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의 교육 편지 - 행복한 교육을 꿈꾸는 이들께
김상곤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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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정치에서 독립될 수 없었다.

아니, 정치의 시녀였다.

지방자치제가 수도권중심의 국가인 나라에서 표류하듯, 교육자치 역시 표류하기 쉬웠다.

그러나, 가장 먼저 교육자치의 깃대를 세운 곳이 경기도다.

학생들에게도 '인권'을 가르쳐야 하며, 무너지는 교육의 공공성을 살리고자 '혁신학교'를 내세웠다.

학생과 교사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는 목표를 향하여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러나, 몰상식한 정부의 무식한 장관은 교육감과 날세운 대립각을 이루었다.

일제고사 거부나 교사의 시국선언 등과 관련하여 몇 년 간 '정부와 검찰'은 교육감을 흔들었다.

툭하면 교육감이 법정에 서야 했고, 그럴 때마다 조중동은 마구 미친 춤을 추어댔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사람 손 들어 볼래?'하고 물어볼 수 있는 학교를 만들려는 아름다운 사람을 왜 괴롭히는가?

교육이 정치의 시녀가 되기를 행복하려는 사람들은 거부하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에 대한 단상들이 인상깊다.

2011년 7월 노르웨이 극우 테러 참사에 대한 노르웨이 총리의 대응은 '응징과 처벌'이 아니었다.

 

"우리의 대응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개방성, 더 많은 인간애"라는 말은 참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에리히 프롬이 "만약 아이들이 병들었다면, 그것은 마음껏 놀 수 업는 것에 대한 아이들의 복수"란 말도 뜨끔하다.

어린이의 문제는 언제나 <어른들의 문제>인 셈이다.

 

루시퍼 신드롬을 실험한 짐바르도 교수는 말했다.

"썩은 사과가 문제가 아니다. 썩은 상자가 사과를 썩게 한다."

 

<그런 애들은 없습니다. 그런 무관심이 있을 뿐>...

 

교육의 공공성이 붕괴되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잠이나 잘 뿐인 현실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대책 하나에서도 진실성이 느껴지는 말과, 헛된 구호일 뿐인 말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무관심한 어른들의 관심에 대해서...

 

교육 시스템의 장점이라면, '업무처리 노하우'를 들 수 있다.

거기에 개혁에 대한 신념과 열정을 맞물리게 하여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민주 교육감의 행보가 물론 힘겨운 것이지만,

앞서 가는 이가 있기에, 뒤따르는 이들의 걸음도 한결 가벼울 수 있는 것이다.

 

좋은 교육은 언제나  건강하고 민주적인 정치, 경제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임을 그는 잊지 않는다.

행복한 교육은 우리 모두의 꿈이지만 신뢰와 소통 같은 사회적 자본이 부족한 우리 교육 현실에서,

교육 개혁은 심한 몸살을 겪으며 진행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면서, 그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김상곤 교육감의 충정을 읽을 수 있는 뜨거운 책.

 

<63쪽의 통계로 보는 한국 교육의 빛과 그림자>는 슬프다.

 

<우리 경제와 사회는>

  • 선진국 규모의 경제 ; IMF 기준 명목 GDP 규모 세계 15위
  • 취약한 사회 통합력 : OECD  34개국 중 사회복지 지출 비중 33위, 빈곤율 28위, 지니계수 20위, 연평균근로시간 2193시간으로 1위, 정치적 자유 26위, 언론자유 28위, 여성임금률 19위/19개국
  • 낮은 삶의 질 : 한국인의 삶의 질 OECD 32개국 중 31위

<우리 교육은>

  • OECD 국가 중 대학 진학률 압도적 1위 : 71%(독일 36, 일본 48, 영국 57, 미국64%)
  •  성인남녀 문맹률 : 1.7%
  • 학업 성취도 국제 비교연구  읽기,수학 1~2위, 과학 2~4위
  • 한국 교사들 OECD국가 중 가장 우수한 상위 5% 인재 지단(싱가로프 상위 30%, 핀란드 상위 20% 가 교육3대 강국)
  • 초등생 5명중 1명 가출 충동, 10명중 1명 자살 충동
  • 중고교생 5명중 1명 실제 자살 시도, 10명중 9명 수면 부족
  •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 28.4명 세계 1위
  • 세계 최고의 학업 스트레스 72.6%
  • 수업시간에 불행하다 53.8%, 수업시간에 한 번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 42%
  • 중2, 정부를 믿는다. 20%(36개국 평균 62%), 학교를 믿는다. 45%(평균 75%)관계지향성과 사회적 협력능력 36위/36국
  •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관적 행복지수 69.29점, 4년 연속 최하위(23국중 23위)(OECD평균 100점, 22위 헝가리는 87점)
  • 초등학교 4학년 24%, 고3 58%, 한국을 떠나 살고 싶다.
  • 고3,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1위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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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09-17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주변 경기도 교사들 중 상당수가 이 분 때문에 경기도 학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시더라구요...

글샘 2012-09-19 07:54   좋아요 0 | URL
그게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경기가 나빠졌다고 막연하게 말하던 사람들 아닐까요?
오히려 실물 경기 최악은 지금인데 말이죠. --;

순오기 2012-09-1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들이 놀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병이 안 들겠어요.ㅠㅠ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돼야 하는데...
광주도 진보교육감 때문에 학력이 떨어질거라고 선생님들이 말씀하더군요.
공부하는-강제로 자습하는-시간을 많이 줄였다면서...

2012-09-17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2-09-19 07:55   좋아요 0 | URL
아이들 학력은... 창의력 같은 거라구요.
외국 아이들과 비교해야지, 광주랑 부산 비교해서 부산이 좀 잘하면... 그게 뭔 학력이래요?

책읽는나무 2012-09-19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의 로봇 맞춤형 교육이 아닌,
진정 가르치는 일을 하였다면,
통계 수치가 좀 달라졌을까요?

내 아이도 저 속에 포함될 것을 생각하면 참 답답합니다.ㅠ

글샘 2012-09-19 07:56   좋아요 0 | URL
세계 최악의 통계 수치를 좀 바꾸려면... 부모도, 사회도... 일단 정치부터 바꿔야 합니다.

saint236 2012-09-19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가카는 교육감도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말씀하시지 않을까요? 요즘 교육이 애들을 병들게 만듭니다.

글샘 2012-09-19 07:57   좋아요 0 | URL
공부 해봐서 아는데, 공부해도 안 죽는다~ 이러겠죠.
교육은 정치의 한 부분... 투표 똑바로 안 하면, 애들 다 죽입니다.
정치에서 교육을 밀어주지 않으면 말이죠...

지금 죽어가는 아이들 살리려면, 적어도 30년 이상은 걸릴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