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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다리 포목점 - 오기가미 나오코 소설집
오기가미 나오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모름지기 이러해야 한다~는 통념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사내 자식은 모름지기 배포가 커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하며, 눈물을 흘려선 아니 되고 우짜고 저짜고~~~
계집 아이는 모름지기 현모 양처가 될 기틀을 갖춰야 하고, 가족을 돌보는 애정으로 가득해야 하는 우짜고 저짜고~~~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느리던 농경 사회였다면,
이런 통념에 맞춰 살아가는 것도 나름 편리한 삶의 양식일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다.
삶의 양식은 꼭 세상이 요구하는대로 '좌우대칭', '완벽미'를 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자신의 독특한 점, 색다른 점... 이런 것이 통념을 이길 수 있는 시대다.
홍석천이나 김조광수처럼 하리수처럼, 통념에 저항하면서 제 색깔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 소설은 자신의 안으로 오그라들기만 하는 사람들에겐,
힐링 캠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상처로 가득한 삶을 살던 두 청년에게 어느 순간 다가온 삶의 의미.
그 의미는 독자가 읽기엔 좀 의아한 측면의 행동들일 수도 있다.
재봉틀과 얽힌, 고양이와 얽힌 이야기들을 읽노라면,
독자들은 마음에 긁힌 상처들을 누군가가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히다리 포목점의 아주머니나 고양이가 기다리고 있는
그 골목의 한 지점을 통과하고 나면,
나의 왜소함도,
하나의 독특함으로
누군가에겐 이해받을 수 있고,
또 세상엔 귀를 후벼주는 이비인후과 의사 요코의 짝짝이 귀처럼,
또 동물을 이해해주지만 두 새끼손가락의 길이가 달라지는 에우처럼,
서로 사랑스러워 못 견디는 지점을,
그런 디테일한 삶의 묘미를 만날 수 있는 책이 이 소설이다.
일본인들의 섬세함.
더군다나 여성 감독의 부드러운 섬세함이 소설을 가득 채우고 있어,
기분 좋은 환한 햇살로 가득한 공간에서,
요코의 무릎에 머리를 기댄 고양이가 되어,
소통되지 않던 삶의 귀지를 조금씩 파내고 나면,
시원해지고 환해지는 마음의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소설.
----------- 오류 하나...
12. 어머니의 49제... 49재로 써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