...... “어우 너무 귀여워. 고양이 카페에서 제가 반했던 애랑 똑같아요! 만져 보고 싶어요. 놀러 가고 싶어요. 놀러 갈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부2는 이날 나랑 헤어질 때도 “놀러 갈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베란다에서 음식 챙기던 엄마가 돌아와 묻는다.

“뭐가 그렇게 이쁘다고?”

“우리 고양이”

“뭐? 또 데리고 왔어?????????????????????????????”

“아니?!............”


응 엄마,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코야 한나야 너희들의 요 귀여움을 울 엄마는 보지를 못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랬던 녀석들이.....




그새 이렇게 컸습니다.

한나는 푸코랑은 절친이지만 역시나 3호 망태 오빠를 향한 사랑 못 잊어.... (발정이 끝나도 좋아하는 건 여전히 좋아하네요?!)



우리3호 망태형아/망태오빠 여전히 인기 폭발.... 
원조 막냉이랑 한나랑 둘이 3호 두고 질투 폭발...(3호&원조 막냉이&한나 셋이서 잠자냥을 두고 질투 폭발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허허허.......).




원조 꽃미남 꽃중년 울집 1호



노숙묘 체험 원조 막냉이...
막냉이는 볕 잘 드는 한낮에는 이렇게 옛 시절을 추억하며 베란다에서 스트리트체험이 취미입니다. ㅋㅋㅋ
(이 박스는 6호가 너무 좋아해서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젯밤 따끈따끈 원조 막냉이. 오잉?! 머리 위에 후광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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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6-02-2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넘 못 읽고 있는데 잠자냥님은 덜 산 게 이만큼... (부럽)

원조 막냉이 표정이 좀 성숙해진 것 같아요... 위치라는게 그런 것인가 @_@ 아니면 제가 그런 눈으로 보는건가 ㅎㅎ

잠자냥 2026-02-26 13:34   좋아요 0 | URL
부러워하지 마세요... 사는 건 어렵지 않아! (엥?) ㅋㅋㅋㅋㅋㅋ

네, 수하 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ㅋㅋㅋㅋ
농담이고요. 성숙해진 거 맞아요. 집에 들어온 지 4년째인데, 초창기에 찍은 사진하고 요즘 사진 비교해보면 좀 더 성숙한 게 보이더라고요.
더 늙지는 말았으면.... ㅠㅠ 고양이들의 생애는 인간에 비해 너무 빨리 흘러요.....ㅠㅠ

페넬로페 2026-02-26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냥이들 사진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의 딸아이요.
보여줄게요.
귀엽다고 기겁할듯요.
에휴, 엄마한테는 안그러면서~~

잠자냥 2026-02-26 11:43   좋아요 1 | URL
제가 그래서 산 책을 안 올릴 수가 없다니까요;;
명색이 서재인지라 고양이 이야기만 할 수도 없고...ㅋㅋㅋ
리뷰에다 고양이 사진 뜬금 올리기도 뭐하고...ㅋㅋㅋㅋ
암튼 그간 사진은 많이 못 찍어서.. 귀염둥이들 새 사진이 많지 않네요.

Falstaff 2026-02-26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딱 고것 읽고 있습니다. 첫 작품에서 오지게 헤맨지라 이제야 두번째 이야기 끝났습지요.
각오 조금 하셔야 할 듯...

Falstaff 2026-02-26 11:24   좋아요 1 | URL
엘리엇의 해골바가지도 영 노잼. ㅋㅋㅋ

잠자냥 2026-02-26 11: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그 사람 책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요. ㅎㅎㅎㅎ

blanca 2026-02-2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왜 이리 많이 겹치는 겁니까. <세번째 경찰관>도 노려보는 중이었는데, 잠자냥님 별점 보고 결정할래요. 한나와 푸코를 비밀로 하셨다니 ㅋㅋㅋ 그럼 그 아기 때 이쁜 모습도 가족들은 몰랐다는 거잖아요. 아, 그리고 <미들마치>는 심심한데 진짜 좋으니 꼭 읽으세요.

