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펜스 하우스 - 책 마을에서 길을 잃다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헌책방 마을, 헤이온와이에 대한 책이 있었다.
그 마을에 대한 추억을 책으로 읽음으로써 충분했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몽상가 스탈도 있는가 하면,
직접 그 마을에 가서 책방에서 책뭉터기를 다뤄보고 싶어하는 작가같은 실천가 스탈도 있는 모양이다. 

미국인 작가가 영국에서 느낀 점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간혹 영국에 대한 과한 찬사도 있지만,
문화의 차이라 생각하고 읽었다. 

영국은 유전이 있는데도 기름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정부에서 엄청난 세금을 물린다.
대신 영국에서는 미국보다 대중교통에 많이 투자한다. 사회적, 환경적 이득이 크기 때문.
영국 유류세법은 가장 책임감 있는 법 가운데 하나...
미국 정치가들이라면 꿈도 꿔보지 못할 영웅적 정치활동.
영국도 덴마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126)

나홀로 차량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대도시에 사는 나도 차를 모는 사람이다.
기름값이 비싸진다고 뉴스는 떠들지만, 그렇다고 나는 운행을 자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기름값은 나중에 벌면 되지만, 나는 가고 싶은 곳을 가야하기 때문에. 
한국의 유류세도 높을 것이다.
그러나, 유류세는 높지만, 대중교통 역시 훌륭하진 않다. 그 이득은 사회적, 환경적 이득보다는
어떤 놈들의 이득이 될 거란 생각이다. 

영국의 신문과 잡지는 아주 대조적이다.
지금 영국에는 바보스러운 잡지들만 넘쳐나고 ... 하지만 신문은 아주 재미있다.
... 좌편향인 <인디펜던트>의 피콜로처럼 재잘거리는 소리.
우편향인 <텔레그래프>의 첼로처럼 웅얼거리는 소리.(205) 

한국에도 좌편향처럼 재잘거리는 신문 좀 가져보면 좋겠다.
한겨레신문 역시 좌편향일 수 없는 우익의 땅이 무섭다.
한겨레나 경향도 읽어보면, 일단은 정보의 부족과, 스스로의 감시의 눈에 의한 삭제가 크다.
중도 우파 정도의 신문이다. 

밤은 약간 씁쓸한 맛을 지녔음을 알게 되었다.
이루지 못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263) 

낭독회 이야기에서 튀어나온 구절이다.
그 한마디가 어쩌면, 이 책의 정조를 대변하는 말로 손색없는 것 아닐까 싶다.

작가는 책을 쓰는 고통을 이렇게 나타낸다. 

출판업자가 작가의 총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비난부터 하기 전에 정황을 모두 알아보는 것이 옳다.
내가 쓴 원고라도 몇 달만에 보게 된다면 마치 남의 글을 읽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내가 원래 뭐라고 썼는지 보게 되고,
그다음 그걸 뭐라고 고쳐 놓았는지 읽는다.
그러면 화가 치밀었다가, 다시 겸허한 마음이 된다.
그러다가 다시 화가 난다.
그러고는 두어 시간쯤 침대에 누워 한숨을 내쉰다.(275)

휴 =3=3  
책을 내는 어리석은 일에 뛰어들지 않아서 다행이다. ^^ 
혹시라도 살아있는 동안에, 책을 내는 일에 뛰어드는 날이 없기를, 조용히 기도한다. 

영국에 조금이라도 살아본 사람이라면 이런 책을 읽고 옛생각에 잠길 수 있을 법한 책이다.
나도 영국 들렀을 때, 거기서 생활하던 분을 만났는데, 화장도 안 하고 좋은 점도 있지만, 수리공 등 일꾼 부리기가 너무 힘들어 한국과 너무도 다른 점이 많아 어렵다는 푸념이 기억난다.
그곳에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글로는 체험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간혹 나오지만,
그건 내용에 대한 것보다, 책이란 사물에 대한 출간과 유통, 그 사물의 삶과 죽음에 대한 총괄적인 서술이 많다.
서적 한 권에 대한 개별적 삶에 대한 중점적 고찰이 적은 것이 조금 아쉬운 점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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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한 권만 내시죠. 총만 구입하시지 않으면 되잖습니까? ㅎㅎ^^

글샘 2011-09-03 23:45   좋아요 0 | URL
총으로 살인하기 전에, 제가 고혈압으로 쓰러지는 게 빠를 걸요. ㅎㅎ
그래서 살책성신... 책 안 쓰고 몸이나 제대로... 이렇게 살렵니다.

마녀고양이 2011-09-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헤이온와이 책 읽다가 관둔 기억이 있어요,
재미없더라구요... 기대와 달랐다 할까요. 가봤자 몽땅 영어책일테니 땅기지두 않아요. ^^

하지만........ 글쟁이로 산다는 것, 책을 낸다는 것
정말 대단한 일이구나 싶어요. 저는 겨우 알라딘 서재질 조금하고서 에너지 다 빠지는 느낌이거든요.
많은 경험을 하는 중입니다, 요즘. 예전과는 또다른 경험인데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그렇네요.

글샘 2011-09-05 01:32   좋아요 0 | URL
그래도 마녀고양이님은 생활속에서 공부하는 것, 아이기르는 것, 읽는 것들을 잘 정리하시더군요.
저는 오로지 읽고 리뷰 잠시 남기는 것도 벅찬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