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시내버스
안건모 지음 / 보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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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노동자의 일상은 안쓰럽다.

전에 한 번은 버스 운전수가 갑자기 주유소에 버스를 대더니 화장실로 달려간 적이 있었다.
잠시 후, 기사가 돌아와 멋쩍은 낯으로 죄송하다고 했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버스 기사가 힘든 일이란 걸 다들 이해한다는 듯.

일 자체가 힘들고 고된데,
그 일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사용자의 행태다.
도저히 돌아갈 수 없는 근무표를 짜두고 돌린다.
그래서 기사들은 정류소 맨 앞에 콕 박아 두고 몇 사람 내리면 그냥 달아나야 한다.
정류소에서 발을 동동구르는 승객은 안전에 없을 수밖에...

그런데도 사용자측은 기사들을 이간질시키고 무시한다.
안건모씨는 드물게 글을 쓰고, 노동자 의식이 투철한 사람이다.
노동법에도 빠삭해서 사용자들이 함부로 말을 흘리지도 못한다.
역시 똑똑해야 사용자들이 함부로 얕잡아보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는 왕따다.
비굴하게 사용자 측에 붙거나, 자기 편리를 위해서 시키는 대로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와 마음이 통할라치면 사소한 탄압으로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이직을 하고 만다.

작은책으로 옮긴 안건모씨의 근황이 궁금하다...
노동자의 삶이 이렇게 힘든 길의 연속인 걸 넘어서는 날이 오기나 할까?
정말 인간으로서 억압받지 않으면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그 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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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10-0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버스노동자 뿐이겠습니까? 우리가 서비스 정신이 없고 어쩌고 하는 일들의 대부분의 이면에는 가혹한 노동현실이 존재하는걸요. 인간적인 삶이 서비스의 질적향상의 출발점인걸요.

글샘 2007-10-08 08:42   좋아요 0 | URL
갈수록 좋아져야할텐데 거꾸로 가는 것 같네요.
서비스 업종이 많이 늘었다곤 하지만, 먹고 마시는 것 외엔 그닥 늘어나는 것 같지도 않구요.
안건모씨 글을 읽다 보니 고 허세욱 열사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노동자들의 글들이 자꾸 나와서 현실을 알리곤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구글러 2008-05-21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거 아세요?
작년 이맘 때 허세욱 열사 장례식날 안건모는 공 차러 가더군요.
자기는 이제 유명인사 만나야 한다고 하면서요.

글샘 2008-05-23 11:05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비겁한 저로서는 그런 일을 욕할 수도 없지만 말입니다.

비로그인 2009-07-0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쓴 안건모입니다. 뒤늦게 리뷰를 쓴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늘 노동현장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 년 열두 달 집회현장에 있을 수는 없지요. 서로 번갈아서 집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노동자들이 탄압받는 현장에 있으면 몸과 마음이 지치지요. 그래서 전 축구와 등산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습니다. 물론 등산도 <역사와산>이라는 모임에서 가는 걸로 역사를 배우면서 다니는 모임이지요. 그런데 제가 유명인사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제가 유명인사도 알고 있지만 대개가 현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분들입니다. 아무렴 제가 이제 유명인사 만나야 한다고 했을까요? ㅠㅠ 만일 농담으로도 그랬다면 정말 머리 숙여 사과드릴 일이지요.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은 월간 작은책 이라는 진보 월간지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노동운동에서 언론 운동, 문화운동으로 바꾼 셈이지요. 노동자들 소식을 전하는 책입니다. 사이트에도 들어 오셔서 구경하시고 작은책을 널리 퍼뜨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www.sbook.co.kr
02-323-5391

비로그인 2009-07-0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시간 나시면 서울 서교동에 있는 작은책 사무실에 한번 놀러오십시오. 맛난 점심과 좋은 책을 선물해 드리지요.

글샘 2009-07-02 18:44   좋아요 0 | URL
제가 지방(시골)에 살아서... 서울 갈 일은 잘 없구요. 있어도... 가끔 전세버스 타고 가서 집회 참석하고 바로 오기 바쁘죠. ㅎㅎㅎ
위에처럼... 알라딘에 접속하지 않고 남긴 글들이 악플러들이 많아요. 신경쓰지 마시고... 좋은 글 많이 남겨 주세요. ^^ 세상이 갈수록 팍팍하니깐... 작은책도... 관심을 가지고 보겠습니다.

비로그인 2009-07-0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