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사랑 - 심리학자 곽금주, 사랑을 묻고 사랑을 말하다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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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는 이유 3가지.

 

1. '도대체'라는 부사어와 '콤마(,)'

2. 샤갈의 붉고 푸른 환상적 색깔과 그림

3. 캘리그래피로 쓴 글씨가 주는 낭만적 분위기

 

그런데...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하여서는 '사랑의 기술'이나 '화성남자 금성여자' 정도가 아니면,

또는 '우리는 사랑일까' 정도가 아니라면, 도무지 요령부득일 터인데...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을 숨길 수 없다.

 

결국, 뒤의 걱정이 읽고난 후의 감상이다. 역시... 였다.

표지의 내용에 대한 승리라고나 할까?

 

사랑이라는 주제는 '개별적'인 현상일 때 그 강렬함이 극단적이다.

그 주제를 '일반화'할 때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 많기때문에 그 주제에 대하여 책을 쓰는 일은 어렵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아프니까 청춘이다, 의 저자와 같은 것이다.

서울대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고, 그 아이들에게 상담한 내용들을 일반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

물론, 서울대 아이들 역시 사랑에는 무지할 것이고,

인간이면 누구나 젊은 시절의 사랑 앞에서 혼란스러워할 것임은 명백하지만,

그렇다면, 그 혼란 앞에 '대책'도 아닌, '원인 분석'도 아닌, 어정쩡한 자기 생각의 모음인 이 책은,

과연, 도대체, 어떤 효용?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어려서부터 부친의 부재, 모친의 병환, 세 동생을 돌보면서 땅뙈기도 없는 지리산 청학동 아랫동네에서 살았단다. 그러다 도망치듯 서울의 공단에서 시다를 거쳐 미싱을 탔다. 그리고 스물 갓 넘어서 결혼을 해서 아이를 줄줄이 낳았다. 그러나, 남편은 퍼져버린 아줌마인 아내를 싫어했지만, 그이는 돌아갈 고향이 없어서 울면서 결혼 생활을 접지 못하고 산다.

 

또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사업하다가 도망가면서 전화 한 통으로 '미안.' 하는 말로 이혼하고 만 이도 있다.

 

극단적으로 여고를 나온 어떤 이는, 중학교 중퇴한 남편과 속아서 결혼해, 20년을 참다가 이혼했다. 남편은 이제 정상인처럼 건전하게 생활하지만, 용서할 수 없었다고 한다.

 

더 극단적인 사람은, 결혼하기 전부터 점괘가 나빴는데, 결혼하고 답답한 효자 신랑이 홀시어머니와 이혼당해 쫓겨온 시누와 그 시누의 아이와 한 집에 살다가... 숨이 막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이도 있다.

 

그런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는 거의 없다.

중산층 아이들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게 이 책의 한계다.

어쩌면, 배부른 소리 하고 **졌네~ 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소 풀 뜯는 소리~~~ 이러고...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를 읽으면 과연 저자는 어떤 생각을 할지, 몹시 궁금하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머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

 

사람마다 직업에 대한 생각도 다르고,

감각도 다르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억설은 재수없다...고 리뷰를 올린 적도 있었는데,

이 책 역시, 읽고 나면, 빌려 읽었기에 망정이다...고 쓰고 있다.

 

사랑, 은 변하고, 움직이는 감정이다.

사랑하다...는 동사는 '형용사적'이어서, 현재진행형으로 쓸 수 없다.

현재 사랑하고 있는 상태...이면 그것이 형용사로 쓰이면 되지, 왜 동사인가?

그건, 그 사랑이 순간순간 양적, 음적 미분계수를 보이면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을 현재분사로 쓸 때는,

I'm still loving you... 처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는... 미련을 보일 때나 쓰일 것이다.

 

그 움직이는 사랑에 대하여, 늘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자신이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그 사랑은 늘 흩어져 버릴 수 있음을,

그리고 사람마다 매력이란 다른 것이며,

그 매력을 지키는 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데서 나오는 것임을,

예를 들어가며 보여줄 수 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예로 많이 드는데,

영화와 드라마의 '사랑'은 아주 극단적인 '개별적 사랑' 하나 에 불과하단 것을 작가는 모르는 것 같다.

원래 영화나 드라마는,

맨송맨송해서 시시한 현실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극단적인 장치를 활용하는 장르임을 말이다.

 

여자의 눈높이 같은 것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왕 사례 중심으로 가려면, 좀 찐한 사랑 이야기나 아픔 이야기를 모은 책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론적으로 접근하려 했으면, 사례들을 좀더 합리적인 기준으로 갈라서 설명할 필요도 있고.

 

성숙한 사랑은 '친밀감, 결심, 열정'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한다.

