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번쩍 품성동화>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가치 번쩍 품성 동화 번쩍 시리즈 1
글공작소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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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개의 시리즈로 이루어진 번쩍 시리즈는 '지성', '감성', '풍성'을 각각 길러주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가치 번쩍 품성 동화는 이 시리즈의 첫 책으로 가치를 통하여 품성을 기를 수 있도록 총 10가지 가치들을 나타내는 24개의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가치는 1) 이타심과 배려, 2) 자존감과 인내, 3) 긍정과 용기, 4) 정직과 약속, 5) 겸손과 공경이다.  

여러 이야기가 편집되어 있는 이야기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하루에 한 편씩 읽으면 한 달 가량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하루에 5분. 가치를 위해 투자하는 건 어떨까? 보슬비에 옷이 젖듯, 재미있는 옛이야기들과 우화들을 듣다보면 아이들도 조금씩 가치들을 습득하고, 품성으로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가지 독특하다고 볼 수 있는 점은 각 챕터마다 각 가치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소개된다는 것이다.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은 자존감과 인내 편에, 인도의 성녀 마더 테레사는 겸손과 공경편에. 아이들이 한번쯤 뉴스에서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현대 인물들과 과거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각 챕터 후에 각자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인물을 꼽아보고, 그에 대해서 글쓰기를 하는 독후 활동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권과 3권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각각 지성을 깨우는 '좌뇌 번쩍 논리 동화', 감성을 깨우는 '우뇌 번쩍 감성 동화'라는 제목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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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나눗셈, 귀신 백과사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통방통 나눗셈 신통방통 수학 2
서지원 지음, 심창국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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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눗셈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이야기로 풀어낼까 궁금했다. 이 책은 나눗셈이라는 수학적 논리를 '나눔'이라는 가치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나눗셈이라는 것은 결국 '나눌' 때 필요한 것이니깐. 이야기 플롯은 간단하다. 

선물 가게를 하는 엄마 가게에서 멋대로 신상을 빼 내와서 마음껏 뻐기던 나래. 그걸 엄마에게 들켜서 가게 일을 도와주게 되었는데 나눗셈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한소리를 듣고 집을 뛰쳐 나온다.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나눔 버스'이다. 사람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나눔 버스에서 나래는 일을 도와주면서 나눗셈의 원리를 터득해 나간다. 허름한 외무 때문에 학교에서 무시하던 민주라는 친구도 만나면서 이들은 친구가 된다. 

나의 것만 챙기는 것은 no,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no. 

