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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내 인생 ㅣ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미녀는 괴로워란 영화가 연말 분위기를 타고 히트하고 있다. 노래 잘 하던 뚱보의 불행하던 인생이 성형 수술로 한방에 잘나가는 인생으로 뒤바뀐 데서 오는 정체성의 혼란을 소재로 잡은 영화.
요즘 어지간한 포털 사이트를 시작하려 보면, s라인, 뱃살 없는 몸매... 등을 광고하는 배너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비만은 어느 수준의 심각한 고민일까? 그리고 뱃살과 군살들을 어떻게 하라는 걸까?
이 책에 나오는 뚱보 벵쟈밍은 좀 심한 뚱보다. 먹는 것이라면 고소한 기름기 있는 음식을 기가 막히게 좋아한다. 그렇지만, 이 아이는 정말 음식 그 자체를 좋아한다. 음식을 만들기도 좋아하고, 장래에 멋진 레스토랑을 운영할 꿈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보건실에서 '비만 통지서'를 받고는 다이어트도 시도해 보지만...
여자친구에게 오버하는 선물을 했다가 퇴짜를 맞고는 폭식에 빠지기도 한다. 다행히 아빠가 새로 얻은 부인의 충고로 정상을 되찾고 여자친구도 생기고 자기 본 인생도 정상 궤도로 진입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청소년들이(특히 여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이면 마구 살이 찌는 시기다. 그런데 굶는 일은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닐까?) 상업 필름들에 너무 노출되어 인간을 상품화하는 메카니즘에 현혹된 나머지 다이어트에 몰두하는 것은 깊이 반성을 요하는 것일 듯하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어쩌다 가 보면, 비만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 진다.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과도하게 좋아지는 것과, 인스턴트 식품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반면, 학교나 동네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드문 현실에서 보면 비만인이 지구를 지배하기까지는 2222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미국에서는 골프치는 사람들(가진 자들)은 늘씬하게 몸매 관리가 되는데, 야구 응원하는 사람들(못 가진 자들)은 뚱보가 많다는 연구도 나온 적이 있다. 한국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 살로 가는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지는 현실에 반비례하여 겨울이 별로 춥지 않고, 추운 겨울에 나가 놀지도 않고 따뜻한 아파트에서 겨울잠을 자기만 하니 살이 찔 수밖에...
벵자밍이 슬퍼하지만 않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면서 스스로 밥숟가락을 적절할 때에 놓게 되었다는 결말이 정말 맘에 들었다. 그렇다. 건강을 위해 살을 찌우지 않는 것이 좋지만, 좀 쪄도 필요할 때 용기를 내서 빼면 되는 것이다.
내 제자 한 녀석이 몇 개월만에 20킬로 가까이 빼고 나타난 적이 있다. 여자 친구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역시 사랑과 몸매 관리는 긴밀한 함수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와 아내가 결혼하고 허리를 잃어버린 것을 봐도 그런가 한다.