잠자냥 2026-02-26 12:47   좋아요 0 | URL
요즘에 나온 책들 중에 눈에 띄는 책이 별로 많지 않아서일까요?
블랑카 님하고 제 관심사가 비슷한 것으로.. 결론! ㅋㅋ
<세 번째 경찰관>은 연휴에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그러게요. 설에 동생들한테 제 폰에 담긴 사진 보여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아주 쪼꼬미 시절 귀염귀염 사진은 몇 장 보여주지도 못했어요! ㅋㅋ

<미들마치>... 다른 책(<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stella.K 2026-02-2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사시는지 모르겠지만 뷰가 정말 좋으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저 해골바가지 책 별로라 미들마치는 크게 기대 안하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6-02-26 12:49   좋아요 0 | URL
고양이들에게 좋은 전망을 선사하려고 찾아다닌 집인데 다행히 고양이들 베란다를 넘나 사랑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앞에 다른 건물 들어서면 절대 안 되는데.... ㅋㅋㅋ)

조지 엘리엇... 장편은 다르리라 기대해야죠! ㅎㅎ

햇살과함께 2026-02-26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너무 귀엽네요! 사랑 듬뿍 받은 냥이들 모습^^ 딱히 흥미로워 보이는 신간이 없다고 해서 몇 권 안사셨나 했는데 내려도 내려도 끝이 없네요 ㅎㅎ

잠자냥 2026-02-26 14:23   좋아요 0 | URL
한 달 아니고 두 달 치 책탑입니다!...... 그래도 높긴하네요;; 언제 이렇게 많이 샀는지 원;;;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책이 많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망고 2026-02-26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미들마치 읽기로 했는데요. 사놓고는 한번도 안 꺼내봤어요ㅠㅠ
다 컸구나 푸코랑 한나😍 이때가 장난도 심하고 저지르기도 많이 하고 딱 귀여운짓 할 때네요 아고 귀요워라
망태횽아는 여전히 이쁘게 잘생겼고 원조 꽃미남씨는 왤케 새침하죠?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6 14:23   좋아요 1 | URL
우아.. 진짜 푸코랑 한나 요즘 우다다다우다다다우다다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지치지도 않아요. 푸코는 먹기는 또 얼마나 먹어대는지... 너무 정신 사납게 우다다다 하니까 원조 막냉이가 얘들 피해서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데 거기까지 푸코가 쫓아가고 ㅋㅋㅋㅋㅋㅋ 아이고야..

근데 망고 님 진짜 한결같은 망또 고양이 사랑 ㅋㅋㅋㅋㅋㅋㅋ
망고 님 눈에 망고와 같은 망토 냥이들 3호&6호가 글케 이쁜가 봅니다요. ㅋㅋㅋㅋㅋㅋㅋ

새침한 원조 꽃미남 꽃중년 꽃할배의 예쁜 척이었습니다...

다락방 2026-02-26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역이라니.. 그러게요. 특히 버틀러는 오역 문제가 자꾸 나오네요. 역시 외국어를 마스터해야 하는것인가... 하. 갈 길이 왜이렇게 멀고 사는 일은 왜 이다지도 어려운가..

그나저나 책탑 사진 보니 피가 끓네요. 저도 이제 책탑 다시 시작해야 겠다고 생각하다가, 일단 질러둔 책들 좀 처리하고 읽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곧 책탑으로 찾아뵐게요!! >.<

한나, 푸코 진짜 많이 컸네요. 고양이들은 빨리 자라나봐요.. .천천히 자라라 얘들아..... 전 역시 한나가 예뻐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6 14:26   좋아요 0 | URL
버틀러는 영어권 사용자들도 읽기 난해하다고 하는 저자라니 뭐;;; 흠....
피가 끓어오른대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ㅋㅋㅋ 그 피 잠깐 식혀! ㅋㅋㅋㅋ

고양이들 정말 너무 빨리 자라고 너무 노년기도 빨리 찾아오고...
좀만 늦게 자라면 좋겠지만 집사들도 나이 드니 이게 맞는가 싶기도 하고.. ㅎㅎ

그나저나 잘 도착했나요? 오늘도 걷고 달려라 다락방!

단발머리 2026-02-2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예쁘지만 한나랑 푸코 왜 이렇게 많이 컸어요 ㅠㅠㅠㅠㅠㅠ 근황 사진 올리면서 옛날 사진도 하나씩 올려주세요~~
냥카페도 함 생각해 보시고요. 방문 의사 <많음>입니다.

엘렌 식수랑 버틀러 저도 있어요^^ 미리미리 사 두는 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7 09:53   좋아요 1 | URL
한나랑 푸코 너무 빨리 자라서 저희도 안타까워하고 있어요. 특히 푸코 자꾸 돼냥이 되어가지고 집사2가 밥그릇 좀 뺏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옛날 사진도 종종 올려보겠습니다.
잠자냥카페 ㅋㅋㅋㅋㅋㅋㅋ 털이 너무 많아서 울 엄마도 저희 집에 오면 절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앉지 않고 빨리 가려고 하시는데 괜찮으시겠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엘렌 식수& 버틀러 북펀딩 목록에서 익숙한 그들의 이름... ㅋㅋㅋ

꼬마요정 2026-02-2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뭐죠??? 한나랑 푸코랑 원조 막냉이랑 꽃중년 1호만 기억에 남는데 말입니다. 산 책 글인데 냥글냥글만 기억납니다. ㅋㅋㅋㅋ 근데 진짜 많이 컸네요. 이 예쁜이들을 어머님이 모르시다니 안타깝네요. 냥까페 위치가 어디인가요. 당장 서울 가는 기차표 끊으렵니다!!!