나눗셈은 나눔과 평등이라는 것. 이런 가치가 수학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면 아이들이 조금은 더 재미있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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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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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는 현대라는 배경에 옛이야기를 잘 버무려서 동화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이야기들을 잘 만들어 내는 것 같다. 2004년 대히트를 친 구름빵에 이어서 이번에는 달 샤베트라는 책을 내셨다. 구름이라는 자연물에 빵이라는 먹거리를, 달이라는 자연물에 또다시 샤베트라는 먹거리를 매칭 시켰다. 구름빵이 비가 내리고, 나뭇가지가 앙상한 살짝 쌀쌀한 계쩔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 책은 달마저 녹아내릴 정도로 더운 한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덥다. 에어컨을 켤 수 밖에 없는 무더위가 계속 되었다. 에어컨을 켜지 말까 하는 날에도 창문을 열면 아래, 위, 옆집에서 돌아가고 있는 에어컨 팬에서 후끈한 공기가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것만 같아서 문을 열기도 두려워 진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캠페인을 종종 만나면서 가능하면 에너지를 덜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들긴 들지만. 이내 무더위에 무릎을 꿇고 에어컨을 틀기가 일쑤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희나 작가는 무더위와 에너지, 환경 문제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달 샤베트라는 동화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고 있는 전기. 더우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면 그만일까? 우리들의 전기를 쓰는 평범한 일상이 과연 문제가 없는 걸까? 하는 문제를 던지고 있다. 달이 녹아 내리는 상상력도, 그 녹아내린 달 방울들을 모아서 샤베트로 만든다는 발상도 기발했지만, 샤베트를 먹고 더위가 달아나자 꽁꽁 닫아 두었던 창문을 열고 잠을 청한다는 문제 해결 방법도 참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은 큰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책에서는 정전) 일상적으로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를 깨닫기 어렵다.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질문을 많이 던질 것 같다. 엄마. 더우면 달이 녹아요? 옛날에는 안녹았는데 왜 지금 녹아요? 왜 전기를 많이 쓰면 더 더워져요? 왜 에어컨을 키는 것이 나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고 환경과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주제 전반부에 달 샤베트를 먹고 잠을 청한 주민들에 이어서 할머니를 찾아온 또다른 손님. 옥토끼의 이야기 또한 재미있었다. 달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 달에는 토끼들이 절구를 빻고 있다는 옛이야기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 물을 법한 질문에 대한 답도 풀어주고 있다. 달이 녹아서 토끼들은 집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할머니를 찾아왔다. 화분에 달물을 부어 달맞이 꽃을 피우고, 그 달맞이 꽃이 밝혀내는 빛에 의해서 달이 손톱달에서 보름달로 차오르고 토끼들은 원래의 집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내가 특히 재미있게 본 부분은 '토끼가 집을 잃었다고 늑대를 찾아오는 대목'이었다. 기존의 옛이야기에서는 토끼들에게 늑대는 피해야 할 잘못하면 잡아 먹힐 수도 있는 위험한 포식자였다. 하지만 작가는 나와 너와 자연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이라는 주제에 맞게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화해도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잘 사는 세상. 그리고 녹아 없어진 달이 다시 차오르듯이 원래의 상태로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돌이키자는 돌이킬 수 있다는 얘기 또한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할머니의 잠자는 모습으로 끝이난다. 달 샤베트 사건이 한 여름밤의 꿈이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과 이런 꿈. 상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하지 않던가? 실제로 만든 3D 세트와 손으로 그린 2D 종이 그림과, 컴퓨터로 합성한 믹스드 미디어. 역시 다양한 차원과 방법들의 조화로 보이는데. 참 통합적으로 주제를 잘 드러내도록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뒷 면지에는 서지 정보가 있다. 그냥 넘길까 하다가 딱딱한 폰트를 쓰는 일반 책들과는 달리 본문의 귀여운 폰트와 동일한 폰트를 써서 눈길을 끌길래 자세히 들여다 봤다. 기획, 디자인, 마케팅 등이 소개되기 마련인 정보 대신에 이 책에는 지은이와 더불어서 '실제로 도움을 준' 이들의 명단이 친절하게 올라가 있다. "끊임 없는 조언과 의논, 현실적인 조언, 한글 맞춤법 도움, 인형가구우편담당, 그림책의 영감과 응원, 힘솟는 케이크, 육아와 집안일 큰도움"등. 이걸 읽고 나니깐 빛을 못보던 스탭들의 숨은 노고가 훤히 보이는 듯 했다. 그래. 누군가 창작 활동을 하려면 누군가는 집안일을 해줘야 하고, 지쳤을 때 사온 케이크는 큰 힘이 되지. 몇 번이고 책에 대해서 조언해 주고 하는 과정 없이 어찌 책이 나오랴..를 생각하니 괜시리 작가가 더 괜찮게 느껴졌다. 작가도 잘되고, 자잘하더라도 애정을 쏟아 부었던 사람들도 행복한 출판 세상. 역히 화합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콩기름 인쇄를 했고, 비닐 코팅하지 않았다는 안내가 소개되어 있다. 자연을 생각하자는 주제를 물리적으로 실현했다고나 할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끄고 덜 시원해도 한번 싹 샤워하고 나면 자연의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것 처럼 다소 거칠고, 쉽게 더러워 질 수도 있지만 조심조심 다뤄주면 비닐이 없어도 괜찮다는 걸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겠지?  

