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리뷰해주세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5월 어느 토요일 아침. 인터넷 뉴스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사망... 뉴스를 보고는, 당연히 노태우가 죽은 줄 알았다. 그 전에 노태우가 앓고 있단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짱짱한 노무현이 죽었다고는, 그것도 자살했다고는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금세 그 상상은 현실이 되었고, 그의 자살은 타살론과 뒤섞이면서 조문정국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노무현이 마치 한국 정치사의 산 예수님으로 다시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온통 노란 빛 투성이인 서울 광장의 영결식을 뒤로하고 그의 육신은 이승을 떴다. 

과연 그는 스스로 뛰어내린 것인가, 아니면 보도하지 못할(사실 그의 죽음에 대한 보고는 비밀로 되어있다.) 내용의 타살인 것인가. 그도 아니면 사회적 타살이란 포괄적 살인죄를 구성할 정도로 복잡한 이 사안은 정치적 살해에 다름 아닌 것인가. 

나는 노무현이 <암종>과의 싸움에서 졌다고 생각한다.
그는 <암>으로 죽은 것이다. 물론, 이 암은... 일반적 질병인 암을 뜻하는 바는 아니다.
한국이란 나라의 역사에 번져있는, 너무도 전이가 심하여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암세포>를 그의 온몸으로 끌어안고 있던 노무현은 암세포를 어찌하든 수술하여 회생의 기회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다가 암세포의 전이 속도에 삶의 속도가 뒤처지는 지경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한국의 암세포는 '친일파'에서 시작한다.
그 친일파를 옹호한 친미파는 6.25에서도 숱한 동포학살을 저지렀으며, 급기야 한국 교회를 전무후무한 괴물로 만들기도 한다. 
4.19로 그 친일파를 친미파를 제거하기도 전에, 친일파 박정희의 군사쿠데타로 장기 독재시대에 이른다.
광주의 봄, 5월을 맞기도 전에, 다시 피바다가 된 광주는 박하사탕의 기억으로, 한 떨기 꽃잎으로 역사에 기록된다. 다시 군사독재 시대...
숱한 학생들의 죽음에 6월 항쟁이 불타오르지만... 다시 6.29의 속임수로 인한 분열과 패배...
이 역사 속의 암세포들은, 끝없이 반복 분열하면서 그 수를 늘려왔고, 세력을 키워 왔다.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의 미봉책으론 그 암종들을 억제하기 힘들었다. 

잠깐의 고식지계로 억눌렸던 암종들은, 다시 솟구쳐 나와 온 세상에 자기네 암종을 더욱 전이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2009년의 현실은, 그 암종들이 활개치는 그런 세상인 것이다. 

노무현이 칼날을 대려던 그 암종의 핵심부에 언론이 있다.
그러나... 그 언론이 오히려 숙주의 죽음을 부추기고 말았다. 

노무현이 들이댄 칼날이 더욱 날카로운 메스가 되는 데는, '지지'라는 치료수단이 병행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책들과 사고들은 '지지'와 상당한 거리를 가진 것들이었다.
파병, 대연정, FTA 같은 정책들로 지지자들조차 잃게된 그의 암종과의 대결은 필패의 결과를 잉태하게 되고 만다. 
어정쩡한 백신따위엔 죽지 않고 오히려 백신에 면역과 공격성만 가득 키운 암종은 숙주를 죽이기에 충분할 정도로 자란 것이다.
암종들은 자기보호 본능으로 그들끼리 협력하는 모습을 일사분란하게 보여주었다. 

원래 암종은 자기들에게 직접 메스를 대지 않을 땐, 너그러운 체 기다리는 법이지만,
그들을 건드려 성나게 하면 앞뒤가리지 않고 숙주의 죽음도 불사하는 존재인 모양이다. 

2009년 7월, 암종은 숙주가 죽을 지경인데도 제죽을줄 모르고 전이에 여념이 없다. 
끔찍하다. 

