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
-
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평점 :
독일인과 결혼한 한국 여성의 재기발랄한 독일 생활 이야기다.
두 사람은 자유, 환경, 기부 등에 대해서 알콩달콩 맞부딪히는 삶을 산다.
아들과 딸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자라난다.
일견 부럽고, 한편 왜 저렇게 살아야 해? 하는 안쓰러움도 묻어난다.
그들이 우리를 보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난 아들 녀석에게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를 늘어 놓았다.
느긋한 녀석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제 고2 올라가는데, 성적표에는 5등급을 좍 깔아 두고는, 뭘 믿고 까부는지 도통 긴장감이 없다. 마냥 착하기만 해서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가겠느냐는 둥 아이에게 온갖 잔소리를 늘어 놓지만, 뭐, 좀 공부 안하는 거 말고는 딱히 속썩이는 것이 없으니 배부른 소릴 수도 있겠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는 일은 갈수록 고역이다.
그 고역에 나도 일조하는 셈인데... 교사로서 부모로서 참 못할 노릇이다.
존재의 기쁨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125)
여름 방학에 노는 것은 학생의 권리(126)
교육의 제 1원칙, 강요하지 말 것(141)
아이에게 잔소리 좀 덜해야지 하는 생각은 매일 하면서도, 그렇게 하기 어렵다. ㅠㅜ
유럽의 생활인들 이야기는 그래서 부러운 점이 많다.
독일인들이라고 그들처럼 느긋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넉넉하지 않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친구들을 환대한다.
독일에서 바다 생선까지 먹는 것은 변태!라는 특이한 이론을 펼치는 남편.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핫백(뜨거운 물주머니)을 사용하는 살뜰한 아내.
그렇지만 기부를 위해서는 일심동체가 되는 특이한 사람들.
"45유로(7만원쯤)의 돈이면 가난한 대륙에서 한 아이의 인생이 결정되는 일을 수도 있다."
아, 훌륭하다.
독일에서 살면서 역사적인 고찰은 필수적인다.
많은 독일인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가 나치와 직결된다는 사실은 아직도 독일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비극이다.(189)
하긴, 옳고 그름을 떠나, 추억을 속이 수는 없을 터.
사죄하지 않는 일본을 답답해하며 그가 내세우는 방안.
일본의 지성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일.
1. 보상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자.(이건 한국 정부가 제일 싫어하는 일인데... 일반인들도 그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에 무관심하다.)
2. 역사자료를 꼼꼼하게 수집, 정리, 보존해야 한다. (이것도 절망스런 항목이다.)
3. 합법적인 투쟁 방법을 늘린다.
아, 그이의 이런 글들을 보면서, 같은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왜 이렇게 이물스럽고, 정치적으로 해결의 기미는커녕,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는지 통탄스럽기만 하다.
무지개색이 빨주노초파남보..임을 모르는 사람들과 사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아, 한국의 명쾌한 사고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란... 신선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가 박사 과정을 위해 체류 연장 신청을 하자, 독일 공무원이 한 말은 충격적이다.
"한국 같은 후진국에는 박사가 필요 없습니다."
이 다부진 여성은 결혼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 싱거운 결말...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는 가족,
자유롭게 부모와 자식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가족.
늙어가면서도 삐걱거리는 가족의 삶이 소중함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가족.
우리 아빠는여, 꼴프연습장 가셨구요.
우리 엄마는여, 헬쓰클럽 가셨구요.
저는여, 이제 영어 공부하러 갈거예요...하는 싸가지없는 한국의 아파트 광고가 주장하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대표적 '콩가루 집안'이라면, 진정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