심리학자 중 누군가가 이 세 가지를 꼭지점으로 한 삼각형을 그리고,

그중 하나만 갖춰진 사랑, 두가지가 갖춰진 사랑... 등을 생각해 본 모양인데,

사랑이란 감정이 이렇게 삼각형의 세 꼭지점에서 어느 것은 있고 어느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

난 그 사람이 사랑해 본 적이 없는 책상물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사랑이란, 이 세 가지보다 더 많은 '조건, 주변의 인적 관계, 경제적 환경, 사회적 관계...'등의 고리와 연관되며,

그 꼭지점이 다양한 등급으로 나뉘어 있어,

어떤 조건은 비교적 충족되고, 어떤 조건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그런 상대적 그래프로 그리는 게 적합한,

말하자면 무지 복잡한 변수가 고려되어야 하지만,

그 변수 역시 개인적으로 차이가 너무도 많은 복잡한 함수 관계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흔들리는 20대'란 제목으로 서울대 아이들에게 강의를 하지만,

'너무도 외로워요.'하는 아이들에게 '너는 매력이 있지만 그걸 계발하지 못하고 있구나.'하고 등을 두드려주는 일보다는,

차라리, 이런 사례들을 중심으로 철학적 접근을 하도록 아이들에게 유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볼 때,

각각의 사례를 결과적으로 분석하여 나름의 논문을 써낼지는 몰라도,

한국적 상황에서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측면을 속시원히 뚫어주는, 그도 아니면 적어도 더 고민하여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만드는 것은, 김어준 식 '헤어져~ 이혼해~ 정신 차려~'류의 직면과 해석 기법이 나아 보인다.

 

결혼해서 정말 행복한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가끔은 외롭고,

가정에서 이해받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해결책을 찾아보려 하고,

그래서 외도 아닌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도 있다.

한국처럼 이혼이 죄악시되는 풍토에서,

이혼녀, 이혼남은 스스로 부족한 사람임을 증명해버리는 셈이 되는 세상인데,

외도와 불륜과 바람이 가득할 수밖에 없음은... 작가의 상식 밖의 일이어서 입에 올리기도 힘든 모양이다.

 

한국에서 '사랑'이란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이란 사회에서 '가정, 결혼'의 역사적 토대,

한국 사회에서 남,녀 위상의 변화와 법적, 사회적, 인습적 한계,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남녀의 활동 범위와 수입의 제한,

결혼 후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가족관계의 종법질서에 따른 부조리함과 무의식적으로 제시되는 불합리한 가사노동의 부과.

국가적 육아 시스템의 부재와 개인적 육아 스트레스의 폭발적 현실.

이런 것들을 반드시, 종횡으로 빗질하듯 다듬어본 다음에,

그래서,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고 애 낳지 않는 거야, 뭘 좀 알고 떠들어, 이 무식한 정책개발자들아~

이래야 할 터인데,

 

'몇몇 여자들이 이럴 때 남자들이랑 섹스하고 싶어한대~'

이런 것은, '서울대 교수'란 직함을 달고 쓰는 글이 아니다.

그건 직위 남용일 수도 있지 않나

 

여성~** 같은 여성지에서 쫌 빨간 종이에 쬐끄만 글씨로,

뭐, 남자 확 꼬시는 법~ 이런 식으로 충분히 누구나 전문지식 없이도 쓸 수 있는 글들이...

솔직히 이 책엔, 거의 다다.

 

내가 한 권 쓸까보다. ㅎㅎㅎ

도무지, 사랑... 이러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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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꼭 생존의 의한 게 아니더라도... 생존을 위한 게 정도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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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는 사랑일까?
    from 글샘의 샘터 2012-06-06 23:52 
    이 책을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문장을 하나만 꼽으라면,정이현 편의 표지에 매인 분홍 띠지에 적힌 말이다. 첫사랑도 마지막 사랑도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사랑 정이현과 보통이 공동기획 장편소설을 쓴다고 했을 때,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다.기대에 비하여 꽤 괜찮다. 우선, 정이현을 읽었다.그미의 자세가 맘에 들었다. 하여, 내가 사랑에 대해 조금쯤 더 알게 되었는가.그럴지도 모른다.하지만 사랑에 관한 한,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Arch 2012-04-01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얘기하는데 가정, 결혼의 역사적 토대까지 다뤄야한다니. 어마어마한데요.

서울대 학생들의 사랑을 애기하는 게 왜 문제인지 잘 모르겠어요. 물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 더 좋겠지만 특정 계층의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떤 점에서 왜 문제가 되는걸까요. 색깔 표시된 부분처럼 극단적인 사연을 이런 부류의 책들이 모두 다뤄야하는건 아니잖아요. 도리어 문제가 된다면 그런 내용을 어떤식으로 제대로 못보여줬는지를 짚는게 나은 것 같은데요.

무슨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글샘 2012-04-03 20:10   좋아요 0 | URL
사랑, 이란 것이 왜 문제시 되는지를 학자답게 따져보지 못한 데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고 한 것이,
좀 거칠게 나온 거 같긴 한데요.
한번 읽어 보세요.
정작 해야할 이야기는 건너뛰고, 너무 시시해서 몇 마디 적은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