국민의 눈높이와 역사의 눈높이를 이야기하는 노무현을 오마이뉴스의 오연호가 취재한 이야기다.
한완상 교수가 민중과 지식인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즉자적 민중>으로 역사의 눈높이를 <대자적 민중>으로 말한 것과 비슷하다.
즉자적 민중으로서의 국민의 눈높이를 지나치게 무시하다가는... 다시 말해, 스스로의 생각을 <대자적 민중>의 그것으로, 역사의 눈높이를 획득한 것으로 자만하다가는... 성공하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FTA를, 파병을, 이런 큰 사안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여 '국민 투표'에 붙이기라도 했더라면... 그가 과연 그렇게 지지를 잃고 표류하고 말았을 것인지...
지나치게 국민의 힘을 얕잡아본 것은 아닌지... 몹시 아쉽다.
그렇다면, 나경원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라고 아무리 강조하지만, 황새울에서 미군부대를 앞세우기 위하여 온갖 용역을 내세워 주민들을 짓밟은 모습은 그의 말들이 과연 아름다운 미사여구를 훨씬 뛰어넘은 사상가의 그것인가... 의문이 들게 한다. 

계급적 관점이 아닌 행태적 관점의 시민...
그런 것을 위해서라면, 미래 사회까지 교육의 중요함을, 그냥 국사교육하고, 도덕교육한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님을, 정말 교사들이 자존심을 지키면서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어야 됨을 강조하고 청사진을 제시해야 했음을... 나는 못내 아쉬워하고, 학교교육뿐 아니라 온갖 시민조직의 역량도 충분히 제고시켜야 했음을 곰곰 생각하게 한다. 

홍세화 씨의 이야기대로, 왜 자신의 계급을 배반하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런 행태를 가진 시민이라 할지라도, 올바른 정보를 얻도록 교육하고 바른 언론매체를 접하도록 하여야 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거늘... 

그의 시대에 모두 정리할 수는 없었던 것이지만,
그리고 그의 발자욱이 깊고 커 충분히 유미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의 업적을 일거에 쓰레기통으로 휩쓸어 넣을 만큼 암종의 발호는 징그러운 것이기에,
대한민국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100% 찬성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시민의 힘을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하는 그의 시대가 지나가버린 것에 큰 아쉬움을 표한다. 

노무현이 겪어온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 인터뷰가 공정한 역사 서술은 아님을 알 것이다.
그렇지만, 충분히 노무현의 속내를 드러내 보여주는 기회는 될 것도 같다.
그를 위인으로 떠받드는 일도 못마땅하지만,
그의 무게를 폄훼하는 일도 지저분한 일이다. 

노무현을 쉽게... 편안한 사람 노무현으로, 소신있던 대통령 노무현으로,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던 사람 노무현으로, 진보의 무책임함을 비판할 수 있었던 중도우파의 노무현으로 객관적으로 읽으려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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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9-07-1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 문단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가장 합당한 평가인것 같습니다.

글샘 2009-07-15 09:58   좋아요 0 | URL
좌파니 어쩌니... 하는 말들은 아닌 거 같아서 적어본 소립니다. ㅎㅎ

2009-07-14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07-15 09:58   좋아요 0 | URL
분노하시진 마시구요. 이 암종을 어떻게 이겨낼지... 죽진 않을거구요. ㅎㅎ

turk182s 2009-07-16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즉자적,대자적,,간만에듣는 권사투리네요,,

글샘 2009-07-16 16:11   좋아요 0 | URL
그런 걸 사투리라 하나요? ㅎㅎ
암튼, 노무현이란 현상이 한국의 민주주의란 국면에 어떻게 기능했는지... 두고 볼 일입니다.

2009-07-17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07-20 12:53   좋아요 0 | URL
뭐, 성급한 의사가 환자를 죽일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어느 선까지가 적절한 수술인지는... 하느님만이 알 수 있겠지요. 노무현이란 의사가 칼을 댔던 곳들이 수술이 필요한 부분이었던 건 확실한데요... 조중동같은 암종들이 과연 제거가 될지... 두고 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