* 이미지는 알라딘 미리보기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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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ndred Dresses (Paperback) - 『내겐 드레스 백 벌이 있어』원서, 1945 Newbery Odyssey Classics 16
엘레노어 에스테스 지음,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 Harcourt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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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아련한 죄책감. 작가의 그런 죄책감을 바탕으로 깔고 이야기를 풀었다. 괜히 내가 미움 받을 까봐, 왕따 당할까봐, 친구를 잃을까봐 잘못된 것임에도 입을 다물고 있던 기억. 그 기억을 작가는 꺼내어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책에는 세 명의 소녀가 나온다. 폴란드계 완다 페트론스키, 다소 짓궂은 페기, 그리고 페기의 단짝 메디. 완다는 이민자로 반 친구들의 이름과는 느낌이 살짝 다른 이름과 성을 가졌다. 또 가난 때문에 늘 같은 옷만 입고 다닌다.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늘 교실 가장 뒷편, 구석에서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그런 완다에게 하루는 페기가 옷이 그것 밖에 없냐고 묻는다. 그 물음에 대해 완다는 "There are hundred dressed all lined up in my closet"이라고 답한다. 그 후로 이는 짓궂은 게임이 되버린다. 넌 모자는 얼마나 있냐, 신발은 얼마나 있냐. 등교하면서 코너에 숨어 있다가 튀어나와 이런 물음을 묻곤 한다. 한편 페기의 이런 물음에 메디는 마음이 편치 않다. 자신 역시 부유한 집 아이가 아니라서 옷이 많지는 않기 대문이다. 불편한 기분. 완다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 하지만 끝내 메디는 이런 속마음을 표시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는 그리기 콘테스트가 열린다. 여자들은 옷 그리기 과제가 할당되고, 페기는 자신이 일등을 할 거라 자신만만해 한다. 다음날 아침. 선생님은 당선자를 발표한다. 당선자는 다름 아닌 완다. 그녀는 하나의 옷이 아닌 백 가지나 되는 옷을 그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옷의 디자인 역시 너무나도 훌륭하고. 그랬다. 우리 집에는 백가지나 되는 옷들이 옷장 속에 켜켜이 쌓여 있어. 그 옷들은 실제 옷은 아니지만 완다의 상상 속 옷, 그녀가 그려낸 옷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완다는 없다. 그녀의 아빠는 아이들이 놀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속상해 하며 많은 인종들이 모여 있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도시로 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뒤늦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 페기와 메디는 완다에게 편지를 보내고 몇 달 후 답장을 받게 된다. 그녀의 편지에는 핑크 옷 그림은 메디에게, 초록색 옷은 페기에게 주고 싶다는 말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메디와 페기는 그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각각 자기 자신과 페기라는 걸 발견한다. 완다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친구들에게 어떠한 옷이 잘 어울리는지 늘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유년기에 다른 이들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요소가 또래 관계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뭔가 다르다는 것은 챙피한 것, 거리감을 둬야 하는 것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이 아닌 단지 나와 다르다는 편견 때문에 친구를 멀리한 경험은 없는지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결코 이름이나 외모, 옷 같은 것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화사한 삽화도 작가의 이런 따뜻한 글을 풀어내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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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Masters! Sweet Ladies!: Voices from a Medieval Village (Paperback) - 2008 Newbery Medal Winner
로버트 버드 그림, Schlitz, Laura Amy 글 / Candlewick Press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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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완벽한 금딱지 뉴베리 수상작. 스릴 넘치거나, 플롯이 뚜렷하거나, 캐릭터가 뛰어난 주인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나도 즐겁게 읽은 희곡으로 된 작품이다. 뉴베리에서 지금까지 희곡 형식의 작품이 수상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만큼 뛰어난 작품이란 뜻이기도 하겠지? 

부제는 Voices from a Medieval Village. 중세의 한 마을의 이야기이다. 책 저자는 사서로 오랫동안 봉사해온 분이시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연극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고, 조연을 원하는 아이들이 없어서. 또 자신이 역사에서 느낀 그 재미를 아이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서. 주인공이 2-3명이 아닌 23명인 그런 대본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책의 창작 동기이다. 23명이 모두 주인공인 희곡. 그래서 이 작품은 짤막한 20여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편들은 중세 마을에 살았던 각 계층 집안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고. 시대적 배경은 13세기 영국의 장원. 

영주의 아들, 대장장이의 딸, 농노의 자녀, 물레방앗간 집 아이, 가죽쟁이의 아이, 또 유리 공방의 견습생, 소작농 집 아이 등등 중세 마을을 구성하는 각종 계층이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진다. 한 이야기가 길어야 5페이나 되려나. 그런 짤막한 각자의 voice에는 중세 시대의 풍습, 계급, 문화, 의료 환경, 직업 윤리, 농사제도가 녹아 들어가 있다. 뭔가 정보를 주겠다는 억지스러운 뉘앙스 없이 자연스럽게 그 중세 마을을 탐방하는 느낌이랄까.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어떤 중세 논픽션 작품보다도 더 생생한 중세 체험 학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읽는 내내 어렴풋이 떠오르던 초등학교 시절. 그 따사로움. 살짝은 빛이 바랬지만 참 빛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작품이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조연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모두가 주인공으로 반짝였을 아이들. 그들은 얼마나 또 빛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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