저희집도 조카들이 무척이나 오고 싶어 한답니다. 한동안 외삼촌, 이모 집에 가도 돼? 라고 묻는다고 카톡이 자주 왔구요. 남편 지인들도 애기들 데리고 오고 싶다고 해서... 한 번 초대했는데, 샤미가 지인 무릎에 앉으니 고양이 좋다던 지인 애기가 샤미한테 질투하더라구요 ㅋㅋㅋㅋ 아빠의 사랑을 빼앗아가서 그런가봐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7 09:54   좋아요 1 | URL
책은 희미해지고.. 고냥이만 냥글냥글 기억에 남는 산 책 이야기 ㅋㅋㅋㅋ
요정님이이야 잘 아시겠지만 냥이들 아깽이 귀요미 시절 정말 후딱 지나가요. 너무 안타까움...ㅠㅠ

저도 조카5호, 6호는 고양이들 본다고 해서 저희 집에 온 적 있어요(애기들 눈에도 원조 막냉이가 젤 예뻐 보였는지 둘 다 6호 이름으로 노래를 부르고 다니더라고요). 암튼 근데 그땐 한나 푸코 없을 때라서, 한나 푸코 보면 환장할 텐데... 요즘 5호가 아파서 낯선 사람 부르기도 뭐하고 암튼 안타깝습니다.

샤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기가 샤미 질투할 만 해요. 샤미 너무 예쁨. 사실 저랑 집사2는 인간 아기보다 고양이가 훨씬 귀엽고 예쁘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지구에서 가장 귀엽고 예쁘고 완벽하게 생긴 동물이라고 ㅋㅋㅋㅋㅋ (털만 빼면 더 완벽함....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2-27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아 푸코 너무 예뻐요!!! 저는 단모를 좋아해서 아무래도 한나보다 푸코가 더 취향이네요 ㅎㅎ 내 취향 따위 중요하지 않지만 ㅋㅋ 암튼 우리 원조 꽃미남부터 원조 막냉이까지 다 넘 예뻐요~ 우리 딸도 맨날 고양이카페 가자고 하는데 ㅋㅋ
이번엔 문학이 좀 있군요! 예전엔 문학냥이였는데 요즘 너무 철학냥이인 듯 ㅋㅋ

잠자냥 2026-02-27 09:55   좋아요 1 | URL
푸코 진짜 귀엽죠? 얘 그리고 진짜 착해요. 그리고 얼마나 과묵한지 말이 없어. ㅋㅋㅋㅋㅋㅋㅋ 어제도 공놀이를 몇 번이나 했는지.. 던져주면 물고 오고 던져주면 물고 오고. 푸코 털 색깔도 그렇고 암튼 똥개 키우는 거 같기도.

철학냥이는 개뿔 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6-02-2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겹치는 책은 보뱅의 <세상의 빛>, 저도 처음 디자인이 제일 좋아요.
눈길은 냥이들에게!!! 아런 천사들을 매일 보는 잠자냥 님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생각합니다.
책탑이 아니더라도 냥이 페이퍼를 정기적으로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ㅋㅋ

잠자냥 2026-02-27 09:56   좋아요 0 | URL
그쵸! 보뱅 책은 제발 디자인 그만 바꾸면 좋겠어요... ㅠㅠ
우리 천사들 ㅋㅋㅋㅋ 네... 매일 봐서 행복합니다. 요즘 집사2가 5호 전담이라 3호, 한나, 푸코 세 마리가 다 저랑 자는데 진짜 이게 내 침대인가 저것들 침대에 내가 기생해서 자는 건가.. 좀 헷갈리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냥이 사진 애들 더 크고 늙기 전에 종종 올릴게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6-02-27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냥이들 사진 올리려고 책을 사서 책탑 사진을 올렸단 말입니까?
자냥 님은 역시 계획이 다 있으셨군요?ㅋㅋㅋ
냥이들 사진만 올리시고 책 그만 사세욧! 책목록 읽다 보면 현기증 나요. 정말 차원이 다른 자냥 님의 독서세계! 따라가기 힘들어!ㅋㅋㅋ

