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이 더 우습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우국, 연회는 끝나고' 233쪽. 김후란 옮김. 주우세계문학전집. 1983년 발행)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나중에 발표한... ㅠㅜ

알지 못하는데 저렇게 여실하게 표현한다면, 신경숙은 천재인감?

 

아마도..,. 이문열의 <세계 명작 산책 2권>을 읽은 건 아닐까?

 

 

 

 

<신경숙 작가의 입장>

“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


<창비 문학출판부의 입장>

언론과 독자분들께 <전설>과 <우국> 두 작품을 다 읽고 판단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두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내 극우 성향의 민족주의자고, 1970년 쿠데타를 주장하는 연설을 한 뒤 45세의 나이로 할복자살한 작가이다. 1960년에 발표한 <우국(憂國)>은 작가의 말년의 삶을 예견한 단편이라고 봐도 무관한데, 작품의 주인공은 천황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남성주의에 빠진 극우민족주의자이다.
시대적 배경은 1936년 천황 직접 통치를 주장하며 쿠데타(2월 26일)를 일으킨 세력이 3일 천하로 실패한 날이다. 쿠데타의 대의에는 동조했으나 신혼인 점을 고려한 친구들이 배제하는 바람에 거사에 참여하지 못한 주인공(신지 중위)이 할복을 결심하고, ‘천황 군대 만세’라는 유서를 남긴 뒤 자살하는 세세한 과정(창자가 쏟아져나온 뒤에도 죽지 않자 스스로 단도로 목을 찔러 죽어가는 과정의 묘사)을 아내(레이코)로 하여금 눈앞에서 지켜보게 한 다음, 레이코 역시 그의 신념이 당연하다는 듯 뒤따라 단도로 목을 찔러 자결한다는 결말로 끝이 난다. 성애묘사가 두드러지는 남성주의적인 판타지로 볼 수도 있는 단편이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에 수록된 단편 <전설>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뛰어난 작품으로,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의 작가가 쓴 거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직핍한 현장감과 묘사가 뛰어나고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과 전쟁 중에서의 인간 존재의 의미, 인연과 관계의 유전 등을 솜씨있게 다룬다.

사실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다. 유사한 점이라곤 신혼부부가 등장한다는 정도이다. 또한 선남선녀의 결혼과 신혼 때 벌어질 수 있는, 성애에 눈뜨는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다.(문장 자체나 앞뒤 맥락을 고려해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신경숙 작가의 음악과 결부된 묘사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표절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이나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더라고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다.

 

 

창비... 실망이다.

창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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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5-06-1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친구 레포트를 베끼게 되면 저렇게 짐짓 있어 보이게 사족을 붙이곤 했었는데.

옛날 생각이 약간 나누먼요.


글샘 2015-06-17 17:12   좋아요 2 | URL
그렇죠. 그래서 베낀 애가 더 학점이 잘 나온다는... ㅋㅋ

북극곰 2015-06-1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작가협회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한 말도 아주 가관이던데요? 해외에서 알려진 우리나라 작가가 고은과 신경숙 정도 밖에 없으니 그 귀함을 배려해줘야한다나 뭐래나~~?!

글샘 2015-06-18 08:06   좋아요 0 | URL
참, 시쳇말로... 지랄도 풍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