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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록 강설 - 무비 스님
무비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5월
평점 :
무비 스님이란 분이 계시다. 내가 불자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지만, 그분의 금강경 강의 같은 걸 읽다 보면 참 쉬우면서도 적절하게 설명하시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님께서 선 불교의 고전, 임제록을 강의하신 말씀을 적어둔 책이다.
임제 선사의 가르침은 '불교는 쉽다'는 것이란다. 지금의 불교는 다 거품이라는 것이다.
복잡한 불교 이론들을 공부하면서, 길을 찾아가려고 수행을 하는 '짓거리'는 모두 두상안두 頭上安頭란다.
머리 위에 어찌 머리가 있을쏘냐. 머리 위에 머리를 두면, 그건 괴물이다.
이미 부처인 존재에게 부처에게 가는 길을 적거나 말한 것들은 모두 똥닦는 종이에 불과하다는 과격하지만 곧장 지르는 직지의 '할'을 보여주시려 한 것이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제자에게, 네 마음을 가져 오면 내가 고쳐주겠다고 하신 분. 마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원래 없는 마음을 고쳐 줄 것도 없다. 선 불교란 그런 것이란다.
모든 수행이란 '짓'들도 모두 없을 짓는 일이라고 겁을 확 주신다.
이미 부처인 존재가 이미 부처인 존재들에게 수행을 하라고 하거나, 수행은 이렇게 하라고 하는 일은 모두 엉터리라는 말.
莫錯! 막착! 착각하지 말라!!! 수행하는 체 하면서 고고해 지는 양, 경전을 읽으면서 마음을 닦는 양...
수처작주 隨處作主하면 입처개진 立處皆眞이다. 사는 곳, 가는 곳에 따라 자기가 주인이 되면 선 곳이 곧 참된 곳이고, 그 때의 내가 바로 참 사람이다. 높고 낮은 지위가 없는 참사람, 無位眞人이다.
이 곧,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과 통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먹을 때엔 먹는 데만 열중하고, 온 몸이 밥이 되어 밥을 먹는 일. 이 곧 수처작주다.
이익, 손해, 훼방, 추켜세움, 칭찬, 놀림, 고통, 즐거움... 이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으면 어지간히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라 하신다.
보화 스님과의 활발발한 이야기들은 정말 삼국지의 초반부, 장비 관우 공명을 만난 유비를 읽는 일처럼 시원스럽다.
그런데 무비 스님의 말씀 가운데, '선의 종주국의 깃발을 온 세계에 힘차게 드날리자'고 하시는 말씀이 있다. 종주국이 어디있고, 온 세계는 어디일까?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