근데 냥이들 사진들을 보면 한 번씩 느끼곤 했던 게 아가들 미모가 출중해서인가? 자냥 님이 사진을 잘 찍으시는 건가? 헷갈릴 정도로 아가들이 사랑스럽게 담겨 있어요.
아. 마스코트 한나와 푸코는 눈망울이 변했네요? 그 겁 먹은 듯한 초롱초롱했던 눈망울은 오데가고 ‘너 지금 뭐하냥?‘ 딱 그런 표정이랄까!ㅋㅋㅋ 많이 컸단 증거겠죠? 한나의 미모는 자꾸만 물이 오르고 푸코의 미모는 굳세어져 가는 듯 합니다.ㅋㅋㅋ
3호 오빠의 마력은 도대체 무엇인지 배우고 싶군요. 5호는 좀 괜찮아져 가고 있나요?
아가들 예뻐서 조카랑 가족들이 정말 오고싶어 하겠어요.^^

잠자냥 2026-02-27 16:59   좋아요 1 | URL
아니, 냥이 사진 올리려고 책을 산 건 아니고요;; ㅋㅋㅋ 책 산 김에 겸사겸사...

아가들 미모가 출중한 것은 제가 사진을 잘 찍어서가 아니라 보호자인 집사들 미모를 닮아서입니다.........(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호 오빠의 마력은 도대체 저도 모르겠네요. 저희 집에서는 백치미라고 부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호는 고양이들하고도 또 저희들하고도 헤어지고 싶지 않은지 열심히 힘내는 중이긴 합니다.
 
영도의 글쓰기
롤랑 바르트 지음, 이채영 옮김 / 필로소픽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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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토록 다채롭고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다니! 그저 찬탄. 언어학자로서 기호학자로서 비평가로서 문학가로서 또 철학자이자 사상가로서의 바르트를 모두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가 쓴 라로슈푸코와 샤토브리앙에 관한 에세이의 아름다움에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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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결혼식 / 소시민의 칠거지악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이승진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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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출 수 없는 아교풀의 악취처럼(‘결혼식’),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삶의 저속함, 개인의 소통불가능성을 폭로하는 브레히트의 독창적인 방식.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이 상품이 되어버린 현실을 풍자한 ‘칠거지악’도 인상 깊다. 안나가 자신을 팔아 먹여 살리는 게 결국 부르주아가족이란 점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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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6
리처드 예이츠 지음, 이삼출 옮김 / 민음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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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들이 이어져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하는 때가 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가 그런 경우에 속한다. 아니, 이 작품을 쓴 리처드 예이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해야 할까? 보물의 발견, 그 시작은 이렇다. 나는 좀 나이 들었을 때의 케이트 윈슬렛을 좋아한다. <타이타닉>을 찍었을 무렵이 아니라, <이터널 선샤인>이나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이 두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을 때부터의 케이트 윈슬렛. 이런 류의 행복하지 않은, 비극에 가까운 인물을 연기할 때 그 피폐한, 그늘진 얼굴과 분위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가 주연으로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2008)도 보았다.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작품의 원작인 리처드 예이츠의 <레볼루셔너리 로드>가 출간 되었을 때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미 다 아는 내용인데 굳이 읽어야 하나? 볼까 말까 망설였다. 그래도 문학은 영화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읽기를 선택했는데, 세상에나 리처드 예이츠의 작품을 내가 왜 여태 안 읽었던가. 탄식하고는 그이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장바구니에 담았다(아니나 다를까 국내에선 인기가 참~~ 없었던지 대부분 다 판권 소멸로 절판 상태라 중고로 구매. 그런데 중고 책도 많지 않았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줄거리는 딱히 크게 소개할 것이 없다(만 흥미진진하다). 1960년대 미국 교외의 중산층 마을에서 살아가는 부부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20대 초반에 만나 그야말로 불꽃 같은 사랑에 빠지고 곧 결혼해 이제 뉴욕시 외곽 지역의 레볼루셔너리 로드에 정착한 프랭크와 에이프릴- 두 사람 다 주변에서 칭송할 만큼 잘생기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데다가 귀여운 딸 하나, 아들 하나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인다. 한데 왠지 그들의 결혼 생활은 시들대로 시든 듯한 느낌이다. 함께 생활한 지 몇십 년이 지난 커플인가 싶지만 놀랍게도 그들의 나이는 이제 20대 후반. 결혼한 지 7~8년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들 주변에 흐르는 이 무거운 공기는 무엇 때문일까. 

