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기적 - 마더 테레사의 삶과 믿음
T. T. 문다켈 지음, 황애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공중의 새들을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 먹여 주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지 않느냐...<마태복음 6:26>

군대에 있을 때, 행정병이었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시간이 나면 책을 읽기는 뭐하고 해서 성경을 자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교회에 다니거나 하는 것을 몹시 싫어하는 성벽이 있는 나로서는 성경을 꼼꼼하게 읽을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 테레사 수녀님의 전기나, 이즈음 읽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과 이 아무개 목사의 대담으로 된 노자 이야기에서 성경을 인용한 부분들을 읽다 보면, 성경을 조만간 독파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내가 교회를 싫어하는 것은, <나>를 인정해 주지 않고, <우리의 성도>로 편입하려하는 끈적거림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경전의 고귀한 사상까지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니, 오히려 그 경전보다는 많은 신자들의 성스러운 행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수 믿고 천당갑시다~~~, 교회를 다녀서 천국으로 갑시다~~~하고 지하철에서 외치는 기독교 환자들때문에 우리나라 기독교는 욕을 먹고 있다. 그 외에도 소박함과는 거리가 먼 높아만 가는 예배당 십자가는 없는 이들에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교회는 내 적성이 아니라고 고정관념을 갖게 되고 말았다.

전에도 한번 테레사 수녀님 이야기를 읽은 적 있는데, 이런 평전으로는 처음 만난다. 그 이야기나 이 이야기나 그게 그것이지만, 몇 번을 읽는대도 수녀님의 하느님에 대한, 진리에 대한 믿음, 그 소박한 믿음이 일으키는 놀라운 기적들은 나를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오늘 하루를 만나는 데도 행복하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서, 주변의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돌아보지 못하면서, 남을 가르친다고 뭔가를 알고 있어서 남을 지도한다고 잰체하는 무지렁이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르치시는 그 분을 보면, 소박한 도리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분의 어머니께서 남기신 말씀도 새길만 하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할 때는 말없이 하여라. 바닷물 속에 돌을 던지듯이...

이런 가르침에서 성인이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그 어머니께서 말씀으로만 좋은 일을 하신 것은 아니다.

그래서 수녀님도 <행동이 말보다 큰 소리를 낸다>고 하신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너무나 값지고 고귀한 것이므로, 그것이 방기되는 것을, 소외되다 못해 시궁창에 버려지고 짓밟히는 것을 그분은 모두 그 작은 두 손으로 껴안으셨다. 마치 상선약수처럼... 가장 낮은 곳으로 가셔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신 그분이 일으킨 이 기적은 인류가 존속하는 한 영원히 잔잔하게 회자될 것이다.

인도의 가장 천한 사람들이 입는 사리를 변형시켜 만든 수녀복의 가난과 사랑은 가장 더럽고 가장 낮은 곳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가르치는 시대의 등불이다. 어리석은 나를 일깨우시는 하느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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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7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5-08-2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성경을 독파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제 오만의 발언이었답니다. 그렇지만, 교회를 다니지 않으면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저로서는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배타적인 유일신이 아닌, 그야말로 유일할 수밖에 없는 하느님의 말씀이 절절히 적힌 책이니까요. 우리가 하느님을 못 믿자,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시어, 비유로써 말할지니,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으라고 하신 그 책 아닙니까?

혜덕화 2005-08-29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저도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글샘 2005-09-0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좋은 책이라서 얼마든지 권하고 싶습니다.

비로그인 2006-09-2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에 너무도 공감합니다. 저 또한 20대초까지 열심히 다닌 교회를 접고 모든 종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것 같습니다. 참 좋은 글을 써주셨네요. 정말 모든 종교인들이 진정 무엇을 위해 기도하며 무엇을 바라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주일성수를 해야 하고 전도를 해야 하고 십일조를 내야만 천국에 가는양.. 설명하는 목사님들이 하루 빨리 사라졌으면 싶습니다. 성경을 중심에 두지 않고 목사님이 마치 신인양 생각하는 성도들 또한 사라졌음 좋겠습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고 바라는 세상은 무엇입니까? 제 자신에게도 이 질문을 던져 봅니다.

글샘 2006-09-2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진정 원하고 바라는 세상은... 하느님의 뜻이 가득한 세상이겠지요. 부처님의 자비가 천 개의 강에 비치고, 노자의 말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나쁜 일도 하나 일어나지 않고, 미담도 하나 없는 완전한 무산 無産의 세상. 아니 이런 말도 필요없는 하느님이 흐뭇해하실 세상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