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ood Masters! Sweet Ladies!: Voices from a Medieval Village (Paperback) - 2008 Newbery Medal Winner
로버트 버드 그림, Schlitz, Laura Amy 글 / Candlewick Press / 2008년 12월
평점 :
오랜만에 본 완벽한 금딱지 뉴베리 수상작. 스릴 넘치거나, 플롯이 뚜렷하거나, 캐릭터가 뛰어난 주인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나도 즐겁게 읽은 희곡으로 된 작품이다. 뉴베리에서 지금까지 희곡 형식의 작품이 수상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만큼 뛰어난 작품이란 뜻이기도 하겠지?
부제는 Voices from a Medieval Village. 중세의 한 마을의 이야기이다. 책 저자는 사서로 오랫동안 봉사해온 분이시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연극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고, 조연을 원하는 아이들이 없어서. 또 자신이 역사에서 느낀 그 재미를 아이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서. 주인공이 2-3명이 아닌 23명인 그런 대본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책의 창작 동기이다. 23명이 모두 주인공인 희곡. 그래서 이 작품은 짤막한 20여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편들은 중세 마을에 살았던 각 계층 집안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고. 시대적 배경은 13세기 영국의 장원.
영주의 아들, 대장장이의 딸, 농노의 자녀, 물레방앗간 집 아이, 가죽쟁이의 아이, 또 유리 공방의 견습생, 소작농 집 아이 등등 중세 마을을 구성하는 각종 계층이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진다. 한 이야기가 길어야 5페이나 되려나. 그런 짤막한 각자의 voice에는 중세 시대의 풍습, 계급, 문화, 의료 환경, 직업 윤리, 농사제도가 녹아 들어가 있다. 뭔가 정보를 주겠다는 억지스러운 뉘앙스 없이 자연스럽게 그 중세 마을을 탐방하는 느낌이랄까.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어떤 중세 논픽션 작품보다도 더 생생한 중세 체험 학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읽는 내내 어렴풋이 떠오르던 초등학교 시절. 그 따사로움. 살짝은 빛이 바랬지만 참 빛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작품이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조연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모두가 주인공으로 반짝였을 아이들. 그들은 얼마나 또 빛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