책을 다 읽고 나니, 처음엔 별 의미 없어 보이던 이 작품의 시작 부분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이 작품은 연극으로 시작한다. 이 마을 구성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취미 삼아 연극 공연을 준비한다. 프랭크의 아내인 에이프릴도 이 모임의 구성원으로 이번 연극에서 무려 여주인공을 맡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에이프릴은 프랭크와 결혼하기 전, 한때 배우 지망생으로 뉴욕에서 알아주는 극예술 대학교를 다녔다. 에이프릴은 자못 연기에 자신감이 넘치고 그녀의 이력을 알고 있는 마을의 몇몇 사람들도 공연을 지켜보면서 “저 여자는 꽤 잘하는데.”라고 속삭이며 짐짓 아는 체를 한다. 스물아홉 살, 잿빛이 도는 금발에 훤칠한 그녀는 아마추어의 서투른 조명 아래서도 기품 있는 미모가 고스란히 드러나 주위를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 연극은 혼자만의 모노드라마가 아니다. 거기서 불협화음이 시작된다. 상대역을 맡은 남자 주인공도 있으며 이런저런 어설픈 연기자들(이웃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한때 배우지망생이었던 에이프릴 혼자 아무리 기를 쓴다고 연극이 성공할 리가 만무하다. 그렇지 않은가? 아뿔싸, 상대역의 남자 배우가 대사를 잊어서 버벅대기 시작하고 그 후로 연극은 엉망진창, 관람 온 여타 마을 사람들은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꿈지럭꿈지럭 하품을 하고 한숨을 내쉰다. 공연이 완전 실패했음을 객석에 앉아 아내의 연기를 지켜보던 프랭크 또한 안다. 그는 이미 마음이 불편하다. 공연이 끝난 후 에이프릴의 기분을 달래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하다. 아니나 다를까 연극이 끝나도 분장실에 홀로 남아, 돌아갈 생각이 없는 에이프릴- 사실 공연 후엔 늘 어울리던 이웃의 캠벨 부부와 한 잔 하기로 이미 약속했는데 아니 저 여자가 왜 갈 생각을 안 하는지?! 답답한 마음에 분장실로 찾아간 프랭크는 싸한 분위기에 좌불안석인데 결국 에이프릴의 심기를 건드려 두 사람은 폭발하고 만다.

상상하기 쉬운 장면이다. 한때는 배우를 꿈꾸던 여자, 옛 시절을 그리며 비록 비전문 배우들로 이루어진 극단에서 아마추어들의 연극이지만 무대 위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자신만은 남들과 다르다는 평을 받으리라 기대했으나 별반 다를 바 없음을 확인 후 비참한 기분에 젖어 있는 여자. 남편은 아내의 그런 예민한 기질을 알기에 남편 된 도리로 달래줄 생각은 하지만 생각만으로도 뭔가 울컥 짜증이 치솟고…. 그렇지만 사람들, 그러니까 이웃들 앞에서 좋은 남편으로 보여야 하므로 성실하고 다정다감하고 가정에 충실한 남편의 모습으로 한껏 연기하며 아내를 달래보지만, 아내는 이미 남편이란 작자의 본질을 십여 년 가까이 지켜봐 왔으므로 그의 서툴기만 한 연기가 역겨워 폭발하고 마는 그런 장면. 물론 모든 부부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부부의 삶, 부부의 연기란 이런 것이 아닐까. 프랭크와 에이프릴 이 부부의 각본 없는 연기 또한 그렇게 흘러간다. 

에이프릴의 과거는 그렇다 치고 프랭크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2차 세계 대전 막바지 프랑스 전선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으며 명문대학을 나온 자신을 이상주의적 경향이 강한 지식인으로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세상에 이렇게 멋진 놈이 또 없어! 단지 어쩌다 보니 가정을 꾸리기 위해 로봇처럼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뿐…. 비록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이사와 이 마을에서 중산층으로서의 삶을 성실하게 꾸려나가고는 있으나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 마을의 머저리들 대다수와 자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믿는다. 한때 배우를 꿈꾸던 자신을 잊지 못한 채 자기는 여느 가정주부들과 다르다고 믿고 살아가는 에이프릴과 똑같다. 그래서 그들은 이웃들 앞에서는 좋은 이웃-성실하고 모범적이며 아름다운 한 쌍의 커플을 연기하는 데 진심이다. 이상적인 부부로 보이고자 전력을 다하면서 속으로는 우리는 너희들과 다르다고 자위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정말 그들은 다른가? 


지성적이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면 문제들을 이런 식으로 차분하게 처리하는 법이다. 그런 사람들은 시내에 나가 죽을 만큼 따분한 일을 하고 또 죽을 만큼 따분한 교외의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이 이런 일보다 훨씬 더 부조리하고 더 큰 문제들을 마찬가지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먹고사는 것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살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오염되지 않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이 누구인가를 기억하는 것이었다.(p.40)



프랭크는 지독하게 따분한 일을 하면서, 지독하게 따분한 교외에서 그렇지 않은 척 살아가지만 중요한 것은 ‘오염되지 않는 것’, ‘어떤 경우에도, 자신이 누구인가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그는 자신이 누구인가를 기억하고 있을까? 혹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실체가 잘못 알고 있던 모습이거나 또는 도달하고자 꿈꾸는 초상이지만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는 모습은 아니지 않을까? 비록 지금이라도 그런 자기 자신을, 자기의 참모습을 되찾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잊고 지낸 자기의 본모습을 찾을 수는 있지 않을까?


