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이현주 지음 / 샨티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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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무개님은 금강경을 어떻게 읽으셨나 궁금해서 오랜만에 내돈을 주고 사서 본 책.

제목이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이라고 되어 있어서 자못 기대가 컸다.
이현주 목사님과 장일순 선생님의 대화에서 노자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을 읽으면서 노자와 성경의 구절들이 어쩜 그렇게도 합치되는지... 놀란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런 기막힌 기대를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내 기대가 좀 엉뚱한 거였는지 몰라도, 노자 이야기에서 보여준 종횡무진 성경과의 대화는 많지 않다.

금강경의 핵심 의미를 불교에 관심이 적은 기독교인들이라고 해도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도록 의도한 책이라 그렇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이적지 금강경을 해설한 책을 댓 권 정도 읽은 것 같은데, 어린 왕자란 동화를 읽을 때마다 다른 관점이 눈에 짚이듯이, 금강경도 볼 때마다 나를 닦아내는 철수세미가 단단해짐을 느낀다.

혜안을 갖는 다는 것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며 읽었다.
정 定 과 혜 慧 에 관해서...

응무소주 이생기심의 마음에 대해서...

어제 좋은 생각 홈피에서 어리석은 사람 이야기를 읽었다.
귀먹은 사공을 칭찬하다가 한탄하는 어리석은 사람.
그는 결국 사공을 칭찬하고 원망하지만, 사공은 아무 잘못도 없다.

빈 배와 부딪히면 화를 내지 않을 것이면서, 사람이 탄 배와 부딪히면 사람에게 욕을 하는 어리석음.

응당히 머물 곳이 없이 마음을 내는, 고요히 머무르는 마음을 통해 드러나는 혜안에 대해 골똘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인연의 도움이라 생각한다.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를 추켜세움에 기뻐하지 않을 것이며, 남을 봄에 판단하지 않을 것이며, 중생의 어리석음을 비웃지도 않을 것이고, 나이의 많고 적음에 휘둘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있는 그대로, 그 사람과 한 세상이 빈틈 하나 없는 완벽한 부처의 우주로 보일 것이다.

내일 눈이 가득 내려서 온 세상을 환하게 덮어 주었으면 좋겠다.
마음을 머물리지 않고, 마음을 내서 온 세상을 한번 내려다 보게...

이제 육조단경과 성경을 읽으면서 방학을 본격적으로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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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1-25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충 끝났으니 좀 쉬면서 마음 수련하시려나 봐요.^^
진리는 하나로 통하나 봅니다.

글샘 2007-01-26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늘로 보충은 끝나서 속이 시원합니다. 마음 수련이랄 것까지도 없습니다. 주기적으로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마음보가 삐뚤어지는 인물이라 스스로를 환하게 좀 보고 싶어서 그러죠. ^^

달팽이 2007-01-2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오직 마음 뿐입니다.

글샘 2007-01-26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겠지요. 오직 마음 뿐인 것을... 그 마음을 바라보지 않고 사는 일이 너무 잦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