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세상은 늘 '이거 심한 거 아니야?' 이런 일 투성이고,
우리의 마음은 매일 '지금-여기'서 벗어나버리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내일은 또다른 내일의 태양이 뜨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오늘과 똑같은 해가 떠오른 내일에 대한 좌절로 잠못이루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가족은 없고 몇 마리의 고양이와 개를 가족처럼 여기고 사는 마리 여사.
그렇지만 수시로 막히는 자동차와, 짐을 들고다닐 때 꼭 내리는 비...
이렇게 세상은 사소한 것부터 장애물로 다가온다. 

그럴 때, 마리여사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일은 즐거운 일일까? 할짓 없는 사람의 뻘짓일까? 

세상은 오늘 그대로 살려는 사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발전이나 진보는 없었을는지도 모른다.
왕의 목을 치는 날도 상상력의 소산이고,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도 상상력의 소산이다.
마리 여사의 재기발랄한 발명 이야기는 그래서 황당무지개로소이다... 하면서도 웃음기를 머금지 않을 수 없다.
허나... 나는 마리 여사의 글에 대한 또 한 사람의 '마니아'로서, 이미 타계하신 그이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마냥 흐뭇하지만은 않은 것. 

전쟁광 미국에 대한 그의 시선은 여전히 각을 세우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일본 우익의 그것일 수밖에 없다. 

미국군이 지속적으로 무료로 사용하는 공간이 그는 오키나와뿐일 것이라면서 열받고 있지만...
과연 미국군이 무료로 사용하는 공간은 일본이나 한국같은 식민지 이외에도 얼마나 많을 것인지...
그리고 오키나와 후텐마 비행장 문제로 총리가 사임하는 일까지 생겼고, 이 시기와 맞물려 한국의 서해안에서는 원인 불상의 군함 침몰 사태가 발생하였다.
비밀리에 이스라엘 대통령도 방한하였고, 항간에는 이스라엘 잠수함과 천안함이 충돌했을 것이라는 둥, 설이 분분하다.
횡설수설하는 국방부 발표를 고려하면, 카스트로가 이야기한 후텐마 비행장과 천안함 등의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일본에서도 유괴라든가 하는 강력범죄가 어린이 대상으로 벌어지기도 하니까, 범죄 예방을 위한 아이디어도 등장하고,
에너지 발전을 위한 운동기구 등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이렇게 신선한 발상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글쎄, 자유로운 정신이 춤을 추면서 그리는 아이디어들은 세상을 밝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인데...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왜 이런 이는 빨리 데리고 가는 것인지... 

해결책이 없어보일 때, 사고를 전환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해결책을 발명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긍정적 마인드로 가득한 마리 여사같은 사람이라면, 굳이 진보적인 사람이 아니라 할지라도,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자기 책에 그림까지 그릴 정도로 아이디어로 가득한 즐거운 활력소.
그야말로, 에너지 여사라고 하겠다.

도서관에 마리 여사의 책을 몇 권 구입해 두었는데, 이미 누가 모셔가버렸다.
느긋하게 여사를 만날 날을 또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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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여사의 좌충우돌 애견애묘기(愛犬愛猫記)
    from 글샘의 샘터 2010-07-04 19:42 
    인간 수컷은 기르지 않는 거?  원래 제목이 이렇게 생겼다.  '기(記)'라는 한문 문체가 있다. 건축물·산수(山水)·서화(書畵) 등을 묘사하고 기술하는 한문 문체인데, 정자를 지으면 정자의 이름을 따서, 서재를 지으면 서재의 이름을 따서 '기'를 짓는다. 에세이 정도가 되겠는데, 자기가 겪은 일에대하여 기념하려고 주제에 따른 자기 소회를 적는 형식이 되겠다.  마리 여사의 이 책은 어떻게 해서 개들과 고양이들과 함께 살
 
 
비로그인 2010-06-2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먹어서까지 동심을 잃지않고 품고살아가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어렸을 땐 나도 기발한 상상들을 하면서 살았더랬는데, 언제, 누가, 왜 훔쳐갔는지 모르겠엉.....ㅠㅠ

글샘 2010-06-28 10: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데도, 나이 먹으면 꼰대가 되어버리곤 하죠.
모든 게 가능하던 유연하던 사람이었는데, 저도 제 유연함과 친절함을 누가 훔쳐갔는지...

페크pek0501 2010-06-28 11:25   좋아요 0 | URL
저는 누가 훔쳐 갔는지, 알지요. '세월'이지요.ㅋㅋ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흐린 날엔 제격이죠. 마기님도, 글샘님도 한 잔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