프랭크와 에이프릴은 연극이 끝난 후 말다툼을 하고는 내내 냉랭하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프릴이 퇴근 한 프랭크에게 한없이 다정하게 다가온다. 이상하다 이거 참, 뭔가 꿍꿍이가 있을 텐데, 프랭크는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찜찜하다. 지난 며칠 동안 그토록 쌀쌀맞기 그지없던 아내가 내 생일이라고 이렇게 돌변할 리가 없는데 이상하다.... 싶은데 아니나 다를까 아내가 폭탄 발언을 한다. 프랭크! 우리, 이 기만적인 삶을 접고 파리로 떠나요..... 아니 뭐라고? 여기서 겨우 자리 잡았는데 모든 걸 다 버리고 파리로? 아이도 둘이나 있는데 무작정 파리로 떠나자고? 여행아 아니라 완전한 이주를 제안하는 에이프릴. 프랭크는 과연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유럽으로, 파리로 떠날 수 있을까? 가서 무엇을 하며 먹고사느냐고 묻는 프랭크에게 에이프릴은 이렇게 답한다. 


“모르겠어요? 그게 이 계획의 핵심이란 걸 모르겠어요? 당신은 칠 년 전에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일을 하는 거죠. 당신 자신을 찾는 거예요.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느긋하게 산책하면서 생각하는 거죠. 시간을 갖는 거예요. 당신은 평생 처음으로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찾아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겠죠. 그리고 그걸 찾아냈을 때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자유와 시간적 여유도 갖게 되는 거란 말이에요.” 



먹고사니즘에 갇혀 하릴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직장-집-직장만 오가던 남자에게 아내가 파리로 떠나자고, 이젠 자기가 일할 테니 당신은 진짜 하고 싶던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덜컥 그 제안을 물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이곳에서의 삶이 안온하다면, 따분하고 무료할지언정 뭔가 잡힐 듯한 기회가, 성공이 눈에 보인다면, 바로 저 앞에서 유혹한다면 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또한 문제이다. 애초에 찾고자 하는 자기 자신이 가짜였다면? 존재하지도 않았다면 대체 무엇을 찾을 것인가. 진정한 나 자신이라는 게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곳인들, 파리인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절망적일 정도로 가망 없는 그 공허함을 벗어날 수 있을까?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처음부터 그러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 공허한 인간들, 그저 남들이 사는 것처럼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니까. ‘여느 다른 가장들처럼 자신도 책임감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지독하게 따분한 직장에 취직’하고, ‘단정하고 건강한 삶의 중요성에 대한 성숙한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비싼 중산층 아파트로 이사’하고 ‘첫째 아이가 실수로 낳은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둘째를 낳았고, 그다음 단계로서 합리적이고 또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교외에 집을 마련’하며 입증하고 입증하며 살아온, 그리고 ‘지금 이 여자와 결혼했던 것도 바로 그 때문’(pp.84~85)이라 고백하는 프랭크 휠러- 이렇게 타인에게 입증하기 위해 살아온 공허한 존재가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레볼루셔너리 로드>에는 프랭크와 에이프릴 부부만이 아니라 그들 주변의 이웃 대다수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자신이 잘살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살아가고 또 그게 잘사는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자위하면서 살아간다. 속은 다들 썩어문드러지면서도 겉으로는 웃는 연기를 한다.  ‘집에서는 미치광이 아들이 장광설을 늘어놓고 기물을 부수고 경찰과 몸싸움을 해도 저녁이면 스프링쿨러는 잘만 돌아가고 텔레비전은 모든 집구석 거실을 같은 목소리로 울려 댄다. 한 여자의 하나뿐인 아들이 미쳐서 집으로 돌아오고 그 누구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슬픔과 죄의식과 고뇌를 엄마에게 쏟아붓는다. 그런데 그 엄마는 건축 규제 위원회 활동이라든지 좋은 이웃 만들기 운동에 참여한다든지 마분지 상자에다 화초를 담아 나른다든지 하는 일로 바쁘게 돌아다닌다. “타락도 이런 타락이 없어.” (p.105) 프랭크는 짐짓 자신은 다른 척 중얼거리지만 이 평화롭고 행복한 삶이라는 기만극의 주인공은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다. 그런데 섬뜩한 것은 이 기만극의 실체를, 이 연극의 끝을 지켜보고 있는 독자 자신의 삶도 그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연극은 언제고 끝난다. 무대는 텅 비고 자기만 홀로 남는다. 그런데 그 자기가 가짜였음을 깨닫는다면 텅 빈 무대는 더 쓸쓸하지 않겠는가.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2008)의 프랭크와 에이프릴-


이 장면만 보면 참 행복해 보여.... 그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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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6-02-2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으면서 혹시 <배빗>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ㅎㅎㅎ

잠자냥 2026-02-23 16:29   좋아요 0 | URL
네 비슷합니다! 근데 전 이게 좀 더 좋았어요! ㅋㅋㅋㅋ

Falstaff 2026-02-23 16:31   좋아요 1 | URL
ㅎㅎ 저는 4월 27일에...

