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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ㅣ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10
롤프 귄터 레너 지음, 정재곤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는 1882년에 태어났다. 1967년 돌아갔다.
가장 미국적이던 시기의 미국인들을 그렸다.
그의 미국은 풍부하지만, 황량하다. 그 빛을 잡아낸 화가가 에드워드 호퍼다.
그가 죽은 것이 이미 40년 지났다. 그가 본 미국은 지금의 미국은 아니겠지만, 미국의 정신은 여전하다.
대자연 속에 건물을 틀어 넣는다. 그 건물들 안에 안주하는 사람들은, 그 육체는 풍만하지만 왠지 건조해 보인다. 호퍼의 빛이 건조해 보이는 것은 그 이름대로(메뚜기 ㅋㅋ) 헤모글로빈의 부족함 때문일까?
모텔이나 기차를 배경으로 한 그림들이 많다.
그에게 모던한 세상이란 이런 것들이었으려나. 쓸쓸하면서도 번창해가는, 우러를 것은 오로지 하늘 뿐인, 풍요 속의 빈곤.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김광균이 쓸쓸하게 바라보았던 가로등(와사등)이 비스듬하게 비치는 듯 하다.
와사등 /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 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