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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정찬주 글, 김홍희 사진 / 좋은날 / 1997년 4월
평점 :
품절
10년쯤 전, 아내가 사 준 책이다. 내가 좋아할 것 같다고... 그런데, 이사를 다니는 통에 어디에 있는지 늘 궁금했던 책인데, 이번에 이사를 하다 보니 다시 나타나서 화장실에 꽂아두고 한 열흘에 걸쳐 읽었다.
이사를 하고 나서 매일 노가다에 시달리다 보니 책 읽은 시간은 화장실 간 십 분 가량이다.
큰 절로 가는 구경도 재미있지만, 작은 암자들은 내가 가 본 곳이 별로 없어서 색다른 느낌이다.
선승들의 게송을 읽는 마음도 허허롭고 즐겁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사진이 곁들여진 것은 글과 조금 어울리지 않는 면도 있지만, 정찬주씨의 글발은 가벼우면서도 결코 경망스럽지 않다. 암자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동행으로 손색이 없다.
고승들의 일화를 거치는가 하면, 산길에서 만난 다람쥐를 좇아 가기도 하는 길, 암자로 가는 길.
훌쩍 모든 관계를 잊고 어디 고요한 암자를 만나러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힘들게 일한 나를 떠나 보내고 싶은 오늘같은 날... 이 책을 읽는 일은 더 마음 들뜨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