잠자냥 2026-02-23 16:40   좋아요 3 | URL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Falstaff 2026-02-23 16:40   좋아요 3 | URL
넹 엄마!

건수하 2026-02-24 13:30   좋아요 0 | URL
와 이렇게 정확한 계획이라니.. 두 달하고도 3일 남았군요!

잠자냥 2026-02-24 14:08   좋아요 1 | URL
저 아들은 이미 이 책 읽은 것으로 아뢰오... 5별 준 것으로 아뢰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6-02-24 15:07   좋아요 0 | URL
아 저것은 후기 날짜군요... 후기까지 계획해서 쓰시는 아드님!

잠자냥 2026-02-24 15:11   좋아요 1 | URL
저 아들은 이미 리뷰도 썼을걸요...? 올리는 날짜를 4월 27일로 잡은 것으로 아뢰오..
저 아들은 앞으로 올릴 리뷰들이 서랍에 그득하답니다 ....
(아니 왜케 잘 알아... 진짜 아들 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6-02-24 16:04   좋아요 0 | URL
아 전에 그런 댓글 본 것 같은 기억이 희미하게 나네요.
리뷰를 미리 써놓고 계획해서 올린다니...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좀처럼 쓰지 않는자, 쓰고나면 당장 바로 올리고 싶은자 ㅋㅋㅋ
(성실한 아드님을 두셨...)

잠자냥 2026-02-24 16:07   좋아요 0 | URL
성실하긴요. 그저 주정뱅입죠........

건수하 2026-02-24 16:10   좋아요 0 | URL
🤣

망고 2026-02-23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이 너무너무 좋아서 영화를 본 케이스. 영화도 잘 만들었지만 역시 문장으로 읽는게 더 좋았던 기억. 전 이 책 생각하면 ˝허영˝ 이란 단어가 떠올라요 프랭크가 부부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으쓱 멋지군 하던 장면도 특히 기억에 남아있고요ㅋㅋㅋㅋ
이 책 이후 리처드 예이츠 책들 다 사서 모았고요 전부 많이 우울한 내용이었다고 기억해요ㅠㅠ 전 이 책이 제일 좋았어요

잠자냥 2026-02-24 09:53   좋아요 1 | URL
아, 책을 먼저 읽으셨구나! 리처드 예이츠 책 찾다 보니 민음사에서 나오기 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이 책 먼저 나왔던 적이 있더라고요. 그때 읽으셨나 봅니다. 다른 책들도 제목이나 분위기 살펴보니 다 우울한 것 같더라고요? 딱 제 취향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 프랭크랑 디카프리오 잘 어울려요. ㅋㅋㅋㅋㅋㅋㅋ 굿 캐스팅 ㅋㅋㅋㅋ

꼬마요정 2026-02-2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영화만 봤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랑 케이트 윈슬렛의 조합이라 무조건 봐야했어요! 책으로도 보고 싶군요.

잠자냥 2026-02-24 10:04   좋아요 1 | URL
요정 님 타이타닉 팬이었구나! 이 영화도 꽤 재미있죠? 책으로도 꼭 읽으세요...

독서괭 2026-02-24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케이트 윈슬렛이랑 디카프리오요? 내용도 흥미롭네요. 케이트 윈슬렛이랑 배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초보 인터뷰 기자를 대하는 케이트윈슬렛 모습 유튜브에서 보고 멋진 배우로 기억하게 됐어요. 그러고보니 언급하신 다른 세영화도 다 봤네요. 이터널 선샤인은 진짜 최고…

잠자냥 2026-02-24 10:06   좋아요 2 | URL
이거 영화/책 둘 다 재밌어요. 땡기는 것부터 일단 한번 도전!
케이트 윈슬렛은 최근에도 뭔가 배우들이 성형&필러&체중감량 약물 등으로 외모 가꾸는 거(외모지상주의) 비판했다가 박수도 받았지만 비난도 받고 뭐 그랬던 거 같습니다. (전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는 <타이타닉>에서의 케이트는 얼굴만 통통 건강미만 넘치는 배우 같아서 그냥 그랬어요.. <이터널 선샤인>의 탠저린&약물 중독자 같은 느낌이 더 좋음 ㅋㅋㅋㅋㅋㅋㅋ)

