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이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11
바바라 파크 지음, 김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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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소득 수준이 높지 않으면서, 사회 복지가 결여된 국가에서, 대가족 제도가 사라진 지금 알츠하이머를 앓는다는 것은 한 가정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는 처음엔 건망증 내지는 실수처럼 보이지만, 곧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이 동화의 원 제목은 제이크 문의 졸업이다. 제이크는 할아버지의 치매로 인해 친구들을 집에 부를 수도 없었고, 방과 후 친구들과 즐거운 체육 활동이나 방과후 활동에 참여할 수도 없었다. 할아버지를 돌보는 수고를 하면서도 제이크는 기특하게도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길을 잃고 며칠 방황할 때에도 제이크는 온 마음으로 걱정한다. 결국 졸업식장에서까지 할아버지는 단상에 오르는 실수를 함으로써 제이크의 어린 시절의 마감과 함께 추억 거리를 하나 남겨 준다.

알츠하이머는 대가족 제도에서는 감당이 가능한 질병일 수도 있다. 가족의 따뜻한 정이 병의 진행을 늦추는 유일한 약이라고도 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온 가족이 집을 비우는 시간이 대부분인 현대인들, 특히 한국처럼 아파트란 닫힌 공간에서 알츠하이머 환자가 살아가는 길은 얼마나 멀고도 험한 것인지...

아이들에게 알츠하이머에 대해 느끼게해줄 수 있는 좋은 동화란 생각이다. 이야기가 단락이 잘 지어져 있으면서도 쉬워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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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6-05-1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매를 보면서 하는 생각인데요,
어느날 갑자기 아이가 되는 거잖아요.
부모는 자식이 아이일때 그 아이이 모든 것을 사랑하고, 심지어 오줌 똥 싸는 것도 이뻐 하잖아요.
그런데 부모가 아이가 되는건 너무나 힘겨워 하죠.
그걸 보면서 '아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맞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누미 2006-07-10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의 소재로 알츠하이머를 택한 것 자테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로병사....가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알게하면서 바르게 받아들일수 있게 하는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