케이 2026-02-24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우 이 책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든 가정을 이룬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다 가면을 쓰고 살지 않나요. 심지어 혼자 쓰는 일기에서도 이 정도까지 써도되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쓸 때가 있잖아요. 또 사회 속에서 살아가려면 있는 그대로 날 것의 나를 내보이는 게 여러 면에서 위험하기도 하고요..
자기가 되고 싶은 나와 실제 나는 언제나 다르고 어렸을 때부터 저도 몽상 망상 갖은 이상한 상상을 하며 살아왔는데 남루한 현실을 버티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때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롭다면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결코 닿을 수 없음을 인지하지 못해서 아닐지... 잠자냥님 리뷰보고 아침부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전 망상은 하면서도 그 망상이 현실이 된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거든요.
프랭크와 에이프릴을 보며 행복을 전시하는데 몰두하는 사람들이 스쳐갑니다.
전 회사에도 있었거든요. S대 나온 남편, 강남의 아파트, 한달 250씩 주고 영어유치원 보내는 아들... 그 사람들의 특징은 남이 우리의 인생을 부러워한다고 생각하고 또 난 그런 데 관심 없다고 해도 그럴 리 없다고 믿더라고요. 난 진짜 노관심인데.
전 영화도 아직 안봤는데 이 책은 너무 탐이 나서 다음에는 꼭 구입하여 읽겠습니다.
리뷰 감사해요!

잠자냥 2026-02-24 12:08   좋아요 1 | URL
이 책 재미나요. 제가 리뷰에 쓴 에이프릴의 “파리로 떠나자”는 제안은 아주 초반에 불과합니다. 그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어휴,,,, 세상에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 모두가 어느 정도 가면을 쓰기는 하죠. 사회적 페르소나도 있고요. 근데 내가 쓰는 게 가면이라는 걸 아는 것과 가면인 줄도 모르고 그게 진짜 자기인 줄 착각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봐요. 프랭크는 그 가면이 진짜 자기 자신인 줄 알아요. 근데 에이프릴은 그 가면이 가면이라는 걸 아는 거죠. 그래서 가면에 속았다고 생각해서 남편을 더 못견뎌하는 것 같고요....

행복을, 자기 삶을 전시하는 데 몰두하는 사람들 아주 많죠. 인스타 같은 곳이 대부분 그렇잖아요? 얼마 전 읽은 <히든 픽쳐스>에서도 아주 짦긴 한데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어요. 주인공한테 반한 남자애가 주인공에 대해 알아보려고 인스타 같은 걸 다 뒤지는 거예요. 근데 결국 이 주인공이 인스타나 기타 등등 SNS를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더 급호감을 느끼게 됩니다(사실 이 주인공은 약물 중독 전력이 있어서 다시 그 중독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비슷한 중독성을 지닌 SNS를 멀리하고 있는 중). 그때 이 남자애가 이런 말을 해요. 너 또래 여대생들은 뭐하나 올리고 좋아요에 목숨 거는데 너는 안 그래서 신비롭고 신기했다.. 뭐 그렇게...

그런데 정말 행복을 전시하는 데 급급한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그걸 부러워하고 관심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봐요. 저도 진짜 노관심이라 ㅋㅋㅋㅋㅋㅋ 케이 님의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 2026-02-2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S 프랭크와 에이프릴이 파리로 간다한들 그게 행복했을까요. 도피는 도피일 뿐. 해결은 아니지요....

잠자냥 2026-02-24 12:08   좋아요 1 | URL
프랭크와 에이프릴은 이미 관계가 깨진 거나 마찬가지인 부부라서 파리로 간다한들 미국에서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 같아요. 파리로 갔는지 안 갔는지는 직접 확인하세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24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오래전에 이 영화를 봤는데요, 기억이 희미하지만, 마지막 즈음에, 마을 사람이 남편에게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네 아내만 정상이다 라는 뉘앙스의 얘기를 했던것 같아요. 저도 이 책 읽을래요!!

잠자냥 2026-02-25 11:01   좋아요 0 | URL
오 나름 기억력 좋은 다락방. 마을 사람 중 한 사람이(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에 든 인물이랍니다. 누군지 읽고 맞혀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프랭크의 거짓된 면을 꿰뚫어 보죠. 아무튼 통쾌한 말을 하긴 합니다. 그건 책으로 확인! ㅋㅋㅋ
 
히든 픽처스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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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에 큰 재미를 못 느끼는 나 같은 독자조차 홀린 듯 읽게 만드는 스토리와 필력. 중간에 한 번쯤 책장을 덮고 심호흡 가다듬을 수밖에 없는 공포! 그러면서도 중독(약물/SNS), 인종, 젠더 등 동시대의 모든 문제들을 짚고 가는 놀라운 작품. 그럼에도 별 넷인 이유는 막판의 그 전개가 아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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